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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ㆍ연예

BTS 새 앨범 선주문 폭주… 402만장 돌파

그룹 방탄소년단(BTS) 신보 국내외 선주문양이 402만 장을 돌파하며 방탄소년단 앨범 사상 최대치 경신을 이어갔다.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이들의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SOUL : 7) 선주문량이 지난 17일 기준 402만 장을 넘어섰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방탄소년단 앨범 유통사 드림어스컴퍼니가 국내외 선주문양을 집계한 결과다.방탄소년단 정규 4집은 지난달 9일 예약판매가 시작된 뒤 일주일 만에 선주문량342만 장을 돌파하며 이미 방탄소년단 앨범으로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방탄소년단은 전날에는 신곡 15곡을 포함해 총 20곡이 수록된 정규 4집 트랙리스트를 공개한 바 있다.이중 타이틀곡 ‘ON(온)’의 경우 세계적 팝 가수 시아(Sia)가 피처링한 버전도 디지털 음원으로 공개될 예정이어서 화제를 모았다.방탄소년단은 오는 21일 오후 6시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을 전 세계에 동시 발매한다. 타이틀곡 ‘ON’의 ‘키네틱 매니페스토 필름’(Kinetic Manifesto Film)도 함께 공개한다고 예고했는데 어떤 영상일지에도 관심이 쏠렸다.빅히트 측은 ‘키네틱 매니페스토 필름’은 “타이틀곡 ‘ON’의 공식 뮤직비디오”라며 “방탄소년단이 출연해 퍼포먼스의 정점을 보여준다”고 예고했다. 방탄소년단은 새 앨범 발매 후 미국 인기 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하며 팬들을 만난다. 신보 공개 후 첫 방송으로 2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NBC 유명 아침 토크쇼 ‘투데이 쇼’(TODAY SHOW)에 출연해 뉴욕 록펠러 플라자에서 생방송 인터뷰를 한다.이어 24일에는 NBC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서 타이틀곡 무대를 최초로 공개한다. 뉴욕 기차역인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에서 펼쳐지는 대형 퍼포먼스가 될 전망이다.아울러 25일 방송하는 CBS 인기 심야 토크쇼 ‘더 레이트 레이트 쇼 위드 제임스코든’의 ‘카풀 가라오케’ 코너에 출연한다. 유명 팝스타 등이 진행자 제임스 코든과차에 탑승해 대화하며 노래를 부르는 코너다.앞서 방탄소년단은 정규 4집 선공개곡 ‘블랙 스완’ 무대를 이 프로그램에서 처음 선보였다. /연합뉴스

2020-02-18

돌아온 아이즈원 신보 ‘대박’

우여곡절 끝에 컴백한 걸그룹 아이즈원이 새 앨범 발매 하루 만에 역대 걸그룹 발매 첫 주 판매량(초동) 기록을 경신하는 성적을 거뒀다.소속사 오프더레코드는 18일 국내 음반판매량 집계사이트 한터차트를 인용해 아이즈원 정규 1집 ‘블룸아이즈’(BLOOM*IZ)의 1일 차 총판매량이 약 18만4천장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블룸아이즈’는 지난 17일 오후 6시 발매됐다.이는 트와이스가 지난해 9월 미니 8집 ‘필 스페셜’(15만4천장)로 세운 걸 그룹 앨범 초동 판매량 1위 기록을 하루 만에 넘어선 것이다.아이즈원은 지난해 4월 미니 2집 ‘하트아이즈’(HEART*IZ)로 발매 첫 주 13만2천장의 판매고를 달성하며 당시 걸그룹 역대 1위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후 트와이스가 미니 7집 ‘팬시 유’와 미니 8집 ‘필 스페셜’로 1위 기록을 깼다. 아이즈원은 이번 기록으로 다시 1위를 탈환하며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48’ 투표 조작 논란에도 건재한 팬덤을 과시했다.소속사는 “블룸아이즈 초동 판매량은 발매 1주일째인 오는 23일 판매량까지 총합한 수치로 집계되는 만큼, 아이즈원의 초동 신기록은 매 순간 경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블룸아이즈’ 타이틀곡 ‘피에스타’는 18일 오전 8시 기준 소리바다·벅스 1위, 멜론·지니 2위, 플로 4위 등 국내 음원 차트에서도 호성적을 거뒀다.아이즈원은 전날 엠넷 등에서 방영한 컴백쇼 ‘컴백 아이즈원 블룸아이즈’를 통해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했다.아이즈원은 당초 지난해 11월 ‘블룸아이즈’를 발매할 예정이었지만, 아이즈원을 배출한 프로그램 ‘프로듀스48’이 조작 논란에 휩싸이며 발매 일정을 전면 중단했었다. /연합뉴스

