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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ㆍ연예

‘부활’ 유재석·‘여풍’ 박나래, 그리고 김구라

개그맨 박나래. /MBC 제공2019년 연예대상에는 큰 이변이 없었다. 예능가가 안정적으로 흘러갔지만 큰 새로움은 없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KBS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아빠들에게 대상을 안기며 비연예인 관찰 예능이 여전한 트렌드임을 증명했다. KBS는 연말 복귀한 ‘1박2일’ 외에 ‘슈퍼맨이 돌아왔다’이 가장 좋은 시청률을 냈기에 선택 폭이 넓지 않았다.MBC는 장수 예능에 속하는 ‘나 혼자 산다’에 대상 등 여러 부문 상을 안겼고, SBS도 ‘런닝맨’ 등 오랜 프로그램에 가점을 줬다.그래도 올해 특이할 만한 점을 꼽아본다면 유재석의 부활과 여풍(女風)이다.유재석은 올해 SBS 연예대상을 받으며 국민MC의 화려한 귀환, 제2의 전성기를 공식화했다. 그가 지상파에서 대상을 받기는 2016년 MBC 연예대상 이후 3년 만이며, 통산 13관왕이다.유재석은 연초까지만 해도 부진을 겪었다. 13년을 끈 MBC TV 간판 예능 ‘무한도전’이 지난해 3월 시즌 종영하면서 큰 전환점을 맞은 탓이다. 그러나 그는 특유의 성실함을 바탕으로 여러 새로운 도전을 했고, 평생 콤비 김태호 MBC PD와 ‘놀면 뭐하니?’로 재회하면서 ‘대박’을 냈다.신인 트로트 가수 유산슬 캐릭터로 신드롬을 일으킨 유재석은 MBC 연예대상에서 데뷔 29년 만에 신인상을 거머쥐었고, SBS에서는 꾸준함을 인정받아 대상 주인공이 됐다.박나래는 3년 연속 MBC 연예대상 후보에 올라 마침내 대상을 받았다.그와 함께 송은이, 김숙, 안영미 등 여성 예능인들이 대거 큰 상을 받았고, 서로를 향해 고맙고 애틋한 마음을 표하며 감동을 자아냈다. MBC는 지난해 이영자가 대상을 받은 데 이어 2년 연속 여풍 기조를 유지했다.오랜 방송 경력의 김숙이나 안영미가 수상 자체가 처음이라고 말했듯 여성 예능인들에게 오랜 세월 불문의 유리 천장이 존재했지만, 최근 들어 깨진 분위기다.한편, 여전히 유명인사나 그들의 가족 관찰 예능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비연예인의 활약도 지속하고 있다. 2017년 SBS가 ‘미운 우리 새끼’의 어머니들에게 대상을 안긴 후 KBS도 올해 같은 선택을 했고, 타 방송사에서도 운동선수 출신이나 방송인이 아닌 인물들이 여러 부문에서 수상했다.이를 두고 프로그램 인기에 따라 누구든 수상하는 것은 자연스럽다는 반응과, 예능을 ‘본업’으로 삼는 방송인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비판이 공존한다.올해 연예대상 시청률 승자는 MBC가 됐다. 30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1일 방송한 KBS 연예대상 시청률은 7.6%-7.7%, 28일 열린 SBS 연예대상은 8.4%-12.7%, 전날 개최된 MBC 연예대상은 11.0%-14.7%를 기록했다.한편, 올해도 나눠 먹기형 수상과 들쭉날쭉한 시간 분배, 매끄럽지 못한 진행 등은 지상파 시상식의 고질병으로 지적됐다.김구라는 SBS 연예대상에서 프로그램 흥행 정도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대상 후보를 선정하는 구습이나, 구색을 갖추기 위한 시상 행태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시청자 지지를 받기도 했다. /연합뉴스

