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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미 50년 전에 예견된 살충제 남용 재앙

현명한 자연과학자는 때로 예언가의 역할까지 수행한다. 미국의 생물학자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1907~1964)도 그런 사람이다. 지금으로부터 55년 전인 1962년 그녀가 쓴 책 `침묵의 봄`(Silent Spring)은 2017년 한국사회의 `살충제 계란 파동`을 미리 본 듯 예언하고 있다. 아니 살충제 남용이 가져올 위험을 감지한 것은 그보다 더 오래 전이었다. 1945년 카슨은 `리더스 다이제스트`를 통해 합성 화학물질인 DDT(유기염소 계열의 살충제)를 포함한 제초제가 지구 환경을 오염시키는 증거를 제시했다. 여기에 이런 말도 덧붙였다. “제 힘에 취해서 인류는 제 자신은 물론 이 세상을 파괴하는 실험으로 한 발씩 더 나아가고 있다.”미국 대학사회에서도 남녀차별이 엄존하던 1920년대. 문학을 공부하고 싶어 했던 카슨은 `실용적 선택`으로 생물학을 전공한다. 자연과학 분야에 여성이 거의 없던 시절이었다. 메릴랜드대학에서 강의를 시작한 초보 교수 카슨은 이미 1930년대부터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자연과학자의 논리적 해석과 문학소녀의 감성이 동시에 담긴 카슨의 글은 사람들을 이성적으로 설득시키고 감동시켰다. `해풍 아래서`(1941), `우리 주변의 바다`(1951) 등이 그 실제적인 사례다.`타임`지는 레이첼 카슨을 `20세기를 변화시킨 100인 중 한 사람`으로 지목했다. 이유는 간명했다. 그녀의 미래 예측은 명료하고 정확했다. 이런 것이다.“땅과 물을 오염시키는 원인은 원자로·실험실·병원에서 배출되는 방사성폐기물은 물론, 핵폭발 낙진, 도시와 마을에서 흘려보낸 생활 폐수, 공장에서 나오는 산업폐기물 등 다양하다. 여기에 농작물과 정원, 숲과 밭에 뿌려진 살충제가 더해진다. 이런 화학물질이 만들어내는 심각한 상호작용과 변형, 그 결과에 대해서는 연구된 바가 없다.”문제의 제기와 근거의 나열, 거기에 대책 없는 현재까지를 이 짧은 문장 안에 고스란히 녹여낸 카슨은 두말할 나위 없이 `시대를 앞서간 환경주의자`였다. “그녀는 향후 한국의 양계장에서 살충제가 사용될 것임을 그때 이미 알고 있었을 수도 있다”고 말하는 게 과장으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어느 나라 할 것 없이 정치인이란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후에야 뒤늦게 해결책을 모색하는 사람들`에 가깝다.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에 허둥지둥하던 한국의 정치인과 식품 안전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모습은 그 명제가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한 사례다.▲ 젊은 시절의 레이첼 카슨.인간은 과거에서 배우지 않고서는 현재를 제대로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미래 또한 과거 학습과 현재의 노력이 더해져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와 우리 국민은 제2, 제3의 `살충제 식품 위기`가 오기 전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아래 인용하는 레이첼 카슨의 `경고`는 살충제가 미래세대의 평화롭고 건강한 삶까지 위협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이제 말로만 `환경보호`와 `건강할 권리`를 외쳐서는 어떤 국민도 설득시킬 수 없다. 정치권의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유독물질은 모체에서 자식세대로 전해지기도 한다. 과학자들은 모유 시료에서 살충제 잔류물을 발견했다. 이는 모유를 먹고 자란 아기도 지속적으로 화학물질을 흡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들은 성인보다 훨씬 쉽게 독극물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입는다. 살충제를 포함한 화학물질의 남용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09-15

이하준 목사 “이름도 빛도 없이 감사하며 섬겨라”

이하준 포항효자교회 목사는 `아무개`라는 주제로 지난 10일부터 10월 8일까지 다섯 차례 설교를 진행하고 있다. 이 목사는 10일 1~3부 주일예배에서 `한 사람(사무엘하 18장 9~15절)`이란 제목의 설교를 통해 “사도 바울은 당대 최고의 스펙을 가진 사람이었다. 유명한 정치학자와 유명한 율법학자가 될 수 있었지만 주님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했다”며 설교를 시작했다.이 목사는 “바울은 고생고생하면서 복음을 전했다”며 “이런 바울에 대해 사람들은 알아 주지 않았지만 하나님이 알아 주셨다. 그 때문에 그는 위대한 사도가 됐다”고 소개했다.이 목사는 “우리 역시 우리 자신을 작고 무명한 자로 남게 해야 한다. 오직 하나님의 상급과 사랑을 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이날 3부예배 기도는 김영식 장로가, 찬양은 할렐루야찬양대가 담당했다.이 목사는 오는 17일 `기타 등등`(사무엘하 17장 15~20절), 24일 `어린 소녀 하나`(열왕기하 5장 1~7절), 10월 1일 `한 여인`(사사기 9장 50~57절), 8일 `한 아이`(요한복음 6장 5~15절)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다.주제찬송은 `부름 받아 나선 이 몸`, `아 하나님의 은혜로`, `주여 나의 생명`, `내 주 예수 주신 은혜` 등을 선정했다.이 목사는 “사전에서 아무개를 찾아보면 이름이 없는(공개되지 않은)사람을 가리켜 사용하는 용어라고 나와 있다”며 “인류 역사는 유명한 영웅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수많은 이름 없는 사람들이 만들어간 이야기다. 이들이 성경의 역사를 만들고 위대한 사건을 만들어 간다. 이번 기회에 우리도 정말 `이름 없이 빛도 없이` 하나님과 교회를 섬기는 신앙의 자세를 배울 것”을 당부했다.이하준 목사는 장신대학교와 같은 대학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맥코믹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 목사는 포항남노회 부노회장과 장신군목회 회계, 군선교연합회 경북지회 이사, 외항선교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포항CBS와 포항극동방송, CTS에서 방송설교도 하고 있다. 저서는 창세기성경공부교재 `하나님의 창조와 구원의 시작`, `기쁠 때와 슬플 때` `목회와 신학` 등을 펴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9-14

포항충진교회, 종교개혁 500돌 기념 `신앙강좌`

포항충진교회(담임목사 박원택)는 최근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신앙강좌`우리의 신앙, 개인 구원을 넘어서!`를 시작했다. 사진 신앙강좌는 이날 오후 7시30분 교회본당에서 손덕수 부목사의 인도, 김향미 권사의 기도, 양희송 대표의 특강 순으로 진행됐다.양희송 대표(청어람아카데미)는 `프로테스탄트 정신과 종교개혁`이란 제목의 특강을 통해 “중세의 종교개혁은 단순히 `종교`, `교회`라는 범위 안에서만 이뤄진 개혁이 아닌 세상과의 싸움이고 개혁이었다”며 “개신교는 성경의 권위를 가장 우위에 두고, 개인성을 존중하는 종교개혁 정신과 가장 부합한 정신을 지녔다”고 강조했다.이번 신앙강좌는 오는 27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7시30분 본당에서 진행되며, 13일 김성한 간사(IVF 춘천지부) 강좌에 이어 오는 20일 장승익 목사(예수마을교회), 27일 김근주 교수(느헤미야연구원)가 강사로 나선다.김 간사는 `공적신앙의 영성과 기도 : 팔복과 주기도문`, 장 목사는 `교회의 공공성 회복과 건강한 교회`, 김 교수는 `성경의 시대, 우리의 시대`를 제목으로 각각 강의한다.손덕수 포항충진교회 부목사는 “개인적 복음에 머무는 신앙을 개혁하자는 뜻에서 이번 신앙강좌를 마련했다”며 “공적 신앙에 대한 주제로 특강이 이어지는 만큼 우리의 신앙의 범위와 시각이 넓혀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9-14