2020-02-18

‘사랑의 불시착’ 시청률 1위로 종영

배우 손예진과 현빈의 로맨틱한 연기로 탄력을 받은 tvN 토일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채널 역대 드라마 중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종영했다.17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6일 9시께부터 약 2시간 동안 방송한 ‘사랑의 불시착’ 마지막 회 시청률은 21.683%(유료 플랫폼)로 나타났다. 역대 tvN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성적으로, 2016년 방송한 김은숙 작가의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의 최고기록 20.5%를 뛰어넘었다.드라마는 분단의 현실로 남북한에서 각각 살아가던 윤세리(손예진 분)와 리정혁(현빈)이 스위스에서 극적으로 재회하는 행복한 모습으로 끝이 났다. 서단(서지혜)은 총을 맞고 죽은 구승준(김정현)에 대한 자신의 진심을 깨닫고 리정혁을 단념했다.‘사랑의 불시착’은 방송 전부터 실제로도 친분이 있는 동갑내기 스타 현빈과 손예진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다.특히 손예진과 현빈이 두 차례나 열애설에 휩싸인 적 있어 이들이 보여줄 로맨스 호흡에 더욱 관심이 갔다.‘별에서 온 그대’(2013∼2014), ‘푸른 바다의 전설’(2016∼2017) 등 수많은 히트작을 탄생시킨 박지은 작가가 대본 지필을 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올해 최고의 작품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그러나 드라마는 방송 초반 ‘북한 미화’라는 비판을 들으며 따가운 시선에 직면했다. 남북관계가 냉각기에 접어든 시기에 방영된 데다가 로맨틱 코미디 특유의 발랄한 색채는 북한의 현실과 지나치게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하지만 이 모든 비판에도 불구하고 손예진과 현빈의 로맨스 연기는 남달랐다. ‘실제로도 사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두 배우의 사랑스러운 ‘케미’ 덕분에 드라마는 20%가 넘는 시청률 대기록을 세웠다. /연합뉴스

2020-02-17

봉감독은 다 계획이 있구나?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오스카상 4관왕을 휩쓸면서 그가 본격적으로 데뷔하기 전 찍은 단편 영화들도 주목받고 있다.풋풋한 20대 때 찍은 작품이지만 ‘기생충’에서 드러난 주제 의식과 날카로운 사회 인식, 풍자와 유머 등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떡잎’부터 남달랐음을 보여준다.봉 감독이 ‘대외적으로’ 첫 단편영화로 꼽는 작품은 ‘백색인’(1993)이다. 연세대 재학 시절 제대 후 친구들과 만든 영화 연합 동아리 ‘노란문’ 활동 당시 연출했다.주인공은 회사원 W. 출근길 주차장에 떨어져 있던 잘린 검지손가락을 발견한다.그는 손가락을 주워 가죽으로 된 도장집 안에 넣은 뒤 출근하고 전화 버튼이나 TV 리모컨을 누를 때 사용하는 등 장난감처럼 가지고 논다. 심지어 깨끗이 씻어 귓가에 꽂기까지 한다. 그러다 손가락을 잃은 노동자가 사장을 때려 체포됐다는 TV 뉴스를 본 뒤 다음 날 출근길에 손가락을 개에게 줘버린다.화이트칼라, 혹은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누구나 가진 양면성과 이중성, 사회에 대한 무관심 등을 짚었다. 주인공은 배우 김뢰하가 맡았고, TV 뉴스 속에 등장하는 손가락 잘린 노동자는 안내상이 연기했다. 김뢰하는 이 작품을 계기로 ‘지리멸렬’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 ‘괴물’ 등에 출연하며 봉 감독과 계속 호흡을 맞춘다.‘백색인’은 봉 감독과 박찬욱 감독을 이어준 작품이기도 하다. 훗날 ‘백색인’을인상 깊게 본 박 감독이 봉 감독에게 연락해 장편 시나리오를 제의한 것이다.1995년 한국영화아카데미 졸업 후 사실상 실업자였던 봉 감독은 제의를 수락하고 시나리오 85%까지 썼지만, 전체적인 구조를 짜는 데는 실패했고, 그 기획 자체도엎어졌다.봉 감독의 ‘인생을 바꿔 놓은’ 단편은 ‘지리멸렬’(1994)이다. 한국영화아카데미졸업작품으로, 30분짜리 옴니버스 형태다. 대학교수, 신문사 논설위원, 검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사회지도층’의 위선과 민낯을 풍자적으로 그린다.첫 번째 에피소드는 ‘바퀴벌레’. 도색잡지를 즐겨보던 대학교수가 학생에게 자신의 행적을 들키지 않으려 아슬아슬한 추적극을 벌이는 내용이다.두 번째 에피소드(‘골목 밖으로’)는 새벽마다 조깅하면서 남의 집 앞 우유를 몰래 마신 한 중년 남성 때문에 도둑으로 몰린 신문 배달 소년과 중년 남성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그린다. 그 남성의 정체는 에필로그에서 밝혀진다.세 번째 ‘고통의 밤’은 술에 취해 노상 방뇨를 하려다가 경비원에게 들키는 엘리트 검사 이야기다. 에필로그에선 이들 세 사람이 ‘TV 심야 토론’에 나와 한국 사회의 문제점과 무너진 윤리에 관해 토론한다.봉 감독은 “사회 고위층들의 독특한 기행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TV 토론 장면은 당시 ‘영화진흥공사’ 남산 세트장에서 촬영 중이던 영화 ‘남자는 괴로워’ 세트를 빌려 찍었다고 한다.두 단편 모두 눈길을 끄는 대목은 ‘기생충’처럼 가파르게 계단을 오르내리는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는 점. 달동네와 고층 아파트, 가난한 집들과 부촌 골목길을 대조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지리멸렬’은 밴쿠버와 홍콩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돼 신인이던 봉 감독이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봉 감독이 2003년 선보인 ‘싱크 앤 라이즈’는 한국 영화 아카데미 20주년 기념으로 만든 6분짜리 단편이다. 한강 둔치 매점 주인이 딸과 함께 온 가난한 아버지와 ‘삶은 계란이 물에 뜨는지’를 놓고 내기를 벌이는 내용으로, 영화 ‘괴물’의 실마리가 된 작품이다. 변희봉과 윤제문이 출연했다.2004년에는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 삼인삼색’ 중 한편인 ‘인플루엔자’를 선보였다. 러닝타임 30분짜리 이 영화는 한강 다리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남자의 모습에서 시작한다. 내리막길을 향해 달려가는 한 남자와 그를 둘러싼 풍경을 무심한 CCTV 카메라를 통해 보여주는 작품이다.사실 이들 단편에 앞서 봉 감독 생애 첫 단편 데뷔작은 애니메이션 ‘룩킹 포 파라다이스’다. 동아리 노란문 활동 때 ‘백색인’보다 먼저 연출했다. 고릴라가 주인공인 20분짜리 인형 애니메이션으로, 아르바이트해서 산 캠코더를 이용해 고릴라 인형을 일일이 움직여가며 촬영했다. 봉 감독은 ‘데뷔의 순간’이라는 책에서 “애니메이션을 했다가는 성격을 버리겠다는 생각에 꿈을 포기했다. 힘들게 사흘 동안 촬영했는데, 돌리면 10초밖에 안 나오니까 정말 허무하고 고통스러웠다”고 떠올렸다.봉 감독은 뮤직비디오도 찍었다. 가수 한영애 팬이던 그는 2003년 ‘살인의 추억’ 이후 그해 9월 한영애 컴백곡 ‘외로운 가로등’ 뮤비 연출을 자청했다.배우 류승범과 강혜정이 주연을 맡고 김뢰하, 박노식 등이 출연한 이 뮤비는 다양한 커플들이 골목길 가로등 아래서 키스하는 장면들로 이뤄졌는데, 흡연 장면 등이 문제가 돼 방송금지 판정을 받은 ‘비운의 뮤비’이기도 하다.2000년에는 김돈규 노래 ‘단’ 뮤비도 연출한 바 있다. 지하철 안을 배경으로 배두나와 박해일이 감정 연기를 펼쳤다. 봉 감독은 한 뉴스 프로그램에서 “저예산 인해전술로 찍었다”고 떠올렸다. /연합뉴스