2019-12-30

현빈·손예진 로맨스 본궤도… 시청률 상승 곡선

현빈과 손예진 로맨스에 불이 붙을수록 시청률도 쭉쭉 상승 곡선을 그린다.30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9시 방송한 tvN 주말극 ‘사랑의 불시착’ 시청률은 평균 9.2%(이하 비지상파 유료가구), 순간 최고 10.0%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성적을 새로 썼다.이 드라마는 1회 평균 6.1%로 시작해 2회 6.8%, 3회 7.4%, 4회 8.5%, 5회 8.7%, 6회 9.2%로 꾸준히 오르는 중이다.지난 29일 방송에서는 작별을 준비하는 리정혁(현빈 분)과 윤세리(손예진)의 애틋한 기류를 그렸고, 마지막에 정혁이 세리를 지키려다 괴한의 총에 맞으면서 충격을 안겼다.이 드라마가 내세우는 차별점은 명목상으로는 ‘북한 배경’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현빈과 손예진의 로맨스 호흡이다.한국 재벌 상속녀와 엘리트 북한 장교의 사랑이라는 이야기는 박지은 작가가 ‘별에서 온 그대’, ‘푸른 바다의 전설’ 등 전작에서 보여준 남자 또는 여자 주인공의 범상치 않은 이력(?)과 크게 다르지 않다.중요한 점은 그 캐릭터를 누가 연기하느냐인데, ‘사랑의 불시착’에서는 현빈과 손예진이니 당연히 기대치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현빈은 초반부터 특유의 깊은 눈빛 연기를 통해 온몸으로 멋짐을 발산하는 데 성공했고, 손예진도 박 작가 전작 속 전지현을 떠오르게 한다는 일각의 비판이 있었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자신만의 페이스를 찾는 모양새다. 실제 열애설이 두 차례 불거지기도 한 두 사람의 로맨스 호흡도 빈틈없이 촘촘하다.덕분에 전날 회차는 여성 40대 시청률이 순간 최고 13.4%를 돌파, 타깃인 여심을 제대로 사로잡았다.물론 이 드라마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도 여전히 있다. 작품 배경 설정이나 북한에 대한 세부 묘사에 눈길이 가는 시청자라면 현 시국과 맞물려 선남선녀의 로맨스에 집중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시청자층을 확대하기 위한 관건은 얼마나 시청자들이 더 로맨스에 몰입할 수 있도록 배경을 자연스럽게 그려줄 수 있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2019-12-30

“런닝맨 팀, 10년을 함께 노력해줘 감사”

내년 10주년을 앞둔 SBS TV ‘런닝맨’의 유재석(47)이 올해 SBS 연예대상 주인공이 됐다.유재석은 지난 28일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2019 SBS 연예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거머쥐었다. 그가 SBS에서 연예대상을 수상한 건 2015년 이후 4년 만이다.그는 수상소감에서 가족들과 ‘런닝맨’ 멤버, 제작진을 향해 “10년간 힘들 때도 많았는데 서로 의지하면서 함께 노력해주고 땀 흘려줘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어 “요즘 버라이어티가 점점 예능 쪽에서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길을 함께 가준 제작진과 멤버들, 수많은 게스트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유재석은 특히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고(故) 설리(본명 최진리)와 구하라를 언급하며 “‘런닝맨’에 출연한 게스트들 가운데 올해 안타깝게 하늘나라로 떠난 두 분 생각이 많이 난다. 하늘나라에서 편안하게 두 분이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며 그렇게 계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어 “‘런닝맨’이 내년에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겠지만, 어떤 길이든 가지 않는 길을 열심히 개척해서 수많은 예능인이 탄생하는 그런 프로그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지난해에 이어 강력한 대상 후보로 거론됐던 백종원(53) 더본코리아 대표는 올해도 수상이 불발됐지만, SBS 예능에 혁혁한 공을 세운 사람에게 주는 공로상을 받았다.지난 1년간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맛남의 광장’으로 활약한 백 대표는 수상소감에서 “지방에서 방송을 하든 어디서 하든 계속 찾아주고 응원해 주는 손님들께 감사드린다. 여러분 덕에 우리는 매번 책임감을 느끼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골목에서 고생하는 자영업자들, 농민·어민분들, 기운 내시고 우리가 최선을 다해 희망을 드릴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19-12-29