`50년 논란` 종교인 과세, 또 신중모드

종교인 과세가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시기를 2년 유예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한데 이어 이 법안 발의에 대한 비판 여론이 많아 파장이 일고 있다. 한국납세자연맹 등 10개 시민단체는 지난달 24일 국회 정문 앞에서 종교인 과세유예 법안(소득세법 개정안)을 낸 의원 25명의 사진과 `○○○ OUT` 문구가 새겨진 20여 개의 피켓을 들고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이들은 “종교인 과세는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며 “국민의 의사를 대변해 뽑힌 국회의원이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지 않고 기득권을 가진 종교 권력에 기대어 그들의 입장을 대변한다면 더 이상 국회의원의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어 “국회의원으로서의 도덕적 자질뿐만 아니라, 종교인 과세를 반대하는 종교계 기득권 세력과의 은밀한 뒷거래를 바탕으로 국민을 무시하고 종교인 과세 유예 법안 발의에 몰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종교인 과세 유예 법안 발의 25명의 국회의원은 국민과 나라다운 나라를 위해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문제가 간단치 않은 것은 국민 10명 중 8명은 종교인 과세에 대해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행하는데 찬성한다는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다. 더욱이 종교인 과세 시행은 50년 가까이 찬반 논쟁을 벌이다 우여곡절 끝에 도입을 바라보고 있어 시행을 2년 더 유예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결정이라는 것이다.그렇다고 일부 기독교인들의 반대 입장을 대변한 김진표 의원을 비롯한 일부 국회의원들의 주장을 외면할 일은 아니다.2년 유예 법안에 동참한 의원들은 “(이 법안의 취지는) 종교 간에 공정하고 누구도 부당하다고 느끼지 않게끔 과세 기준을 만들어 주자는 거다. 지금 현행제도는 비영리법인으로 허가를 받은 데만 과세를 하게 돼 있다. 현행법을 그대로 강행하게 되면, 비영리법인으로 등록되지 않은 종교인들은 전부 근로소득세를 내게 돼 있다. 그런데 비영리법인으로 등록된 종교인들은 소득이 기타소득으로 간주가 돼 기타소득에 대해 세율을 적용받기 때문에 세금을 조금만 낸다. 반면, 근로소득세로 돼 있으면 (세금을) 더 많이 내야하기 때문에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이와 더불어 김진표 의원은 종교인 과세 유예에 대한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종교기관에 세무조사를 금지하면 과세에 동의하겠다고 밝혀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김진표 의원은 “세무조사를 악용하게 되면 진위와 상관없이 목회자가 도덕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종교인 과세가 신중하게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종교인 과세 시행 전제 조건으로 세무조사 금지를 내건 것.이같은 정치인들의 입장에 대해서도 여론은 더욱 부정적이다.“내년 6월 지방선거 표심을 의식해 종교인 과세를 또다시 정치적으로 악용해선 곤란하다. 꼼수보단 철저한 준비가 절실하다”는 것. 이같은 여론은 종교인 과세 시행이 오늘 한국사회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재삼 일깨운다.종교인 과세 시행이 일부 국회의원들의`정치적 계산`에 또 유예될 경우 모든 국민에게 적용돼야 할 국가의 근본규범인 헌법의 태도에 위배되는 비합법적인 결정이라는 데 있다.대한민국헌법 제38조에서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는 국민개세주의(國民皆稅主義) 원칙에 이론은 없어야 한다는 것.일부 기독교 성직자는 이에 대해 사업장 소속 근로자가 아니라 영적인 일을 하는 직무 특수성을 무시한 처사라며 반발한다. 종교인의 수입원인 헌금(또는 보시금)이 기부금 성격을 갖기 때문에 과세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종교인의 성역인 소득과 지출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측면도 있다. 무엇보다 불성실신고나 탈세를 구실로 대형 종교단체에 세무조사가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이처럼 세무조사 논란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기독교 종교인들이 많은 것과 관련해 정부는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종교단체와 직접 만나 정부의 입장을 전했다. 또한 김 부총리는 지난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종교인 과세는) 법에 정해진 대로 과세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종교인분들의 의견을 듣고 미처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으면 수렴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내년 1월부터 종교인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과세하는 종교인 과세 실행은 국민 조세 평등을 위해 중요한 국정과제다. 찬성여론이 높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여론조사기관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보듯 많은 국민들의 종교인 과세 시행 여부 찬성 입장이 많고 종교인 특혜 논란도 여전하다. 여론을 뭉개면서까지 국회의원들의 입김에 시행이 또 유예된다면 그 화살은 정부로 향할 게 분명하다.소득세는 누진적 세율구조의 핵심 세목이다. 하지만 면세자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 소득세 존재 근거를 훼손할 정도라고 한다. 근로소득자의 절반 가까이 소득세를 내지 않게 된다면 이는 국민의 납세의무를 규정한 헌법정신에 위배된다. 또한 소득세 과세 기반이 축소돼 세금의 재원 조달 기능과 함께 소득 재분배 기능 강화에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이같은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종교인 과세 시행을 다시한번 결심해야 할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9-14

화려한 궁정 문화·프랑스 혁명이 단추에

국립대구박물관(관장 권상열)이 오는 12월 3일까지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전을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하고 있다.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18세기부터 20세기 전반의 프랑스인들의 단추에 나타난 그들의 역사와 문화를 만날 수 있는 재밌는 전시다.옷을 여미거나 푸는 것을 쉽게 하려고 기능·장식적으로 사용하는 의복 소품인 단추라는 작은, 미시적인 사물을 깊이 들여다보면서 오늘날 세계 최고의 문화선진국이라 불리는 프랑스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전시는 5개 분야로 구성됐다.프롤로그 `이미지로 본 프랑스 근현대 복식`에서는 18세기부터 1950년대까지의 유화, 판화, 포스터, 사진으로 프랑스 복식의 흐름을 조망한다. 단추 제작에 사용한 다양한 재료와 기법들도 소개한다. 1부 `18세기: 단추의 황금기`에서는 절대 왕정에서 프랑스 혁명에 이르는 18세기의 프랑스 역사와 문화를 조망한다.`단추의 황금기`라 불리는 이 시기에는 개인과 사회를 반영한 온갖 종류의 단추가 제작됐다. 화려한 궁정 문화를 보여주는 금실, 비단, 보석 단추, 프랑스 혁명이나 노예 해방 등을 반영한 신념의 단추, 학문과 기술의 진보, 사회의 풍속과 유행 등을 반영한 세밀화 단추와 뷔퐁 단추 등을 선보인다. 2부 `19세기: 시대의 규범이 된 단추`에서는 산업화와 제국주의라는 격변의 세기를 맞이한 19세기 프랑스를 단추와 복식으로 살펴본다. 나폴레옹의 제정 시기 이래 단추는 군복과 같은 제복의 상징으로 집단 정체성의 도구였으며, 신흥 부르주아 계층의 문화 규범을 보여주는 상징이 되었다. 기계생산이나 백화점의 설립 등 근대 유럽의 생산과 소비문화의 단면 또한 단추에 잘 드러난다. 3부 `20세기: 예술과 단추`에서는 20세기 전반기까지의 프랑스 복식의 흐름을 알기쉽게 소개한다. 이 시기는 현대적 가치 마련에 중요한 토대를 제공했는데, 단추는 의상 디자인의 핵심 요소였고, 예술가들의 내면을 반영한 중요한 표현 매체가 됐다. 여성을 코르셋에서 해방시킨 최초의 디자이너 폴 푸아레의 의상과 단추를 비롯, 코코 샤넬이 유일하게 경쟁 상대로 생각했다는 전설적인 디자이너 엘자 스키아파렐리의 의상과 작품 단추도 만나볼 수 있다.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전시는 유료(성인 9천원)다. 전시문의 1644-2625./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9-13

페리클레스와 리어왕의 초대 이 가을, 셰익스피어와 마주하다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는 영국 비평가 칼라일에 의해 인도와도 바꿀 수 없다고 칭송된 극작가로서 37편의 희곡 외에 여러 편의 시와 소네트를 썼다. 우리가 자주 들어본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로 시작되는 그의 4대 비극 중 대표 희곡인 `햄릿`의 제 3독백의 첫 문장 등 그의 작품들은 인간성에 대한 심오한 통찰을 보여주고 있어 그가 세상을 떠난 지 400년이 흘러도 세계인들로부터 여전히 추앙받고 있다. 9월을 맞이해 개막하는 셰익스피어 연극 작품 두 작품을 소개한다. 인간과 세상, 그리고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채워줄 것이다.△(재)포항문화재단 연극 `페리클레스`(재)포항문화재단은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 `리처드 3세`와 더불어 셰익스피어의 4대 로맨스극으로 손꼽히는 희곡 `페리클레스`를 연극으로 재탄생시킨 연극 `페리클레스`공연영상을 무료상영한다. 오는 14일 오후 1시 30분, 7시 두 차례 포항시청 대잠홀.`페리클레스`는 `리어왕`과 `맥베스`등 정치와 시대를 다룬 기존 작품들과 달리 수려하고 낭만적인 문체가 돋보이는 사실주의와 판타지가 결합된 로맨스 극으로 배우 유인촌의 연극 출연으로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연극은 셰익스피어 원작을 양정웅·김세한이 각색하고 양정웅이 연출했으며 지난해 서울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열린 공연을 영상으로 전한다. 연출가 양정웅씨는 셰익스피어 전문가로 알려진 스타 연출가다.이 작품은 페리클레스라는 인물이 겪는 삶의 과정을 보여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희망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이유”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다주인공 타이어 왕국의 왕자 페리클레스가 앤티오크 왕국 공주의 미모에 빠져 왕이 낸 수수께끼를 풀겠다고 나섰다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여러 나라를 떠돌며 도피생활을 하고, 가까스로 목숨을 건져 펜타폴리스 왕국 공주 세이사와 결혼하지만 고향으로 돌아가는 배에서 아내가 딸 마리나를 낳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다는 줄거리.△대구시립극단 `리어왕`대구시립극단은 오는 22일 오후 7시 30분, 23일 오후 5시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백미로 꼽히는 연극 `리어왕`을 공연한다.`리어왕`은 4대 비극의 많은 요소가 집약돼 있는 작품이라고 평자들은 입을 모아 얘기한다. 그만큼 작품성이 뛰어나다는 뜻이 되겠다. 셰익스피어는 `리어왕`에서 인간의 본성 즉, 이성과 본능, 부모와 자식, 개인과 사회 등 인간을 둘러싼 거의 모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게다가 그 작품에는 셰익스피어가 구체적으로 상정하고자 하는 가정관, 사회관, 윤리관이 고스란히 녹아들어가 있는 교과서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리어왕`은 오만과 독선, 무지, 그리고 통찰력의 결핍으로 인해 빚어지는 불행을 그린 작품으로, `효`와 `배은(背恩)`으로 인한 분열을 소재로 삼고 있다. 리어왕이 두 딸에게 배신당해 폭풍우 치는 황야로 쫓겨나 분노로 미쳐가다 결국 죽는다는 이야기다. 줄거리는 단순하지만 복잡한 인간관계와 갈등을 그리며 그 안에서 빈부격차, 세대문제, 노인문제, 가정과 국가, 자연과 운명 등 시공간을 초월한 인간사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집약한다.이번 공연은 `바냐 외삼촌`, `유리동물원`, `햄릿: 존재의 방식`등 굵직한 작품을 선보여 온 김미정 극단 구리거울 대표가 연출을 맡았다. 영미희곡을 전공한 영문학자로, 드라마투르거와 평론가로도 활동해 온 김미정 연출가는 작가의 의도와 원작의 메시지를 미니멀한 무대와 섬세한 앙상블에 담아낸 격조 있는 무대로 정평이 나있다. `리어왕`의 충실한 이해와 깊이 있는 해석을 위해 직접 번역까지 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9-13