2020-02-17

‘이태원 클라쓰’, 시청률 10%의 벽 돌파

젊음의 공간 이태원에서 벌어지는 톡톡 튀는 청춘들의 ‘복수극’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으며 ‘이태원 클라쓰’가 10%의 벽을 깼다.지난 15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4일 오후 11시께부터 방송한 JTBC 금토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전국 시청률은 유료 플랫폼 기준 10.716%로 나타났다.방영 5회 만에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와 ‘힘쎈여자 도봉순’이 기록한 최고 시청률 9.7%를 넘어선 성과다. 남은 것은 ‘품위있는 그녀’(12.1%)와 ‘SKY 캐슬’(23.8%)뿐이다.전날 방송에는 조이서(김다미 분)가 박새로이(박서준)의 단밤 포차에 본격적으로 합류하며 가게 매출을 대폭 올리는 이야기가 담겼다. 이 과정에서 직원 마현이(이주영)가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고, 박새로이-조이서-오수아(권나라) 사이 삼각관계도 점점 달아오르며 시청자를 끌어모았다.‘이태원 클라쓰’는 힘없는 자가 가진 자에게 앙갚음하는 복수극을 기본 서사로 삼아 통속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트랜스젠더, 걸크러시형 천재, 전과자, 혼혈아 등 한국 드라마에서 잘 눈에 띄지 않았던 캐릭터들이 극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지나친 자기애에 빠져있거나 편견과 두려움에 갇혀있던 청춘들이 서로를 이해하게 되며 똘똘 뭉치는 성장 드라마이기도 하다. 연령 진입장벽 없이 모든 세대가 같이 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파죽지세로 시청률이 상승하는 이 드라마가 앞으로 어떤 기록을 낼지, ‘SKY 캐슬’ 이후로 한동안 침체기에 빠졌던 JTBC 드라마를 일으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2020-02-16

“더 좋은 연기 위해 독기 품고 노력했죠”

