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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ㆍ연예

블랙핑크, 빌보드 표지 장식 ‘K팝 걸그룹 최초’

블랙핑크가 K팝 걸그룹 최초로 미국 음악전문지빌보드 매거진 3월호 표지를 장식했다.빌보드는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블랙핑크가 모델로 나선 빌보드지 표지와 이들의 인터뷰를 담은 커버스토리를 공개했다.표지는 블랙핑크 단체 사진 1장과 멤버별 4장 등 총 5개 버전으로 제작됐다. 빌보드는 앞서 지난해 2월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표지를 같은 방식의 총 8개 버전으로 선보여 완판을 기록했다.빌보드는 블랙핑크 커버스토리에서 “미국 시장을 정복하기 위해 수년간 연습을 마친 K팝 여왕들이 마침내 미국에 착륙했다”고 이들의 미국 활동을 반겼다 또 이들이 ‘뚜두뚜두’로 한국 걸그룹 사상 빌보드 ‘핫 100’에서 가장 높은 성적을 거뒀다면서 “미국 내 K팝의 한계를 탈피하려는 최근 한국 음악 시장의 가장 큰 희망을 대변한다”고 잠재력을 평가했다.아울러 빌보드는 한국에서 나고 자란 지수, 태국에서 온 리사, 호주에서 자란 로제, 뉴질랜드에서 유년기를 보낸 제니로 구성된 블랙핑크가 다국적 정체성을 통해글로벌 시장에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지수는 인터뷰에서 “한국어를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우리의 음악, 비주얼, 느낌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고, 로제는 “우리는 많은 한국 문화적 요소와 동시에 서구 문화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고 강점을 밝혔다.이들이 표지로 나선 빌보드지 3월호는 온라인에서 먼저 공개된 뒤 1일부터 미국에서 실물 잡지로 만날 수 있다.커버스토리에는 연습생 시절 이야기부터 K팝 아이돌로서의 삶 등 여러 주제로 진행된 블랙핑크의 인터뷰가 담겼다.블랙핑크는 4월 12일과 19일 K팝 아이돌 가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음악 축제인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Coachella Valley Music and Arts Festival)무대에 오른다.이어 4월 1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미국 6개 도시에서 첫 월드투어 ‘인 유어 에리어’(IN YOUR AREA)의 북미투어를 펼친다. 이 공연은 매진됐다. /연합뉴스

2019-03-03

양우석 감독, ‘강철비 2’ 만든다

양우석 감독. /연합뉴스양우석 감독과 영화 ‘1987’을 제작한 우정필름이 손잡고 ‘강철비2’(가제)를 만든다.3일 영화계에 따르면 양 감독은 최근 ‘강철비2’ 시나리오 작업을 마치고 캐스팅에 들어갔다.캐스팅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올여름 촬영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변호인’을 연출한 양 감독은 2017년 12월 북한의 핵 위협에 전 세계 이목이 쏠린 가운데 남북관계와 핵전쟁 시나리오를 정면으로 다룬 ‘강철비’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북한에 쿠데타가 발생하고 북한의 ‘권력 1호’가 남한으로 넘어오면서 한반도에 핵전쟁 위기가 닥치는 상황을 가정한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다.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대담한 설정과 밀도 있는 이야기로 445만명을 불러모았다.‘강철비’가 한반도 핵전쟁 위기를 그렸다면 ‘강철비2’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둘러싸고 주변 강대국들의 첨예한 입장차 등을 담는다.양 감독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한반도가 평화 모드로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생각처럼 꽃길만 펼쳐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본격적인 통일 무드로 들어가면 사방이 각자 입장차를 드러낼 것으로 보고 그런 이야기를 담았다”고 말했다.양 감독은 “지금까지 분단영화는 남북관계를 주로 다뤘지만, 사실 본질은 남북 이외에 있다”면서 “남북이 가장 중요한 당사자이지만, 주체적 당사자였던 적은 없다. 분단의 시작과 종언도 외부적 요인이 상당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그는 “1편이 변화구였다면 2편은 직구”라며 “2편은 ‘분단물의 최종 진화형’이될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뉴스

2019-03-03

“우리 색깔은 ‘신비로움’인 것 같아요”

쿠바 아바나의 어둑한 카페에서 들릴 법한 음악. 두툼한 브라스가 끈적한 라틴 리듬, 새침한 휘파람 소리와 어우러진다.이런 노래를 스무살 초입의 아이돌이 썼단다. 지난해 ‘라타타’와 ‘한’(一)으로 신선한 충격을 준 그룹, (여자)아이들 얘기다.(여자)아이들은 26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미니 2집 ‘아이 메이드’(I MADE)와 타이틀곡 ‘세뇨리따’를 공개했다. 리더 소연(21)이 직접 쓴 ‘세뇨리따’는 첫눈에 반한 상대에게 끌리는 마음을 당당하게 표현한 노래다. 브라질 방송인 카를로스 고리토가 피처링에 참여해 남미의 열정적인 느낌을 살렸다. 뮤직비디오에선 빨강, 보라, 진초록의 강렬한 색감과 불타는 엘리베이터 등 충격적인 이미지가 교차한다.팀 내에 프로듀싱 담당 멤버를 두는 일이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방탄소년단, 몬스타엑스, 갓세븐, 세븐틴 등 많은 팀이 작사·작곡과 프로듀싱을 직접 한다. 그러나 걸그룹의 경우 EXID 엘이, 우주소녀 엑시 등 일부 노래를 제외하면 제작사 입김이 많이 작용한다.그래서 (여자)아이들 신보는 이례적이다. 수록곡 5곡 가운데 4곡을 소연이 썼고, ‘블로우 유어 마인드’(Blow your mind)는 민니가 만들었다. 앨범 타이틀을 내가 만들었다는 뜻의 ‘아이 메이드’로 명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소연은 “곡을 쓸 때 색깔, 스타일링, 콘셉트를 먼저 생각하는 편이다. ‘세뇨리따’라는 단어가 (여자)아이들과 어울린다는 생각에 이렇게 작업했다”며 “이번 녹음 과정에서 느낀 건데, 우리 색깔은 ‘신비로움’인 것 같다. 맛깔나달까, 어떤 곡이든 잘 소화해낸다”고 말했다.라틴 리듬을 차용한 이유에 대해서는 “빌보드 차트의 음악을 들으면서 라틴 영향을 받은 것 같다”며 “하지만 일부러 라틴풍 노래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다. 우리 개성을 살리는 게 먼저다. ‘라타타’도, ‘한’도 특정 장르라기보단 (여자)아이들 노래라고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주로 당당한 여성상을 노래한 것과 관련해선 “사람이라면 누구나 당당한 모습이멋있어 보인다”며 “나는 수줍은 면도 있고, 당당한 면만 있는 게 아니다. 그래도 (여자)아이들 노래를 쓸 땐 당당한 소연이가 나오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태국 출신 민니(22)는 “이번에 처음으로 제 곡 ‘블로우 유어 마인드’가 수록됐지 않나. 소연이가 저보다 1살 어리지만 영향을 많이 받았다. 제가 한국에서 4년 지냈어도 외국인이라 표현이 어색할 수 있으니 물어보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그러자 소연은 “민니 언니의 몽환적이고 세련된 팝적 느낌, 제가 가질 수 없는 부분에서 저도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모든 멤버가 자작곡 만드는 연습을 한다. 언젠가는 기대하셔도 좋다”고 거들었다.(여자)아이들은 지난해 신인상 6관왕을 거머쥐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에는 ‘라타타’ 뮤직비디오로 유튜브 1억뷰를 달성했으며,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 노래 ‘POP/STARS’로도 유튜브 1억뷰를 넘겼다. 중국인 멤버 우기는 중국저장위성TV 인기 예능 ‘달려라’에 고정 멤버로 합류했다.데뷔 1년도 안 돼 거둔 성과에 두렵지는 않을까. 멤버들은 오히려 다부진 모습이었다.‘세뇨리따’가 3연속 메가 히트곡이 될 자신 있냐는 질문에는 입을 모아 “자신 있습니다”라고 외쳤고, 우기는 “음원차트 1위를 찍고 싶다”고 말했다.(여자)아이들은 27일 ‘쇼! 챔피언’에서 컴백 무대를 공개했다. /연합뉴스