문화·예술의 향기, 도심에 생기를 불어넣다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포항시 북구 중앙동 일대에 자리잡은 예술인들의 문화예술창작지구인 꿈틀로에서는 특별한 문화예술 판이 펼쳐진다. 꿈틀로는 포항시가 침체된 구도심의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문화예술창작촌이다. 지난해 9월 입주작가 모집을 시작으로 폐간판 정비 및 조형물 설치 등 경관조성사업을 추진해 지난 6월 오픈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꿈틀로`상징 사인물과 노후한 빈 벽을 예술적으로 리모델링한 조형물 등 다양한 건물들이 도심 속에 피어난 문화예술의 향기를 느끼게 한다.이곳에 입주한 작가들이 창작지구 활성화를 위해 `2017 꿈틀토 아트페스티벌`을 개최하는 것이다.이번 축제는 입주작가들의 창작공간과 중앙동 일원의 꿈틀로 골목에서 다양하게 펼쳐진다.국내 1호 부엉이 파출소로 새롭게 디자인된 중앙파출소의 꿈틀로갤러리에서 열리는 `꿈틀로 아트페어`와 입주작가 개별 창작공간에서 진행되는 예술체험 및 핸드메이드 마켓 등 꿈틀로 작가들의 작품감상은 물론 다양한 아트상품도 구매할 수 있다.꿈틀로 거리에서도 다양한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16일 오후 2시부터 박승태 작가의 무료 초상화 그려주기 이벤트가 진행되고, 직장인밴드의 버스킹 공연이 피터공작소 옆 공터 오픈무대에서 흥겨운 음악으로 관람객들을 만난다. 또 놀이터 디자이너로 유명한 편해문 작가와 함께하는 `꿈틀로 가족 POP-UP 놀이터`가 16일 오후 3시 꿈틀로 내 북경주차장에서 온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로 진행된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해 `상상의 우리집 짓기`라는 콘셉트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원도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이번 페스티벌을 준비한 꿈틀로 작가연합회 김희욱 회장은 “입주작가들이 다양한 창작과 시민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생산해 냄으로써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꿈틀로를 방문하고 함께해 원도심이 예전의 활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입주작가들이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무더위가 물러난 초가을 문턱, 도시 속 삶에 잠시나마 행복감을 높이기를 원한다면 `꿈틀로 아트페스티벌`을 찾아보면 어떨까./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7-09-12

심장이 멎을 듯 강렬하게, 때론 가슴을 저밀 듯한 멜로디로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백건우(71)가 오는 27일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단독 연주회를 개최한다.이번 공연은 그가 올해 전국 32개 도시를 돌며 32개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연주하는 순회 공연 중 일부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대표곡들을 들려줄 예정이다.1946년 서울 출생인 백건우는 10세에 한국 국립교향악단과의 협연으로 데뷔한 이후 세계적 권위의 콩쿠르 입상과 세계 유수 무대에서의 활동으로 이미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오른 피아니스트다. 1968년 뉴욕 줄리어드 음대를, 1971년에 동 대학원을 졸업했고, 같은 해 링컨센터 앨리스튤리 홀에서 자신의 첫 리사이틀을 가졌다. 섬세하고 시적인 연주로 `건반 위의 구도자(求道者)` 로 불리는 그는 특히 라벨의 작품을 자신만의 해석으로 연주해 주목받았으며 지난 2000년 프랑스 정부로 부터 `예술문화기사훈장`을 받기도 했다.그가 이번 경주 무대에서 들려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는 `피아노의 신약성서`로 불리는 작품이다. 백건우식 베토벤 소나타는 진귀하고 품격있는 연주로 평가받는다. 그의 베토벤 소나타 공연은 강렬한 힘으로 심장을 떨리게 하고 가슴 저미는 멜로디로 청중의 마음을 파고든다는 평을 받고 있다.이번 무대에서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0번, 23번, 30번, 31번을 연주한다. 피아노 소나타 10번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중 가장 우아하고 사랑스러운곡 이다. 불꽃같은 격정, 불굴의 기백이 돋보이는 피아노 소나타의 역작으로 `열정`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피아노 소나타 23번은 어려운 테크닉과 독창적인 전개로 난곡으로 통한다. 30번은 베토벤의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의 마지막 부분을 녹여놓은 듯한 농도 깊은 걸작이다. 베토벤이 전혀 들을 수 없는 상태에서 작곡된 후기작품 피아노 소나타 31번은 베토벤 초·중기 작품에 비해 탁월한 독창성과 예술적인 의지가 느껴지는 곡이다.※피아니스트 백건우 = 194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열 살 때 서울에서 첫 리사이틀을 했으며, 열두 살 때 국립교향악단과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하는 등 일찍부터 재능을 보였다. 1961년 미국으로 건너가 줄리어드 음악학교에서 로지나 레빈을 사사했다. 1967년 런던으로 건너가 일로나 카보스를 사사하고 같은 해 나움버그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리스트의 작품만으로 구성된 6개의 리사이틀 시리즈를 파리와 런던에서 개최해 호평받았다. 1980년 이후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며 세계무대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1992년 1월 스크리아빈 피아노 작품집 앨범으로 프랑스의 권위있는 디아파종 상을 받았으며, 1933년 낙소스레이블로 발매된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5개 전곡 녹음으로 다시 한 번 디아파종 상을 받는 동시에 프랑스 3대 음반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2016년 12월에는 뉴욕 링컨센터에서 이르지 벨로흘라베크가 지휘하는 뉴욕필하모닉 협연으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해 호평 받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9-12

클래식과 합창, 그리고 팝의 향연

▲ 박천영 모니터단장지난 6, 8, 9일 사흘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는 국제적인 명성을 지닌 최고 연주자들과 포항시립교향악단과 포항시립합창단이 펼쳐내는 `제2회 포항뮤직페스티벌`이 개최되었다. 티켓팅을 시작한 당일부터 순식간에 일부 공연은 절반이 예매되는 등 연일 공연장을 가득 메운 지역의 클래식 애호가들에게는 가을향기를 만끽하는 풍성한 축제의 향연이 되었으며 국제적 수준의 이번 축제가 문화도시 포항의 품격을 한 층 높였다는 평이다. 첫날 첫 무대는 독일유학파이자 철학도이기도 했던 구자범 지휘자가 독일의 바그너가 처음으로 자신의 스타일로 선보인 오페라 `로엔그린` 3막의 전주곡을 선택하였고 관객들 모두는 오케스트라가 빚어내는 박진감 넘치는 화려한 빛깔과 역동적인 움직임에 음악 속으로 몰입되어 갔다. 청중들은 무대의 연주자들에게로 연주자들은 지휘자의 손끝으로 눈빛이 모이고 함께 어우러지며 음악이 주는 느낌을 주고받는 듯하였다.전체적인 연주곡의 흐름도 비제의`카르멘` 중 `투우사의 노래`를 비롯한 굵직하고 드라마틱한 곡들과 타이스의 `피날레`와 같은 서정적인 곡들이 조화를 이루어 연주회에 깊은 감동을 더해 주었다. 4명의 주연 성악가들이 오케스트라와 함께 들려주는 노래가 때로는 봄 언덕을 넘어오는 꽃향기 같았고 때로는 산마루를 타고 넘는 소나기구름처럼 느껴지며 청중들의 감성을 “들었다 놨다”하는 듯했다. 특히 소프라노 오미선씨의 풍부한 발성을 기반으로 하는 감미로운 아리아는 분명 세계적인 소프라노로 손색이 없었으며 독일 뉘른베르크 국립극장의 주연가수로 활동 중인 바리톤 양준모씨의 드라마틱한 창법과 편안하게 뻗어 나오는 중저음은 듣는 이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여러 장면들이 이어지는 오페라 아리아 속에 푹 빠져있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곡이 끝나고 가히 폭발적인 박수소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첫 공연이 끝나자 말자 이어지는 다음 공연을 기대하며 그렇게 사흘을 보낸 것 같다.둘째 날은 포항시립합창단이 창단 이래 처음으로 외국인 지휘자를 초청하여 월등한 하모니와 섬세한 합창음악의 세계를 선보였고, 또 국악과 더불어 엮어가는 합창의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는 신선한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특히 베이스 바리톤 스테판 모쉑이 노래한 베르디와 모차르트의 아리아는 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음량뿐만 아니라 연기력도 대단한 실력의 소유자임을 느끼게 하였다. 축제공연임을 감안한다면 유명한 오페라 합창곡이나 소규모 관현악과 함께 부르는 무대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기도 하였다.마지막 날의 피날레는 정주영 지휘자가 이끄는 포항시립교향악단과 정동하가 꾸미는 팝스콘서트로 화려한 대미를 장식하였다. `캐리비안의 해적` `사운드 오브 뮤직` 등 친근한 영화음악들은 콘서트장을 즐거움으로 들뜨게 하였고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어지는 `불후의 명곡` 최고의 인기가수 정동하와 오케스트라가 뿜어내는 귀에 익은 노래들의 열창 사운드는 3일간 음악축제의 절정을 꽃 피우고 있는 듯하였다. 계속되는 환호와 갈채는 축제의 끝을 아쉬워했지만 열정의 무대는 내년을 약속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올 해 한층 업그레이드 된 포항뮤직페스티벌은 지역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고품격의 무대를 안겨 주었고 시민들도 연일 만원사례로 응답해 주었다. 축제 기간 중 획기적이고 집중력 있는 연주기량으로 품격 연주회를 이끌어 준 지휘자들과 초청연주자들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내며 이번 음악회가 지역 클래식음악의 1번지인 포항시립교향악단과 시립합창단에게도 분명 큰 변화와 성장의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또한 모든 음악의 근간이 되는 클래식음악이 든든하게 자리매김함으로써 포항의 예술문화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넉넉히 감당해줄 것을 기대하면서 국제적인 수준의 음악과 음악인들을 내년에 또다시 만날수 있다는 또다른 기대감과 아울러 기적처럼 성장해 나갈 포항문화발전의 장면들을 꿈꾸듯 그려본다.

