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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석재 서병오` 전시 연계 학술대회

대구미술관(관장 최승훈)은 석재 서병오의 진면목을 재조명하고자 `대구미술을 열다:석재 서병오` 전시와 연계한 학술대회를 오는 29일 오후 1시 강당에서 개최한다.석재(石齋) 서병오(1862~1936)는 추사 김정희 이후 시·서·화를 겸비한 유일한 삼절(三絶)의 문인화가로 그의 천재성과 예술성은 국내를 넘어 국제적인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대구미술관은 이같은 석재 서병오의 예술세계의 진면목을 재조명하고자 지난 2월 21일부터 `대구미술을 열다:석재 서병오`전을 열고 있다.다음달 14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는 작가의 수작 뿐만 아니라 추사 김정희, 흥선대원군 석파 이하응 등 그가 서화가로서 발돋움하는데 영향을 준 인물들의 작품과 박기돈, 김진만, 서동균 등 교우와 제자들의 작품도 출품되어 서병오가 당대 미술계로부터 받은 영향과 후대에 끼친 영향을 입체적으로 조망하고 있다.`석재 서병오의 생애와 예술`을 주제로 하는 이번 학술대회는 석재 예술의 위상을 학술적으로 정립하고자 전국 규모로 마련했다.학술대회에서는 홍선표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근대기 동아시아와 대구의 서화계`, 이중희 영남미술학회장이 `석재 서병오의 역사적 업적 4가지`, 김현권 문화재청 문화재감정관이 `대구에서 피어 오른 추사의 잔향, 서병오`, 전일주 문학박사가 `석재 서병오의 한시에 대한 고찰`, 이인숙 대구대 강사가 `시서화 삼절 석재 서병`, 이나나 동국대 강사가 `대구 문인화의 형성과 전개-교남시서화연구회와 서병오의 후학들`등 총 6명의 발제자가 서병오의 시, 서, 화, 사승관계 등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지정토론자로는 문정희 대만 국립타이난예술대학 객원교수), 진준현 서울대박물관 학예연구관, 강영주 고려대 강사, 김충희 경북대 강사, 이동국 서울서예박물관 수석큐레이터, 신일권 부산대 교수가 참여한다. 이후 계명대 김남형 교수의 사회로 종합토론을 실시한다./윤희정기자

2017-04-24

영남권 발굴 매장문화재 보관 경주박물관 수장고 연내 완공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유병하)이 올해 영남권수장고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7월 공사를 시작한 이후 4월 현재 4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이곳에는 영남권에서 발견된 매장문화재 60만 여점을 보관할 예정이다. △국립경주박물관의 새로운 건물경주 교촌마을에서 월정교(月精橋)와 인왕동사지(仁王洞寺址, 사적533호)를 지나 박물관 방향으로 가다보면 문천(蚊川) 건너 새로운 건물이 눈에 띈다. 이곳이 바로 국립경주박물관의 영남권 수장고다. 영남권수장고는 지하 1층 지상 2층 총 9천242㎡ 규모로 개방형 수장고를 포함한 10개의 수장고와 정리실, 사진실, 열람실, 정보검색실 등을 갖출 예정이다.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에서 발굴된 문화재는 총 180만 여점에 달하며 그 가운데 89만여 점, 약 48%가 영남권에서 발견됐다. 그러나 영남권 4개 박물관의 수장고는 대부분 포화 상태로 이미 적정 수용능력을 넘어선 지 오래이며 발굴 기관으로부터 인수해야 하는 문화재도 20만 여점에 달한다. 영남권수장고는 이처럼 급증하는 문화재를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자 탄생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2010년 박물관 남측의 논밭을 매입하고 2011년부터 2012년까지 발굴 조사를 실시했다. 2015년 설계에 착수하고 지난해 7월 착공해 현재 건물의 외형을 갖추고 기와를 올릴 예정이다. 영남권수장고는 분산돼 있는 매장문화재의 통합 관리 뿐 아니라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을 통해 유물 아카이브를 지향함으로써 전문연구자에게는 연구의 편의를 제공하고 일반의 접근성을 높여 다양한 지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비밀의 공간에서 열린 공간으로문화재의 보존과 관리는 전시와 함께 박물관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전시와 달리 보존과 관리는 보안 및 안전 문제로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담당 직원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사전에 출입 대장에 출입자, 출입시간, 목적 등을 기록한 후 열쇠를 받아 2인 이상이 조를 이뤄 들어간다. 이번에 건립될 영남권수장고는 관람객을 향한 열린 공간이 될 것이다. 관람객은 개방형 수장고에서 발굴 이후 어떤 과정을 거쳐 이곳까지 문화재가 들어오고, 또 어떤 상태로 보관하는 지 살펴 볼 수 있다. 개방형 수장고는 전문가, 일반인, 학생들에게 새롭게 발견된 유적과 문화재를 소개하고 아울러 박물관의 숨겨진 역할도 엿볼 수 있는 의미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유물을 담는 공간에서 지식을 담는 공간으로영남권수장고가 완공되면 영남권 4개 국립박물관과 발굴기관에서 보관하고 있는 문화재가 이곳으로 모인다. 이곳에 도착한 문화재는 정보 등록과 소독(훈증) 및 재포장을 거쳐 출토지역에 따라 구분된 보관 장소로 이동한다. 아울러 위치기반서비스 등을 응용한 첨단관리시스템을 개발하여 운영에 만전을 기하며, 쉽게 검색하고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시 출품 및 문화재 열람에 신속하게 응대하게 된다. 아울러 발굴보고서 등 보관 문화재 관련 연구 자료를 갖춘 정보검색실을 설치해 실물을 열람하며 관련 정보를 살펴 볼 수 있는 매장문화재 지식정보센터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박물관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영남권수장고 완공과 함께 박물관의 면적도 2배가 된다. 전시관이 있는 북쪽과 수장고가 있는 남쪽 사이에는 오래전 형성된 자연 골짜기인 옥골이 있다. 옥골 사이에는 관람객이 오고갈 수 있는 다리가 놓일 예정이다. 이 다리에 서면 동쪽에는 선덕여왕릉(善德女王陵)과 사천왕사지(四天王寺址, 사적 제8호)지가 있는 낭산(狼山)이, 서쪽에는 멀리 무열왕릉(武烈王陵, 사적 제20호)과 서악동 오릉(五陵)이, 남쪽에는 불교의 성지 남산이, 그리고 북쪽으로는 신라의 성산, 소금강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전시에서 봤던 신라 천년의 문화유산을 낳은 배경을 볼 수 있는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4-24

내달 20일 대구박물관 어린이 문화재 그리기대회

국립대구박물관(관장 권상열)은 어린이들에게 우리 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기 위해 `제18회 국립대구박물관 어린이 문화재 그리기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어린이 문화재 그리기대회는 다음달 20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30분 동안 대구·경북지역 초등학생 1천명을 대상으로 국립대구박물관 야외마당에서 펼쳐진다.기존 행사는 수업이 있는 월요일에 진행돼 초등학생들의 참여가 쉽지 않았다. 이런 지적을 보완해 토요일에 개최한다. 참가대상도 대구지역 초등학생뿐만 아니라, 경북지역 초등학생까지 확대했다.그리기 주제는 단순히 박물관 전시품을 보고 그리는 것이 아니라 대구·경북지역 문화재 또는 우리나라의 문화재 중 선택할 수 있다.대회 권위를 높이고 많은 수의 참가자를 배려해 수상인원을 31명에서 85명으로 대폭 확대했다. 기존에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대구시장상 이외, 대구광역시교육감상, 대구광역시 수성구청장상, 대구MBC사장상, 국립대구과학관장상, 한국국학진흥원장상, (사)대구박물관회장상 등을 새로이 시상한다.어린이 문화재 그리기대회에는 대구와 경북지역 초등학생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접수인원은 1천명 내외이며 신청 기간은 다음달 7일까지다.신청방법은 국립대구박물관 누리집(http://daegu.museum.go.kr-회원가입-교육/행사-박물관교육-해당 프로그램)에서 선착순 개별 접수한다./윤희정기자