2019-02-27

BTS, 국제음반산업협회 선정 ‘세계적 가수’ 2위

그룹 방탄소년단이 국제음반산업협회(IFPI)가 뽑은 세계적인 가수 2위를 차지했다.26일(현지시간) 국제음반산업협회는 홈페이지에 ‘글로벌 아티스트 차트 2018’을공개했다. 1위는 미국 힙합 뮤지션 드레이크였으며 방탄소년단(2위), 에드 시런(3위), 포스트 말론(4위), 에미넘(5위), 퀸(6위), 이매진 드래곤스(7위)가 뒤를 이었다. 아리아나 그란데(8위), 레이디 가가(9위), 브루노 마스(10위)도 10위 안에 들었다.‘글로벌 아티스트 차트’는 국제음반산업협회가 매년 세계에서 판매되는 실물 앨범 판매량과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오디오 및 비디오 스트리밍 수치를 합산해 집계한다.방탄소년단은 2018년 5월 발표한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와 그해 8월 내놓은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LOVE YOURSELF 結 Answer)로 2위를차지했다.국제음반산업협회는 “방탄소년단은 글로벌 팬덤을 구축하고 K팝을 세계 무대로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이 차트에서 한국 가수가 선정되기는 ㄴ방탄소년단이 최초”라며 “영어가 아닌 외국어 앨범으로는 유일하게 톱 10에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아울러 방탄소년단은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로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92위를 기록, 26주째 100위권에 들었다. /연합뉴스

2019-02-27

서혜진 “남녀관계에 결론이란 없는 듯”

“이필모-서수연 결혼은 기획 의도를 달성한 것이니 당연히 경사이지만, 동시에 다른 출연자에게는 부담일 수도 있었을 거예요.” TV조선 간판 예능 ‘연애의 맛’이 연애 리얼리티 최초로 이필모-서수연 부부를 탄생시키고 휴지기를 선언했다.이제 막 관계에 첫발을 뗀 고주원-김보미 커플을 제외하고 프로그램 초반 화제성을 견인한 김종민-황미나를 비롯해 다른 커플들은 다음 시즌에서는 볼 수 없게 됐다. 이를 두고 한참 커플들에 몰입한 시청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만난 서혜진 TV조선 제작국장은 “기존 연예 리얼리티는짝을 짓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줬지만 우리는 그 후부터의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에 관계가 어떻게 흘러갈지 더욱 모른다. 사귈 수도 있고, 친구로 남을 수도 있고, 연락을 안 할 수도 있고 그렇다. 관계에 결론이란 게 있겠느냐”고 말했다.안타깝게 관계에 종지부를 찍은 김종민-황미나에 대해서는 “종민 씨도 방송에서 밝혔듯 처음에 마음이 가는 대로 했는데, ‘둘만의 연애’가 아니라 ‘모두의 연애’가 되니까 부담이 된 것 같다. 특히 미나 씨는 어리고, 이런 관심도 처음이니 더 그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국장은 이어 “초반에는 12부 정도를 생각했는데 프로그램이 사랑받으면서 길어졌고, 그렇다 보니 초반부터 출연한 분들은 피로가 쌓인 게 사실”이라며 “그들을 배려해 이쯤에서 휴식하는게 맞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다음 시즌 방향에 대해서는 “하고 싶으신 분들 위주로 출연자 리스트를 만들고,좋은 사람을 매칭시켜주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또 지금처럼 딱딱 끊어지는 형태보다는 더 자연스럽고 다양한 형태의 연애를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이필모-서수연 부부가 또 다른 인기 프로그램이자 ‘맛’ 시리즈, ‘아내의 맛’으로 건너가게 되느냐는 물음에는 “이제 막 신혼여행에서 돌아왔을 것”이라며 “바로 나오면 그건 너무 ‘트루먼쇼’ 같지만, 그래도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면좋겠다는 생각은 있다”고 웃었다.‘아내의 맛’은 휴지기 없이 라인업에만 다소 변화를 주며 계속 방송한다.최근에는 김민-이지호 커플이 화제인데, 서 국장은 “이지호 씨의 지적인 대화는정말 일상이더라”며 “이 부부는 2년 전부터 섭외했는데 지호 씨가 걱정하다가 결국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아내의 맛’은 이밖에도 유상무-김연지 커플을 잠시 출연시키고, 함소원-천화(陳華) 부부가 제주도에 중국집을 오픈하는 모습을 담는 등 크고 작은 새로운 프로젝트들을 통해 익숙함 속 변화를 추구할 예정이다.오는 28일부터 ‘연애의 맛’ 빈자리를 채울 ‘내일은 미스트롯’에 대한 안팎의 관심도 크다. 소외됐지만 큰 시장인 트로트계를 배경으로 한 경연 프로그램으로, 장윤정이 MC를 맡아 더욱 화제가 됐다. 걸그룹을 준비하던 학생부터 직장인까지, 트로트 여신을꿈꾸는 참가자들이 다양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인터뷰 당일에도 TV조선 스튜디오 곳곳에서 구성진 가락이 들려왔다.서 국장은 “10대부터 30대까지 각자 농익은 노래를 들려줄 것이다. 다들 실력이굉장히 좋다. 한 회당 2시간 반 분량이지만 홀린 듯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며 “업계에서도 ‘특이한 프로그램 한다’며 관심을 가져주신다”고 말했다.“첫 번째는 트로트로도 오디션을 할 수 있다는 것, 두 번째는 젊은 친구들이 이렇게 많이 이 장르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 웃음과 눈물이 다 있다는 것이 ‘내일은 미스트롯’의 관전 포인트입니다.”이 프로그램을 하기 위해 산후조리를 하다 말고 뛰쳐나온(?) 장윤정에 대해서는서 국장도 혀를 내둘렀다. “눈이 정말 높아요. 평가도 칼 같고, 타협이 없죠. 역시 장윤정이구나 싶어요. 비주얼도 더 아름다워졌고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미스트롯’이 잘되면 ‘미스터트롯’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연합뉴스

