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력 계산 착오로 하루만에 발전설비 침수<br>10일께 재설치키로
속보=파도를 이용한 무공해 전기 생산으로 관심을 모았던 포항 파력(波力)발전소의 시험가동<본지 11월 13일 자 1면보도>이 일단 실패로 돌아갔다.
설비 계통에 심각한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설비를 지탱하는 부력 설비의 용량을 잘못 산정해 주 부력통이 설치 하루 만에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현상이 발생한 것.
3일 (주)웨이브에너지코퍼레이션은 지난달 30일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대보리 동북방 650m 지점 바다에 파력발전 설비를 성공적으로 설치했지만 31일 물속에 잠겼다고 밝혔다.
주 부력통의 밸브를 열고 물을 주입해 적정 부력을 유지해야 하는데 너무 많은 물을 넣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민수 기술이사는 “기술적인 결함은 아니다. 파력발전 초보단계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이다”며 “제 위치에 안착시키기 위해 주 부력통에 물을 주입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생겼다”고 밝혔다.
이번 대보리에 설치한 파력발전 설비는 지름 10m, 높이 15m의 원통형 구조물로 발전기 본체와 부력통을 제외한 나머지는 물속에 잠기게 되지만 본체와 부력통은 해수면에 노출돼야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발전 설비는 약 25t 무게의 테트라포드 5개로 고정하게 된다.
이 설비는 파도가 드나들 때마다 생기는 힘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설비로 시간당 최고 100㎾의 전기를 생산하며 국내 파력발전의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이었다. 포항시도 시험가동의 성공 여부에 따라 상용화 가능성을 재검토하고 파력발전소 유치를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3일 잠수부 등을 투입해 발전 설비를 인양한 후 10일께 재설치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대체에너지 개발사업으로 포항에선 처음 시험가동했던 파력발전의 실패를 두고 예견된 일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설계 오류와 관리부실이 실패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설비 제작비가 5억여원인 것으로 들었다. 하지만 그 정도 설비를 만드는 데는 2억원이면 충분하다”며 “부력 계산에 오차가 있다는 것도 이해하지 못할 일이다. 설비 자체의 결함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김상현기자 sh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