2017-04-24

타자의 시선에 비춰지는 거울화 된 개인의 비극

신예 최영건(27) 작가의 장편소설 `공기 도미노`(민음사)는 서로 다른 세대, 서로 다른 계층, 서로 다른 성별을 지닌 사람들 사이에 발생하는 불화와 반목을 세밀화처럼 근접한 시선으로 관찰한다. 누군가는 타인을 지배하려 들고 누군가는 그 지배에 기꺼이 종속되고자 하며 누군가는 그 속에 편입되지 않기 위해 있는 힘껏 발악한다. 모두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발악하는 이 `충돌의 문학`은 외면하고 싶은 현실인 동시에 우리가 그토록 기다려 온 `현대성`의 얼굴이다.매사에 유약하고 소심한 성격의 연주는 30대 초반의 여성이다. 운영하는 카페뿐 아니라 그녀의 인생마저도 할머니에게 귀속돼 있다는 것만 빼면 평범해 보이는 인생이다. 할머니와 재혼할 예정인 할아버지를 할머니의 집으로 데리고 오기 위해 방문한 집에서 연주는 서로를 깊이 반목하는 가정을 목격한다. 불화는 소설의 동심원을 그리듯 퍼져 나간다. 연주와 할머니의 불화, 연주와 애인의 불화, 연주와 아르바이트생의 불화…. 갈등은 폭발적으로 증폭하다 연주의 체념으로 힘없이 봉합된다. 번번이 체념을 거듭하는 연주는 점차 스스로가 세계로부터 소외되고 있음을, 타인의 감정 사이에서 소진되고 있음을 느낀다. 한편 그녀와 한발 떨어진 관계에 있는 사람들 역시 각자의 자리에서 타인과 충돌하며 상처받고 상처 주기를 계속한다.혐오의 안쪽 혐오는 오늘날 한국 사회를 읽어 내는 키워드이자 가장 문제적이고 논쟁적인 정서다. `공기 도미노`는 세대, 계층, 젠더에 따른 갈등 상황에서 발생하는 타자 혐오와 자기혐오 등 혐오의 감수성이 촉발되는 현장을 여섯 개의 장을 통해 그린다. 6장으로 구성된 소설은 각 장마다 초점 인물과 갈등의 주체가 바뀐다. 인물들은 극렬하게 대립하거나 미묘하게 갈등한다. 여느 작품들과 달리 갈등은 개인의 내면에 기미나 흔적으로 머무르지 않고 표출되고 분출된다.`공기 도미노`는 여러 명의 등장인물이 여러 개의 중심을 만드는 소설이다. 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 의해 비춰지고 드러난다. 타자의 시선에 비춰지는 거울화된 개인이야말로 이 소설의 내적 구조다. 연주는 할머니에 의해, 할머니의 애인에 의해, 할머니의 애인의 며느리에 의해 평가된다. 그녀가 고용한 아르바이트생도, 그녀의 남자친구도, 남자친구의 친구도 연주를 평가한다.한편, 타자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물이 공유하는 비관적인 세계관은 타자의 시선에 개의치 않는 인물들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어떤 성격은 사라지고 어떤 성격은 남는다. 어떤 마음은 부수어지고 어떤 마음은 부순다. 타인과 자아가 부딪치는 타자의 최초, 자아의 최후, 그 연약하고 예민한 바깥은 `공기 도미노`가 발견한 비극의 장소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4-21

“우리는 아직 맘껏 푸르르다”

“신록풋풋하고 예쁜 처녀가짙어져만 가네짓은 사내들의 날씨에도새침새침 비껴가네햇살잔치꽃잎은 지고짙은 분을 바른 도시의자욱한 황사 속으로봄, 지나가네" - 조현명 시 `봄이 지나간다`포항지역 문단을 대표하는 시동인 푸른시(회장 김말화)는 최근 열여섯 번째 동인지 `푸른시 2017 제16호`를 출간했다.시동인 푸른시는 지난 1999년 포항문인협회에서 활동하는 젊은 시인 11명으로 결성돼 지역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활발한 창작 활동으로 이미 문단에서 널리 알려진 동인이다.현재 활동회원은 손창기, 조현명, 김말화, 김성찬, 김동헌, 김선옥, 남정화, 조혜경 등 8명이다.이들은 매월 1회 합평을 통해 창작욕을 다지는 한편 매년 문단의 중견시인을 초청해 시인과 독자가 함께 어울리는 `푸른시인학교`를 열어 왔다.이번에 출간된 `푸른시`제16호에서는 `특집시인`으로 지난해 푸른시인학교 초청시인이었던 전동균 시인의 대표 시를,`지역 초대 시인`에는 울산문인협회 이강하, 정연홍, 박정옥, 신혜경, 한영채, 황지형, 권기만, 엄계옥 시인의 시를 실었다.전동균 시인은 제16회 백석문학상을 수상했으며 1986년 `소설문학`으로 등단해 시집 `오래 비어 있는 길` `함허동천에서 서성이다` `거룩한 허기` 등을 냈다.`권두시론`으로 이영광 시인의 `막힌 자리에서 오래 머물기-시와 시쓰기에 대한 단상`을 실었는데 시를 쓴다는 것은 침묵 속에 깊이 내려가 마음의 어둠에 명멸하는 빛을 건져 오는 일과 비슷하며, 늘 낯선 더듬거림이거나 뜻밖의 단말마이거나 말이 안 되는 말인 때가 많음을 피력한 글이다.동인 작품으로는 신작시 64편과 최광임 시인(두원공과대 겸임교수)의 해설 `빛과 색과 소리의 말들 혹은 삶의 스펙트럼들`을 실었다.김말화 푸른시 회장은 “`시는 세상의 푸르름이다`라고 선언하며 시작한 17년 전 그때 그 마음으로 돌아가 다시 열정을 불태울 우리는 동해에 서 있는 소나무처럼 아직 맘껏 푸르다”면서 “푸른시가 시와 세상의 아침에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7-04-21

평화·공존 위한 아시아 인권체제 구축 입론

`아시아 인권공동체를 찾아서: 지역 인권체제의 발전과 전망`(창비)은 오늘날 아시아의 지역통합이라는 흐름을 염두에 두고, 지난 수십년간 변화해온 아시아 인권체제를 규범·기구·이행이라는 세 측면에서 분석한 책이다. 아시아 전역을 포괄하는 인권체제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 치밀하게 타진한다.저자 백태웅 하와이대학교 로스쿨 교수는 1980년대 이른바 `사노맹(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 사건`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아 옥고를 치렀던 한국 민주화운동의 기수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인권법을 연구하는 학자가 돼 현재 유엔인권이사회 등 국제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회운동가로서의 치열한 문제의식과 인권법학자로서의 역량을 결합해 쌓아올린”(조효제) 저자의 남다른 이력이 세계 여느 지역에 비해 뒤처진 아시아 인권법에 대한 문제의식의 시발점이 됐다.이 책은 아시아, 특히 동아시아 23개국(남한·북한·중국·일본·몽골·브루나이·캄보디아·인도네시아·라오스·말레이시아·미얀마[버마]·필리핀·싱가포르·태국·동티모르·베트남·방글라데시·부탄·인도·몰디브·네팔·파키스탄·스리랑카)을 중심으로 방대한 자료를 분석해 이런 의문들에 하나씩 답하면서 아시아 지역 인권체제의 발전을 전망한다. 저자의 전망은 낙관적이며, 그 과정에서 한국이 담당할 역할과 위상에 강조점을 두고 있다.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 인권체제는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시아에는 지역 인권체제가 자리 잡지 않아 역내 민주주의·평화·안정·번영에 지장이 있다는 사실을 중요시하는 사람은 드물다. 이 책은 아시아의 이러한 예외적 지체성을 정면으로 다룬다. 아시아에 잠재한 인권체제 현실을 짚어내는 한편, 이것이 가시적으로 발전할 조건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사회운동가로서의 치열한 문제의식과 인권법학자로서의 역량을 결합해 쌓아올린 아시아 인권체제 구축이라는 입론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 민중에게 소중한 지적·실천적 자산이 될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4-21