2019-02-26

‘철없는’ 공포영화… 봄 개봉 잇달아

‘공포영화는 여름’이라는 공식은 깨진 지 오래다. 이번 겨울과 다가오는 봄에도 여러 공포영화가 젊은 관객을 겨냥해 속속 개봉했다.지난 14일 개봉한 영화 ‘해피 데스데이2유’는 유머를 내세운 공포인 ‘호러테이닝’ 영화를 표방했다. 2017년 개봉한 ‘해피 데스데이’ 속편이다.여대생 트리(제시카 로테 분)가 자기 생일에 아기 얼굴 가면을 쓴 누군가에게 살해당하고 다시 생일날 아침 눈을 뜬다는 타임 루프 소재 영화다.이 영화는 개봉 당일 관객 7만2천440명을 불러모으며 박스오피스 3위로 출발해 개봉일 4만5천59명을 동원한 전편보다 나은 오프닝 스코어를 거뒀다.2017년 11월에 개봉한 전편은 당시 박스오피스 1위를 깜짝 기록하기도 했다.‘해피 데스데이2유’ 관계자는 “10대 관객들이 3월 개학 전 주로 영화관을 가는 때를 개봉 시기로 정했다”며 “1편도 수능이 끝난 학생들이 볼 수 있도록 11월에 개봉했다”고 설명했다.거장 라스 폰 트리에의 새 영화 ‘살인마 잭의 집’도 관객을 찾았다. 사이코패스살인마 잭(맷 딜런)이 그를 지옥으로 이끄는 버지(브루노 간츠)와 동행하며 자신이 12년에 걸쳐 저지른 살인 중 다섯 가지 중요한 살인 사건에 대한 전말을 고백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제71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을 통해 첫선을 보이자마자 100여명의 관객이 퇴장했을 정도로 충격을 선사한다.국내 공포영화도 개봉했다. 지난 21일 개봉한 ‘로드킬’은 악랄한 부동산 업자가산길에서 사고를 당하고 자신을 도와주는 친절한 가족을 만나면서 생기는 일을 그린다. 영화 속에서 야구방망이, 도끼, 제초기까지 동원되는 하드코어한 장면이 주목할만 하다.다가오는 봄에도 공포영화는 계속 관객을 찾는다.‘겟 아웃’을 연출한 조던 필 감독의 새 영화 ‘어스’는 내달 개봉한다. 휴가지에서 자신들의 도플갱어를 만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4월에는 ‘서스페리아’가 기다린다. 1977년작을 리메이크 한 이 영화는 마녀 소굴인 무용 아카데미를 찾은 소녀 이야기로, ‘콜미 바이 유어 네임’의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연출했다. 이처럼 공포영화 개봉에 계절이 사라진 이유는 공포영화를 즐기는 주 관객층인 10~20대가 극장에 몰리는 시기를 겨냥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2019-02-26

‘하나뿐인 내편’, ‘황금빛 내 인생’도 넘을 기세

‘하나뿐인 내편’이 KBS 2TV 주말극의 저력을 과시하며 시청률 45% 돌파를 앞뒀다.25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55분 방송한 이 드라마 시청률은 39.7%-44.6%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썼다.전날 방송에서는 강수일(최수종 분)에 대한 살인자 낙인이 누명으로부터 비롯된것이며, 장다야(윤진이)의 아버지를 죽인 진범 역시 따로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국면이 전환됐다.수일과 딸 도란(유이)을 둘러싼 누명과 오해는 드라마가 100회 가까이 접어들도록 얽히고설킨 듯 좀처럼 풀리지 않으면서 많은 시청자의 속을 타들어 가게 했다.전개가 튀거나 빠르지도 않은 편이라 시청률에 비교하면 화제성이 그리 높지도 않다.그런데도 ‘하나뿐인 내편’은 ‘욕하면서도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주말극 역할을 충실히 한다.특히 시청률이 45%를 목전에 둔 점은 놀라운 성과다.무엇보다 시청률 40% 드라마는 미니시리즈로는 2012년 2월 MBC TV ‘해를 품은 달’ 이후 5년 간 없었으며, 연속극은 지난해 3월 종영한 KBS 2TV 주말극 ‘황금빛 내인생’이 마지막이었다. ‘황금빛 내 인생’은 마지막회에서 45.1% 시청률을 기록했다.그러나 ‘황금빛 내 인생’이 주말극답지 않게 시청자 예상을 엎는 과감한 전개로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가져갔다면, ‘하나뿐인 내편’은 소리 없이 강한 홈드라마로서의 이점을 여실히 보여준다.다음 달 17일 종영을 앞둔 ‘하나뿐인 내편’이 ‘황금빛 내 인생’도 넘어 ‘대기록’을 쓸 수 있을까.한편, MBC TV 일요극 ‘내 사랑 치유기’는 10.2%-14.2%, 13.6%-14.2%, TV조선 주말극 ‘바벨’은 3.352%(이하 유료가구)의 시청률을 보였다. tvN 주말극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5.8%, OCN 주말극 ‘트랩’은 3.9%였다. /연합뉴스