배우 조한선. /미스틱스토리 제공“계속 작품은 하는 데 알려진 작품은 없고 대중은 모르고… 늘 마음이 안 좋고 신경 쓰였어요. 그래서 악착같이 매달려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하려고 했습니다.”데뷔 19년 만의 첫 라운드 인터뷰였다. 최근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미스틱스토리 사옥에서 만난 조한선(39)은 기자들과 빙 둘러앉아서 하는 인터뷰가 ‘신기하다’며 재밌어했다.조한선은 SBS TV ‘스토브리그’에서 프로야구 만년 꼴찌팀 드림즈 4번 타자 임동규를 맡았다.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팀 내 영웅과 적폐를 한순간에 왔다 갔다 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6년 전 영화 ‘늑대의 유혹’ 터프 가이만을 기억한 대중에겐 반가움과 동시에 신선한 충격이었다.“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줄 몰랐어요. 1∼2회 동안은 강한 인상을 전달하려고 했어요. 그게 잘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욕은 배부르게 먹은 것 같아요(웃음). 드림즈로 돌아온 후에는 전에 욕하시던 분들이 제 SNS에 ‘임동규 선수 욕해서 미안하다’고 글을 올리시더라고요. 얼떨떨하기도 하고 책임감도 많이 생겨요.”날카롭고 매서운 이미지를 위해 약 두 달 동안 7㎏을 감량했다는 그는 “야구선수 역을 위해 준비를 더 많이 해야 했던 건 사실”이라며 “특정 선수를 참고하지는 않았지만, 동영상을 보며 야구 공부도 많이 하고 자세 교정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밝혔다.“스포츠 드라마라 고민이 없지는 않았는데 막상 대본을 보니 스포츠 드라마가 아니더라고요. 야구팀을 위해 뒤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게 신선했어요. 감독님과 작가님을 만난 후엔 믿고 가도 되겠고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작품이라 생각했죠.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임동규는 빛날 수 없었다고 생각해요.”“현장에 있는 스태프와 동료가 다 극 중 인물처럼 서로를 대해요. 주고받는 문자도 그렇게 하고요. 최근에 임동규로 인터뷰도 했는데 그게 어색하지 않더라고요. 참 재밌는 경험을 하는 것 같아요. 현장에 있는 배우들도 강두기(하도권 분), 서영주(차엽)로 보여요.” 이어 “드림즈로 돌아온 임동규를 위해 팀원들이 임동규 응원가를 함께 부르고 춤을 추며 반겨주는 장면도 즉석에서 맞춘 것”이라며 “임동규가 드림즈에서 11년 동안 있었던 사람이고 함께 한솥밥 먹었던 동료들이니 그런 장난을 쳐도 즐거웠던 기억을 살려 유쾌하게 받아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그는 자신에게도 ‘임동규 같은 독기’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결혼 뒤에는 “가장이라는 책임감과 캐릭터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자세를 가지게 됐다”고 했다.“저는 선택권이 많지 않은 배우였기 때문에 독기를 안 품을 수 없는 위치였어요. 한 역할을 맡으면 ‘올인’을 할 수밖에 없었죠. 계속 더 좋은 작품,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더 채워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그게 저를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보답하는 것으로 생각하고요. 아내는 제 인생의 길잡이입니다. 조언보다는 연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묵묵히 지켜봐 줘요. 드라마를 보고 너무 재밌다고 말해주는데 와 닿더라고요. 아내도 야구를 좋아하게 됐어요. 드림즈의 팬이에요(웃음).” /연합뉴스

2020-02-16

“저희 노래로 한국팬들 사로잡고파”

“저희 노래를 듣고 ‘이 팀 뭔데 노래 좋지’, 하면서 새롭게 유입되는 분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다른 곡 뭔지 찾아봐야겠다’ 하면서 저희를 좀 더 알아가시는 분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전지우)혼성그룹 카드(KARD)는 여러모로 아이돌 그룹 전형에서 벗어나 가요계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한 팀이다.남자 멤버 2명(비엠, 제이셉)과 여자 멤버 2명(전소민, 전지우)으로 구성된 혼성그룹이라는 점이 그렇고,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지만 국내 인지도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 그렇다.이들이 지난 12일 발매한 네 번째 미니앨범 ‘레드 문’(RED MOON)을 통해 국내 팬들을 사로잡기 위한 출사표를 던졌다. 최근 성수동에서 만난 카드 멤버들은 국내 활동에 대한 의욕을 한목소리로 드러냈다.리드래퍼 비엠(BM)은 “저희의 큰 숙제가 한국 인지도를 키우는 것”이라며 “‘왜 한국에서 안될까’ 그 말만 안 나왔으면 좋겠다. 반대로 ‘한국에서 인지도가 키워졌네’ 하는 말이 나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우도 “국내 활동에 좀 더 포인트를 주는 걸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국내 시장 인지도를 ‘숙제’로 꼽았지만 이들은 사실 2017년 국내에 정식 데뷔하기도 전에 해외에서 먼저 인기를 얻으며 화제가 됐다.데뷔 전인 2016년 12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오나나’(Oh NaNa), ‘돈트 리콜’(Don’t Recall), ‘루머’(RUMOR) 등 싱글을 발표해 세 곡의 뮤직비디오 모두 유튜브 조회 수 1천만 뷰를 돌파했고, 해외 아이튠스 차트 상위권에 진입했다.전소민은 “너무 ‘K팝’스럽지 않은 노래들에 강렬한 퍼포먼스, 혼성그룹이라는 특별한 점, 뭄바톤이라는 장르를 처음으로 갖고 나온 점 등이 강점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이번 앨범 ‘레드 문’에서도 카드의 독특한 색깔은 이어진다. 동명 타이틀곡 ‘레드 문’은 카드가 그간 선보인 뭄바톤 장르에 EDM(일렉트로닉 댄스뮤직), 트랩이 조화를 이룬 곡으로 감각적 비트가 돋보인다. 월식에 달이 붉게 물드는 것처럼 서로에게 끌리는 마음을 표현했다.이번 앨범으로 얻고 싶은 성과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전소민은 “음악방송 1위를 한번 해보고 싶다”, 제이셉은 “일단은 차트인이 제일 큰 목표다. 꾸준히 많은 분께 사랑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2020-02-13