2017-09-11

`철의 도시` 포항, 예술로 물들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분다. 바깥 나들이하기 좋은 가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가을은 여러 축제가 열리는 `축제의 계절`이기도 하다. 깊어가는 가을을 축제와 함께 만끽해보는 것은 어떨까.포항에서는 올해로 6번째를 맞는 `2017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이 영일대해수욕장 일원에서 오는 18일부터 10월 14일까지 열린다.지난해 10만 여명이 방문한 포항의 대표적인 문화축제이자, 조각예술품을 주제로 한 축제 중에선 단연 국내 최고다. 국내 철 조각작품의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며 철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과 공연 프로그램이 더해진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매년 새로운 작품과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다.특히 철을 소재로 한 우리나라의 유일한 예술축제로 올해는 (재)포항문화재단이 진행을 맡아 `헬로, 스틸(Hello, Steel)`을 주제로 관람객들에게 건네는 인사의 의미를 담아 예년보다 더 풍성하게 펼쳐진다.△철(鐵)을 소재로 한 조각작품이 해변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같은 풍광 연출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예술 페스티벌로 매년 국내 주목받는 작가들의 철을 소재로 한 조각작품을 축제가 열리는 한 달 내내 만나볼 수 있는 문화공간이다.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해변이라는 자연친화적인 환경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다른 페스티벌과의 차별점이자 강점으로, 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올해는 특히 특별한 작가의 참여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의 주행사인 아트웨이를 수놓을 작품은 한국 조각계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힘있는 작품과 파워풀하고 진취적인 젊은 작가 군의 작품을 균형감있게 선정했다.이중 서울대 조소과 교수이자 `역상조각`이라는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이용덕 작가와 포스코가 공동 작업한 작품 `만남 2017`이 단연 돋보인다. `역상조각`은 조각이 입체여야 한다는 전통 조각계의 고정관념을 깨고 평면보다 오목하게 들어가도록 제작하는 기법이다.특히 이번 작품은 포스코의 재료 지원 및 기술력 후원으로 바다와 인물이 동시에 보이는 새로운 형식의 작품이라는 점과 지역 철강 기업체와 작가가 처음으로 함께 작업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또한 (주)신화테크에서 제작한 15m 높이의 오벨리스크 작품 역시 포항의 문화 랜드마크로 부상할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예술작품만 있다고?페스티벌에 예술작품만 있다면 섭하다. 가을에 맞게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철 조각품 전시와 더불어 주말마다 다양한 체험과 공연, 각종 퍼포먼스 등을 해변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다른 페스티벌과의 차별점이자 강점으로, 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특히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등 단체 관람객이 많은 평일에는 연령별 수준에 맞는 도슨트 작품해설과 스틸 로드스케치, 전시 워크북 제공 등 예술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해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이 열리는 한달 간 예술작품과 함께 체험을 즐기며 진정한 힐링을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뿐만 아니라 포항 시내 버스투어와 크루즈 투어 등 관광 프로젝트를 진행해 페스티벌 내 투어를 통해 아트웨이가 연결된 포항운하, 시립미술관, 영일대해수욕장 등을 둘러보며 역대 스틸아트 작품과 올해 출품작을 감상할 수 있다. 예술 관람과 관광이 자유롭게 공존하는 페스티벌로, 일상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신선한 문화 체험을 즐길 수 있다.`스틸아트웨이쇼`에서는 수준높은 거리극을 주말마다 선보인다. 새로운 예술적 경험과 극적 재미 요소를 모두 충족할 유명 거리극 팀들이 바다를 무대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또한 매년 스틸아트페스티벌의 대표 체험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은 풀무로 바람을 일으켜 쇠를 녹이고 두드리고 담금질을 해보는 전통 방식의 `이야기 대장간`과 잊고 싶은 기억을 쓴 종이를 용광로에 넣어 기억을 지워주는 `기억삭제 용광로`, 빈 깡통을 행사장에 가지고 오면 다육식물을 심어주는 `스틸 그린데이` 이벤트가 준비된다. 이외에도 힐링과 업사이클링 등 에코 트렌드를 반영해 아이는 물론 성인도 즐길 수 있는 `철철놀이터` 등을 선보인다.또한 스틸아트공방과 포항시립미술관이 함께 제작한 스틸아트 상품도 눈여겨 볼만하다. 실생활에서 쓰일 수 있는 생활소품 및 액세서리들로 포항을 대표하는 수산물인 개복치, 과메기 등을 활용해 세련된 디자인이 퍽 앙증맞다. 몸길이 약 4m, 몸무게 1톤에 이르는 거대 바닷물고기 개복치의 모양과 학명을 딴 `Mola Mola` 목걸이와 브로치를 비롯해 돌문어, 시금치를 모티브 한 티스푼 세트 등을 판매한다.여기에 예술체험 활용을 극대화한 예술공방 체험도 준비돼 있어 눈으로 보고 만질 수 있는 아트 공간을 통해 `오감만족` 페스티벌이기에 색다른 가을 여행이 될 것이다. 특별한 추억만들기를 원한다면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과 함께 해보면 어떨까./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9-11

`재생백일장` 23일 이명석 문화공덕비 앞

고(故) 재생 이명석(1904~1979·사진) 선생은 포항지역의 문화 선각자였다. `상록수 정신`으로 청년들의 의식을 일깨우는 한편으로 낙후된 교육·문화를 반석 위에 세우고자 문화원을 설립했으며 도서관 건립운동을 전개했다. 또한 지역 최초의 문화제인 개항제를 비롯 문맹자 퇴치를 위한 공민학교 설립 등 1910~1960년대 문화 사회 운동 기수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이밖에도 포항선린애육원, 애린공민학교, 포항시자립신생원, 나환자자립정착촌 등을 설립해 가난으로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희망의 등불이 돼주었다. 광복의 혼란과 6·25전쟁의 뼈아픈 고난을 겪으며 21세기 문화시대, 미래사회의 화두가 될 문화·교육·사회복지 분야의 선견지명으로 자립갱생과 문화복지의 포항 정신문화운동의 등불을 밝힌 주인공이랄 수 있다.포항문인협회(회장 하재영)가 저처럼 향토문화의 사표가 되는 이명석 선생의 정신과 업적을 기리는 `제18회 재생백일장`을 오는 23일 오후 2시 포항시 북구 덕수동 덕수공원 재생 이명석 문화공덕비 앞에서 개최한다.올해로 18회째를 맞는 재생백일장은 포항에 문화의 씨를 뿌리고 일생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문화예술을 키웠던 고 이명석 선생의 지역 문화에 끼친 공덕을 기리고 참다운 문학정신과 문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마련됐다.이명석 선생의 아호를 딴 재생백일장은 지난 1998년부터 매년 9월 애린복지재단의 후원으로 열리고 있으며 문화의 불모지에 씨를 뿌린 선생의 공덕과 노고를 기리고 계승하는 의미있는 행사로 평가되고 있다.재생백일장은 시와 산문부 등 2개 부문으로 나뉘어 열리며 참가 대상은 포항지역 초·중·고등학생과 일반인(대학 포함)이다. 참가 신청은 당일 현장에서 가능하며 대상 1명에게는 상금 200만원이 주어지며 부문별 장원 등에게는 상금과 포항문인협회장상이 주어진다. 입상작 발표는 29일 포항문인협회 홈페이지(http://cafe.daum.net/pohangliterature)등을 통해 이뤄진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9-11