2019-02-25

‘화합·균형·다양성’ 택한 아카데미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이변이 많았다.”2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올해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본 전문가들의 관전평이다.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철저히 균형과 안배, 다양성을 중시했다. 당초 각각 10개 후보를 배출한 ‘로마’와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가 과연 몇 개 부문을 싹쓸이할지에 관심이 쏠렸으나, 아카데미는 한 작품에 몰아주기보다 골고루 여러 작품에 오스카 트로피를 안겼다.또 백인 남성 중심에 탈피해 다양성과 인종 간 화합에 무게 중심을 뒀다.가장 관심을 끈 작품상 트로피는 ‘그린 북’(피터 패럴리 감독)에 돌아갔다.‘그린 북’은 1960년대 초 미국을 배경으로 이탈리아계 이민자 출신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 분)와 흑인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셜라 알리)의 특별한 우정을 그린 작품. 아카데미가 선호하는 실화 영화인 데다 인종차별 등 묵직한 주제를 담아 작품상 수상 가능성이 점쳐지기는 했다.그러나 막상 가장 강력한 수상 후보였던 ‘로마’를 꺾고 작품상을 받자 ‘이변’이라는 평가도 나왔다.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영화로서는 최고 수준이지만, ‘그린 북’ 수상은 의외의 반전”이라며 “아카데미가 흑백의 우정을 통해 인류의 화합, 평화를 설파하는 작품에 영예를 안겨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그린 북’의 피터 패럴리 감독은 무대 위에 올라 “이 영화는 사랑에 관한 것”이라며 “우리는 서로 다르지만, 사랑하라는 것, 우리는 모두 같은 사람이라는 내용을 담았다”고 말했다. ‘그린 북’은 작품상 이외에 남우조연상(마허셜라 알리), 각본상까지 3개 부문에서 수상했다.전 세계 퀸 열풍을 불러일으킨 ‘보헤미안 랩소디’는 남우주연상, 음향 효과상, 음향편집상, 편집상 4개 부문에서 트로피를 가져감으로써 최다관왕이 됐다.퀸 리드 싱어 프레디 머큐리의 삶과 음악을 완벽하게 소화해 남우주연상을 받은라미 말렉은 “저는 이집트에서 이민 온 가정의 아들”이라며 “이런 스토리를 쓰고 이야기할 수 있어 더욱더 감사하다”며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밝혔다.여우주연상은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에서 열연한 올리비아 콜맨에 돌아갔다. 18세기 영국 왕실을 무대로 여왕 앤과 측근, 하녀까지 세 여성이 벌이는 팽팽한 신경전을 다룬 이 작품에서 콜맨은 절대 권력을 지녔지만 히스테릭하고 변덕스러운 앤을 다층적으로 표현해 찬사를 받았다.‘더 페이버릿’은 10개 후보를 배출했지만, 여우주연상 하나만 가져가는 데 그쳤다.올해 최대 화제작으로 꼽힌 ‘로마’는 감독상과 촬영상, 외국어영화상 3개 부문에서 트로피를 안았다.아카데미 시상식 최초로 넷플릭스 영화가, 또 영어가 아닌 외국어로 제작된 영화가 작품상을 받을지 관심이 쏠렸으나, 작품상 수상은 실패했다.‘로마’는 멕시코 출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자신을 어머니처럼 돌봐준 유년 시절 유모를 추억하며 모국에서 현지어(스페인어)를 사용해 흑백 영상으로 만든 영화다.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이날 무대 위에 3개 부문 수상자로 세 차례나 직접 올라 각기 다른 수상 소감을 밝혔다.그는 감독상을 받은 뒤 “1천700만 여성 노동자 중에 1명은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들을 봐야 할 것이고 이런 책임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쿠아론 감독은 2014년 ‘그래비티’로 감독상을 거머쥔 이후 5년 만에 두 번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그는 외국어영화상 수상 이후에는 “시민 케인, 조스, 대부와 같은 외국어 영화를 봤고,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고, 촬영상을 받고서는 “하나의 프레임을 만들려면 많은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배우와 프로듀서, 넷플릭스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아카데미가 비록 작품상은 아니지만, 감독상 트로피를 ‘로마’에 안김으로써 넷플릭스 영화에도 빗장을 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마블 히어로 영화 ‘블랙 팬서’도 의상상, 미술상, 음악상 3개 부문에서 수상자를 내며 ‘블랙필름’ 돌풍을 일으켰다.남우조연상은 ‘그린 북’에서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를 연기한 마허샬라 알리가 받았다. 그는 2년 전 ‘문라이트’(2017)로 아카데미상 남우조연상을 받은 지 2년 만에 다시 한번 트로피를 품었다.여우조연상은 영화 ‘이프 빌 스트리트 쿠드 토크’의 리자이나 킹에게 돌아갔다.1989년 제61회 시상식 이후 30년 만에 공식 사회자 없이 치른 올해는 예년과 다른 풍경이 연출됐다.오프닝 공연은 전설의 록밴드 퀸이 장식해 화제가 됐다.퀸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 드러머 로저 테일러와 함께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 가수 애덤 램버트가 보컬로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위 윌 록 유’(We Will Rock You)와 ‘위 아 더 챔피언스’(We are the Champions)를 불렀다.영화 ‘스타 이즈 본’에서 호흡을 맞춘 레이디 가가와 브래들리 쿠퍼는 이 영화 주제곡인 ‘쉘로(Shallow)’를 공연해 큰 호응을 얻었다.이 영화로 주제가상을 받은 레이디 가가는 무대 위에 올라 울먹이며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며 “꿈이 있다면 계속해서 싸워나가길 바란다. 열정이 있다면 얼마나 많은 거절을 당하더라도 상관없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이밖에도 제니퍼 허드슨과 벳 미들러의 공연이 펼쳐졌다.각색상을 받은 영화 ‘블랙클랜스맨’의 스파이크 리 감독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발언으로 주목받았다.2016년 아카데미의 편향성을 지적하며 사실상 보이콧을 선언한 그는 “2020년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두 힘을 모으자. 이제 모두 역사의 바른 편에 서야 한다. 사랑과 증오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고 역설해 기립박수를 끌어냈다.이날 무대에는 다양한 배우가 다음 순서를 소개하는 사회자나 시상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한명의 공식 사회자가 없어도 시상식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전보다 가족적이고 단란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사회자 없이 열리기는 1989년 제61회 대회 이래 처음이다.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에서 주인공 레이철의 친구 페린 고 역을 맡은 한국계 미국 배우 아콰피나(본명 노라 럼)를 비롯해 티나 페이, 브리 라슨, 대니얼 크레이그, 크리스 에번스, 에이미 폴러, 마야 루돌프, 샬리즈 시어런, 어맨다 스텐버그 등이 무대 위에 올랐다./연합뉴스

2019-02-25

마이클 잭슨 10주기 헌정앨범, 레이·NCT 127 참여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10주기를 맞아 헌정 앨범 프로젝트가 공개됐다.미국이 본사인 세븐식스나인(7SIX9)엔터테인먼트는 잭슨 헌정 앨범 ‘더 그레이티스트 댄서’(THE GREATEST DANCER)의 첫 싱글 ‘렛츠 셧업 댄스’(Let‘s SHUT UP DANCE)를 세계에 동시 발매했다고 23일 밝혔다.이번 앨범은 지난 2009년 6월 25일(현지시간) 돌연 세상을 떠난 잭슨의 예술과 천재성에 영감받아 헌정하는 프로젝트다. ‘렛츠 셧업 댄스’를 포함해 총 4개 싱글이 순차적으로 공개되며, 10주기 날인 6월 25일 미니앨범으로 출시된다.프로젝트 포문을 연 ‘렛츠 셧업 댄스’는 팝스타 제이슨 데룰로가 프로듀싱하고 엑소의 중국인 멤버 레이와 그룹 NCT 127이 아시아 대표 가수로 피처링했다.이 곡은 잭슨 특유의 리드미컬한 감성을 살린 강렬한 비트의 댄스곡으로 데룰로와 레이, NCT 127의 보컬이 마치 배틀을 벌이듯 터져나온다.뮤직비디오에서 이들은 어두운 거리와 도심 골목 등 각기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서울을 배경으로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잭슨이 연상되는 특유의 발동작, 날렵하면서도 파워풀한 군무는 ‘렛츠 셧업 댄스’란 제목에 걸맞게 역동적이다. 영국, 에티오피아, 자메이카 도시를 배경으로 춤추는 스트리트 댄서들의 모습도 교차 편집돼 영상의 속도감을 높인다. 이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공개 하루 만에 100만뷰를 돌파했다.미국 빌보드는 23일(현지시간) 잭슨 헌정 싱글 소식을 알리며 “데룰로가 공동 작곡한 이 노래는 레이, NCT 127과 함께 전 세계 소녀들을 춤추게 한다”고 소개했다.세븐식스나인 제리 L. 그린버그 회장은 빌보드를 통해 “이번 특별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이들이 잭슨을 떠올리고, 그의 유산을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또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는 ‘렛츠 셧업 댄스’참여 가수들의 모습이 담긴 광고 영상이 등장했다.이번 프로젝트를 이끄는 제리 L. 그린버그 회장은 잭슨 레코드사 MJJ 대표 출신이다. 27세에 미국 애틀란틱 레코드 최연소 회장을 역임했으며, 잭슨뿐 아니라 레드제플린, AC/DC, 아바, 롤링스톤스, 이글스 등 대형 스타들의 음반을 제작했다.그는 지난해 10월 한국을 방문해 작곡가인 키위미디어그룹 김형석 회장과 평화 콘서트 추진 협약식을 갖기도 했다.당시 그는 “생전 잭슨이 한반도 평화 정착과 통일을 위한 공연을 하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며 “잭슨 헌정 앨범 제작과 함께 평화 공연을 추진하려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2019-02-24