“선생님처럼 보이려 하진 않았어요”

“연극은 허공을 보며 ‘저기 별이 있다’ 하면 관객들이 모두 별의 존재를 믿게 되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마법 같은 순간들이 있거든요. ‘블랙독’의 한 시간도 가장 연극적인 시간이 아닌가 합니다.”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미스틱스토리 사옥에서 만난 배우 이창훈(40)은 지난 4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블랙독’을 이렇게 추억했다.이창훈은 넉살 좋은 평화주의자인 생물 과목 정교사 배명수 역을 맡아 시청자들로부터 ‘생물 선생님보다 더 생물 선생님 같다’ ‘어디서 선생님 하는 분 데려온 거 아니냐’ 등의 반응을 얻었다. 그 이전엔 극단 선배 추천으로 맺게 된 안판석 PD와의 인연으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2018), ‘봄밤’(2019)으로 눈도장을 찍었다.“주변에서 진짜 선생님 같다는 반응이 많다고 알려줬어요. 그런데 전 완벽한 타인이 된다는 것을 믿지 못하는 편이에요. 나 자신의 모습에서 출발하면 그 사람처럼 보이는 것 같고, 정답은 내게 있는 것 같아요. 제가 할 법한 것들이 인물이랑 맞아떨어졌을 때 일상적으로 보이는 것 같고요.” 이창훈은 “선생님처럼 보이려고 선생님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촬영장에서 집중하고 유연하게 받아들이려고 노력했다. 감초 역할이긴 하지만 너무 가볍게만 표현되면 이야기가 흘러가는 데 방해될 것 같아 선생님의 기본 소양을 매 순간 잃지 않으려고 했다”고 밝혔다.이어 실제 본인은 “배명수처럼 오지랖이 넓지는 않다”면서도 “배명수가 가지고 있는 근원을 알 수 없는 편안함을 좋아한다. 갖고 싶은 모습”이라고 말했다.“개인적으로는 고하늘(서현진 분)이 대치고 정교사 면접을 보기 전 ‘이제 시간이 됐으니 얼른 내려가라’고 말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되게 마음이 묘하면서 뼛속까지 들어올 정도로 그 순간이 너무 기뻤어요. 일상의 서현진과 극 중 고하늘의 모습이 다 와 닿았어요. 배우 서현진을 매번 신뢰할 수 있었죠. 배우들끼리는 되게 소중한 일인데 빈번히 겪는 일은 아니에요.” 진학부 선생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 대해서는 “라미란 누나 주도로 진학부 4명이 시간을 많이 보냈다. 좋은 순간이 너무 많았다”고 했다.“연극을 하면서 정말 많은 인물을 했어요. 배명수는 사람 자체가 좋은, 어떤 수더분하고 편안한 사람이지만 공연하면서는 사이코패스 역도 하고 게이 역도 했거든요. 새로운 역에 도전하고 싶은 욕심보다는 좋은 사람들이랑 좋은 이야기로 만났으면 하는 욕망이 큽니다.” /연합뉴스

2020-02-12

‘기생충’ 붐… 북미·영국 상영관 확대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이 올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4관왕을 차지하면서 붐이 일고 있다.‘기생충’의 전 세계 흥행 수입은 이미 2천억원에 육박했고, 북미에서도 오스카 효과로 박스오피스 매출이 증가해 총 600억원에 가까운 수입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다.지난 10일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기생충’은 현재까지 북미에서 3천553만 달러(421억원), 전 세계에서 1억6천542만 달러(1천959억원)의 티켓 수입을 거뒀다.북미에서 거둔 수입은 지금까지 북미에서 선보인 모든 비영어 영화 가운데 6위에 해당한다. 5위는 2006년 개봉한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3천760만달러)로, 조만간 따라잡을 것으로 보인다.통상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으면 북미 박스오피스 매출은 20% 안팎으로 뛴다. 지난해 ‘그린북’은 작품상 수상 이후 매출이 18%(1천500만달러)가량 늘었다. 2012년 ‘아티스트’는 29%, 2017년 ‘문라이트’는 20.2% 각각 뛰었다. 일부 박스오피스 전문가는 ‘기생충’이 이미 DVD로 출시됐음에도 최종 4천500만∼5천만 달러(592억원)의 티켓 수입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특히 미국 언론이 ‘기생충’ 오스카 석권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영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이번 주말 많은 관객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아직 ‘기생충’을 보지 못했다면 당장 나가서 보라”고 권하기도 했다.‘네온’도 오스카 효과를 노리고 현재 1천60개인 상영관 수를 이번 주말 2천 개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기생충’ 붐은 영국에서도 일고 있다. 지난 7일 영국에서 개봉해 시사회 등을 포함, 첫 주말에 약 140만 파운드(21억4천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는 영국에서 개봉한 비 영어 영화 오프닝 성적으로는 최고라고 버라이어티가 보도했다. 영국 배급사 커존은 상영관을 136개에서 400개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기생충’은 유럽과 남미, 오세아니아, 아시아, 중동까지 202개국에 팔려 한국 영화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고 한국과 미국, 프랑스 영국, 일본 등 총 67개국에서 개봉됐다.한국에선 이달 말 ‘기생충’ 흑백판이 극장에 내걸린다. 봉 감독과 홍경표 촬영감독이 한 장면 한 장면씩 콘트라스트(대조)와 톤을 조절하는 작업을 거친 작품으로, 색다른 느낌을 줄 것으로 보인다. 봉 감독이 직접 쓴 각본과 직접 구성한 스토리보드, 봉 감독의 창작 과정과 영화 세계를 묻는 인터뷰가 담겨 있는 ‘기생충 각본집 스토리북 세트’도 불티나듯 팔리고 있다.예스24에 따르면 전날 수상 소식이 전해진 뒤 각본집 세트는 하루 만에 1천110권이 팔려나갔고,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10위’에 진입했다.출판 유통업계는 이 세트를 포함한 아카데미상 관련 도서 구매 고객에게 ‘기생충 사인 포스터’, ‘기생충 소주잔’과 같은 기념품 증정 이벤트를 여는 등 ‘기생충 열풍’에 편승할 태세를 갖췄다. /연합뉴스