성탄 극장가 왕좌에 ‘백두산’ 우뚝

성탄절에 올해 처음으로 200만명 이상 관객이 극장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2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 하루 관객은 201만756명으로 집계됐다.통상 성탄절은 연중 가장 관객이 많이 드는 날로 꼽힌다. 2017년에는 203만명이, 지난해에는 190만명이 극장을 찾았다.올해 성탄절에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작품은 ‘백두산’이었다. 전체 관객 절반에 가까운 93만6천436명이 관람, 누적 관객 417만8천137명을 기록했다. 좌석판매율도 68.5%로 높은 편이었다.뮤지컬 영화 ‘캣츠’는 31만2천586명을 불러모아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누적관객 50만1천756명이다. 원작 뮤지컬 팬이 많은 데다, 톰 후퍼 감독이 개봉 전날 방한해 분위기를 띄운 것도 흥행에 도움이 됐다.그러나 영화를 본 관객 평가는 박한 편이다. 인터넷이나 SNS를 보면 개봉 전부터 우려가 쏟아진 ‘고양이 인간’ 비주얼에 대한 평보다는 “스토리가 없다” “지루하다” 등 내용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주를 이뤘다. CGV골든 에그지수도 69%까지 떨어졌다.박정민, 마동석 주연 ‘시동’(3위)은 28만6천258명이 관람, 총 관객은 170만7천678명으로 늘었다.4위에 오른‘겨울왕국2’는 마침내 1천300만명을 돌파했다. 그동안 국내 개봉한 외화 가운데 1천300만명을 넘은 작품은 ‘어벤져스: 엔드게임’(1천393만명)과 ‘아바타’(1천333만명) 두 편뿐이었다.겨울 극장가 대전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최민식·한석규 주연 ‘천문: 하늘에 묻는다’가 26일 개봉했다. 현재 ‘백두산’(36.9%)에 이어 실시간 예매율 2위(17.4%)를 기록 중이어서 흥행 판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연합뉴스

2019-12-26

이상윤 “욕먹은 만큼 드라마 잘됐어요”

“데뷔 후 최고로 욕먹고 있네요. 오래 살겠어요. (웃음) 감사합니다.”SBS TV 월화극 ‘VIP’에서 나정선(장나라 분)의 남편이지만 온유리(표예진)와의 불륜 관계로 여성 시청자들로부터 미움을 잔뜩 산 박성준 역의 배우 이상윤(38)은 씁쓸하게 웃었다.“처음에는 이 작품에 대해 시청자들께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반응을 살폈어요. 그러다 욕을 먹기 시작하는데, 그 욕이 점점 성준이 아닌 이상윤한테 가면서 안 보게 되더라고요. ‘몰입해서 보신 거겠지’생각하지만 아무래도 욕을 보면 기분이 썩 좋진 않습니다. 부모님께서 보통 감상평을 잘해주시는데 이번에는 말씀을 잘 안 하시더라고요….”최근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상윤은 성준이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라고 해석하고 연기하다 보니 ‘포커페이스’처럼 됐는데, 이 덕분에 ‘연기 못 한다’는 욕까지 먹고 있다며 억울해하기도 했다.이상윤은 실제로는 포커페이스가 아니라 ‘뭔가가 있으면 다 말하고 혼나자’는 주의라, 성준의 태도가 답답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성준은 정선의 말을 한창 듣고 있다가 ‘정선아’ 한마디 하는 식이죠. 그러면 정선이는 ‘됐어’하고 가버리니 답답하더라고요. 실제로 전 안 그래요. (내연녀와) 그 정도까지 가서 들켰으면 얘기를 해야죠.”그는 그러면서도 “내가 연기한 만큼 성준을 3분의 2 정도는 이해했다”며 “‘태어난 게 죄’라는 감정 교류가 성준과 유리의 실수를 만들었다고 생각해 안쓰러웠다. 유리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아무도 없을 때 그 마음을 아니까 성준은 옆에 있어 줄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하지만 곧이어 “이상윤으로서 성준에게 한마디 하자면 ‘정신 차려라.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하겠다”고 강조했다.이상윤은 호흡을 맞춘 장나라, 표예진에 대한 신뢰도 내비쳤다.“나라 씨는 연기를 너무 잘해서 편했어요. 그런데 눈빛이 정말 강렬하더라고요. 스태프는 ‘눈으로 욕하고 있다’고도 하던데요. (웃음) 예진 씨도 쉽지 않은 연기를 잘해서 놀랐어요. 그래도 아마 엄청나게 힘들어하고 있겠죠.”2007년 MBC TV 드라마 ‘에어시티’로 데뷔한 이래 늘 반듯하고 모범적 이미지였던 이상윤은 이번 작품에서 ‘불륜남’을 연기하며 자연스럽게 스펙트럼을 넓혔다.그는 “이번 역할 제의가 온 것도, 이제 내가 기혼자들의 이야기를 다룰 수 있는 나이가 돼서인 것 같다”며 “내년이면 마흔인데, 연기자로서 책임감도 커졌다. 더 신중해야 하는 나이가 됐다”고 말했다.이상윤은 인터뷰 내내 성준을 넘어 자신에게까지 쏟아진 욕에 대해 섭섭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그래도 “‘VIP’가 잘돼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VIP’는 중반부터 시청률 두 자릿수로 월화극 1위를 달렸다.“제가 욕먹을수록 드라마가 잘 될 거라고 했는데, 결국 잘됐죠. 드라마 끝나고, 예능 ‘집사부일체’가 계속 방송되면 (욕먹는 것도) 좀 줄지 않을까요?” /연합뉴스