`나`와 `누구`는 결국 하나였음을… `마흔 즈음에 발견한 생의 비밀

“21세기 서정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작가”로 평가받는 시인 신용목(43)이 `아무 날의 도시` 이후 5년 만에 새로운 노래로 독자들과 만났다. 시어의 사용은 더욱 노련해졌고, 세상과 인간을 해석하는 촉수는 보다 민감해졌다. 시집 제목부터가 자아와 존재에 관한 불혹의 성찰이 느껴진다. 이름하여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창비).신용목 씨가 20대 후반일 때부터 곁에서 지켜본 기자로선 이 시집을 `절차탁마 끝에 이룬 미학적 성취`라고 부를 수밖에 없을 듯하다. 다소 단정적이고 과도한 칭찬으로 보일 수도 있겠으나, 천만에다. 아래와 같은 시를 읽어보자.`잤던 잠을 또 잤다//모래처럼 하얗게 쏟아지는 잠이었다//누구의 이름이든/부르면/그가 나타날 것 같은 모래밭이었다. 잠은 어떻게 그 많은 모래를 다 옮겨왔을까?`-위의 책 중 `모래시계` 일부.고래로부터 시인이란 혜안(慧眼)을 가진 사람을 지칭했다. 혜안이란 세상사와 인간의 본질을 명확히 해석할 수 있는 식견을 의미한다. 신용목의 혜안은 `나`와 `누구`가 결국은 동질이형(同質異形)의 존재라는 걸 깨닫고, `누군가를 부르는` 호명이 자신을 찾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낮은 어조로 노래한다.이러한 높은 차원의 깨달음이 있기까지는 아래 인용하는 시 `자작나무`에 등장하는 형이상학적 질문이 있었을 것이 분명할 터.`질문이 적힌 종이를 구겨 던진 구름들, 천둥으로 번개로 쏟아지던 활자들/그때 겨울이 왔고//눈이 내렸다. 허공의 젖은 소매에 부딪쳐 반짝이며/흩어지며/생의 비밀을 잃어버린 사금파리처럼/한순간/깊은 동맥을 그으며…`이미 눈 밝은 독자들은 짐작했겠지만 찰나에 진리를 포착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가 시인이라 할지라도.신용목 또한 오늘이 있기까지 `생의 비밀을 잃어버린 사금파리`처럼 파랗게 추운 시간을 지나왔음이 분명하다. 해서 이 시는 내밀한 자기고백으로 읽힌다.신용목의 신작 시집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가 지닌 가장 큰 미덕은 `마흔셋에 발견한 생의 비밀`로 요약될 수 있다.쏟아지는 질문 속에 혜안을 찾아가는 험한 길을 걸어 시인은 마침내 이런 경지에 도달한다. `옆집 남자`에서 읽히는 존재와 본질에 관한 명료한 인식. 이를 `진리와 자아의 발견` 외에 어떤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신용목 시인`사막 가운데서도/선인장은 물속에 잠겨 있다//땅에 떨어져도/새의 뼈가 비어 있는 것처럼. 죽어서 새는 땅속으로 하늘을 가져간다/어둠/끝이 보이지 않는 것과 끝이 없는 것은 같은 말이다/밤….`선배시인 허수경은 신용목의 시적 성취를 두고 “시집의 시간을 독자들에게도 그대로 살게 한다”고 말했다. 보기 드문 상찬이다.문학평론가 김나영 역시 “불가능한 자기증명에 대한 고투가 이토록 담담하게 `나`를 돌아보는 일로 그려지기도 한다. 신용목의 시는 차마 경계 지을 수 없는 인간이라는 보편적 사정을 한 철저한 개인의 반성을 통해 그려내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는 말로 신용목의 시적 미래를 격려했다.1974년 경상남도 거창에서 태어난 신용목 시인은 고려대 대학원 국문과에서 공부했고, 2000년 문예지 `작가세계`를 통해 등단했다. 이후 `그 바람을 다 걸어야 한다` `바람의 백만번째 어금니` 등의 시집을 출간했다. 제2회 시작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하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09-08

내가 읽은 `어린왕자`에 오역이?

혹자는 “번역은 반역에 다름없다”고 말한다. 원작에 사용된 언어를 다른 언어로 완벽하게 옮긴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요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영화 제목처럼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최근 출판사 새움이 출간한 `어린 왕자`는 이 `불가능에 가까운 작전`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번역자 이정서씨의 안간힘이 만들어낸 책이라고 불러도 무방하다.프랑스의 작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번쯤 펼친 책이지만 그 안에 담긴 함의와 은유를 제대로 이해하는 독자는 드문 것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원작인 불어판과 영문 번역본까지 비교하며 함께 읽어본 이는 더욱 드물다.이번에 `어린 왕자`를 한국어로 번역하고, 책의 뒤편에 불어와 영어 번역본까지를 수록한 이정서씨는 기존의 권위와 질서를 부정하며 주목받은 `용기 있는` 번역자다. 그는 2014년 그때까지 출간된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에 “오역(誤譯)이 적지 않다”고 지적해 출판계를 흔들어 놓았다.그의 주장에 대한 지지 선언과 비난이 동시에 돌출했고, `이정서`라는 이름은 인터넷과 문학 관련 잡지 등에서 한동안 `뜨거운 감자`가 됐다.이 논란의 진행 과정에선 부정적 측면도 발견됐지만, `번역자로 일하는 이들의 타성에 젖은 안일한 태도를 반성하게 했다`는 긍정적 측면은 누구도 함부로 부정할 수 없다. 만나본 바 없지만 이정서씨가 `성실한 사람`임에는 분명해 보인다.출판사가 밝힌 `어린 왕자`의 번역·출간 의도는 분명하다. 아래와 같은 설명이다.“단어 하나, 문장 하나의 잘못된 해석으로 작품의 메시지가 흔들리는 일은 번역 세계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그래서 역자는 더 나은 번역을 위해 끊임없이 개정판을 내는 것일 터.”이정서씨는 `이방인`에 이어 기존의 `어린 왕자` 번역서에도 여러 군데 오류가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주장을 구체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불어·영어·한국어 번역을 비교하는 `작업 노트`까지 책에 실었다. 짐작건대 이번 `어린 왕자` 번역본 출간도 작지 않은 논란을 부를 듯하다.만약 1944년 지중해 인근으로 정찰 비행을 떠났다가 실종된 생텍쥐페리가 아직 살아있다면 한국에서의 `어린 왕자 번역 논란`에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궁금하다./홍성식기자hss@kbmaeil.com

2017-09-08

신간 책꽂이

◆`시베리아 문학기행` · 서울문화사`여행`과 `문학`이란 두 단어의 매력을 아는 독자들이 흥미를 가질 책이다. 끝없는 설원과 낭만을 소재로 한 러시아 소설의 매혹을 `시베리아 문학기행`을 통해 만날 수 있다. 톨스토이, 체호프, 도스토옙스키….저자 이정식씨는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CBS, KBS 등에서 기자 생활을 했다. 출판사는 “삶의 한가운데서 잠시 휴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는 말을 전했다. 책에 실린 사진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있는 듯한 대리체험을 제공한다. 수년에 걸친 이씨의 수고가 글과 사진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가야사 새로 읽기` · 주류성`가야의 역사와 문화`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고대국가인 신라, 고구려, 백제에 비해 관련 자료도 적고, 연구학자도 소수다. 경북대 사학과 주보돈 교수의 `가야사 새로 읽기`는 문헌을 근거로 가야사의 흐름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있다.“가야를 주체로 한 가야사의 발전, 변화하는 가야사를 역동적으로 새롭게 그려보고자 시도했다”는 것이 출판사의 설명이다. 저자인 주 교수는 경북대 박물관장, 한국고대사학회 회장, 한국목간학회 회장,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위원 등을 지낸 역사학자다. ◆`마흔의 시간관리` · 반니라이프우리 사회의 중추로 역할 하는 40대. 현재 위치에 오기까지 적지 않은 노력이 필요했다. 그 노력 중 하나가 `시간의 효율적 사용`. 하지만, 갈수록 시간은 모자라고 해야 할 일은 넘친다. 이런 고민을 가진 사람에게 `마흔의 시간관리`를 권한다.미국 국제경영대학원에서 MBA 학위를 취득하고, 기업연수 전문 컨설팅 회사 대표를 맡고 있는 저자 오츠카 히사시는 `후회하지 않는 40대의 삶`을 위한 시간관리 노하우를 독자들에게 전해준다. 번역은 대기업 사원을 대상으로 일본어 교육을 진행해온 정윤아씨가 맡았다. ◆`꼭 갖고 싶은 로봇 친구` · 꿈터IT회사에서 일하는 작가가 쓴 동화. 한 어린이가 로봇 친구 `마스토스`와 함께 코딩,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에 대한 궁금증을 재밌게 풀어간다. 책을 쓴 유병천씨는 대학에서 경영 정보학을, 대학원에선 문학을 공부했다. 현재 웹 기반의 솔루션 사업을 하는 아이티스텐다드 이사로 일하고 있다.미래사회의 주역인 어린이들이 살아갈 시대는 싫든 좋든 인공지능과 어울려야 한다. 이 책은 컴퓨터에 대한 기본 지식과 인공지능 기술을 자연스레 얻게 해주는 동시에 인간과 기술 발전의 상관관계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되돌아보게 해준다./홍성식기자hss@kbmaeil.com

2017-09-08

조계종 “공명선거로 총무원장 뽑자”

