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리그에서 유일하게 `트레블(3관왕)`에 도전하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가 2군리그(R리그)에서도 4강전에 진출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포항은 지난 1일 종료된 올 시즌 2군리그 조별 예선에서 6승3무2패 승점 21점으로 부산(14점), 울산(13점), 경남(13점), 대구(10점)를 큰 점수차로 따돌리고 C조 1위를 기록하며 4강행을 확정했다.
2군리그 4강전은 A조부터 C조까지 각 조 1위 팀들과 세 개 조 2위 팀 중 최다 승점 팀이 맞붙는 토너먼트로 진행된다. 이에따라 2군리그 4강전은 포항(C조 1위)-성남(A조 2위), 인천(A조 1위)-전북(B조 1위)으로 압축됐다.
문제는 10월의 숨가쁜 일정이다. 포항은 10월 내내 사나흘 간격으로 정규리그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7경기를 치러야 한다. 여기에 2군리그 일정까지 추가할 경우 최소 8경기에서 최대 10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특히 10월 초 일정이 빡빡하다. 4일 인천과 정규리그 26라운드를 치른 포항은 오는 7일 챔피언스리그 참가로 순연한 서울과의 24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하루 뒤인 8일에는 2군리그 4강전이 예정돼 있다. 만약 결승행에 성공할 경우 오는 11일 전남과의 원정에 이어 15일 2군리그 결승1차전, 17일 강원 홈경기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10월 말에도 살인적인 일정은 계속된다. 21일 카타르 움살랄과의 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으로 홈 경기로 치른 후 22일 2군리그 결승2차전, 광주 원정 경기(24일)에 이어 28일 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을 위해 카타르로 원정을 떠나야 한다. 11월 1일 정규리그 최종전인 수원전까지 포함하면 쉽지 않은 일정이다.
하지만 포항으로서는 어느 한 경기도 중요하지 않은 경기가 없을뿐만 아니라 포기할 수도 없는 경기다.
이에따라 38명으로 구성된 1, 2군 선수단을 풀가동해도 모자랄 지경이다.
파리아스 감독 역시 강행군에 따른 체력 부담을 우려했다.
파리아스 감독은 인천전을 비긴 후 “이길 수 있는 경기였지만 득점기회를 많이 놓친 것이 패인”이라고 분석한 뒤 “하지만 체력적인 문제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 것도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선수들의 체력 문제 외에 부상예방을 위한 대책도 또다른 숙제다.
시즌 막바지에 이르러 순위 싸움이 치열해지면서 그라운드에서의 몸싸움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 최효진이 AFC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9월30일)에서 가벼운 부상을 입었고 4일 인천전에서도 김광석이 유병수와의 충돌로 들것에 실려나가는 등 `부상 변수`가 잇따르고 있다. 다행히 최효진은 4일 인천전을 휴식하면서 다음 경기에는 출전할 수 있지만 김광석은 발목이 많이 부어 출전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아무리 더블스쿼드를 완성했다고 하더라도 한 명이 아쉬운 포항으로서는 가슴이 철렁할 수 밖에 없는 실정.
트레블도 모자라 2군리그마저 석권하려는 포항의 무모(?)한 도전이 파리아스의 매직과 선수들의 강한 정신력으로 성공하기를 홈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포항 10월 경기 일정
날짜-대회-대진(장소)
10.4 K-리그 26R vs 인천(H)
10.7 K-리그 24R vs 서울(H) *순연 경기
10.8 R-리그 4강전 vs 성남(H)
10.11 K-리그 27R vs 전남(A)
(10.15 R-리그 챔피언결정 1차전 *결승 진출시)
10.17 K-리그 28R vs 강원(H)
10.21 ACL 4강 1차전 vs 움살랄(H)
(10.22 R-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 *결승 진출시)
10.24 K-리그 29R vs 광주(A)
10.28 ACL 4강 2차전 vs 움살랄(A)
/권종락기자 kwonjr@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