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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철강업계 `신소재 전쟁`

김명득기자
등록일 2013-01-02 00:17 게재일 2013-01-0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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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업체, 생존위해 고부가 신소재 확보 나선다
▲ 지난 11월 강원 강릉시 옥계면에 조성된 포스코 마그네슘 제련공장에서 회사 관계자가 마그네슘 제련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세계 철강업계가 `신소재 전쟁`을 벌이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체는 물론 글로벌 철강업체들도 앞 다투어 신소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신소재는 고급 강을 생산하는 필수품이다. 고부가가치 제품일수록 신소재의 활용 범위가 훨씬 높다.

글로벌 기업들이 왜 기를 쓰고 신소재 확보에 나서고 있는 걸까. 경쟁에서 `살아 남느냐`, `죽느냐`는 자원(신소재)을 확보했느냐, 확보하지 못했느냐가 좌우하게 될 것이다. 예전의 고로에서 뽑아낸 쇳물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 세계 철강업체들은 너나할 것이 없이 고급, 특수강 위주의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시스템으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단순한 철강생산만으로는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신소재는 리튬, 페로망간, 니켈, 마그네슘, 티타늄, 페로실리콘, 알루미나, 몰리브덴 등 대략 10여종.

문제는 국내 업체들이 이들 신소재를 거의 수입하고 있는 점이다. 이들 분야의 수출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관련 신소재의 수입도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다. 포스코가 신소재사업에 올인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리 튬 - 볼리비아, 세계 40% 매장량… 한·중·일 개발권 확보 경쟁

페로망간 - 포스코, 국내수요 80% 이상 사용… 광양에 생산공장 건설

마그네슘 - 중국서 80% 이상 생산… 포스코, 지난해 첫 국산화 생산

니 켈 - 스테인리스 제품원가 70~80% 차지해 안정적 공급 필수적

티 타 늄 -

일반 철강재 20배 이상 가격… 플랜트산업 핵심소재 쓰여

□ 리튬

전기자동차 배터리, 노트북, 휴대전화, 태양전지, 전기자동차 등 신산업 모든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전 세계 리튬의 40%가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볼리비아의 우유니(Uyuni)염호 개발권을 확보하기 위해 그동안 한국·일본·프랑스·중국·브라질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리튬의 세계 시장규모는 지난해 99억달러에서 올해 123억달러로 성장 했고, 오는 2020년에는 778억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IT용 리튬 전지 분야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1, 2위를 다투고 있다. 포스코는 볼리비아 뿐만 아니라 페루의 리튬생산 업체인 리스리에너지의 지분 일부를 인수하면서 세계 리튬 시장 공략에 나섰다. 또 칠레 아타카마주의 마리쿤가 리튬염호 지분 60%를 보유한 천연자원 개발업체와 기술협력을 맺어 리튬생산에 나선다. 마리쿤가 염호의 탄산리튬 매장량은 120만t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5월 캐나다법인을 통해 기술협력 및 투자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었던 페루 리스리에너지사의 지분 일부를 800만달러에 인수했다. 또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의 기술을 이용해 2013년부터 리튬을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

□  페로망간(FeMn)

페로망간은 탄소함유량 7.3% 이하의 합금철로 특히 고장력강에 필수. 제강공정에서 불순물인 산소, 황 등의 제거와 망간성분의 첨가를 위해 사용되는 중간소재다. 망간성분이 함유된 강판은 자동차부품용 고장력 강판소재, 고하중용 강판소재, 고압용 플랜트 소재 등에 사용된다.페로망간은 현재 포항철강공단내 동일산업, 심팩메탈로이 등에서 생산하고 있으나 고순도 페로망간은 중국산 수입의존도가 높다. 따라서 포스코는 지난해 포스하이메탈을 설립하고 연간 7만5천t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전남 광양에 건설 중이다. 페로망간의 국내 수요는 연간 약 15만t으로 이중 포스코가 80%이상을 사용한다.

▲ 지난해 10월 카자흐스탄 티타늄 슬래브 공장 착공식에서 오창관 포스코에너지 사장(왼쪽 두번째·당시 포스코 부사장)이 관계자들과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 마그네슘

백운석 광석에서 열환원 과정을 통해 추출되는 마그네슘은 전 세계에서 연간 85만t 정도가 생산되고 있으며 이중 80%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된다. 상업적으로 주로 해수로부터 얻어진 용융된 염화마그네슘(MgCl2)을 전기분해해 얻거나 마그네슘 화합물을 환원제로 직접 환원해서도 얻는다. 마그네슘의 미세한 분말은 공기 중에 강한 백색광을 내며 타기 때문에 과거에는 주로 사진 플래시 리본이나 화약·소이탄·불꽃놀이용품 등에 사용됐다. 무게는 철강의 1/4, 밀도가 알루미늄의 2/3에 불과하기 때문에 항공 우주산업에 널리 이용된다. 최근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자국내에서 생산되는 자동차는 모두 마그네슘으로 교체할 것을 주문해 마그네슘의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예상된다.포스코와 산하 연구기관인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마그네슘의 국산화를 성공했다. 지난 11월 강릉공장에서 첫 마그네슘을 생산했다.

□ 니켈

강자성(强磁性) 금속원소로 산화와 부식에 특히 강하다. 거칠고 철보다 단단한 은백색의 니켈은 주화의 원료로도 쓰이지만 금속, 가정용품 및 산업용 합금으로 더 많이 쓰인다. 니켈은 포스코의 스테인리스 생산에 필수 소재다. 니켈은 스테인리스 제품원가의 70~80%를 차지한다. 따라서 니켈의 경제적·안정적 확보가 스테인리스 경쟁력 제고의 필수 요건이 되고 있다. 포스코는 세계 2위권인 연산 300만t의 스테인리스 조강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세계 최대 니켈 보유국인 뉴칼레도니아의 SMSP사와 합작해 광산개발회사인 NMC, 제련회사인 SNNC를 설립했다. SNNC는 연간 3만t의 니켈을 생산해 포스코에 공급하고 있다. 중국의 장가항포항불수강·청도포항불수강에 이어 최근에는 동남아 최대이자 태국 유일의 스테인리스 냉연사인 타이녹스까지 인수했다.

□ 티타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티탄(Titan)의 이름을 따서 티탄 또는 티타늄이라고도 불린다. 티타늄은 비중이 4.51로서 철의 약 60% 정도 가볍고 알루미늄의 1.6배 무겁다. 플랜트산업에 빼 놓을 수 없는 핵심소재. 수요는 지난해 4천t에서 올해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티타늄은 항공기, 자동차, 선박, 골프채, 임플란트, 자전거 등 플랜트산업 분야 뿐만 아니라 일반 생활용품에도 널리 사용되는 신소재다. 특히 티타늄은 부식에 강하고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높아 화학 플랜트·원자력 발전·담수설비 등에 소요되는 고급소재다. 가격이 일반 철강재보다 20배 이상 비싸다. 국내 티타늄 생산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전량(올해 분 8천여t)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구리나 니켈 가격이 최근 2~3배 이상 폭등하면서 티타늄이 가격 경쟁력면에서도 유리한 상황이다. 포스코는 지난 2009년 9월 정준양 회장이 카자흐스탄을 방문, UKTMP사와 티타늄 슬래브 생산 회사를 합작(지분 50% 투자)으로 설립해 오는 2012년부터 플랜트용 순티타늄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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