2019-12-25

유산슬의 출구 없는 매력…데뷔 100일 콘서트 28일 공개

MBC TV 예능 ‘놀면 뭐하니?’가 낳은 트로트 샛별 유산슬(유재석)이 지난 100일간 걸어온 트로트의 길을 총정리하는 콘서트를 열었다.‘놀면 뭐하니?’ 측은 23일 유산슬이 전날 MBC 드림센터 공개홀에서 연 ‘1집 굿바이 콘서트-인연’의 뒷이야기를 전했다.팬 800여 명이 몰린 가운데 유산슬은 ‘합정역 5번 출구’와 ‘사랑의 재개발’로 콘서트 포문을 열며 15분 만에 히트곡 겸 전곡 무대를 마쳤다. 이에 팬들은 ‘앙코르’를 외쳤고, 콘서트는 150분간 이어졌다. 유산슬은 비매품으로 발매된 1집에 실린 ‘사랑의 재개발’ 애타는 버전, 미공개 곡 ‘인생라면’ 무대를 최초로 공개했다.콘서트에는 ‘인연’이라는 테마에 맞게 ‘박토벤’ 박현우, ‘정차르트’ 정경천, ‘작사의 신’ 이건우 트로트 대가 3인방부터 유산슬의 선배 김연자, 진성, 박상철, 홍진영, 그리고 한국의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을 방불케 하는 거장들까지 모두 참석했다. 초대석에 자리한 김도일 작곡가와 ‘합정역 5번 출구’ 뮤직비디오의 주인공 도윤과 소란의 모습도 포착돼 반가움을 자아냈다.유산슬은 공연 내내 특별한 무대 장치를 기반으로 1층과 2층을 오가며 팬들과 가까이서 소통했고, 새로운 의상으로 볼거리도 더했다.모두가 “유산슬의 출구 없는 매력에 빠졌다”고 외친 콘서트 현장은 오는 28일 오후 6시 30분 ‘놀면 뭐하니?’에서 공개된다. /연합뉴스

2019-12-23

“세종 향한 장영실 마음 절절했을 것”