페미니즘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게 하는 눈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문학동네)은 미국의 대표적 페미니스트이자 사회운동가 벨 훅스가 요령부득한 학술용어만 가득한 두껍고 난해한 책이 아닌, 간결하고 명확해서 대충 건너뛰며 읽지 않아도 되는 친절한 페미니즘 입문서를 꿈꾸며 직접 써내려간 책이다. 미국에서 첫 출간 후 20년 넘게 페미니즘 교과서로 활용되고 있는 페미니즘 분야의 고전이라 할 만한 이 책은, 과거 국내에 `행복한 페미니즘`이라는 제목으로 한 차례 출간됐으나 절판됐다. 2015년 미국에서 출간된 개정판을 저본으로 문학동네에서 새롭게 펴내며 원제를 살리고 번역 또한 새로이 했다. 본문 뒤에는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권김현영의 해제를 실었다. 권김현영의 해제는 한국 사회를 강타하고 있는 페미니즘 열풍을 차분히 되짚으며 왜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도 여전히 이 책이 유효한지 그 의의를 짚어본다.벨 훅스는 페미니스트 하면 한 무리의 성난 여자들, 남자를 혐오하는 여자들이라는 편협한 이미지를 곧장 떠올리는 사람들의 편견을 바로잡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그녀는 특유의 직설적인 문체와 통쾌한 논리로 여성의 몸, 여성에 대한 폭력, 연애와 결혼, 양육, 일터에서의 여성 등 여성의 삶 전반에 걸친 페미니즘 정치와 그 실천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여성과 남성을 포함한 모두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냈는지 보여주면서 페미니즘 운동이 `남성혐오운동`이 아닌 `성차별주의와 그에 근거한 착취와 억압을 끝내기 위한 운동`임을 강조한다. 또한 페미니즘 운동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게끔 돕는, 나아가 우리 모두를 자유롭게 하는 해방운동임을 보여줌으로 페미니즘이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것`임을 전한다.벨 훅스는 여자라고 무조건 페미니즘 정치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며, 가부장제 사회에 사는 그 누구라도 성차별주의자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페미니즘이 반대하는 것은 `남자`가 아닌, 남성중심주의임을 거듭 강조한다. 따라서 그녀는 페미니즘적 각성을 중요하게 본다. 보수적이고 가부장제적인 가정에서 자라면서 자기혐오에 시달리는 십대 소녀였던 그녀는 페미니즘을 통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눈을 얻었다고 고백한다. 한편, 착취나 억압 체계의 피해자가 돼 거기에 저항한다고 해서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혹은 이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알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대중매체나 주변 환경, 부모에 의해 성차별주의적 가치를 받아들이도록 사회화됐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의식적으로 거부하는 태도가 중요함을 역설한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7-04-21

부활절 뒤 교계 부흥회·콘서트 봇물

포항, 경주, 안동지역 교회들이 부활절 이후 신자들의 영적신장을 도모하는 부흥회와 콘서트, 세미나를 잇따라 열고 있다. 포항지구촌교회(담임목사 최동현)는 지난 19~21일 교회 본당에서 `환상적 은혜와 꿈같은 복을 받자!`를 주제로 심령부흥사경회를 열고 있다.심령부흥사경회는 19일 오후 7시30분부터 하루 2회씩(오전 5시, 오후 7시30분) 모두 5회 진행된다.권재호 목사(서울 도성교회)는 `은혜주시는 하나님`, `새벽의 축복`, `행복한 성도`, `명품 성도`, `눈을 열어서 보게 하옵소서`란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다.권 목사는 대한예수교 장로회 총회 서기, 서울지역 노회협의회 사무총장, 총신대 신학대학원 총동창회 상임총무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포항연일교회(담임목사 김의환)는 23~25일 교회 본당에서 심령부흥회를 연다.심령부흥회는 이재호 목사(휴스턴중앙장로교회)가 23일 오후 7시30분부터 하루 2회씩(오전 5시, 오후 7시30분) 모두 5회 인도한다.이재호 목사는 `비하 마리스`, `소하르의 소나타`, `땅 속에 묻힌 하늘나무 이야기`, `새벽에 듣는 여호와 그 이름과 예수 그 이름`, `예수 유앙겔리온`, `요나 유감` 등을 펴냈다.찬양집회와 콘서트도 이어진다.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이하 예장통합) 포항노회 청년부연합회(회장 김은혜)는 20일 오후 7시30분 포항장성교회 비전센터 6층에서 `주의 청년들이 주께 나오는도다`를 주제로 다음세대 목요집회를 마련한다.말씀은 황일구 목사(서대구교회)가 전하고 찬양은 포항제일교회 청년부 찬양팀이 한다.황 목사는 침례신학대학교와 침례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침례교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대구지역장, CBS 전도컨퍼런스 강사, 대전침례신학대학교 신대원 강사, 해피 홈 아카데미 원장, HISCAPE 다음세대선교회 대표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포항CBS(본부장 권대희)와 대한예수교장로회 경동노회는 23일 경주에서 경동노회 창립 80주년 찬양콘서트를 연다.찬양콘서트는 이날 오후 3시 경주제일교회에서 진행된다. 찬양콘서트에는 찬양사역자 최인혁과 송정미가 출연 무대를 꾸민다.최인혁은 `JOY4U 최인혁의 사랑의 노래 평화의 노래` 진행자로, 월드비전 친선대사, 인피니티뮤직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송정미는 `JOY4U 송정미의 축복송` 진행자로, 숭실대학교 기독교음악과 교수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플루티스트 변예슬 씨의 특별출연도 있다. 변씨는 글로벌 전국음악콩쿠르 관악 1위를 했다.포항CBS는 이날 오후 7시 포항중앙침례교회에서 찬양콘서트를 진행한다.찬양콘서트에는 찬양사역자 최인혁과 송정미가 출연한다.전도와 교육 세미나도 진행한다.되는전도훈련원(원장 임승채)은 20일 오전 10시, 오후 4시 포항안디옥교회에서 `되는 전도, 무료세미나`를 개최한다.특강은 임승채 목사가 한다.임 목사는 CBS TV 전도특강 강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12년 간 수많은 전도전문가를 키워왔다.세미나에는 목회자와 사모, 평신도 등 전도에 관심이 있는 크리스천이면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안동교회(담임목사 김승학)는 29일 오후 2시 교회 100주년기념관 영곡아트홀에서 `자식농사 주안에서 된다(초대교회 성도들의 가정교육 모델)`를 주제로 제13회 호크마 자녀교육세미나를 연다.세미나는 권창규 목사(코헨대 교육학 박사)의 특강으로 3시간 이어진다. 권 목사는 크리스천 부모들의 성경적 자녀 양육방법을 소개한다. 권 목사는 토브미션 대표, 대구와 용인 좋은가족교회 담임, 국내외 주요방송 강의 및 세미나 강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4-20

“부처님 오신 날 시민소통문화제 구경오세요”

