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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편일률 개발에 멍드는 문화유산

심한식기자
등록일 2013-09-11 02:01 게재일 2013-09-1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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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신화랑 풍류체험벨트 <br>압량 내리·부적리 `마위지`<bR>현대식 근린공원으로 개발
▲ 역사문화유적임에도 역사를 찾아볼 수 없는 장소로 변화되고 있는 마위지의 현재 모습.

【경산】 지자체들이 개발하고 있는 사업들이 지역특색과 문화가치를 무시한 편의주의 개발로 일관하고 있어 지역정서와 문화유적 보존이라는 실익을 얻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신화랑 풍류체험벨트 조성사업의 하나로 압량면 내리와 부적리 일원 마위지(1만9천200㎡)와 제1연병장(1만3천924㎡), 제2연병장(1만5천987㎡)을 38억 2천100만원(국비 26억 7천500만원)의 사업비로 지난 2010년부터 개발하고 있는 경산시도 이들 지역을 어느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천편일률적인 개발로 지역에 드물게 남은 역사유적을 잃을 처지에 놓였다.

고대 화랑병영문화를 소개하고 지역민에 대한 휴식공간을 제공할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압량지역의 신화랑 풍류체험벨트 조성사업은 압독국의 군주였던 김유신 장군이 삼국통일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군사훈련을 시킨 제1연병장과 제2연병장, 훈련에 지친 말에게 물을 먹인 곳으로 알려진 마위지를 하나의 테마로 묶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12년 6월 사업을 마무리한 제1연병장과 제2연병장은 지역민이 이용할 수 없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이들 연병장은 잔디가 식재되고 진입로가 조성됐지만 지난 1971년 4월 사적 218호로 지정되어 잔디밭 진입도 통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4년 3월까지 공사가 예정된 마위지는 지역에서 드물게 문화유산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소임에도 호안을 석축으로 쌓고 호안을 거니는 산책로, 쉼터와 정자, 조경공사로 마무리하며 화랑조형물 하나로 마위지가 역사와 관련 있는 장소라는 것을 나타낼 예정으로 있어 문화유산 보존에 얼마나 자치단체가 문외한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지역민의 관심을 끌고자 호안 일부분에 유래와 관련이 없는 5m 높이의 인공폭포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 연병장이 사적지란 이유로 잔디밭에 들어갈 수 없다면 군사훈련에 동원된 남편을 만나 애틋한 정을 나누고 훈련 중인 말이 목을 축이며 삼국통일을 준비했던 마위지를 편의주의에 물든 현대식 근린공원으로 조성하며 조형물 하나로 역사를 묻어버리는 행위는 자제했어야 한다는 지적에 관계자들은 귀를 기울여야 한다.

김미숙(48)씨는 “경산은 고대 압독국이라는 특색에도 많은 문화유산이 없다”며 “그나마 있는 문화유산을 편의주의적 개발로 사장시킨다는 것은 후손에 대한 큰 잘못이다”라고 마위지가 현대판 근린공원으로 개발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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