세종과 장영실, 조선의 두 천재 이야기를 그린 영화 ‘천문:하늘에 묻는다’는 허진호 감독의 인장이 선명한 작품이다.세밀한 연출로 인물의 감정을 한 땀 한 땀 그려내는 그의 장기가 응집돼 있다. 영화는 세종(한석규 분)이 관노였던 장영실(최민식)을 면천한 뒤 20년간 함께하며 조선 하늘과 시간을 관측할 수 있는 천문기기 등을 만드는 과정을 그린다.오는 26일 개봉을 앞두고 최근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허 감독은 “이야기의 출발은 장영실이 갑자기 역사 속에서 왜 사라졌을까, 아무리 잘못해도 신하를 내치지 않던 세종이 장영실은 왜 내쳤을까 하는 호기심이었다”면서 “많은 자료조사를 거쳐 영화적 상상력으로 역사의 빈틈을 채워나갔다”고 말했다. 실제로 장영실은 그가 관리 감독한 안여(임금이 타는 가마)가 부서지는 사건을 계기로 역사에서 사라진다.극 중 세종과 장영실 관계는 ‘군신 로맨스’라는 말이 나올 정도 훈훈하면서 밀도 있게 그려진다.허 감독은 세종을 향한 장영실의 마음에 대해 “정철의 사미인곡(思美人曲)처럼 절절했을 것 같다”며 “언젠가 홀로서는 나라를 꿈꿨을 세종 역시 자기의 꿈을 실현해 준 장영실을 친구로 두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허 감독은 처음부터 최민식과 한석규를 주연으로 염두에 뒀다. “각각의 배역은 두 배우가 오랜 고민 끝에 직접 결정했죠. 촬영 현장에서 최민식 씨는 기를 밖으로 펼치는 쪽이고, 한석규 씨는 안으로 모으는 편이라 연기가 너무 달랐어요. 그런 연기 스타일이 세종의 냉철함, 장영실의 천재적인 열정과 각각 잘 맞아떨어졌죠.”허 감독은 배우들이 캐릭터를 스스로 찾아갈 수 있도록 믿고 맡겼고, 아이디어도 많이 수용했다. 세종과 장영실이 근정전 앞에서 함께 누워 별을 보는 장면은 한석규가 제안한 장면이다. 원래는 둘이 걸어가면서 하늘을 보는 설정이었다고 한다.그는 “왕이 눕는다는 것은 파격적인데, 세종이 장영실을 대하는 시선을 보여줄 수 있어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였다”고 되짚었다.비가 오는 날 장영실이 세종의 침전 창호지에 먹칠한 뒤 구멍을 뚫어 다양한 별자리를 만드는 장면에서도 둘은 의견을 보탰다. “흰 창호지에 구멍을 뚫으면 빛이 잘 나올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장영실의 천재성을 보여줄 수 있게 먹칠을 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고 기억했다.허 감독은 3년 전 ‘덕혜옹주’에 이어 또다시 사극을 택한 데 “사극을 찍을 때 불편함은 있지만, 역사가 가진 힘을 느끼게 해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19-12-22

“여전히 연기 잘 모르겠다”

이병헌 /BH엔터테인먼트 제공19일 개봉한 영화 ‘백두산’은 재난 영화이면서 버디 무비다. 백두산 화산 폭발이라는 소재 자체는 모험이지만, 할리우드 재난 영화공식과 남북 요원 간 공조라는 한국 영화 단골 소재를 엮어 상업적으로 가장 안전하고 무난한 길을 간다.주연을 맡은 이병헌도 “시나리오를 봤을 때 너무 매끄러워서 매력이 덜 느껴졌다”며 “전형적인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익숙한 재난 영화에 입체감과 생명력을 불어넣은 것은 이병헌, 하정우 같은 배우들이다.특히 이병헌은 데뷔 이래 처음으로 북한 요원 역을 맡아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그가 맡은 리준평은 북한 무력부 소속 일급 자원으로, 남한 스파이 활동을 하다가 발각돼 지하 감옥에 갇힌 인물이다. 남한에서 온 폭발물처리반(EOD) 대위 조인창(하정우)과 함께 백두산 폭발을 막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이날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이병헌은 “먼저 캐스팅된 하정우가 전화를 걸어와 ‘꼭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영화가 버디 무비 성격도 있다 보니 서로 함께 만들어갈 부분도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이병헌은 이 작품에서 팔색조 연기를 선보인다. 능청맞게 농담을 하다가도 순식간에 서늘한 눈빛으로 돌변하는가 하면, 딸 앞에서는 뜨거운 부성애를 드러낸다. 이병헌은 “능청스러움과 냉철함, 빈틈을 오가는, 한마디로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믿고 보는 배우’ ‘연기신’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살지만 이병헌은 “여전히 연기를 잘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내가 잘하고 있는지 늘 의문을 달고 산다”고 말했다./연합뉴스