김영옥이 전한 근현대사 ‘선녀들’ 5%

광복부터 6·25, 그리고 이산가족 상봉까지 근현대사를 관통하며 살아온 배우 김영옥의 생생한 이야기에 모두 빠져들었다.24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25분 방송한 MBC TV 예능 ‘선을 넘는 녀석들-한반도 편’ 시청률은 4.4%-5.6%를 기록하며 시즌 자체 최고성적으로 집계됐다.전날 방송에서는 강화도의 시간이 멈춘 섬이자 북한과 맞닿은 교동도를 찾아 분단의 슬픔을 전했다. 또 북한 연백 출신 실향민들이 고향을 떠올리며 황해도 연백 시장과 비슷하게 일군 대룡 시장이 소개됐다.김영옥은 교동도에 깜짝 손님으로 등장했다. 1937년생으로 활동하는 여배우 중 최고령인 그는 일제강점기, 광복, 6·25전쟁, 이산가족 상봉까지 자신이 경험한 굵직한 역사의 순간은 담담하게 풀어냈다.그는 전쟁 당시 21살, 18살이었던 두 오빠가 각각 국군과 인민군이 된 황망한 가족사를 털어놨다. 그는 2000년 이산가족 상봉 때 북한에 있던 큰 오빠를 다시 만난 이야기를 전하며 “그래도 우리가 이 세상에 살았다”고 말해 모두를 눈물짓게 했다.김영옥의 설명으로 접하는 한반도의 비극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몰입도를 보여주며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에 적합한 프로그램이라는 호평을 들었다. 동시간대 방송한 KBS 2TV ‘불후의 명곡’은 6.8%-10.4%, SBS TV ‘열혈사제’ 재방송과 ‘백종원의 골목식당’ 재방송은 3.8%-4.4%, 3.9%의 시청률을 보였다./연합뉴스

2019-02-24

데뷔 50주년 김세환 “트로트 도전”

가수 김세환(71)은 신곡을 낸 것이 까마득한지 “족히 35년은 더 된 것 같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일흔살이 넘어 신곡을 낼지 몰랐다”는 말끝엔 부드러운 미소가 따라왔다. ‘사랑이 무엇이냐/ 무엇이 사랑이더냐~’. 입에 붙은 신곡 가사도 콧노래처럼 흥얼거렸다.데뷔 50주년을 맞은 김세환이 정규 앨범 ‘올드 뉴’(Old New)를 발표했다.앨범 출시는 2000년 두 장의 리메이크 앨범 ‘리멤버’(Remember) 이후 19년 만이다.신보에는 신곡 4곡과 1970년대 청바지와 통기타 세대를 사로잡은 히트곡 4곡이 자리했다.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난 그는 “녹음실에 들어가니 설레면서도 긴장됐다”며 “녹음 며칠 전부터 소금물 먹으며 목 관리를 잘 했는데 막상 부르려니 목이 잠기더라. 굉장히 당황했다”고 떠올렸다.마음먹기는 어려웠지만, 신곡을 내기로 작정하자 의욕이 생겼다. 선곡에 공을 들이며 2곡짜리 싱글 계획은 앨범으로 확장했다. 몇몇 작곡가들은 그에게 젊은 날의 연장선인 이지 리스닝 계열 포크 곡들을 건넸다. 그는 “변화가 없으면 발전도 없다”고 생각했다. ‘내 나이가 어때서’를 만든 작곡가 정기수에게서 팝 트로트 곡 ‘사랑이 무엇이냐’를 받고서야 무릎을 쳤다. “이런 곡이 재미있지!” 50년 만에 처음 트로트에 도전한 계기다.“(트로트에 대한) 선입견요? 그런 건 없어요. 플라시도 도밍고라고 팝을 안 부르나요? 하나만 고집하는 것은 아집이죠. 전 모든 장르에 열려 있어요.”사실 ‘사랑이 무엇이냐’는 조항조가 2015년 ‘사랑이 밥이더냐’로 먼저 발표했지만 주목받지 못한 노래다. 그러나 가사와 편곡을 바꾸고, ‘꺾임’ 없는 김세환의 담백한 창법이 입혀지니 새 노래가 됐다. 특히 도브로(금속 반향판이 달린 어쿠스틱 기타) 연주를 넣은 것은 영민한 한 수다. 구성진 멜로디에 어쿠스틱 감성의 리듬감이 깃들어 급격한 변화가 중화됐다. “도브로 연주 아이디어는 제가 냈어요. 민요에서 가야금처럼 컨트리 음악의 필수 악기거든요. 가요에선 거의 쓰이질 않아 막 유학에서 돌아온 연주자를 어렵게 섭외했죠.”정기수 작곡가는 김세환이 “다른 곡은 또 없냐”고 할 때마다 한 곡씩 꺼내왔다.다채로운 신곡 4곡이 모두 그의 손에서 나왔다. ‘정말 그립다’는 노랫말이 마음에 쏙 들었다. ‘청바지 통기타 하나면 세상이 전부 내꺼 같던/ 그 시절이 난 너무 그립다’(‘정말 그립다’ 중) 기타리스트 함춘호의 연주로 포크 감성이 아련한 ‘비가 오면 어느새’, 흥겨운 록 사운드가 가미된 ‘내 세상’도 추가됐다.반세기 음악 인생의 지렛대가 돼준 대표곡들은 정갈한 기타 사운드로 다시 편곡했다. ‘심플 이즈 더 베스트’(Simple is the best)란 생각에서다. 그중 ‘사랑하는 마음’, ‘길가에 앉아서’, ‘비’는 각각 송창식, 윤형주, 이장희 등 쎄시봉 멤버들이 만들어준 명곡이다.그는 새 앨범도 가수와 작곡가, 음반제작자의 운이 맞아야 하니 결과는 자신의 운명이라고 빙긋이 웃었다.“바쁠 거 있나요. 사부작사부작, 거북이 마라톤을 해보려고요. 그래야 홀가분하게 웃으며 노래할 수 있죠. 음악은 제 삶이니까요.” /연합뉴스