2020-02-11

“멀게만 느꼈던 아카데미상 꿈꾸게 됐어요”

전도연.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그동안 아카데미는 다른 세상 이야기였는데, 이제는 문이 열린 것 같네요.” 배우 전도연이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에 대해 이같이 축하를 보냈다.2007년 ‘밀양’으로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전도연은 “나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나도 이제 꿈을 꾸게 됐다”고 웃었다. 11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그는 “그동안 아카데미는 다른 세상 이야기라고 했지만, 이제는 ‘아, 그럴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최고의 배우요? 아니에요. 저는 최고를 꿈꾸는 배우는 거죠. 언젠가는 저도 좋은 작품으로 아카데미에 갈 수 있겠다고 꿈꿀 수 있는 길이 열렸죠.”‘기생충’의 수상에 대해서는 “말이 안 나올 만큼 어마어마한 일이고 대단하다”고 찬사를 보냈다.“‘기생충’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받았을 때 저 샴페인 땄어요. 봉 감독님과 송강호 배우에게 문자를 보냈죠. 그 이후에도 계속 큰 상을 받고 역사를 쓴 거죠. 저 역시도 전에 칸에서 상을 받았지만, 그 뒤로도 계속 길이 열리고 있는 거죠.”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아카데미에서 배우상이라고 못 받으리라는 법이 없다”며 “윤여정 선생님이랑 같이 아카데미 가고 싶다”고 웃었다.전도연은 오는 19일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영화는 우연히 거액의 돈 가방을 발견한 인물들이 짐승처럼 변해가는 이야기를그린다. 돈 가방은 하나지만, 각 인물은 모두 다른 사연과 이유로 그것을 차지하려 한다.전도연은 거액의 돈으로 새로운 인생을 꿈꾸는 술집 사장 연희를 연기했다. 상영 시간 50분이 지나서야 등장하지만, 첫 등장부터 영화 전체를 휘어잡는 카리스마를 뽐낸다.전도연은 “연희의 등장이 파격적이고 등장부터 강력해서 힘을 빼고서 ‘아무것도하지 않는 것처럼 하자’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돌아봤다.“처음에 시나리오를 봤을 때 블랙코미디라고 생각했어요. 또 인물 한명 한명이 정말 좋았죠. 연희처럼 저도 촬영 중간에 들어갔는데, 너무 낯설더라고요. 또 시간이 뒤죽박죽이라 저도 헷갈리긴 했지만, 관객이 이해를 못 하거나 불편함을 느끼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영화로 정우성과 첫 연기 호흡을 맞춘 전도연은 그와의 연인 연기가 처음에는 어색했다고 한다. “정말 오글거려서 죽는 줄 알았어요. ‘밥 먹고 이야기하자’ 하면서 애교부리는 장면이 있는데, 내가 이렇게 애교를 안 부려본 지 오래구나 싶었죠. 또 우성 씨가 너무 잘생겨서 쑥스러웠죠. (웃음) 우성 씨와의 연기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고,적응해서 재밌다고 생각하는 순간 촬영이 끝났어요.”그러면서 “앞으로 정우성과 코미디 연기를 해보고 싶다”며 “사람들은 나에 대해심각한 것만 보는데, 생각보다 나는 코미디 연기를 잘할 것 같다”고 웃었다.전도연은 지난해 12월에 개봉한 영화 ‘백두산’에도 카메오로 출연해 화제가 됐다.‘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처럼 신인 감독들의 영화에 출연하는 것에 대해서 전도연은 “다양성을 위해”라고 답했다. “(한국 영화에) 다양성이 사라진 게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있어요. 그래서 신인 감독들의 이야기를 제가 하고 싶어요. 관객들은 봉준호나 이창동 등 위대한 감독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준비는 돼 있지만, 신인 감독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잖아요. 전도연이 해주면 그 이야기를 들어주잖아요. 사명감까지는 아니지만, 최근에 그런 동기부여가 된 것 같아요.” /연합뉴스