2019-12-19

뉴욕타임즈 ‘기생충, 오스카로 진격하다’

봉준호 감독. /연합뉴스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한국 영화 오스카(아카데미상) 출품작 ‘기생충’(Parasite)의 국제영화상(Best International Feature Film) 수상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NYT는 지난 17일(현지시간) ‘기생충, 오스카로 진격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미 시장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이 한국 영화가 내년 2월 9일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상 국제영화상 예비후보에 오른 사실을 부각했다.이 신문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오스카 후보 진입으로 올해 시상식 시즌의 매우 강력한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기생충’은 이 레이스(국제영화상)에서 거의 확실하게 궁극적인 승자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NYT는 ‘기생충’의 승리가 점쳐지는 가운데 스페인 출신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가 강력한 경쟁자로 맞서고 있다고 국제영화상 수상 레이스 판세를 진단했다.이어 ‘기생충’과 ‘페인 앤 글로리’는 앞서 칸영화제에서 한번 맞닥뜨린 바 있다면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이 이미 한 번 승리한 적이 있다고 NYT는 전했다.NYT는 ‘페인 앤 글로리’ 외에 ‘애틀랜틱스’(세네갈), ‘레미제라블’(프랑스) 등이 국제영화상 부문에서 경합하겠지만 ‘인비저블 라이프’(브라질), ‘모노스’(콜롬비아) 등이 예비후보에서 탈락한 것은 ‘기생충’에 호재라고 분석했다.NYT는 또 ‘기생충’의 엔딩곡 ‘소주 한 잔’이 아카데미 주제가상 예비후보에 올랐다고 전하면서 “많은 이들이 ‘기생충’의 국제영화상 후보 지명을 예상했지만, 주제가상 후보에 오르리라고 본 이는 거의 없었다”고 평했다.‘소주 한 잔’은 봉준호 감독이 작사하고 극 중 기택네 장남 기우 역을 맡은 배우 최우식이 부른 곡이다. /연합뉴스

