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5년간 50억 지원에 의회가 난색… 예산 삭감되면 차질 불가피
장학회는 최근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포항학숙 건립을 의결, 포항시 교육청에 사업인가 신청을 했다. 장학회는 총 100~150억 원의 사업비로 건물을 사들인 뒤 리모델링을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서울 지역 대학교에 재학 중인 포항의 대학생 수는 대략 3천 400여 명. 장학회는 이들 중 130~150여 명을 포항학숙에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9월 입주를 목표로 대학교가 밀집된 서대문 또는 동대문 인근의 건물을 물색 중이다. 포항시에 따르면 입주 학생이 내는 기숙사비는 월 20만 원대다.
시 장학회가 교육청의 사업인가를 받으려면 시의 지원금이 절실한 상황이다. 시 장학회가 조성한 300억 원의 3분의 1인 100억 원을 시의 도움 없이 단독으로 출연할 경우 사업 인가가 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는 5년 동안 매년 10억 원씩 지원하기로 하고 시의회에 내년도 예산 승인 요청을 했다. 하지만, 시의회의 반대 여론이 강해 해당사업의 예산안 통과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임영숙 위원장은 “포항학숙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예산 배정에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대다수”라며 “또 예산규모에 비해 혜택을 받는 학생 수가 적다는 의견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학생들이 내는 기숙사비와 별도로 약 2억 원의 운영비 부담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도 큰 걸림돌”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포항시장학회 박동건 이사는 “현재 서울에서 공부하는 대학생의 주거비용은 최소 월 50만 원 이상이다. 식대까지 포함하면 70~80만 원이 든다”며 “이런 학생들이 마음 편히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학숙을 건립하자는데 의견을 모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보다 큰 장학사업은 없다. 학생과 부모의 고충과 스트레스를 생각해서라도 포항학숙은 꼭 지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포항시 박정숙 여성가족과장은 “이미 영천·영양·문경·영덕 등 다른 지자체도 지역 인재육성 차원에서 학숙을 운영하고 있다”며 “시의회에서 의결을 해주지 않으면 포항학숙 추진은 차질이 불가피하다. 예산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상현기자 sh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