2019-02-24

워너원 윤지성, 감성 발라더로 재탄생

“지성이면 감성이란 말을 듣고 싶어요.”그룹 워너원 출신 윤지성(28)이 솔로 데뷔 앨범 ‘어사이드’(Aside)를 내면서 던진 출사표다.윤지성은 20일 오후 4시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제 목소리를 들려주는 감성적인 무대를 많이 준비했다”며 이렇게 말했다.11명의 워너원 멤버 중 처음 솔로 가수로 나선 맏형 윤지성은 떨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벅차고 설레고 긴장되는 복합적인 감정”이라며 “어제 좋은 꿈을 꿨는데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고 웃음 지었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팀으로 활동해 홀로 무대를 채우는 데 대한 낯선 기분도 전해졌다. 워너원 때는 11명이 3~4초씩 파트를 나눠 불렀다.“3~4분짜리 곡을 온전히 제 목소리로 끌어가야 하니 부담과 걱정이 있었죠. 11명이 여러 음식을 시켜 나눠 먹다가 밥도 혼자 먹게 됐고요.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죠. 그래도 저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설렘과 기대감은 있어요.” 앨범 제목인 ‘어사이드’는 연극에서 관객만 들을 수 있는 대사인 ‘방백’(傍白)이란 뜻과 ‘올웨이스 온 유어 사이드’(Always on your side)의 줄임말인 ‘항상 네 편이다’란 의미를 함께 담고 있다.워너원으로 댄스곡을 주로 선보였다면 홀로서기를 위해 전면에 내세운 장르는 발라드다. 그는 “평소 즐겨듣는 음악이 어쿠스틱 장르예요. 평소 발라드를 들으면서 위로받은 마음을 같이 공감하고 싶었어요. 앞으로 죽 발라드로만 활동할 것은 아니고 좋은 댄스곡이 있다면 주저 없이 활동할 겁니다.”팝 RB 장르인 타이틀곡 ‘인 더 레인’(In the Rain)은 사랑하는 사람과 준비 없는 이별을 맞은 한 남자의 진솔한 감정이 담긴 노래다. 윤지성은 “이별을 해본 분이라면 공감할 가사”라며 “이 노래를 녹음하면서 저도 울었다”고 떠올렸다.사랑 노래는 더 있다.짝사랑의 간절한 마음을 표현한 ‘왜 내가 아닌지’, 예상치 못한 사랑이 찾아온 순간을 노래한 ‘바람 같은 너’다. 윤지성이 남다른 의미를 갖는 곡은 ‘쉼표’. 워너원 출신 이대휘가 선물하고 윤지성이 처음 작사에 도전한 노래로 지친 일상에 위로를 건넨다.부지런히 홀로서기에 나섰지만, 아쉽게도 그는 올봄 입대를 앞뒀다. 여느 아이돌 가수보다 늦은 26살에 데뷔해서다. 입대 전까지 다음 달 뮤지컬 ‘그날들’ 출연과 팬미팅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가수로서 2막이 시작된 것이니 아쉽죠. 하지만 입대 전까지 많은 모습을 보여드릴 예정이고, 제대 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니 저를 믿고 기다려주셨으면 좋겠어요.”워너원 멤버들과는 매일 연락을 할 정도로 여전히 애틋한 사이다. 이대휘는 이날 아침에도 솔로 데뷔 축하 전화를 해줬다고 한다. “제가 처음으로 나오니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동생들에게 좋은 영향이 갈 거라 생각해요. 혼자 작업하며 멤버들 생각이 많이 났죠. 지금도 매일 연락하고 스케줄도 공유해요. 한숨 자고 일어나면 단체 채팅방에 글이 80여개씩 올라와 있어요. 3월에 저와 하성운 생일이 있어서 만나기로 했는데 항상 응원해줘 고마워요.”윤지성은 팬클럽 ‘밥알’에게도 “팬들이 저를 데뷔시켜줬다”며 “그만큼 보답하는사람이 되겠다”고 전했다.그는 23∼24일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팬미팅 ‘2019 윤지성 퍼스트 팬미팅:어사이드 인 서울’을 연 뒤, 3월 2일 마카오를 시작으로 아시아 7개국 8개 도시를 찾는다. /연합뉴스

2019-02-21

“세월 잡을 때까지 무대서 뛰고 또 뛸 것”

‘트로트 절대 지존’ 가수 나훈아(본명 최홍기·72)가 올해 새 투어를 개최한다.20일 소속사 예아라예소리에 따르면 나훈아는 5월 17~19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을 시작으로 6월 8~9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 15~16일 대구 엑스코, 29일 청주대 석우문화체육관, 7월 6일 울산 동천실내체육관에서 ‘2019 청춘 어게인’(靑春 again)이란 타이틀로 무대에 오른다.나훈아는 소속사를 통해 “지난 (투어) ‘드림 어게인’(Dream again)에서 여러분이 보내주신 분에 넘친 크나큰 박수가 ‘청춘 어게인’을 기획하면서 저를 더욱더 힘들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대는 꿈이어야 하기에 그 꿈을 실현하고자 부딪치는 한계를 극복하고 넘어서려고 무척이나 애를 쓰고 노력했다”며 “전보다 이번이 ‘더’라는 강박 속에 혼자 힘들어하면서도 여러분이 보내주신 사랑을 가슴에 새기며 ‘드림 어게인’과는 또 다른 꿈을 저희 스태프와 열심히 꾸며 보았다”고 소개했다. 또 팬들이 보내준 성원에 거듭 고마움을 표시하며 “나훈아는 세월을 잡을 때까지 무대에서 뛰고 또 뛸 것”이라고 강조했다.나훈아는 지난 2017년 칩거를 끝내고 11년 만에 컴백해 화제가 됐다.2006년 데뷔 40주년 공연을 끝으로 무대를 떠난 이유로는 “가수는 꿈을 파는 사람인데 꿈이 고갈되어가는 것을 느끼는 순간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꿈을 찾아 세상여기저기를 다녔다”고 설명했다.그는 2017년 7월 새 앨범 ‘드림 어게인’을 발표한 데 이어 11월부터 3개 도시 동명 투어를 열어 건재한 티켓 파워를 과시했다. 투병설 등 각종 루머에 시달린 그가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하자 장년 팬들의 호응은 뜨거웠다. 3개 도시 3만여장 티켓은 10여분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나훈아는 서울에서 열린 컴백 공연에서 “노래를 11년간 굶었다”며 “얼굴 찡그리고 살기에는 인생이 짧다. 확실하게 뭘 잘 못 했는지 모르겠지만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인사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연합뉴스

2019-02-20

BTS, 북남미·유럽·일본 등 월드투어

세계를 뒤흔든 그룹 방탄소년단이 새해 월드투어를 재개한다.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방탄소년단이 오는 5월부터 두 달간 북남미, 유럽, 일본 8개 도시에서 10회 공연하는 일정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이번 투어는 지난해 8월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시작한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 투어 연장이다.‘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LOVE YOURSELF SPEAK YOURSELF)를 새로운 타이틀로 삼았는데, 방탄소년단 리더 RM이 지난해 유엔 정기총회에서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 목소리를 내라’는 주제로 한 연설을 모티프로 삼았다.방탄소년단은 먼저 5월 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로즈볼 스타디움(Rose Bowl Stadium), 5월 11일 시카고 솔저 필드(Soldier Field), 5월 18일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MetLife Stadium), 5월 25일 브라질 상파울루 알리안츠 파르크(Allianz Parque)에서 북남미 팬들과 만난다. 이어 6월 1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Wembley Stadium), 6월 7일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Stade de France)에서 유럽 팬들과 재회한다.마지막으로 7월 6∼7일 일본 오사카 얀마 스타디움 나가이(Yanmar Stadium Nagai), 7월 13일~14일 시즈오카 스타디움 에코파(Shizuoka Stadium Ecopa)에서 콘서트를 개최한다. /연합뉴스