포항 불교계가 오는 5월 3일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29일 오후 4시 포항 죽도초등학교에서 `부처님 오신 날 시민소통문화제`를 연다. 포항불교사암연합회봉축위원회(위원장 철산 스님)가 주최하고 포항불교신도단체연합회(회장 채중훈)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차별 없는 세상, 우리가 주인공`을 봉축 표어로 정하고 제등행진 외에도 소외된 이웃, 시민과 함께하는 행사들도 마련했다.봉축위원회는 지난 10일 포항시청 앞 광장 봉축탑 점등식에 이어 11·12·14일 포항남·북부경찰서, 해양경비안전서 점등식을 비롯해 시민소통문화제 당일에는 시민노래자랑, 2천인분 국수 제공 등의 행사를 마련해 부처님 오신 날을 불교계뿐 아니라 지역민과 화합하는 전시민의 축제로 승화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제등행진은 오후 7시부터 시작되며 지역 40여 개 사찰과 신도단체가 제작한 용, 봉황, 거북 등의 모습으로 장엄된 등(燈)이 거리에 물결과 행렬을 이루며 세상의 어둠을 밝힌다.연등과 풍선으로 치장한 개인택시들도 참가해 30여 대의 차량제등행렬도 이어지며 각 사찰별로 장엄한 제등차량과 함께 일반 신도들은 연등을 손에 들고 도보로 밤까지 이어지는 제등행진에 참여하며 부처님 오신 날의 기쁨을 전한다.사물놀이를 앞세운 행진은 죽도초등학교에서 죽도파출소~오거리~남빈네거리~육거리~포항역까지 이어지며 봉축위원회는 3천여 명이 연등축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연등행렬 참가자들은 행사가 끝나면 각 사찰로 돌아가 흥겨운 `어울림 마당`을 갖고 음식을 나누며 연등축제를 마무리한다.특히 이날 시민소통문화제는 단순 종교행사가 아니라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의 가르침을 포항시민과 함께 나누는 시민축제로 종단을 초월한 스님과 신도들이 참여한 가운데 온 세상이 부처님의 한량없는 은총으로 맑고 향기로운 아름다운 세상이 되기를 기원하는 연합봉축대법회도 열려 부처님 오신 날의 깊은 의미를 전한다. 이외에도 다문화가정과 대학생 등에 격려금과 장학금을 전달할 예정이다.철산 포항불교사암연합회장은 “부처님 오신날은 석가모니가 이 세상에 오셔서 중생들에게 광명을 준 날이라는 뜻에서 일차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며 “부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이번 시민소통문화제가 불교의 자비 나눔 정신을 널리 전파하고 나누고 함께하는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4-20

`VIP석에 앉은 듯` 국립 현대무용단 화제작 영상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무용단인 국립현대무용단의 화제작을 영상으로 즐기세요.”(재)포항문화재단(이사장 이강덕)이 오는 26일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오후 3시와 7시 두 차례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국립현대무용단 `증발(In Thin Air)`공연 영상을 상영한다.서울예술의전당의 `공연영상화사업`으로 제작된 이번 실황 상영은 대형 스크린을 통해 온 국민이 함께 보고 즐기며, 지역 문화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에 대잠홀에서 만나는 `증발`은 지난 2013년 11월 서울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 작품이다.`증발`은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인 안무가 이디트 헤르만의 작품으로 현대사회의 공허를 만화적 상상력으로 그려내고 있다.작품은 제목 `증발`에서 짐작 할 수 있듯 허공 속으로 사라지는 우리 삶의 지향점 혹은 가치들을 향해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동시에 다양하고 풍부해지는 현대사회의 문화가 물질은 가득 차 있지만 속은 비어있는 것으로 바라본다.막이 오르면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9명의 한국무용수들이 공연을 이끌어간다. 이들은 전지전능한 남자, 미래를 보는 남자, 사랑에 빠진 남자, 행운의 여자, 나쁜 여자, 결혼한 여자로 분한다. 특히 이들은 사실적이기보다 극단적으로 과장되고 희화화돼 극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증발`은 결국 현실과 미래의 가능성을 현대무용이 가진 상상력으로 보여준다. 무대 위 `쓰레기`로 명명된 화려한 것, 예쁜 것들은 이미지의 뒤틀림을 통해 관객들에게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위트있게, 하지만 쉽게 지나칠 수 없는 현실로 분출된다.안무가가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 `킬빌`과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씬 시티` 등에서 영감을 받았기 때문에 작품에서 개성 넘치는 상상력과 블랙 유머가 이어진다.작품의 안무를 맏은 이디트 헤르만은 “`증발`은 메세지를 전하기 위한 작품은 아니다. 현대 사회의 상징들을 다양하고 일상적인 오브제를 통해 드러내고, 현 사회에서 우리의 위치가 어디인가에 대해 함께 생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이디트 헤르만은 이스라엘 유명안무가로 클리파 씨어터(Clipa Theater)의 예술감독이자 이스라엘 현대무용의 메카인 수잔 델랄 센터의`쉐이드 오브 댄스`의 예술감독으로 국내에서는 2004년 제7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2004) 폐막작 `찢겨진 조망(Exploded Views)`을 국립극장에서 선보여 국내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관람료는 무료이며 초등학생 이상 입장 가능하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7-04-19

지하도에서 만나는 문화 `설치예술`

(재)대구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범어아트스트리트는 19일부터 6월 2일까지 `재생, 새로운 탄생전`을 연다.이번 전시는 범어아트스트리트에서 자체 기획한 두 번째 전시로 설치작품만으로 구성해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특별하고 다채로운 시각적 경험과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범어아트스트리트는 지하철 2호선 범어역 지하도의 유휴공간을 예술가들의 창작공간 및 시민들을 위한 문화예술 향유의 공간으로 연중 기획전시 및 많은 문화예술 관련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이번 설치전은 `재생, 새로운 탄생`이라는 주제로 지하도 예술거리 전체에 설치작가 12명의 설치작품들로 구성된다. 설치작품들은 일회성으로 전시공간을 떠나서는 더 이상 작품으로서 생명을 잃는다. 설치작품이 가지는 이러한 특별함과 아쉬움에 대해 설치작가들이 각자 가지는 개별적인 이야기를 이번 전시를 통해 풀어보고자 한다.물질이 넘쳐나는 현대사회에서 한번 사용되고 없어지는 일회성은 단순히 작품에서 뿐만 아니라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숙고의 대상이며, 풀어야할 숙제다. 이번 전시를 통해 범어아트스트리트 지하도 거리에서 다시금 작가들에 의해 재생되어 생명력을 가지게 된 작품들은 시·공간을 달리해 또 다른 메시지를 전하게 될 것이다.참여작가는 권기철, 김결수, 김미련, 김선경, 김수미, 김태형, 노병열, 이은재, 오지연, 이화전, 정세용, 홍희령작가로 지역에서 설치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들로 전시 주제를 12개의 스페이스 공간과 벽면갤러리에서 각자의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낸다. 이번 설치전과 연계해 시민참여 이벤트 `너도나도 프로젝트`도 커브2410에서 진행된다. 시민참여 이벤트는 지하도를 지나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준비된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 시민들이 직접 설치작품을 협동해 제작해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범어아트스트리트에서 가장 작은 전시공간인 윈도우 갤러리에서는 김종언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윈도우갤러리 전시는 지역의 중견작가의 전시를 릴레이로 연중 개최함으로써 직접 갤러리를 가지 않더라도 생활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한 전시다.김종언 작가는 새벽녘이나 눈이 오는 밤풍경을 주로 그린다. 그의 그림은 어둡지만 환한 불빛이 있고 차갑지만 시리지 않은 인간애가 녹아있는 서정적인 겨울밤의 풍경을 담고 있다. 그래서 보는 이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 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4-19