2020-02-11

대구의 아들 봉준호, 세계 영화사 바꾸다

“세계 영화사를 새로 쓴 대구의 아들 봉준호”대구 출신 봉준호 감독의‘기생충’이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세계 최고 권위의 영화상인 제92회 아카데미(일명 오스카) 시상식에서 최고 권위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과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관왕을 차지했다. 관련기사 13면이는 한국영화 101년 역사는 물론 세계 영화산업의 주 무대인 할리우드에서 자막의 장벽과 오스카의 오랜 전통을 딛고 작품상을 포함해 총 4개 트로피를 들어 올려 92년 오스카 역사도 새로 썼다.봉 감독은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4개 부문상을 받아 영화로 받을 수 있는 영광은 모두 다 누렸다.이에 앞서 그는 지난해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한국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기도 했다.1969년 대구에서 태어난 봉준호 감독은 연세대 사회학과와 한국영화아카데미를 졸업한 뒤 16㎜ 단편영화 ‘프레임 속의 기억’과 ‘지리멸렬’로 1994년 밴쿠버와 홍콩영화제에 초청되며 기대주로 주목받았다.봉 감독의 외할아버지는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쳔변풍경’ 등을 쓴 소설가 구보 박태원씨(1909~1986)이며, 아버지는 서울산업대(현 서울과학기술대) 미대(시각디자인) 교수와 한국디자이너협의회 이사장 등을 지낸 한국 1세대 그래픽 디자이너였던 봉상균씨로 예술가의 피가 흐른다. 봉 감독 아들 효민씨(본명 봉효민)도 영화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그의 영화는 엉뚱하고 자유분방한 상상력, 날카로운 사회 인식과 만나 독특하고 개성 넘친다는 평을 듣고 있다. 장편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2000)를 시작으로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마더’(2009), ‘설국열차’(2013), ‘옥자’(2017)까지 유머와 휴머니즘, 날카로운 사회 인식이 녹아있다.7번째 장편 ‘기생충’ 역시 빈익빈 부익부, 계층 문제와 같은 보편적 사회 문제를 독특한 방식으로 녹여내 전 세계 관객을 사로잡았다.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감독상을 비롯해 4개 상을 휩쓸자 영화의 도시 ‘대구’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대구는 1989년 제42회 스위스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인 황금표범상을 비롯해 감독상, 촬영상, 청년비평가상 등을 수상한 배용균 감독과 2007년 ‘밀양’이란 영화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겨줬던 이창동 감독에 이어 이번에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오른 봉준호 감독을 배출한 도시로 우뚝 서게 됐다. /이곤영·이시라기자

2020-02-10

영화 ‘기생충’ 제92회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관왕 그레이트 봉준호!

제92회 아카데미 영화제를 휩쓴 ‘기생충’은 한국적이면서도 인류 보편적인 영화다. 한국만의 독특한 주택 구조인 반지하에 사는 가난한 가족과 저택에 사는 부잣집 가족을 통해 보편적인 문제인 빈부격차와 계급갈등, 인간의 존엄성 등을 되짚는다.봉 감독은 ‘기생충’을 계단 영화라고 설명한다. 그는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 이후 기자회견에서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 사이에 가파른 계단이 있는데, 계단을 올라가려 했던 가난한 남자가 오히려 계단을 내려가면서 끝나는 이야기다. 그것이 우리 시대가 담고 있는 슬픈 모습”이라고 말했다.‘기생충’은 모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박 사장네 고액 과외 선생으로 들어가면서 사실 살면서 서로 만날 일이 없을 법한 여러 가족이 얽히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영화는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도식을 거부한다. 등장인물들을 모두 ‘회색지대’에 올려놓음으로써 기존에 비슷한 주제 의식을 지닌 영화들과 차별화를 꾀한다. 악인도, 선인도 뚜렷하지 않다. 가난한 집 기택네 가족들은 부잣집 박 사장네로 ‘침투’하려 갖은 거짓말을 일삼는다. 박 사장네도 때로 모멸감을 주긴 하지만, 그렇다고 악인은 아니다.봉 감독은 “모든 주인공이 ‘그레이존’(grey zone)에 있다. 가난한 가족은 나쁜 짓을 저지르는데, 약간 귀엽기도 하고 부잣집 사람들은 얌체 같지만 나이스한 사람들”이라며 “빌런이나 히어로가 명확하면 이야기 방향이 점점 명확하게 나올 수밖에 없는데, 그레이존에 있기에 전개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어디로 튈지 모르는 흥미진진한 전개와 탄탄하게 구축한 캐릭터, 주제를 뚜렷하게 상징하는 가파른 계단 같은 뛰어난 미장센이 어우러진 덕에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 된 것이다.봉 감독은 “이 작품은 인간에 대한 예의와 존엄에 관한 영화”라면서 “인간에 대한 예의를 어느 정도 지키느냐에 따라 영화 제목처럼 기생이냐, 좋은 의미의 공생이냐로 갈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2020-02-10

“똑같은 피부색 성립돼야”

