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도심공원인 환호공원이 어린이들의 우렁찬 함성으로 넘쳐났다.
제91주년 어린이날인 5일 포항시가 주최하고 경북매일신문이 주관한 `제20회 포항 어린이날 감사 큰 잔치`가 5만여명의 어린이와 부모 등이 참여한 가운데 환호공원 일대에서 성대하게 펼쳐졌다.
이른 아침부터 부모의 손을 잡고 삼삼오오 환호공원을 찾은 어린이들은 넓은 잔디와 푸른 숲속 공원에서 다채로운 어린이날 기념 잔치를 즐기며 신나는 하루를 보냈다.
각종 체험 프로그램과 인기가수 공연, 푸짐한 선물까지 더해진 어린이날 잔치는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를 이날 만큼은 왕으로 대접했다.
환호공원 잔디밭 형형색색 텐트가 점령
○…이날 환호공원은 거대한 야영장을 방불케 했다. 화창한 날씨 탓으로 행사장 무대 주변 잔디밭은 형형색색의 텐트가 대거 점령했다.
이성수씨(35·대이동)는 “아이들에게 어린이날 큰 잔치의 각종 경품잔치에 신속하게 참여할 수 있고 또 무대에서 펼쳐지는 각종 공연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텐트를 치기로 했다”며 “오늘 마침 날씨까지 더워 어린이날 행사에 참여하는데 최고의 아이디어였던 것 같다”고 스스로 자랑했다.
`다그닥~다그닥` 승마체험, 말춤이 절로
○…`강남스타일`로 말춤을 춰볼까. 아니면 `젠틀맨`처럼 시건방춤을 추며 말을 타볼까.
김기현(포항대흥초교·5학년)양은 가수 싸이처럼 `강남스타일`의 음악에 맞춰 주위의 친구들과 말타기 체험의 기대에 한껏 들떠 있었다. 주위의 어른들은 아이들이 말춤 추기에 그치지 않고 승마로 광야를 질주하고 싶은 본능이 분출하고 있다고 웃음을 지었다.
이근혁(포항양학초교·5학년)군은 “평소 말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았다. 어린이날에 야외에서 승마체험을 할 수 있어 좋았다”며 “하지만 먹이주기 등 체험이 부족해 아쉽다”고 서운함을 표했다.
“미군 아저씨랑 비눗방울놀이 재미나요”
○…비눗방울 체험장에는 미군들과 아이들이 함께 다양한 도구를 이용한 비눗방울 만들기, 대형 비눗방울 체험놀이 중 아이들이 미군들의 유머스런 행동에 웃음꽃이 만발.
줌머(C.J. Zumbar·소위·24) 씨는 “한국에 거주한 지 1년이 됐다. 한국 어린이날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무척 기뻤다. 미국에도 어린이들을 위한 이같은 행사들이 있는데 타국에서 행사에 참여해 보람을 느낀다”며 어린이보다 더 즐거워 했다.
병아리 소방관들 “소방장비 신기하네”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역시 각종 장비로 무장한 119화재 진압체험. 행사에는 화재시 탈출 미로체험장과 소방차 타기, 방호복을 입고 소방호스를 들고 직접 불을 끄는 소방관 체험장이 만들어졌다. 행사장을 찾은 어린이들은 27도를 웃도는 뙤약볕도 마다 않고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며 체험에 대한 기대로 부풀었다.
아들 형제을 손을 잡고 순서를 기다리던 김인성씨(34·포항시 죽도동)는 “어릴 때부터 유독 소방차 장난감을 좋아했는데 오늘 실제 소방차를 한번 태워주고 싶어 기다리고 있다”며 “아이들도 신기해 하고 있어 유익한 체험거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감사엽서 쓰면 감사할 일 늘 생기겠죠”
○…감사엽서 쓰기 행사에 참여한 주부 황혜순(36·포항시 북구 환호동)씨는 “감사한 마음을 늘 갖는다면 매사에 감사한 일들이 즐비해질 거라는 생각에 아들 희섭이와 함께 감사엽서 쓰기 행사에 참여했다”며 “경북매일신문이 마련한`제20회 포항 어린이날 감사큰잔치` 행사가 너무나 풍성하고 정성이 가득해 행복한 어린이날을 선물할 수 있게 됐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꽃모종 심는 동심, 행복도 활짝 핍니다
○…꽃모종 나눔행사가 열린`네 꿈을 펼쳐라`부스에는 부모님 손을 잡고 모여든 어린이들의 행렬이 하루종일 끊이지 않았다. 강인비(장성초등 3년)·윤비(장성초등 1년) 자매는 “엄마, 아빠와 함께 이렇게 멋진 어린이날 축제에 참여하게 돼 너무 행복했는데 이렇게 직접 화분에 아이비 꽃을 심어 집에서 기른다고 생각하니 더욱 기쁘다”며 설렘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순찰차 체험, 남자어린이 인기 독차지
○…포항북부경찰서가 아이들이 싸이카·순찰차를 직접 타 볼 수 있도록 마련한 `싸이카·순찰차 체험`은 특히 남자 어린이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행사장에 각각 1대씩 마련된 싸이카와 순찰차에 올라 탄 아이들은 경찰 모자까지 눌러 쓰고 한껏 폼을 잡은 뒤 기념촬영을 하며 들뜬 모습이었다.
이날 엄마·아빠·남동생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6살의 김형석(남구 송도동)군은 순찰차를 탄 뒤 기념 촬영을 찍으며 “우리 아빠 차보다 훨씬 멋지다”며 “나도 경찰되고 싶어요”라고 즐거워했다.
찰흙으로 `뚝딱` 숨은 도예솜씨 뽐내
○…찰흙으로 원하는 것을 만들어 보는 `흑주물럭 놀이`는 아이들의 숨은 도예 솜씨를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아이들은 공룡·장미·하트·항아리 등 행사 관계자들이 견본으로 만들어 놓은 모양을 제법 진지하게 따라 만들었다. 일부 어린이들은 키티·물고기 등 자신만의 창작(?)품을 제법 그럴듯하게 만들어 주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키티를 만든 김유빈(장성초등학교 3년)양은 “학교 수업 때 만들어 봤는데 오늘은 그림 없이 혼자서 만들어서 기분 좋아요”라며 뿌듯해 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황태진기자 tjhwang@kbmaeil.com
/최승희기자 shcho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