時·空·人間을 잇다

`불멸의 건축가`, `한국 건축사의 거인`으로 불리는 건축가 김수근의 건축전시회가 구미에서 열린다.구미문화예술회관(관장 김정학)은 다음달 21일까지 제1, 제2 전시실에서`김수근, 사이를 잇는 사람의 가치`전을 열고 있다.이번 전시는 김수근(1931~1986)의 대표작품 중 `공간` 사옥, 구미문화예술회관을 비롯해 20여 작품의 모형과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다양한 작품 사진들이 전시된다.제1전시실에서는 `시간-공간`이란 테마로 역사적 사건과 정치·경제·문화의 변화를 바탕으로 한 그의 작품세계를 소개한다. 또한 그가 이끌어온 종합잡지`월간 공간`과 미술관 공간화랑, 소극장 공간사랑의 아카이브가 공개된다.제2전시실에서는 김수근과 함께 한국 현대 건축과 예술을 이끌어온 명망 있는 인사들과의 인터뷰를 소개한다. 소극장 공간사랑을 운영해온 고 강준혁 선생의 육성을 담은 인터뷰, 일본건축가 아라타 이소자키가 생각하는 한국 전통성 등 건축뿐 아니라 무용, 연극, 조각 등 다양한 예술 영역까지 넓혔던 `르네상스맨` 김수근의 행적을 다시 한번 되새겨볼 수 있다. 전시가 열리는 구미문화예술회관도 김수근의 1983년 작품이다. 구미의 진산인 금오산을 향해가는 거북의 이미지를 형상화했으며, 적벽돌을 사용해 고대 이집트 건축물인`지구라트`를 연상케한다. 전시장을 찾은 관객들은 1989년 개관 당시 설치된 조각가 신옥주씨의 대형 철조각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김정학 구미문화예술회관장은 “구미문화예술회관을 빛과 벽돌이 짓는 시(詩)`로 표현한 한국 건축사의 거인 김수근을 되돌아보는 전시”라면서 “구미가 공단도시라는 회색빛 편견을 깨고 문화도시를 출범케 한 김수근 건축가의 인간적 따뜻함을 가슴에 담아갈 것”을 권했다. 김수근과 인연이 깊은 국내 최고 건축가들의 특별강연도 열린다. 22일 이범재(단국대 명예교수), 김원석(공간건축 명예회장), 23일 신언학(토우건축), 김남현(공간건축), 5월 13일 김수근 건축상 수상자인 정영한, 김수영, 이승택, 조진만, 5월 14일 김기수(동아대교수)의 특별강연이 오후 2시 구미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열린다. 한편, 한국 현대건축사에서 `누구보다 인간 척도를 중시한 건축가`로 평가되는 김수근은 함경북도 청진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타계했다. 1959년 남산 국회의사당 설계 공모전에서 혜성처럼 등장해 자유센터, 공간사옥,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등 건축물 200여 점을 설계했다. 1966년 한국 최초의 종합예술잡지`공간`을 창간했으며, 공간사랑, 공간화랑을 통해 한국의 문화운동을 이끌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4-19

화폭에 녹아든 천년고도 경주의 사계절

한국과 홍콩의 작가들이 천년 고도 경주를 그린다. 불국사, 황룡사지, 첨성대, 포석정, 안압지, 천마총 등 유적지와 남산의 기슭에 자리잡은 미륵불들을 유화와 수묵으로 화폭에 담거나 입체 작품으로 만들었다. 경주 라우갤러리(관장 송휘)가 기획한 `한국·홍콩 작가 2017 경주를 그리다`전은 홍콩의 유명 작가들을 초청해 국내 중진 작가와 함께 경주와 홍콩에서 교류전을 펼치는 기획전이다. 홍콩의 유명 작가 5명과 한국의 중진 작가 13명을 경주에 초대해 도시 전체가 문화유산으로 가득한 경주를 투평면과 입체 작품으로 그려 경주를 재조명하고자 하는 전시다. 이번 전시회는 한국과 홍콩의 예술, 문화와 역사를 함께 경험하고 예술 창작에 있어서 독창성을 발견하며 세계 속에 한국 미술의 입지를 높이는데 목적이 있다. 홍콩의 카르멘옹, 책카와이, 조윙키, 호항이, 탕잉히 작가와 국내 류영재, 김선희, 박미경, 박주경, 박호영, 이기성, 이병국, 이상수, 이정철, 이진휴, 천은규, 최용대, 황정아 작가가 2~3점씩 그림과 입체 작품을 내놓는다. 경주의 풍광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데서 출발하지만 작가 개개인의 개성과 시각으로 표현해 우리시대 풍경화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기회도 될 것이다. 이 작품들은 18일부터 5월 7일까지, 5월 30일부터 6월 4일까지 라우갤러리에서 전시하는데 이어 5월 17일부터 21일까지는 홍콩컨벤션센터에서 전시한다. 송휘 라우갤러리 관장은 “우리 시대 화가들의 손을 빌려 신라 천년왕조의 찬란한 세계 문화유산과 전통문화가 잘 보존된 경주를 예술작품으로 기록하고 보존하는 의미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7-04-18

달을 품은 우아한 품위… 달항아리 초대전

고령 최초의 무형문화재 토인(土人) 백영규 도예초대전이 18일부터 30일까지 대구 수성아트피아 호반갤러리에서 열린다.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백영규(79) 도예가는 14세 때부터 조선 말기 고령요를 지켜온 김봉대옹 등 4인에게 우리 흙과 자연에서 채취한 천연유약으로 장작가마에 구워내는 전통도예 방식을 전수받았다.그는 고령 백자의 옛 모습을 재현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9년 무형문화재(조선백자사기장)로 지정됐다.고령은 토기로 유명했던 대가야의 도읍지이자 도자기의 원료인 고령토가 생산되는 지역으로 고령 백자는 타 지역에서 생산되는 백자에 비해 다소 흰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이번 전시에서는 그 깊은 흰색의 정수를 보여주는 달항아리 작품 60여 점이 소개된다. 백영규 작가의 도자기는 오묘하며 풍부한 질감이 있다. 질감에 자연스러운 습성이 담겨 우아한 품위가 있다. 그 품위 있는 멋 중에도 달항아리는 전시의 백미다.백영규 작가는 “도자기는 흙으로 빚어 형상을 먼저 만들고 불에 구워 화학적 변화인 유리화하는 조건이 잘 맞춰야 하므로 도자기를 빚는 것은 불의 힘을 고스란히 받은 예술”이라고 했다.백영규 작가는 일본 6대 도시 순회전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으며 한국미술대상전 은상, 서울코엑스 국제전통도예 명인명장 50인전 은상 등을 받았다.현재 고령문화원 이사, 경북도예협회 고문 등으로 활동하며 고령요도예전수관을 운영하고 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7-04-18

오페라 작품 출연자 선발 오디션

대구오페라하우스가 국내 최초로 5개 오페라 작품 출연자를 선발하는 오디션을 개최한다. 대상 작품은 `투란도트`, `박쥐`, `리골레토`, `아이다`, `일 트리티코`다.이 작품들은 대구오페라하우스가 공연하는 기획공연과 대구오페라축제 메인공연이다.보통 하나의 작품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개최하는 사례가 일반적이지만 이번 오디션과 같이 오페라 다섯 편의 전 배역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는 국내 오페라 공연 사상 처음이다.서류 접수는 오는 20일까지며 전문 성악 교육을 받은 사람 중 국·공립 및 민간오페라단에서 제작한 오페라의 주·조역으로 출연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응시할 수 있다.1차 서류전형을 통과한 사람들은 오는 25일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서 2차 오디션을 치르게 된다.2차 오디션 진출자들은 지망 배역의 아리아 1곡을 선보여야 하며 지망 배역의 아리아가 없는 경우 자유곡으로 준비하면 된다.배선주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는 “대구오페라하우스는 15년째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펼쳐오고 있는 역량 있는 극장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었다”며 “오디션 개최의 가장 큰 의미는 공정성, 그리고 개방성에 있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7-04-18