2019-02-20

“제 꿈은 천천히 오래 작품 하는 것”

자전거 페달을 밟고 또 밟았다. 혼자 앞만 보고달리는 경주마처럼 6∼개월 간을 아침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420m 트랙을 무한 반복으로 돌았다. 몸이 힘든 것은 누구보다 잘하는 그였지만, ‘외로움과 싸움’은 쉽지않았다. “트랙을 돌며 내가 누구인가, 지금 어디에 있느냐는 생각이 들었죠.”데뷔 20년 차 가수 겸 배우 정지훈(비·37) 이야기다. 그는 오는 27일 개봉하는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에서 타이틀롤을 맡았다. 일제강점기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조선인 최초로 ‘전조선자전차대회’에 우승해 동아시아에 이름을 떨친 실존 인물 엄복동을 그린 작품이다.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정지훈은 촬영 당시 힘든 기억을 하나둘씩 꺼냈다.그는 극 중 모든 자전거경주 장면을 직접 소화했다. 이를 위해 국가대표 사이클선수들이 받는 훈련을 3개월 반가량 똑같이 받았다. 촬영 중에도 말만 트랙이지, 흙바닥과 진배없는 곳에서 하루 8시간씩 질주하며 연기했다. 훈련과 촬영 기간 모두 합하면 지구 한 바퀴 정도를 자전거로 돌았다고 한다. 체력 좋기로 소문난 그이지만, 그때를 떠올리며 혀를 내둘렀다.정지훈은 “다람쥐 쳇바퀴 돌듯 타다 보니 마치 개미지옥에 빠진 것 같았다”면서 “상대적으로 건강한 저도 힘든데, 보조 출연자분들은 탈진하거나 토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자전거를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이 타다 보니 허벅지가 엄청 두꺼워졌어요. 원래 32~32 사이즈 바지를 입는데, 그 사이즈를 입으면 허벅지가 맞지 않아서 38~40 사이즈를 입고 허리띠를 졸라맸죠. 지금은 안 먹고, 살 빼는 운동을 해서 허벅지 근육을 줄였습니다.”그의 한국영화 출연은 ‘알투비: 리턴투베이스’(2012) 이후 7년 만이다. 정지훈은 선배 연기자이자, 이 영화 제작자인 이범수가 건넨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박진감 넘치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사람들이 잘 모르는 엄복동 선수를알리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영화 속 엄복동은 궁핍하지만, 그 누구보다 순수하고, 자전거에 대한 열정을 지닌 인물로 그려진다.“자료를 찾아보니까 엄복동 선수는 손기정 선수만큼 대단한 분이셨더라고요. 물론 그분의 말년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긴 하지만요. 제 주변 친척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들은 조언과 각종 자료를 토대로, 엄복동을 순수하고 올바른 청년으로 생각하고 연기했죠.”영화가 완성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감독이 교체됐다가 다시 합류했고, 자연재해 등으로 촬영이 당초 일정보다 3개월가량 늦춰지기도 했다.그는 “마음고생이 심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어떤 외부의 영향이 있더라도 내 자리에서 최선을다하려고 했다. 모든 스태프가 한여름에 고생을 많이 했지만, 누구 한명 이탈하는 사람 없이 열심히 찍었다”고 말했다.정지훈은 2017년 톱스타 김태희와 결혼해 딸을 뒀다. 달라진 점이 있을까.“결혼도 했고, 불혹의 나이를 바라보고 있으니 조금 더 어른스러워져야 하는 것같아요. 하지만, 음악 하는 사람들은 아이 같은 면이 있거든요. 그런 면이 없으면 요즘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죠. 어른스러워져야 하는데, 클럽에 가서 요즘 젊은이들이 듣는 음악도 들어야 하니까, 아이러니하기도 합니다.”내친김에 김태희와 딸의 근황을 물어보자, 그는 “가족과 일은 철저히 분리하려고 한다”면서 “제가 사랑스러운 딸을 자랑했을 때 언젠가 칼과 화살이 되어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가수와 배우로서 20년간 활동한 그는 최근 고민도 가감 없이 털어놨다.“제 직업이 두 개이다 보니 가끔 헷갈리기도 합니다. 그래도 어느 순간 둘 중 하나는 내려놔야 하는 시기가 오겠죠. 댄스 가수는 유통기한이 있으니까요. 다만, 전 제 몸이 움직일 때까지 제 스타일대로 춤을 출 것이고, 체력관리를 해서 그 유통기한을 조금 늘려보려고 합니다.”정지훈은 요즘 젊은 친구들과의 소통에 부쩍 공을 들인다.그는 “10~20대에 먹히는 음악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태된다”면서 “가끔클럽에 가는 것도 노래를 좀 만들 줄 아는 사람들을 섭외하고, 젊은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정지훈은 대학생이나 고등학생들이 만드는 독립 단편 영화에도 기꺼이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그들 중에 박찬욱, 봉준호 감독이 나올지 누가 알겠습니까. 저는 배우로서 경력을 쌓아가는 단계인 만큼 작은 역할이라도 다양한 작품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안성기 선배님처럼 천천히 오랫동안 작품을 하는 게 제 꿈이에요.”정지훈은 차기작으로 드라마와 영화 출연을 논의 중이며, 올 연말에는 앨범을 내고 콘서트 투어에도 나선다./연합뉴스

2019-02-20

“인간적인 매력 담긴 유관순役 끌려”