오는 10월 12일 대한불교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교계의 공명선거 다짐과 교권 수호 의지 표명이 이어지고 있다.종훈 스님이 위원장을 맡은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총무원장 선거를 43일 앞둔 시점에 `공명선거위원단`을 출범시켰다.총무원장 후보의 금품 살포 등 사전 선거운동을 감시하게 될 공명선거위원단은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발대식에서 “제35대 총무원장을 뽑는 이번 선거가 종헌종법을 준수하고,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부정선거 감시활동에 진력하겠다”고 밝혔다.이에 덧붙여 종훈 스님은 “이번 선거가 한국불교 중흥과 발전을 위한 도약의 발판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하며 “총무원장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각 교구의 선거감시 활동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선거일인 10월 12일까지 활동을 지속할 공명선거위원단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지휘 아래 공명선거 홍보와 안내, 각 교구별 총무원장 선거인단 선출 교구종회 참관, 금권 개입과 탈법 등 선거 부정을 감시하게 된다.한편 지난 1일엔 조계종 교구본사 주지스님들이 봉은사에 모여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스님들은 공정한 총무원장 선거를 반드시 실현하고, 교권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직지사 주지 웅산 스님과 법주사 주지 정도 스님, 고운사 주지 호성 스님 등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선 `중앙종무기관 엄정 중립을 위한 교구본사 주지 결의문`도 발표됐다.참석자들은 이번 총무원장 선거가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 전법도생(傳法度生)의 종지를 받들어 승가공동체를 굳건히 하고, 종단 백년대계의 초석을 다지는 의미”라고 정의했다.결의문 채택에 참여한 스님들은 “승가의 관습을 왜곡해 승가공동체의 정신을 훼손하는 선거문화로 인해 종단의 근간이 위협 받고 있다”며 “존엄과 권능을 수호하지 못한다면 우리 종단은 누란지위(卵之危)의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다”라는 말로 공명선거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또 “전국의 교구를 책임지는 우리는 총무원장 선거를 맞이해 종단 내외의 위기를 극복하고 종단 백년대계의 초석을 놓는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 천명했다.이날 참석한 스님들은 종단의 근간인 선거법을 준수하고, 선거 부정행위에 대해 단호히 맞설 것을 결의했고, 선거 업무를 관장하는 집행부에게 엄정 중립의 자세를 가져달라 요구했다. 이와 더불어 “종단 내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인 자정 노력을 경주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결의문은 “이번 총무원장 선거를 통해 이사(理事)를 겸비한 높은 수행력, 종단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사회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이끌어낼 수 있는 훌륭한 지도자를 모시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으로 끝을 맺고 있다.한편, 제35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공고일은 9일이며, 후보 등록은 18~20일. 선거는 앞서 언급한대로 10월 1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09-07

“한반도 갈등, 평화롭고 슬기롭게 풀어야”

서로의 신앙을 존중해주고, 종교간 화합을 위해 결성된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대표의장 김희중 대주교·이하 종지협)가 이탈리아에서 `2017 대한민국 종교지도자 이웃 종교 체험 성지순례`를 진행했다.지난달 31일부터 9월 5일까지 로마와 남부 폼페이, 소렌토, 아말피, 몬테카시노 등의 지역으로 이어진 이번 성지순례에서 종지협은 “종교 간의 교류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상호이해와 화합의 자세를 더욱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성지순례에 나선 김희중 대주교, 원불교 한은숙 교정원장, 천도교 이정희 교령, 유교 김영근 성균관장, 개신교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장 이경호 주교,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민족종교협의회 관계자들은 지난 2일엔 로마 교황청 도서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났다.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의 대화가 화합의 결실을 얻으려면 개방적인 태도로 상호 존중해야 한다”는 요지의 말을 전했다.종지협의 성지순례는 매년 열리는 정례행사다. `이웃 종교 성지순례`라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한 종교와 국가에 특정하지 않고, 다양한 종교가 뿌리 내린 여러 나라를 방문해 종교간 화합과 상호존중의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2010년에는 이스라엘, 2011년엔 캄보디아, 2012년은 중국, 2013년엔 러시아, 2014년에는 터키, 2015년엔 스페인을 성지순례국으로 삼은 것만 봐도 종지협의 의지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종지협 관계자들과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화와 화합`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하다.성지순례 기간 중 종지협은 공동 명의로 발표한 서한을 통해 “한반도의 위기 해결을 위해 세계 모든 구성원의 관심과 기도, 식별과 협력을 위해 교황님의 기도를 호소합니다”라는 부탁을 전달하기도 했다.“평화와 형제간 화해가 한국인들에게 부여되길 기도한다”는 교황의 메시지에 김영근 성균관장과 김희중 대주교, 한은숙 원불교 교정원장과 천도교 이정희 도령 등은 다종교 사회인 한국에서의 종교간 화합, `다름`을 `틀림`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열린 자세, 신 앞에서는 모두가 형제가 될 것을 약속했다.북한의 핵위협이 계속되고 있는 시점임을 감한해 종지협은 평화에 대한 바람도 동시에 전했다. 성지순례에 나선 종지협 관계자들은 “대화를 포기하지 말고 남과 북이 서로 만나 공감대를 넓혀가야 한다. 민족적 동질감을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갈등을 평화롭고 슬기롭게 풀어가야 할 때”라고 뜻을 같이 했다.종지협 대표단은 올해 이웃 종교 체험 성지순례를 통해 바티칸 박물관, 성 안드레아 대성당, 클라라 성당, 몬테카시노 수도원, 도미니코 성당 등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09-07

의로운 기생 앵무 염농산, 그 기개 오페라로 되살아오다

▲ 7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막 올리는 창작 오페라 `앵무뎐` 포스터.구한말 만세운동과 국채보상운동에서 여성으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의로운 기생`앵무 염농산(1889~1946)을 오페라로 만날 수 있는 공연이 대구에서 열린다. 성악연주전문단체인 보엠아트(단장 김지영)는 오는 7일 오후 7시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창작 오페라 `앵무뎐`을 무대에 올린다.국채보상운동서 집 한 채 값 쾌척3·1 운동 때 기생만세사건 주도폐교위기 학교에 재산 절반 기부국권회복 위한 애국·항일 운동과한국 근대 서화 대표 서화가석재 서병오와 애틋한 사랑 그려예명이 앵무인 기생 염농산은 한학과 시, 가무에 능한 관기였다가 대구 달성권번(券番, 일제강점기 기생 조합)의 초대 회장을 지냈다고 한다. 염농산은 1907년 2월 대구 서문시장 부근에서 일어난 나라 빚갚기 운동인 국채보상운동에 거상(巨商)이었던 독립운동가 서상돈(1850~1913)과 똑같은 액수(100원·당시 집 한 채 값)를 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당시 그의 나이가 18세였고 30세 때는 성주군 용암면에 홍수방지 제방을 쌓게 거금을 쾌척했으며, 1938년에는 폐교 위기에 몰린 대구 교남학교에 전 재산의 절반인 2만 원을 내놓았다. 또한 1919년 3·1만세운동을 즈음해 일어났던 기생들의 독립만세사건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이번 공연을 제작한 보엠아트는 기생의 몸으로 구한말의 국권회복을 위해 애국운동에 참여했던 기생 앵무 염농산의 삶은 우리들에게 기억되고 보존돼야 할 무형 유산이며 그 속에 애절한 사랑이 녹아있어 오페라의 소재로 높은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공연의 시대적 배경은 1890년대로 작품에는 기생 앵무와 동생 도화, 앵무와 사랑에 빠지는 서화가 서옹(석재 서병오) 등이 등장한다. 작품은 기생 앵무 염농산의 애국적인 삶과 한국 근대 서화를 대표하는 대구 출신 서화가 석재 서병오(1862~1935)와의 사랑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췄다.대본과 작곡은 뮤지컬 `왕의 나라``사랑꽃` 등 뮤지컬로 우리에게 친숙한 작곡가 윤정인이 맡았고 연출은 이선경씨, 무용 안무는 신경화씨가 맡았다. 피아노 반주는 방혜경씨가 맡는다. 총감독은 우리나라 최고의 뮤지컬 테너 조승룡씨가 맡아 대구 삼절(大邱三絶)이라 불리웠던 앵무와 석재 서병오의 사랑, 예인으로써 조명되는 기생들의 삶, 한국무용으로 표현되는 애절한 장면 등 오페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관객들에게 잊혀지지 않을 아름다운 아리아와 서사적인 합창을 선사한다. 소프라노 이정신, 소프라노 이보나, 테너 김기태, 바리톤 홍제만 등 실력파 성악가들과 합창단, 무용단 등이 출연한다.김지영 보엠아트 단장은 “당시 천민으로 미천했던 신분의 기생이었지만 거리로 나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나라의 독립을 위해 만세운동을 주도하고 일제강점기 나라의 빚을 갚아 국권을 회복하기 위한 애국계몽운동에 참여한 기생 앵무 염농산의 삶에도 멋진 드라마가 있었음을 말하고 싶었다”며 “시공간을 뛰어 넘어 그녀의 삶을 기억해주기 바라는 마음을 담아 오페라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생전의 염농산.※ 창작오페라 `앵무뎐` 줄거리 = 1890년대 화창한 어느 봄날, 경상감영 교방의 관기인 앵무는 재주와 미모가 뛰어나 많은 사람들의 존경과 질투를 한몸에 받고 있었다. 교방의 행수기생이자 앵무의 동생인 도화는 언니의 재능과 명성을 부러워하는데, 어느날 교방을 찾아온 당대 최고의 서화가 서옹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그러나 서옹은 앵무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들의 사랑이 수개월간 지속되면서 질투에 사로잡힌 도화가 3·1운동 당시 국채보상운동과 3·1운동의 주도적 역할을 한 언니를 일본순사에게 고발해 앵무는 체포된다. 일본경찰에게 끌려간 앵무를 그리워하던 서옹은 그녀를 지켜주리라 다짐을 하고…. 감옥에서 풀려난 앵무는 해마다 물난리가 나서 인명피해를 겪는 고향 성주로 돌아와 마을 사람과 두리방천을 지을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에 옮기며 사람들에게 큰 존경을 받는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만나지 못한 사랑이 그리운 것은 서옹도 마찬가지인 것을…. 광복 이듬해 1946년, 앵무는 사랑했던 사람을 꿈꾸며 죽음을 맞이한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7-09-06

