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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상 정비` 이러려고 손댔나

윤경보기자
등록일 2013-08-28 00:21 게재일 2013-08-2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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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죽도시장 입구서 안쪽 이동조치만<br>기존 상인·노점상 불편 호소로 갈등 키워<bR>소방통로 확보 등도 어려워 현대화 `차질`

속보=포항시가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 등으로 개풍약국 인근 노점상에 대한 행정대집행<26일자 5면 보도>을 실시하자 상인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당초 예고됐던 것과는 달리 포항시는 27일 오전 9시30분께 일부 노점상을 시장 입구에서 안쪽으로 옮겼다. 시는 올해 초부터 시가 노점상인들과 만나 자리 배치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하지만 일부 노점상만 자리를 옮기는데 동의함에 따라 총 40곳 중 자리를 옮기는데 동의하지 않은 22곳의 노점상을 제외하고, 동의한 노점상 18곳의 자리를 따로 마련해 이동시킨 것.

이처럼 노점상 18곳이 새로 들어서자 그동안 가운데가 뻥 뚫려 있어 비교적 넓은 자리에서 장사하던 점포상가 상인들과 그 앞에 자리를 잡고 있던 노점상들은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20여 년째 이 자리에서 의류매장을 운영 중인 차홍점(51·여)씨는 “새로 노점상이 들어오면서 장소가 협소해져 장사에 지장이 많을 것 같다”며 “새로운 좌판이 가운데 들어오면서 장소가 많이 좁아져 도매차량, 청소차 등도 이전처럼 편하게 드나들 수가 없을 것 같고 손님들도 편하게 구경할 수 없을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또 상가 앞에서 10여년 째 야채를 팔고 있는 노점상인 이모(70·여)씨도 “새로 들어온 좌판 때문에 인도와 도로 사이에서 장사를 해야해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며 “장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데 시장 입구에 있던 노점상을 안쪽으로 밀어놓으면서 상가 주인, 기존에 있던 노점상, 새로 들어온 노점상 등 모든 상인이 피해를 입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점포와 좌판이 뒤엉키자 일부 상인과 노점상들은 서로 언성을 높였으며, 욕설과 몸싸움이 오가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기도 했다.

개풍약국 인근에서 시장 안쪽으로 새둥지를 튼 한 노점상은 “어쩔 수가 없으니까 들어온 거지 내가 옮기고 싶어서 옮긴게 아닌데 왜 그렇게 욕을 하냐”며 “같이 좀 먹고살자”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포항시가 노점상 정비 사업을 추진하며 시설현대화사업 및 만남의 광장조성, `소방통로 확보` 등을 이유로 들며 노점상들을 설득했지만 장소가 비좁아지면서 소방통로 확보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 됐다.

이곳을 찾은 한 공무원에게 상인들이 “이렇게 좁아터졌는데 불이 나면 소방차가 어떻게 들어오냐”며 따지자 “3.4m 정도의 공간을 따로 빼놨고 좌판을 옮기면 되기 때문에 소방차가 충분히 들어올 수 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화재 발생시 소방차가 진입할 수 있는 공간은 얼핏봐도 좁아보였고, 옮길 수 있다는 좌판은 이미 땅에 고정돼 있어 꿈쩍도 하지 않았다.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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