2019-12-18

‘기생충’, 아카데미 국제영화상·주제가상 예비후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내년 아카데미상 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과 주제가상 예비후보(쇼트리스트)로 선정됐다.17일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국제영화, 장편 다큐멘터리, 단편 다큐멘터리, 분장, 음악, 주제가, 단편 애니메이션, 라이브액션 단편 등 9개 부문 예비 후보를 발표했다.‘기생충’은 국제영화상과 주제가상 예비 후보에 올랐다.국제영화상 예비후보작은 △더 페인티드 버드(체코) △진실과 정의(에스토니아) △레 미제라블(프랑스) △살아남은 사람들(헝가리) △허니랜드(북마케도니아) △코퍼스 크리스티(폴란드) △빈폴 (러시아) △아틀란틱스(세네갈) △기생충(한국) △페인 앤 글로리(스페인) 등 10편이다.AMPAS는 총 91편을 심사해 예비후보를 정했다. 국제영화상은 옛 외국어영화상으로, 내년부터 명칭이 바뀐다.AMPAS 규정에 따르면 국제영화상 후보는 미국이 아닌 나라에서 제작된 40분 이상의 장편 영화여야 한다. 대사 대부분이 영어가 아니어야 한다.AMPAS는 홈페이지를 통해 “예비 후보작 선정에는 모든 부문의 아카데미 회원들이 참여했다”며 “최종 후보작 선정 때는 모든 아카데미 회원이 작품 10개를 다 보고투표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기생충’은 주제가상(Original Score) 예비 후보에도 올랐다.봉 감독이 작사를 맡고, 극 중 기택네 장남 기우를 연기한 배우 최우식이 직접 부른 엔딩 곡 ‘소주 한 잔’이 이 부문 예비 후보로 지명됐다.이 곡은 기우와 같은 요즘 젊은이들의 고달픈 초상을 대변하는 노래로, 정재일 음악 감독이 작곡한 멜로디에 봉 감독이 가사를 입혔다. 봉 감독은 이 노래에 대해 “영화가 끝나도 기우가 계속 살아가는 느낌이 들게 가사를 썼다”고 밝힌 바 있다.최우식은 이날 예비후보에 ‘소주 한 잔’이 오르자 자신의 SNS에 예비후보작 리스트 사진을 올리고 “기생충에서 제가 부른 소주 한잔이…여기에. 치어스!(CHEERS)”라고 소감을 전했다.주제가상 부문에는 ‘소주 한 잔’ 외에도 △스피치리스(알라딘) △인투 디 언노운(겨울왕국 2) △스피릿(라이온 킹) 등 총 15편이 예비 후보에 올랐다.주제가상 최종 후보에 오르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공연하게 된다. ‘소주 한 잔’이 최종 후보로 지명될 경우 최우식이 시상식 무대에 서서 이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볼 수 있다.이 중 최종 후보작은 내년 1월 13일 발표된다. 작품상, 감독상 등 주요 부문 후보작도 1월에 함께 공개된다. 시상식은 2월 9일 미국 캘리포니아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다.한국 영화가 아카데미상 예비 후보에 오른 것은 지난해 ‘버닝’에 이어 두 번째다. ‘버닝’은 본선에 진출하지는 못했다.여러 외신은 ‘기생충’이 최종 후보 발표에서 감독상과 각본상 후보로 지명될 것으로 관측한다.지금까지 총 2천35만 달러(약 238억원)를 벌어 올해 북미 개봉 외국어 영화 중 최고 수입을 올렸고 시카고·로스앤젤레스·애틀랜타 등 미국 대도시 영화비평가협회 시상식의 외국어영화상 부문에서 거의 빠짐없이 수상했다. 이미 지난 10일에는 한국 영화 최초로 골든글로브에서 감독상, 각본상,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등 3개 후보에 지명됐다./연합뉴스

2019-12-17

주말드라마 전쟁… 골라보는 재미 ‘쏠쏠’