대구 문인들 문학의 향기 따라

재)대구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대구문학관은 대구근대문학과 문인들의 발자취를 따라 도보여행을 떠나는 투어프로그램 `대구문학로드`를 오는 6월 30일까지 진행하고 있다.대구문학관 기획으로 만들어진 대구문학로드는 근대문학 태동기인 1900년대부터 시작해 1950년대 전후문학, 1960년대 순수·참여문학까지 대구근대문단의 흔적과 이야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향촌동과 북성로 일대를 전문 해설사와 함께 탐방하는 프로그램이다.A코스는 1900년대부터 1940년대 사이의 `근대문학의 태동`이라는 주제로 대구예술발전소에서 출발해 수창동, 인교동, 계산동 인근을 돌아본다. 당시의 수창동 인근에는 이상화, 이장희, 이설주, 신동집 등의 문인들이 나고 자란 생가가 밀집해 있었으며, 현재의 수창초등학교는 1914년 `수창보통학교`라는 이름으로 세워져 문인과 예술인들을 많이 배출했다.또한 북성로 공구골목을 가로질러 마주한 사거리에 위치한 대구은행 북성로지점은 애국지사들을 양성한 민족교육기관인 우현서루가 있던 자리였다. 발길 닿는 길마다 대구문단의 숨겨져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대구문학관에서 출발하는 B코스는 1920년대부터 1960년대 사이의 `전쟁기 문학예술의 교류`를 주제로 한다. 대구문학관 주변의 향촌동과 북성로 일대는 당시에는 대구 최대 번화가로 문화예술인들이 시대를 공감하며 사상을 교류하던 살롱이 많이 있었다.그곳을 드나들던 구상, 이중섭, 이윤수 등 여러 문인과 화가들의 흔적과 일화를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또한 해방 이후 최초의 문학동인지인 `죽순`이 탄생한 명금당과 종군문인들의 활약을 들으며 역사 속 문학의 가치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문인들이 살던 고택과 빈터가 돼 버린 집과 근대문인들의 자취가 남은 장소를 발굴하여 탐방하는 대구문학로드는 대구시민 뿐만 아니라 타 지역민들에게도 의미 있는 투어다. 대구와 인연이 됐던 문인들이 활동했던 공간과 문학작품 속의 무대를 확인하며 전문해설사의 해설을 듣는다면, 대구의 또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대구문학로드의 정기투어와 수시투어 모두 미리 참가신청을 해야 투어가 진행되므로, 사전에 대구문학관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을 해야한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정기투어는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에 A코스,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에 B코스를 출발한다./윤희정기자

2017-04-18

포항문화재단 `퐝(포항)금연휴 즐기기` 진행

(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5월 초 황금연휴 기간에 맞춰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 프로그램 `포항문화재단과 함께하는 퐝(포항)금연휴 즐기기`를 진행한다. 포항문화재단은 한국예총 포항지회와 공동으로 연휴 기간인 5월 1일부터 6일까지 달빛야행 프로그램 `일월연가`와 버스킹공연 및 어린이날 체험프로그램 `봄의 멜로디`를 시민에게 선보일 예정이다.5월 1, 3, 5일에 동해면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에서 펼쳐지는 `일월연가`는 설화 해설이 있는 공원 투어 프로그램과 다도교실, 국악공연 등의 부대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오후 6시부터 진행되는데, 재단 홈페이지에서 사전에 참여자를 신청 받고 있다.5월 3일부터 6일까지 영일대해수욕장 바다시청 옆 버스킹 무대에서 진행되는 `봄의 멜로디`는 매일 오후 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사전 버스킹 공연과 한국예총에서 준비한 본 공연으로 구성해 진행된다. 특히 5일 어린이날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추가돼 당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바다시청 주변에서 운영된다.한편 `포항문화재단과 함께하는 퐝(포항)금연휴 즐기기`일정 및 자세한 내용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http://phcf.or.kr)에서 확인 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4-17

안을선 개인초대전 `삶의 환유, 해바라기`

서양화가 안을선(53)은 해바라기라는 특정 대상을 감성적으로 재해석해 꾸준히 화면에 등장시킨다. 해바라기의 이미지를 심리적인 표상으로 삼아 재현해 생각의 저편까지 교감한다. 그래서 삶의 희로애락을 담은 심리적 진폭으로 나타낸다. 그 심리적인 상징으로 환유법을 사용한다.비유법의 일종인 환유법은 여러 의미를 쉽게 이해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또한, 환유법은 대상을 더 불투명하게 할 수도 있다.만약 `내 마음이 호수`라면 `호수`라는 대상의 여러 가지 성질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 너무 막연하다. 하지만 작가는 해바라기 속에 독특한 의미 차원을 연결해 읽을 방식을 제시하고 있을 것이다.불투명성을 구체화하려는 노력은 어찌 보면 무의미한 일인지도 모른다. 작가는 무의미한 일처럼 보이는 구조에서, 기억에 예술 정신을 연결하려고 노력한 결과로 새로운 이미지가 나타난다.안을선 작가는 “어린 시절 엄마의 손을 잡고 길을 가다가 해바라기를 보곤 했다. 이제는 낡고 희미해진 기억이 그리움을 자아내게 한다. 그 해바라기는 새로운 도전을 향한 나의 길을 지켜주는 것 같았다”며 “그런 해바라기를 통해 에너지와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작가의 작업에서 해바라기는 희미한 기억 저편에서 예술과 삶이 서로 소통해야 한다는 메시지다.전시장에는 감성으로 대상물의 미적 관조를 이룬 해바라기 작품 20여 점이 나올 예정이다.안 작가는 계명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뒤 개인전을 2차례 하고 국내외에서 의미있는 전시회에 참여해 자신의 예술세계를 방법적으로 넓혀온 작가로서 주목받고 있다.안을선 개인초대전 `삶의 환유, 해바라기`전은 18일부터 30일까지 대구 수성아트피아 멀티아트홀에서 열린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4-17

장애우와 함께 하는 아름다운 선율 동행

포항시립교향악단이 장애인의 날을 맞아 특별음악회를 연다. 오는 20일 오전 11시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무대에 마련하는 `베토벤.. 역경을 딛고서!`.`함께하면 아름답다. 아름다운 동행`이란 주제로 펼쳐지는 음악회는 국내 최고의 여성지휘자인 상하이 심포니홀 수석 객원지휘자 여자경이 객원지휘를 맡아 그 어느 음악가 보다 굴곡진 인생을 살며 예술적인 업적을 남기고 간 `악성(樂聖)`베토벤 음악을 중심으로 연주한다.2009년부터 현재까지 한국 최고의 교향악단인 KBS교향악단을 100여 회 지휘한 실력파 지휘자인 여자경은 지난 2월 포항문화재단 출범 기념음악회와 포항명도학교 정민성 군의 사연을 소개한 SBS `세상에 이런일이` 촬영으로 포항시립교향악단과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특히 이번 음악회에는 음악에 천재적인 감각을 가진 명도학교 학생인 정민성군(자폐장애)이 협연자로 출연한다. 정민성군은 지난달 2일 SBS `세상에 이런 일이`에 출연해 많은 음악전문가들로부터 피아노 연주에 대한 실력을 인정받았으며 나중에 많은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포항시립교향악단과 협연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 이번 공연에 함께 하게 됐다. 전체적으로 공연시간은 평상시 정기공연 보다 짧은 1시간 정도이지만 연주곡은 일반인들에게 친숙하고 유명한 베토벤 `교향곡 5번 작품67`·`피아노 협주곡 3번` 1악장`,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 작품 46의 8`을 들려준다.베토벤 `교향곡 5번`은 흔히 `운명`이라 불리는 베토벤의 가장 위대한 교향곡으로 전투력, 강한 기백, 불굴의 정신이 담겨있는 강렬한 느낌을 주는 곡이다. `피아노 협주곡 3번` 은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중 유일한 단조곡이자, 베토벤 자신이 1, 2번 협주곡과는 다르게 이 곡을 대단히 훌륭한 작품으로 여겼던 곡으로 알려져 있다. 오케스트라와 피아노가 대화를 주고받듯 상호적으로 발전해나가며 단조답게 비장함, 결단, 어두운 열정을 장대하게 보여준다.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 작품 46의 8`은 슬라브 민족의 향토정서를 담아 `민족음악의 정화`라 칭송받는 아름다운 곡이다.한편 이번 공연에는 명도학교 전교생 및 교사, 학부모 등 350여 명이 초청될 예정이다. 전석 초청으로 장애인, 국가유공자, 임산부, 다자녀 가정, 지역소외계층, 일반인 등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관람이 가능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4-17