누구나 아는 역사 속 위인을 연기하는 것은 배우에게 큰 도전이다. 그것도 정면으로 마주하기 힘들 만큼 가슴 아픈 역사 속 실존 인물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항거:유관순 이야기’(조민호 감독)에서 유관순 열사를 연기한 배우 고아성(27)을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났다.촬영을 마친지 두 달여밖에 지나지 않은 탓인지, 고아성은 촬영 현장을 생생히 떠올리며 인터뷰 내내 코가 빨개질 정도로 눈물을 쏟았다.고아성은 “평소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 소원이었다”며 “시나리오에 유관순의 인간적인 매력이 담겨있어 끌렸다”고 말했다.‘항거’는 여느 전기 영화처럼 유관순의 일대기를 그리지는 않는다. 1919년 3월 1일 서울 종로에서 시작된 만세운동 이후 고향 충남 병천에서 ‘아우내 장터 만세운동’을 주도한 유관순이 서대문 감옥 8호실에 갇힌 뒤 보낸 1년간의 이야기를 그렸다. 일제의 온갖 고문과 핍박 속에서도 신념을 굽히지 않은 모습은 물론 고민과 후회 같은 심리적 변화도 담는다.고아성은 “촬영할 때 기도하듯이 연기했다”면서 “촬영 끝나고 숙소에 돌아와서도 유관순 열사를 생각하며 기도를 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유관순 열사를 생각하면 성스러움, 존경심뿐만 아니라 다양한 감정이 든다”고 했다.특히 유관순이 17살 소녀라는 점은 그의 마음을 더욱 울렸다.“출연을 결정한 뒤에 서대문형무소 갔어요. 독립운동가들의 사진을 한 방에 빼곡히 붙여놨는데, 그중에 유관순 열사 사진을 보니 정말 어려 보이더라고요. 또 다른 어린 분들도 많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유관순 열사는 교과서에 나오는 위인이지만, 실제 그 목소리나 말투 등은 알 수가 없다. 고아성은 “그와 단 10분이라도 대화를 해봤으면 하는 마음이 절실했다”며 “목소리가 너무 듣고 싶었다”고 말했다.고아성은 극 중 3·1 만세운동 1주년을 기념해 유관순이 감옥에서 다시 만세운동을 펼치는 장면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았다.“그때 제 심장 소리가 마이크에 다 들어올 정도로 긴장을 했어요. 만세를 다시부를 경우 감옥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다칠 것을 알면서도 책임감을 다시 끌어올리며 행동하는 대목이었거든요.”유관순이 갇힌 8호실 여옥사는 3평 남짓한 공간으로, 스무명이 넘는 여성들이 함께 수감됐다. 다리를 뻗고 앉을 수도 없어 수감자들은 온종일 감옥 내를 빙빙 돌고, 번갈아 가며 한두명씩 잠을 청했다.영화는 그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피어나는 여성들 간의 연대에도 초점을 맞춘다. 기생 김향화(김새벽), 유관순의 이화학당 선배 권애라(김예은), 다방 종업원 옥이(정하담) 등이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고아성은 “모처럼 또래 배우들과 연기했다”면서 “8호실에 갇힌 수감자들을 연기한 25명 모두 극단 단원이나 전문 배우들로 구성돼 호흡을 주고받기가 편했다”고 말했다.고아성은 고문으로 거의 먹지도 못하게 된 유관순을 표현하기 위해 촬영 중 닷새간 금식을 하기도 했다. 그런 노력 덕분일까. 고아성과 유관순의 얼굴은 마지막에가서 하나로 겹쳐 보인다. 고아성은 그동안 영화 ‘오빠 생각’ ‘우아한 거짓말’ ‘뷰티 인사이드’ 등과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 ‘자체발광 오피스’ 등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오가며 폭넓은 연기를 선보여왔다.그는 “이 작품 촬영을 마치고 간송미술관에 가서 해설을 듣는데, ‘내가 추구하는 것을 위해 내 삶을 다 써도 좋다’는 이야기가 와 닿았다”며 “내가 연기하는 이유와 비슷한 것 같다”고 웃었다. /연합뉴스

2019-02-19

지상파 드라마, 각종 사고·불화설 등 ‘말썽’

극본·배우·제작비 기근이라는 ‘삼중고’에 빠진 지상파 드라마들이 단기 시청률을 높이려 취한 전략들이 자충수가 돼 돌아왔다. 최근 tvN·JTBC를 위시한 비지상파에 밀린 지상파들은 주말극에서 활동해온 스타 작가를 평일 미니시리즈로 데려오거나 작품을 무리하게 연장하고, 톱배우에 의존하는 식으로 자구책을 모색해왔다.그러나 이런 단기 처방은 작품 초반부터 각종 부작용을 낳았다.대표적인 예가 SBS TV 수목극 ‘황후의 품격’이다.이 드라마는 ‘아내의 유혹’(2008~2009), ‘왔다, 장보리!’(2014), ‘내 딸, 금사월’(2015~2016), ‘언니는 살아있다’(2017) 등 연이어 히트작을 써낸 김순옥 작가와 드라마 ‘리턴’의 주동민 PD가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시작부터 살인, 협박, 납치 등이 포함된 자극적 전개와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장면들로 시청률과 화제성을 견인하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방대한 스케일에 비교해 제작 기간은 짧았고, 지상파 드라마의 고질병인 ‘생방송 촬영’이 이어지면서 초반부터 사고가 잦았다.스태프가 29시간 30분 연속 촬영을 한 적도 있다며 SBS를 고발하는가 하면 주연배우인 최진혁과 신성록이 액션 장면을 찍다가 연이어 다쳤다. 또 초반부터 이어진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들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법정 제재를 받았다.그런데도 시청률이 15%대를 유지하며 ‘효자노릇’을 하자 SBS는 최근 연장을 결정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남주인공인 최진혁이 연장 분량에 합류하지 못한다는 의사를 밝혀 주인공 없이 막을 내리게 될 처지에 놓였다. 이 과정에서 제작진과 최진혁 측의 불화설까지 불거져 나왔다.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잡음에 시달린 셈이다.그래도 주말극 작가의 평일극 진출로 시청률을 챙긴 사례가 나오자 KBS 2TV도 따라 하기에 나섰다. ‘소문난 칠공주’(2006), ‘조강지처 클럽’(2007~2008), ‘수상한삼형제’(2009~2010), ‘왕가네 식구들’(2013~2014), ‘우리 갑순이’(2016~2017)의 문영남 작가를 수목극으로 불러들였다.장남 풍상(유준상 분)과 철없는 동생 넷의 이야기를 담은 문 작가의 신작 ‘왜그래 풍상씨’는 캐스팅으로 보나 내용으로 보나 KBS 주말극에 딱 어울릴 만한 작품이라는 평가가 많았다.KBS의 기대처럼 이 작품은 주부 시청자들을 끌어오는 데 성공해 시청률 15% 돌파를 목전에 뒀다. 하지만 속을 쥐어뜯는 듯 배배 꼬인 스토리는 ‘황후의 품격’과는또 다른 의미로 피로감을 주며 시청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을 낳고 있다.KBS 2TV 월화극 ‘동네변호사 조들호2’는 대놓고 사고가 난 경우다.박신양과 고현정, 두 톱배우의 더블 캐스팅에다 지난 시즌의 성공까지, 흥행이 보장된 듯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시청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시즌1과는 전혀 다른 플롯, 극의 분위기와 트렌드에 뒤처진 연출이 발목을 잡았다.줄곧 불화설이 나돌던 이 작품은 결국 박신양의 부상으로 2주간 결방하기에 이르렀다. 제작진은 결방 기간 재충전을 통해 극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려 애썼지만, 이후에도 조달환·이미도 등 조연들의 중도 하차를 놓고 제작진과 배우 소속사 간 이견이 노출됐고, 작가 교체설도 돌면서 분위기는 한층 더 어수선해졌다.이밖에 갈등이 노출되진 않더라도 최근 지상파 드라마는 내부 관계자들조차 “이렇게 심각한 적이 없었다”고 입을 모을 정도로 침체에 빠진 상황이다.심지어 ‘대세’ 주지훈이 나선 MBC TV ‘아이템’조차 시청률이 5% 이하로 주저앉았다. 스타 캐스팅과 화려한 컴퓨터그래픽(CG) 등 볼거리는 있지만 정작 잘 꿰어지지 못한 스토리가 발목을 잡았다. /연합뉴스

2019-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