경북도향, 해설이 있는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하이라이트 무대 선사

오페라 작곡가로서 이탈리아의 오페라를 세계적으로 만든 주인공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 1813-1901).베르디는 로시니의 뒤를 이어 이탈리아의 전통을 확립시켜 푸치니에게 계승시키고 간 이탈리아의 위대한 오페라 작곡가였다.그는 여러 장르의 곡들을 작곡했으나, 특히 오페라를 가장 많이 작곡했다. 그는 자연을 추구하며 민족애와 인간의 특성을 중요시하는 작곡가로서 이탈리아의 정가극을 통해 선율과 가수들의 역할을 통해서 대중의 삶의 고뇌와 울분 등을 음악에 표현해 냈다.그는 전 생애동안 총 26개의 오페라를 작곡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작이라고 볼릴 수 있는 작품은 `리골레토`, `라 트라비아타`, `일 트로바토레`, `가면 무도회`들로 그의 가장 전성기에 지어진 작품들이다.경북도립교향악단(상임지휘 이동신)이 창단 20주년을 기념해 베르디의 대표 오페라 중 하나인 `라 트라비아타` 하이라이트 공연을 개최한다.오는 8일 오후 7시 30분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 무대에서 펼치는 이번 음악회는 `라 트라비아타`오페라 속 하이라이트로 정수만을 뽑아 선사한다. 특히 아름다운 베르디의 오페라 음악을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설이 곁들여져 진행된다.1853에 지어진`라 트라비아타`는 남녀 간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내용으로서 베르디의 초기 작품에서 주로 주제로 다뤘던 애국심과는 많이 다른 내용으로 그려진 작품이다. 남성 위주의 사회분위기 속에서 탄생된 작품이면서 여성에 대한 복잡하고 미묘한 심리 묘사가 매우 탁월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화류계 여인 비올레타와 순수한 부르주아 청년 알프레도, 그리고 그의 부친 제르몽이 등장한다. 어리석은 인습, 신분격차,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상류사회의 향락과 공허한 관계들 속에서 잃어가는 인간의 존엄성과 진실한 사랑에 대한 질문과 고민을 담고 있다.공연에서는 `축배의 노래``빛나고 행복했던 어느 날` `아 그대인가``프로벤쟈 네 고향으로` `집시들의 합창``지난날이여, 안녕` `사랑하는 이여 파리를 떠나서` 등을 정상의 역량 있는 성악가들이 주옥같은 곡으로 감동의 무대를 선사한다.이번 경북도립교향악단 창단 20주년 기념 해설이 있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하이라이트 공연은 이동신 경북도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가 지휘를 맡으며 소프라노 이윤경, 테너 서필, 바리톤 제상철, 안동시립합창단이 출연한다. 해설은 홍승찬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경영전공 교수가 맡는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7-09-06

상임지휘자 4년째 공석 포항시향 문제점·대책은

포항시립교향악단(이하 포항시향) 상임지휘자 자리가 4년째 공백 상태로 이어져 오고 있다.단원들은 정기연주회 마다 지휘자가 바뀌는 떠돌이 생활을 해야 한다는 푸념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단원들은 또 연주회 뿐 아니라 단원들을 대변해 주고 책임져 줄 리더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못해 간절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은 적어도 내년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포항시는 오는 12월까지 상임지휘자를 뽑겠다고 하지만 이마저도 어떨게 될 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포항시향의 상임지휘자 장기 공석 원인과 이로 인해 빚어진 문제, 해결 방안 등을 진단한다.정기 연주회 때마다 객원지휘훈련·연습 부족… 아쉬운 무대음악·문화계 소통할 리더 절실◇장기 공석 원인포항시향 상임지휘자는 포항시립예술단장(포항시부시장)의 추천을 받아 포항시립예술단운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결정된다. 지난 2013년 11월 제4대 지휘자가 임기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타 시립교향악단으로 스카우트되면서 자진사퇴한 뒤 포항시는 후임자를 위한 공모를 진행했으나 최종 선정된 단독 후보의 과거 평판과 자질논란이 거론되면서 상임지휘자 선임이 계속 미뤄졌다. 또 포항시의 비전문적이고 비합리적인 문화 행정 등도 장기 공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포항시향 단원들은 “포항시 측은 문화도시로서의 포항의 이미지를 높여줄 실력 있는 스타 지휘자를 희망하고 있지만 급여 문제 등 여러 상황이 맞지 않아 선정하기 어렵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단원은 “예술단장과 운영 담당 직원이 그동안 몇 번 바뀌고 단원들의 애로나 관객들의 불편함을 충분히 알지 못해 상임지휘자 선정이 자꾸 미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단원관리도 부실상임지휘자가 없는 상황에서 가장 크게 불거져 나온 문제는 단원 관리다. 상임지휘자가 없어 객원지휘자가 지휘하는 정기 연주회가 열리기 전 4~6회 정도 호흡을 맞춘 뒤 무대에 오르게 되면 최상의 화음이 나오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됐다. 또 부지휘자와 악장마저 없어 연습은 물론 단원들의 근태 등도 문제가 되고 있다.한 단원은 “상임지휘자를 곧 뽑는다는 말만 되풀이 해서 이제는 시의 말은 믿지 않는 단원들이 많다”며 “상임지휘자 없는 시립교향악단은 앙코 없는 찐빵과 같은 것 아니냐”며 강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단원도 “상임지휘자의 지휘 아래 규칙적인 연습과 책임감 있는 훈련이 없는 상황에서는 단원들의 완벽한 호흡과 질 향상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채고집보다 자질이 우선상당수 단원과 음악 전문가들은 상임지휘자는 음악회를 이끄는 음악인으로 끝나는 자리가 아니라 문화와 예술 행정 전반에 큰 영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일 뿐아니라 지역 음악계, 나아가 포항이라는 지역의 문화 경쟁력의 척도가 되기도 하기 때문에 장기간 부재하고 있는 것은 자칫 행정의 비합리성을 지적받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또한 그동안 공개채용을 고수한 포항시가 실력이 검증된 지휘자를 특채하는 것도 시간을 버는 방법일 것이며 음악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행정력을 두루 갖춘 지휘자, 더 나아가 지역 음악계 문화계와 소통할 수 있는 훌륭한 지휘자가 빠른 시간 안에 선임돼야 한다고 말했다.◇시 입장- 올해안에 선정포항시 관계자는 “그동안 실력있는 객원지휘자를 초청해 포항시향을 운영해왔고 단원들에게도 상임지휘자 체제 못지 않은 장점도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올해 안으로 상임지휘자를 선정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9-05

생각의 절제와 여백… 문인화의 격조 속으로

포항의 대표적인 여류서화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서화예술의 진면목을 전하는 전시회가 열린다. 포항여류서화작가회(회장 손성범)가 오는 12일부터 16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에서 펼치는 `포항여류서화작가회 제6회 회원전`이 그것이다.포항여류서화작가회는 서화예술의 아름다움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전통적 서법의 계승 발전을 위해 지난 2011년 창립돼 매년 회원전을 열고 있다. 회원들은 대한민국 미술대전·한국문인화대전·경북서예대전 초대작가·심사위원 등 중진작가들로 구성돼 있다.전시회에서는 손성범 회장을 비롯해 강영희 권태남 김경희 김귀조 김정화 김정희 박경희 박정숙 방순애 배은옥 서길수 서현숙 손성범 이나나 이정자 정복순 조현옥 최정희 등 회원 18명의 40여 점의 서예·문인화 작품이 전시된다.출품작들은 작가들의 연륜 만큼이나 표현기법과 문장의 의미가 풍성하다. 서예 작품은 다양한 기교와 서체를 선보이고, 문인화 역시 깊이 있고 소담한 특유의 정서를 보여준다.유학의 경전에서 삶의 교훈을 찾아 평생 자신을 가다듬었던 퇴계 선생 시를 비롯해 다성(茶聖)으로 추앙받는 초의선사의 한시, 유가의 성전이라 불리는 공자의 논어 구 등은 옛것을 법으로 삼고 새로움을 창조하고자 매일 새벽이면 먹을 갈고 붓을 드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 작가들의 정신과 마음이 모여 깊은 여운을 남긴다.사군자, 화조화, 동물화 등 작가의 심오한 생각들을 절제의 선과 여백의 미로 강조하고 있는 작품들 속에 퍼진 가을 묵향이 바쁜 일상에 지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 주기 충분해 보인다.손성범 포항서화여류작가회장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시, 서, 화를 두루 갖춘 여성 작가들의 서화작품에 표현된 기운생동하는 운필의 멋을 느끼고, 담겨있는 의미를 발견하고 음미하는 즐거움을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7-09-05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 대장정

대구 음악계에서 차세대 연주자로 주목받는 바이올리니스트 허은혜사진씨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10곡 전곡을 모두 연주하는 대장정에 나선다.오는 7일(오후 7시 30분 대구 수성아트피아 무학홀) 첫 공연을 시작으로 내년 1월과 9월 부산과 서울 등 세차례 연주회를 통해 `악성`으로 칭송받는 베토벤 음악의 매력을 선보인다.바이올린이라는 악기의 중요도를 피아노와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는 9번 `크로이처` 등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슈만, 브람스 등 후대 작곡가들에게 위대한 이정표로 자리매김한 작품이다.경북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허은혜씨는 대구시립교향악단원으로 활동하던 중 대구시 해외연수 프로그램의 수혜자로 선발돼 미국으로 연수를 떠나 미국 노스텍사스 대학교에서 전문연주자 과정을 졸업했으며 아스콜티 챔버 오케스트라, 뉴필하모니아와 협연, 뉴욕 서밋 뮤직페스티벌 참가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귀국 후 대구필하모닉, 대구스트링스와 협연했고 독주회, 실내악, 오케스트라 활동 등 학구적인 레퍼토리 연구와 연주력에 깊이를 더해가고 있다. 현재 경북대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이번 공연에서는 베토벤의 정열과 의연한 풍모를 느낄 수 있는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 밝고 활기차며 자유분방한 정서의 제5번 `봄`, 그리고 우수와 아름다움의 명암이 짙은 제7번을 연주한다.한 작곡가의 작품 전곡을 연주하는 것은 작곡가의 생애와 예술을 내밀하게 연구해야 하는 만큼 연주자에게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다. 대구시향 단원으로 활동하면서도 외국 연수와 국제음악제, 실내악연주 등 다양한 무대에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전문 연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혀나가고 있는 허은혜씨의 이번 리사이틀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윤희정기자