아카데미 정복 이후 봉준호 감독 차기작에 관심이 쏠린다.봉 감독은 그동안 여러 언론과 인터뷰에서 차기작에 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한국 영화와 영어 영화 두 가지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둘 다 실화에서 영감을 받았고, ‘기생충’(제작비 150억원) 정도 규모로 구상 중이다.각종 인터뷰에 따르면 한국 영화는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공포스러운 사건을 다룬다. 2001년 아이디어를 구상해 18년째 개발 중이다. 봉 감독은 “내 모든 작품이 그렇듯이 장르가 모호하다”면서 “굳이 설명한다면 서울에서 재난이 발생하는 호러액션”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뉴욕이나 시카고에서 찍을 수 있는 영화가 아니다. 모든 보행자가 똑같은 피부색을 가져야만 성립될 수 있다”며 힌트를 남겼다.영어 영화는 2016년에 본 CNN 뉴스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둘 중 어느 작품을 먼저 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봉 감독은 “스토리를 숙성시키고 리서치를 준비해야 한다. 이야기가 어떻게 풀려나가는지에 따라 어떤 작품을 먼저 할지 결정할 것 같다”며 “올해 4월이나 5월에는 확정 지으려 한다”고 밝혔다.봉 감독은 ‘기생충’을 미국 HBO 드라마로 제작하는 작업에도 참여한다. 영화 ‘빅쇼트’, ‘바이스’를 연출한 애덤 매케이와 함께 책임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봉 감독은 “‘기생충’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개별 인물들을 비롯해 장면과 장면 사이의 이야기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었다”면서 “6시간짜리 영화를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극 중 박 사장네 입주 가사도우미 문광(이정은)이 집에서 쫓겨난 뒤 비 오는 날 얼굴에 상처를 입은 채 다시 찾아오는데, 그 사이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우(최우식) 친구 민혁(박서준)과 박사장 아내인 연교(조여정) 사이의 미묘한 기류는 무엇인지, 저택을 지은 건축가 남궁현자는 왜 문광에게만 지하 벙커를 보여줬는지 등 세부적인 에피소드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봉 감독은 버라이어티와 인터뷰에서 “이 시리즈를 한국을 배경으로 할지, 영어로 각색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아직 초기 단계며 지금으로서는 많은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연합뉴스

2020-02-10

“제시카는 외동딸, 일리노이 시카고…” 누구 작품?

영화 ‘기생충’의 각본을 함께 쓴 봉준호 감독과 한진원 작가는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시아계로는 처음으로 각본상을 받았다. 그동안 아시아계 작가들이 몇 차례 오스카 후보로 지명됐으나 수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봉 감독이 ‘기생충’을 구상한 것은 2013년 ‘설국열차’ 후반 작업 때다. 그는 “부자와 가난한 자 이야기를 조금 더 일상에, 현실에 가까우면서 가장 기본 단위인 가족을 중심으로 펼쳐보고 싶었다”고 말했다.영화의 처음 제목은 ‘데칼코마니’였다. 대칭을 이루는 부자와 가난한 4인 가족을 생각하다가, 나중에는 ‘한 지붕 세가족’으로 바뀌었다. 2015년에 15페이지짜리 스토리라인을 썼고, ‘옥자’(2017)를 찍는 동안에는 한진원 작가가 드래프트(초고)를 썼다. 2017년 봉 감독이 다시 시나리오 작업을 맡아 4개월간 완전히 새롭게 고쳐 완성했다. 지하실 ‘문광 커플’이 등장한 것도 이때였다.봉 감독은 “영화 ‘마더’는 처음 쓸 때부터 라스트 신이 정해져 있었는데, ‘기생충’은 달랐다”면서 “2017년 시나리오를 쓰면서 마지막 3개월에 영화 후반부를 폭포처럼 써나갔다”고 떠올렸다.아버지 기택(송강호)과 아들 기우(최우식)가 마지막에 모스 부호를 주고받는 장면은 캐나다 밴쿠버에 머물 때 건널목에서 깜빡거리는 신호등을 보면서 신호를 기다리다가 생각해냈다고 한다.한진원 작가는 봉 감독에게 영감을 줬다. 봉 감독은 관객과 대화 등에서 “(한 작가가 쓴) 드래프트와 최종 시나리오는 전혀 다르지만, 초고 속 한 장면에서 작은 디테일이 있었다. 예를 들어 꼬마가 가난한 가족 아버지 냄새를 맡고 아줌마한테도 같은 냄새가 난다고 말하는 대목이 있는데, 그 부분이 너무 좋았다. 그것은 하나의 작은 스파크였고, 그 스파크 덕분에 이 작품을 지배하는 냄새라는 중요한 키워드를 잡아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극 중 기택의 대사인 “38선 아래로는 골목까지 훤합니다”, “이것은 일종의 동행이다”와 기우의 대사 “실전은 기세야 기세”도 한진원 작가 아이디어에서 나왔다.한 작가는 시나리오를 쓰려고 가사도우미, 전속 운전기사 등을 직접 발로 뛰며 취재했다고 한다. ‘제시카송’ 가사 일부도 한 작가가 썼다. 기정(박소담)은 ‘독도는 우리 땅’ 리듬에 맞춰 “제시카는 외동딸, 일리노이 시카고, 과 선배는 김진모, 그는 니 사촌”이라는 가사를 읊는다. 기정이 부른 이 네 마디는 봉 감독이 개사했다. 영화 속에 등장하지는 않지만 개사 버전은 사실 3절까지 있었고, 2절과 3절은 한 작가가 썼다고 한다. /연합뉴스

2020-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