코리안 클래식 시리즈―피리 이승민 등 국악 공연

대구콘서트하우스(관장 이형근)는 오는 19일 오후 7시 30분 챔버홀에서 코리안 클래식 `타임무어신:과거, 현재, 미래의 혼재 피리 이승민`을 연다. 코리안 클래식은 `한국의`, `한국인`이라는 KOREAN과 `뛰어난`, `고전의`라는 의미를 가진 `클래식`을 접목해 전통국악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올해 그 첫 번째 무대로 피리연주자 이승민사진이 동료 연주자들과 함께 전통음악이 우리 미래의 음악이라는 모티브로 전통 국악 공연을 선보인다.경북, 충청지역 최고의 피리연주자로 손꼽히는 이승민은 영남대 국악과, 추계예술 교육대학원 졸업 후 영남대 음대 음악학 박사를 수료했다. 현재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수석단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번 공연에서 전통 그대로의 모습이자 우리 미래의 음악이라는 철학을 선보인다. 또 자연의 숨소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피리 소리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시간으로 기대를 모은다.이번 공연은 조선시대 선비들이 즐기던 대표적인 예술성악곡으로 경풍년(慶豊年)을 피리로 흥을 돕는다. 이어 당악선율과 가야금의 서양화성이 함께 조화를 이룬 `보허자- 푸른걸음을 걷다`와 `춘앵전`, `평시조-동창이`, `승무` 등을 선보인다.이날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성악 수석단원 최민혁이 진행을 맡아 공연을 이끌며 가야금 류수민, 대금 정영신, 장구 김세진, 정가 이동명 등 이승민의 국악 동료들이 함께 출연해 무대를 더욱 빛낼 예정이다. 또 무용 김태호가 출연해 한국의 선과 멋을 선보인다.이형근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은 “국악은 음량이 작지만 소리의 울림이 그대로 전달되는 것이 중요하다. 우수한 건축 음향의 장점을 가진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우리 음악의 멋과 깊은 울림을 있는 그대로 느껴보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4-17

“피고 지는 꽃떨기로 봄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원로 시인 천양희(75)가 여덟 번째 시집 `새벽에 생각하다`(문학과지성사)를 냈다. 1965년 등단한 시인은 절실한 언어로 특유의 서정을 노래하며 문단과 독자 모두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다. 올해로 등단 52년을 맞은 시인은 소월시문학상, 현대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박두진문학상, 만해문학상 등 국내 주요 문학상을 수상하며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현실적 절박성에서 비롯한 고통과 외로움이라는 화두를 절제된 시적 언어로 적어내며 고귀한 삶을 향한 간곡한 열망을 구체화해왔다. 일상어로 담담하게 적힌 시편들에는 시인의 부끄러움과 자책, 양보할 수 없는 자존심, 비애와 연민 등이 뒤섞인 감정의 소용돌이를 엿볼 수 있는 동시에 어떤 것도 지나치게 격발되지 않고 삶의 한 부분으로 수용되는 포용력과 균형감을 발견할 수 있다.천양희 시는 중기로 접어들며 점차 삶과 사람과 자연을 잇는 깊은 통찰이 두드러지는 동시에, 시를 향한 굳은 의지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이번 시집에는 사물들이 서로 겯고틀며 함께 서는 자연의 이치를 발견·체화하며 이 동력으로 절망을 통과해 시로 나아가고자 노력해온 시인의 힘찬 여정을 담은 61편이 묶였다.시집에서는 언어의 유희가 도드라진다. 빛과 어둠, 탁상시계와 탁상공론, 일이 꼬일 때마다 생각나는 새끼 꼬는 사람 등 말놀이가 넘쳐난다. 그러나 시적 모더니즘을 위한 유희가 아니라 삶에서 건져낸 통찰이 그런 말놀이를 가능하게 했다.“전주에 간다는 것이진주에 내렸다독백을 한다는 것이고백을 했다너를 배반하는 건바로 너다너라는 정거장에 나를 부린다” - `저녁의 정거장`부분천양희의 시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외형적 특징은 고전적 형식미다. 시어를 반복하고 중첩하거나 동음이의어 및 유사어를 써서 말맛을 높인다. 이 시집의 발문을 쓴 시인 김명인은 이러한 말놀음(pun)이 유희를 넘어서 “고통과 갈등을 여과시켜, 성찰의 순도를 높여가려는 시인의 의도가 비로소 구체화”된 결과임을 지적한다.“웃음과 울음이 같은 音이란 걸 어둠과 빛이다른 色이 아니란 걸 알고 난 뒤내 音色이 달라졌다빛이란 이따금 어둠을 지불해야 쐴 수 있다는 생각웃음의 절정이 울음이란 걸 어둠의 맨 끝이빛이란 걸 알고 난 뒤내 독창이 달라졌다▲ 천양희 시인웃음이란 이따금 울음을 지불해야 터질 수 있다는 생각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별처럼나는 골똘해졌네” -`생각이 달라졌다`부분초기 천양희 시에서 한층 더 도드라졌던 젊은 날의 비애가 점차 더 유연하고 포용력 있는 언어에 감싸여 삶의 깨달음으로 진화했다. 이는 막막한 허방을 허우적거리며 고통과 자책으로 웅크렸던 나날들을 견디며 뼈에 새기는 각성을 시에 덧붙여온 천양희 시인만이 다다를 수 있는 삶에 대한 이해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희수의 나이에 이르러 시인이 도달한 시적 경지는 그의 삶이 깊어진 정도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시인은 이 시집으로 “절망하고 부정하고 수긍하며 엎질러버리는 세월일지라도 피고 지는 꽃떨기로 난만한 봄은 어김없이 찾아”(김명인)온다는 말을 조심스럽고도 분명하게 전해온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4-14

한눈으로 보는 비행기 110년 역사

`비행기 대백과사전(The Aircraft Book: The Definitive Visual History·사이언스북스)`은 인류 역사에 날개를 달아 준 비행기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이다. DK 대백과사전 시리즈의 최신작이자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도감형 비행기 대백과로서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을 비롯한 세계 유수의 항공 우주 박물관과의 협력 작업의 결실이기도 하다. `비행기 대백과사전`은 하늘을 탐험하고자 하는 인류의 열망을 선보인다.1783년 몽골피에 형제의 열기구에서 출발한 `비행기`의 여정은 1903년 동력 비행에 성공한 라이트 형제의 플라이어 호 이후 F-22와 활공 로켓에 이르기까지 850대 비행기를 하나하나 살펴보며 비행의 역사를 따라간다.시대의 아이콘격인 비행기들이 연대순으로 나열된 이 책에서는 각 비행기의 최고 속도와 엔진 사양 등의 제원, 제작 비화, 근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또한 그중에서도 엄선한 비행기를 심층 분석하는 페이지가 마련돼 있다. 샛노란 경비행기 파이퍼 J-3 컵, 슈퍼마린 스피트파이어, F-86 세이버, 콩코드 등 14가지 비행기의 내장 및 외장, 조종석의 상세 사진과 설명이 펼쳐지는 것이다. 동시에 아름답고 부르너-윙클 버드 모델 A-T `비행기` 51쪽에서 정교한 비행기의 겉모습뿐만 아니라 비행의 원리와 전문 용어 정보를 아울러 접할 수 있다. 드 하빌랜드 집시 1, 프랫앤휘트니 R-1830 트윈 와스프, 롤스로이스 페가수스 등 거대한 비행기를 공중으로 띄우는 강력한 엔진의 내부도 살펴볼 수 있다.`위대한 항공기 제조사` 10곳을 심층 분석한 이 책의 페이지들은 비행기 발달사의 산 증인인 포커, 세스나, 보잉, 에어버스, 록히드 등 쟁쟁한 항공 회사들의 연혁과 대표적인 걸작의 탄생 비화를 들려준다.전 세계 각지의 항공우주박물관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는 이 책은 색인항목만 1천500개에 달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4-14