평일 미니시리즈가 각 방송사 드라마국의 핵심이라는 것도 옛말이 됐다. 이제는 주말 전쟁, 그러니까 금·토요일 드라마 싸움이다.미니시리즈 프라임타임으로 불리는 밤 9∼10시대를 기준으로 월·화요일에는 지상파는 SBS TV ‘VIP’뿐이고 tvN ‘블랙독’과 JTBC ‘검사내전’이 편성돼 있다. 수·목요일에는 KBS 2TV ‘99억의 여자’와 MBC TV ‘하자있는 인간들’, tvN ‘싸이코패스 다이어리’가 경쟁 중이다.반면, 금요일 밤부터 주말로 분류되는 최근 트렌드에 따라 금∼일요일에는 tvN ‘사랑의 불시착’, SBS TV ‘스토브리그’, JTBC ‘초콜릿’, TV조선 ‘간택’ 등 미니시리즈와, 전통 주말극인 KBS 2TV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MBC TV ‘두 번은 없다’ 등 라인업이 풍성하다.특히 ‘사랑의 불시착’, ‘스토브리그’, ‘초콜릿’, ‘간택’ 등은 각 방송사 핵심 작품으로 분류된다.그중에서도 ‘사랑의 불시착’은 올해 보릿고개를 겪은 tvN에 마지막 가능성을 남긴 작품으로 꼽힌다.드라마는 현빈과 손예진이라는 호화 캐스팅에 대한민국 재벌가 상속녀와 북한 엘리트 장교 간 로맨스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첫 방송부터 시청률 6%를 돌파했다. 북한 관련 소재와 지나치게 명랑한 톤에 대한 호불호가 엇갈리지만, 두 톱 배우, 선남선녀를 안방극장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화제성은 떼놓은 당상이라는 반응이 많다.‘스토브리그’ 역시 기대 이상의 호평을 받는다. 그동안 운동선수를 소재로 한 작품은 꽤 있었지만, 야구 중에서도 야구단 프런트를 조명한 작품은 ‘스토브리그’가 처음이다. 예상보다 꼼꼼한 디테일에 국내 프로야구팬들은 이 드라마를 각자 응원하는 구단에 대입하면서 몰입하는 분위기다. 시청률도 첫날 3.3%-5.5%에서 둘째 날 5.5%-7.8%로 뛰어올랐다.‘초콜릿’은 1990년대 감성을 살린 멜로로 마니아층을 낳았다. 시골의 호스피스 병동에서 서로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며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과정은 어떻게 보면 전형적이지만 시청자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가장 명료한 구성이기도 하다. 윤계상과 하지원, 베테랑 배우들의 첫 호흡도 기대 이상이다. 시청률도 4%대에 진입했다.‘간택’은 TV조선 드라마 사상 최고 시청률 기록을 보유한 ‘대군’의 주인공 진세연과 김정민 PD의 재회로 관심을 끌었으며, ‘대군’만큼이나 빠른 전개로 TV조선 기본 시청자층인 중장년은 물론 젊은 세대의 눈도 붙들었다. 시청률은 3% 돌파를 앞뒀다.이렇듯 각 방송사가 대작이나 알짜 미니시리즈를 주말에 편성하는 것은 버려진 시간대였던 속칭 ‘불금’(불타는 금요일)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온 비지상파의 전략, 그리고 드라마 편수 감축으로 재정난에 대응 중인 지상파의 고육지책에서 비롯한 것으로 분석됐다.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17일 “과거에는 수·목요일이 지상파 드라마들의 자존심을 챙겨주는 시간대였다. 금요일은 버리는 시간이었는데 tvN, JTBC 등 비지상파가 그 시간대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면서 새로운 편성 시간대가 구축됐고 뜨거워졌다”고 말했다. 정 평론가는 이어 “지상파는 제작비 부담에 월∼목요일을 다 채우기 어려운 상황이라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데, 그 집중을 금·토요일에 맞추려는 흐름이 생겼다”고 덧붙였다.그는 또 “생활패턴도 극단적으로 나뉘었다. 불금이라고 나가는 사람과 집에서 조용히 쉬면서 드라마 한 편 보는 사람으로 극명히 갈린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2019-12-17

머라이어 캐리, 25년 전 발표 크리스마스송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빌보드 차트 1위… “우리가 해냈다” 자축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세계 곳곳에서 어김없이 들려오는 노래가 발표 25년 만에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다.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팝가수 머라이어 캐리의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100에서 정상을 차지했다.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크리스마스 송 중 하나인 이 곡이 핫100 차트 정상에 오른 것은 1994년 발표된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해당 차트에서 이전까지 거둔 최고 성적은 올 1월에 기록한 3위다.크리스마스 관련 곡이 핫100 1위에 오른 것은 60년 만에 처음이다.캐리는 이날 트위터에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의 이모지(그림문자)를 올리며 “우리가 해냈다”고 자축했다.정상에 오르기까지 이토록 오랜 세월이 걸린 것은 발매 당시 빌보드 차트의 독특한 규정 때문이다.캐리가 24살이던 1994년 녹음한 앨범 ‘메리 크리스마스’에 실린 이 곡은 발표 당시에는 핫100 차트에 진입조차 할 수 없었다. 차트 규정상 싱글로 발표된 곡만 진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이후 1998년에 앨범 수록곡도 싱글 차트에 진입할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뀌면서 이 곡이 뒤늦게 핫100 차트에서 경합을 벌일 길이 열리게 됐다.2003년 개봉한 영화 ‘러브 액츄얼리’에 나오기도 한 이 곡은 커버한 가수만 수십명이 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며 명실상부한 ‘크리스마스 명곡’의 반열에 올랐다.미 CNN방송에 따르면 캐리는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 단 한 곡으로 현재까지 로열티 6천만달러(약 701억원)를 벌어들였다.캐리는 올해 이 곡을 싱글로 담은 CD를 처음으로 발매하고 새 뮤직비디오도 공개하는 등 특히 홍보에 열을 올렸다.그는 이날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이 곡의 차트 1위 등극은 자신보다 팬들에게 더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2019-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