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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분야 배워 아픈사람 도와줄래요”

김두한기자
등록일 2011-12-16 21:05 게재일 2011-12-1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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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 이겨내고 고려대 합격 울릉고 김종훈군

【울릉】 고려대학교 보건행정학과 수시모집에서 몸이 불편한 여건 속에서 자기추천 전형으로 합격한 울릉고등학교 김홍준(19·사진)군이 화제다.

김 군은 울릉도의 유일한 고교인 울릉고 개교 57년 만에 첫 고려대 합격자이다.

김군은 고등학교 2학년 때 고향인 경북 안동시를 떠나 처음 울릉도로 들어왔다. 현재 울릉고등학교 영어 겸 3학년 담임 김종태 교사가 울릉고로 어머니가 우산중학교로 발령났기 때문이었다. 1학년 안동에서 공부하다가 2학년에 울릉고등학교로 전학과 적응이 어려운 섬 지방 생활이 바뀐 데다가 뇌종양이 발생 1년동안 학교를 쉬는 등 다른 학생보다 절반만 공부하고 이번에 고려대학교에 당당히 합격했다.

김군은 “울릉도에 부모를 따라 전학 오면서 학원이 있을 거라고 기대하진 않았지만, 서점도 없을 줄은 몰랐다”며 ”처음에는 섬 생활이 답답했다. 인터넷서점에서 문제집을 구입해도 날씨가 안 좋아 배가 뜨질 못하면 1, 2주를 기다려야 했다”며 섬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럴 뿐만 아니라 고2 여름방학 때 뇌종양이 발병, 서울대병원(서울 종로구) 오가며 수술과 치료를 받느라 1년 동안 학교를 쉬어야 했다. 머리가 너무 아파 병원에 갔다가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지만, 지금은 거의 완쾌됐다.

김 군은 울릉도 인터넷이 너무 느려 인터넷으로 60분짜리 EBS 강의 동영상을 다운로드받는 데는 90분이나 걸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공부에 열중해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김 군이 보건행정학으로 진로를 결정한 것도 이때부터다.

당시 김군은 병원에 갈 때마다 지방에서 온 환자들이 잠을 자고 머물 수 있도록 병원 측이 제공해준 `사랑의 쉼터`에서 지내며 큰 감명을 받았다. 김군은 “그때 사랑의 쉼터에서 도움을 받은 게 너무 고마워 보건행정을 공부해 아픈 사람들을 도와주기로 마음먹게 됐다”고 말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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