2017-09-05

“고품격 클래식·팝스 콘서트 공존… 대중 속으로 한발짝 더”

▲ 박준상 포항시 자치행정국장은 `제2회 포항 뮤직페스티벌`이야 말로 보다 살기 좋은 도시 만들기의 표본이며 문화예술의 도시 포항을 지향하는 시정방향의 맞춤형 축제라고 설명했다. /포항시 제공고급문화라 일컫는 클래식 음악.클래식 음악이 이해하기 쉽지 않으며 전문적이기 때문에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는 점이 있다. 그렇다고 클래식 음악이 인간에게 미치는 심미성, 창의성, 정서함양, 두뇌개발 등의 효과를 결코 무시하진 못할 것이다.더욱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많이 기여할 뿐아니라 문화생활에 유익하고 인생의 활력소로 작용하기도 하기 때문이다.포항시가 고품격 클래식 음악축제 `제2회 포항 뮤직페스티벌`을 오는 6, 8, 9일 3일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연다.고품격 클래식 음악으로 시민의 행복을 증진시키고 시민이 포항시립 교향악단과 합창단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다.지난해 6월 시 승격 67주년을 기념해 영남권을 대표하는 체류형 클래식 음악 축제로 정착 발전시키고자 시작했다.최근들어 `웰빙` `힐링`이란 단어가 우리 삶 속에 깊이 파고들어 삶의 질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면서 문화적 삶에 대한 욕구가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다.이 문화적 삶에 대한 욕구 중 하나인 고전음악, 즉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목표를 두고 두번째 축제를 마련한 것이다.박준상 포항시 자치행정국장을 통해 이번 `제2회 포항 뮤직페스티벌`의 의미와 목적, 프로그램 등 전반에 대해 알아봤다.국제적 명성의 지휘자들이 이끄는 환상의 오페라·합창 공연`포항시립교향악단 위드(with) 정동하` 공연 시민 관심 집중-올해 포항 뮤직페스티벌의 의미는 무엇인가.△2회째를 맞아 보다 진화하고 발전했다는 것이 의미다. 순수 클래식을 관람객의 감각에 맞추려고 노력했고, 프로그램도 잘 구성된 것 같다. 매표실적으로 보면 텔레비전 광고를 시작하기도 전에 평균 70%를 넘기고 있다. 그리고 다른 도시에서도 관람 올 수 있는 수준의 음악회들이라는 것이다.- 시민 모두가 참여하고 즐기는 뮤직페스티벌을 지향하고 있는데.△전국적으로, 특히 수도권과 광역시의 수준 높은 공연들의 티켓값이 매우 높다. 우리 지역의 뮤직페스티벌은 서민들도 부담없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고 다른 도시의 뮤직페스티벌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자부한다. 올해는 5천원 선으로 정했고 로열석도 1만원 이내다. 관심있는 시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그 효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수도권이나 인근 광역시로 나가지 않더라도 수준 높은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는 시민이 많아진다면 그것은 보다 살기 좋은 도시 만들기의 표본이라 하겠다. 문화예술의 도시 포항을 지향하는 시정방향과 맞춤형이라고 할까.- 축제 구성은 어떻게 했으며 하이라이트를 소개한다면.△한마디로 고품격클래식 공연과 대중적인 팝스 콘서트의 공존이다. 국제적 명성의 구자범 지휘자가 이끄는 오페라 하이라이트 공연과 세계적인 합창지휘자 조-마이클 샤이비 지휘의 합창공연, 그리고 영화음악과 정동하 협연의 팝스 콘서트로 다양하게 구성했다. 시민들의 폭발적인 관심은 마지막날 `포항시립교향악단 위드(with) 정동하`에 모이고 있다.- 다른 국제규모의 음악축제의 경우, 예술감독 등 전문가들이 축제를 기획하는데, 시에서 모두 했다. 어려운 점은 없었나.△각 예술단에서 자체 정기공연과 찾아가는 공연을 수행하면서 페스티벌을 준비해야 했기 때문에 3월부터 서둘러 기획에 들어갔고 예술단 사무장들과 운영팀의 발빠른 대응으로 6월에 계획을 확정했고 섭외에 들어가고 추진했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 교향악단 7월 정기공연 날부터 페스티벌 공연예고를 해서 많이 알려졌고 8월 1일부터 티켓팅에 들어가자마자 마지막 날 공연은 50%가 예매됐다.- 향후 발전계획이 있다면.△전국적으로 알려질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 최고수준의 음악제인 통영국제 음악제에도 뒤지지 않는 국제음악제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말.△포항에는 수준 높은 예술행사들이 많다. 국제불빛축제, 바다국제연극제, 포항뮤직페스티벌, 스틸아트페스티벌 등 많은 축제에 관심 가져 주시고 누려 주시기를 바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9-04

9월엔, 젊은 음악 `인디 음악`에 흠뻑 빠져볼까

오는 15, 16일 경주 보문단지에 위치한 경주 보문수상공연장이 젊음이 가득한 인디음악으로 물들여진다. 흥겨운 인디 음악의 세계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가을 서정 가득한 보문호의 정취와 함께 맘껏 즐겨보자. (재)정동극장(손상원 극장장, 이하 정동극장)의 경주사업소가 인디음악 축제`2017 정동시티프로젝트 in 경주`를 연다.15일`별빛 아래 온 몸 들썩이는 밤`이디오 테잎·칵스·네임텍 출연16일`별빛아래 음악에 취하는 날`화분·김반장·윈디시티 공연2014년 첫 해를 시작으로 올해 4회를 맞이한 `2017 정동시티프로젝트 in 경주` 는 정동극장이 경주 지역민의 다양한 문화향유 기회 증대 및 지역 문화 관광 활성화를 위해 무료 관람으로 진행하는 복합문화축제를 표방하고 있다.축제가 열리는 양일간 서로 다른 콘셉트의 음악을 구성해 한 밤의 보문호수의 정취를 각기 다른 두 가지 색으로 펼쳐낸다.첫째 날인 15일은`별빛 아래, 온 몸 들썩이는 날`을 주제로 일렉트로니카적 음악이 주체할 수 없는 흥을 돋운다.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음반상을 수상하고, 일렉 장르에 있어 이들을 능가하는 밴드가 없다고 평을 받고 있는 이디오테잎이 독창적인 멜로디와 깊이를 일렉 장르만의 흥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 대중음악상 최우수 모던록 음반상을 수상한 모던록 밴드 대표 주자 칵스도 일렉 매력의 뒤를 잇는다.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에 참여해 거친 유쾌함으로 눈도장을 찍은 얼터너티브 록밴드 네임텍이 일렉트로니카 음악으로 온 몸 들썩이는 신나는 밤을 확실히 예고한다.이어 16일은`별빛 아래, 음악에 취하는 날`을 주제로 유니크한 음악 세계를 가진 다양한 장르의 인디 대표 밴드 세 팀이 음악의 신세계로 초대한다. 삽바 리듬 기반의 독창적인 밴드 화분은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삼바 음악의 세계로 인도하고, 자칭 타칭 복고풍 걸 그룹 바버렛츠가 60~70년대 노래를 새로 편곡한 복고풍 음악으로 시간 여행 걸 그룹이란 별칭처럼 관객에 옛날 감성을 한껏 불러일으킨다.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출연으로 `북한산 요정`이라 불리며, 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는 김반장이 속한 밴드 김반장과 윈디시티는 아프리카 음악과 레게 음악을 조합한 자유분방한 음악으로 정동시티프로젝트 마지막 날을 장식한다.이번 `정동시티프로젝트 in 경주`는 다채로운 부대 이벤트 행사를 마련해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정동시티프로젝트 인스타그램 이벤트 등을 통해 정동극장 제작공연`바실라` 티켓과 한돈 선물세트를 제공한다.또 행사장에 마련된 정동`s 스낵바에서는 팝콘과 음료를 무료 제공하고, 꽝 없는 뽑기 이벤트를 진행해 한돈 육포, 공연 초대권 등을 제공한다. 정동시티프로젝트 #끝까지 간다 이벤트는 공연을 끝까지 관람한 관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경주의 농장 직영 한우전문점 순우의 시식 상품권을 제공한다.한편, `2017 정동시티프로젝트 in 경주`는 공식 라인업 무대 진행 전, 같은 무대에서 지역 인기 로컬 아티스트의 무대도 진행한다. 오후 6시 지역 예술가들의 무대를 시작으로 축제의 문을 열며, 별도의 신청 없이 전석 선착순 무료 형태로 자유 관람이 가능하다. `2017 정동시티프로젝트 in 경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정동극장 홈페이지(www.jeongdong.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7-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