아름답고도 잔혹한 유년의 시간

시인이자 소설가인 최영미(56)의 첫 장편소설 `흉터와 무늬`(문학동네)가 출간됐다.`흉터와 무늬`는 1994년 첫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50만 부가 넘는 판매를 기록하며 문학계에 돌풍을 일으킨 최영미 시인이 시로 문단에 나오기 전부터 써온 소설이다. 누구나 통과해야 하지만 누구도 쉽게 통과하지 못하는 유년 시절을 시적이면서도 진실한 언어로 다루고 있다. 2005년 처음 출간한 이 책은 저자가 내용을 수정하고, 삭제하고, 추가하는 과정을 거쳐 개정판으로 출간됐다.`흉터와 무늬`는 이혼한 뒤 혼자 사는 여성 방송작가 정하경이 1960년대 초반에 태어나 지금에 이르기까지 자기 가족에게 어떤 일들이 지나갔는지를 들려주는 `가족 소설`이다. 주인공 하경이 어린시절 불치병을 앓다가 미국으로 입양돼 죽은 언니, 한국전쟁 때 실수로 부하를 죽인 아버지의 숨겨진 과거를 들춰내는 과정을 통해 대립과 갈등의 시대가 빚어낸 상처를 치유하는 모습을 그렸다.`흉터와 무늬`는 1960년대 이후 한 가족에게 새겨진 과거사의 쓰라린`흉터`가 인간애가 스며있는 아름다운 `무늬`로 승화하는 과정을 담고있다.서울대 서양사학과와 홍익대 대학원 미술사학과를 나온 최씨는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 `꿈의 페달을 밟고`, 산문집 `시대의 우울: 최영미의 유럽일기``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 번역서 `그리스 신화` `화가의 잔인한 손: 프란시스 베이컨` 등을 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4-14

대한민국 헌법으로 짚어보는 박근혜-최순실게이트

`탄핵, 헌법으로 체크하다`(반비)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헌법`이라는 렌즈를 통해 되짚어보는 최초의 시도다.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라는 표현이 수없이 등장한 만큼, 헌법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으로 되돌아가 점검해야 할 지점도 수없이 많았다. `거국내각`은 어떻게 가능한가, 대통령 퇴진을 위해 개헌을 하는 것이 온당한가, 현직 대통령을 수사할 수 있는가와 같이 탄핵 정국에서 쏟아져 나온 굵직한 의문들부터 건국절 논란, 위안부 `합의` 논란처럼 탄핵 정국 이전에 이미 드러났던 전조들까지. JTBC 오대영 기자가 이끄는 팩트체크팀은 국민의 시각에서 헌법을 바라보고, 국민을 대신해 질문하며 4개월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헌법 체크`했고, 그 결과물로 이 책을 써냈다. 그 어느 때보다도 헌법의 조문 하나하나가 갖는 의미를 피부로 느낄 수밖에 없었던 사건의 한복판에서, 우리 현실에서 일어난 정치 현상에 적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평범한 눈높이에서 헌법을 고민하며 풀어내고자 한 것이다.이 책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전조부터 그 이후까지를 `팩트체크`라는 저널리즘의 강점을 십분 발휘해 날카롭게 검증하고 꼼꼼하게 기록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JTBC `뉴스룸`이 최순실 태블릿 PC 보도라는 커다란 신호탄을 쏘아올린 이후 매일같이 새로운 사실들과 그에 대한 논란들이 쏟아졌다.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도 정확한 검증과 그에 근거한 논의가 요구됐다. 이 소용돌이의 시작부터 사건의 한복판에 있었던 팩트체크팀은 자연스럽게 탄핵 정국의 국면 국면마다 사실과 거짓, 의혹과 주장을 걸러내는 역할을 맡게 됐다. 국정농단 사태의 처음부터 끝까지 시민을 대신해 충실하게 질문하고, 객관적으로 따져보고, 온갖 헌법서를 들여다보며 팩트체크한 결과물은 그 자체로 2016~2017년 벌어진 엄청난 사건의 흐름을 그대로 담은 생생하고도 정확한 기록이 됐다.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헌법으로 체크해야만 하는 이유는 이것이 단순히 일단락된 사건, 2016년과 2017년 사이의 일에만 머무르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권력을 위임한다는 것의 의미와 위험을 다시금 깨닫게 됐고, 권력을 위임받은 자의 책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다. 우리 헌법이 말하고 있는 대통령의 의무와 권한은 어디까지인지, 헌법은 왜 권력자에게 특권을 보장하고 또 그것을 어떻게 제한하는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던 시간들은 그 자체로 국민들이 헌법을 공부하고 체감하는 시간이었다.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우리 헌법이 말하고 있는 본래 가치와 원칙은 어떠했는가를 하나하나 짚어본`탄핵, 헌법으로 체크하다`는 다음 정권에도 계속해서 적용돼야 하는 원칙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7-04-14

“하나님 은총, 온누리에 가득하소서”

대구·경북 교회들이 16일 부활절을 맞아 지역 곳곳에서 이웃을 초청해 `2017년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리고 하나님의 은총이 온 누리에 가득하기를 기원한다.교인들은 부활절연합예배에서 나라와 민족, 한반도 통일, 지구촌복음화, 인류평화 등을 위해 기도한다.또 어려운 이웃에게 성금과 선물을 전달하거나 식사를 대접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인 이웃사랑을 실천한다.포항기독교교회연합회(회장 임상진)는 16일 오후 2시 포항동부교회에서 `2017년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린다.예배는 교인, 장애인, 새터민, 내빈 등 3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상진 회장 인도, 동부교회 경배와 찬양팀 찬양, 박승대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장 기도, 이성찬 목사(구룡포사랑의교회) 성경봉독, 박진석 목사 설교, 김대원 목사 축도 순으로 이어진다.특별기도에서 목회자와 장로들은 `포항시 복음화를 위해`, `대한민국 위정자들을 위하여`, `지역발전과 사업장을 위하여` 각각 기도한다.유원식 상임총무(포항엘림교회 목사)는 “장애인과 새터민 등 50여 명을 초청해 함께 예배를 드리고 선물과 성금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구미기독교총연합회(회장 이진호)는 이날 오후 3시 구미상모교회에서 `예수! 다시 사셨네!`를 주제로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린다.예배는 이진호 목사 인도, 구미상모교회 찬양팀 찬양, 최갑종 백석대학교 총장 설교, 특별기도, 축도 순으로 이어진다.특별기도에서는 나라와 민족, 한반도와 세계평화, 한반도 통일, 구미시 발전, 구미 성시화 등을 위해 기도한다.안동기독교총연합회(회장 박장덕)는 이날 오후 3시 안동서부교회에서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린다.예배는 1천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규철 목사(안동성결교회) 기도, 안동시장로합창단 찬양, 박장덕 목사(안동도원교회) 설교, 특별기도, 김용수 목사 축도 순으로 이어진다.박 목사는 `오늘, 부활을 살라!`란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다.특별기도회에서는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안동시 복음화를 위하여`, `안동시 발전을 위하여` 기도한다.경주기독교연합회(회장 김상정)는 이날 오후 3시 서라벌대학교 원석체육관에서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린다.예배는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상정 목사 인도, 하원정 장로 기도, 백승환 목사(대광교회) 성경봉독, 경주시기독교음악협회 연합찬양대 찬양, 김형준 목사(서울 동안교회) 설교, 서기봉 장로 헌금기도, 성악 앙상블 `라온` 헌금특송, 특별기도, 류성환 목사(충효중앙교회) 광고, 마흥락 목사(동방교회) 구호제창, 이규호 목사축도 순으로 진행된다.특별기도는 신영균 목사(제삼교회)가 `경주성시화운동과 교회부흥을 위하여`, 최용윤 장로가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이길우 장로가 `경주지역 각 기관과 기업의 발전을 위하여`, 이원목 목사(경주감리교회)가 `다음세대의 양육과 부흥을 위하여`를 위해 각각 기도한다.대구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승희)는 같은 날 오후 3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야구경기장에서 2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 부활의 소망`을 주제로 `2017년 대구지역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린다.설교는 장영일 목사(범어교회)가, 찬양은 연합찬양대가, 축도는 최영태 목사(전 회장)가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