위로가기 버튼

생명·평화 추구한 日 지식인의 고백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5-10-16 02:01 게재일 2015-10-16 13면
스크랩버튼
 `양의 노래` 가토 슈이치 글항아리 펴냄, 552쪽
전후 일본의 대표적 지식인 가토 슈이치(加藤周一·1919~2008)의 자서전 `양의 노래`(글항아리)가 출간됐다.

도쿄대 의학부를 졸업한 가토 슈이치는 의사로서 생활하면서도 문학회를 꾸리고 당대 여러 문인과 교류했다.

그 사이 태평양 전쟁을 겪었고 패전 후에는 미국·일본 원자폭탄의학조사단의 일원으로 히로시마(廣島)에 가서 피해 실태 조사를 벌였다.

가토는 1951년 프랑스로 건너가 스스로 `제2의 출발`이라고 부르는 유학기를 거친다. 그곳에서 혈액학 연구를 하는 동시에 일본 잡지와 신문에 문예평론을 발표했고 귀국 후 1956년 `일본 문화의 잡종성`을 꼬집는 `잡종문화`라는 책을 발간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2년 뒤 가토는 아시아·아프리카 작가회의 참가를 계기로 본업을 접고 문학평론가로 활동하며 반전운동을 하는 등 본격적인 사회참여형 지식인의 길을 걷는다.

책에는 전쟁과 이념에 옥좨 있던 20세기를 이해하기 위한 저자의 끊임없는 고민과 사유, 그리고 그곳에서 찾아낸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담고 있다.

제목에서 `양`은 양띠 해에 태어난 저자 자신을 의미한다.

이 책은 1966년 10월~1967년 3월 저자가 `아사히저널`에 연재한 `양의 노래`와 1967년 7~12월 연재한 `(속)양의 노래`를 엮은 것이다.

한국어판에는 이후 30년을 회고한 `양의 노래 그 후`가 포함됐다.

1968년 일본에서 단행본이 간행됐을 당시 40여쇄 이상 찍을 정도로 큰 주목을 받았고 영미권과 유럽에서도 번역·출간된 바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문화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