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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아름다운 음악 선율로 올 한해 마무리 하세요

12월은 크리스마스와 더불어 한해를 마무리하는 특별한 의미를 느끼게 하는 달.이맘때면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과 더불어 무대에 올려지는 곡은 다름 아닌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Messiah)`. 대규모 합창, 오케스트라 반주 등 원전을 고스란히 살려 종교음악이면서 세속적으로도 합창의 수작으로 손꼽히는 명곡이다.(재)포항문화재단이 오는 14일 오후 1시 30분, 오후 7시 국립합창단사진의 헨델의 오라토리아 메시아 공연 실황영상을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무료로 상영한다.세계 3대 오라토리오 중 하나인 헨델 `메시아`는 `신이 선택한 지배자` 또는 `고통받는 자`를 의미하며 흔히 `구세주`로 번역된다. `메시아`는 그리스도 탄생의 예언으로 시작되는 1부와 그리스도의 수난과 속죄를 다루는 2부, 부활과 영원한 생명을 노래하는 3부로 이뤄져 있다.헨델이 오페라 공연에 실패 한 후, 종교적 감동과 믿음의 바탕 위에 예수 그리스도의 일생을 그린 작품이다. 특히 헨델은 종교적으로 감동을 자아내는 2부를 작곡하면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1750년의 연주 때 영국 국왕 조지 2세가 `할렐루야` 합창 때 감동으로 인해 자리에서 일어난 일 때문에 오늘날에도 할렐루야 합창 대목에서는 청중이 모두 기립하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메시아`의 역사적 가치는 물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헌신과 섬김, 나눔이라는 의미를 되새기게 하며 모두에게 종교의 테두리를 초월한 깊은 감동을 주는 작품으로 현재까지도 종교음악이라는 한계를 벗어나 인류의 가장 위대한 음악적 유산의 하나로 손꼽히는 최고의 예술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서곡은 억압된 이스라엘과 메시아의 도래, 1부는 메시아에 관한 예언과 그리스도의 탄생, 2부는 고난과 속죄, 3부는 부활과 승천으로 아리아와 합창곡 53곡으로 구성된다.이날 공연은 국립합창단과 함께 유명 성악가인 소프라노 김영미(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알토 백재은, 테너 김기찬, 베이스 박준혁, 대표적인 고음악 전문연주단체인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의 울림이 함께 어우러져 서정적이면서 웅장한 메시아의 감동을 느낄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12-11

대구시립국악단 정기연주회 `판`

대구시립국악단(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이현창)은 2017년 마지막 정기연주회인 제189회 정기연주회 `판`을 오는 13일 오후 7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무대에 올린다. 이번 연주회는 대금협주곡과 해금협주곡, 경기민요에 사물놀이까지 더해져 신명이 넘치는 무대가 마련된다.연주회는 국악관현악 `대지`(작곡 조원행)로 문을 연다.`대지`는 인간의 젓줄인 대지 위에서의 기쁨과 슬픔, 그것을 지키기 위한 선조들의 숭고한 희생을 3개의 악장으로 표현한 곡이다. 지난 2005년 초연됐던 곡으로 자연의 신비로움을 국악기로 빚어 선사한다.이어서 대구시립국악단사진 악장 양성필의 대금협주곡 무대를 감상할 수 있다. 대금협주곡 `장산곶 마루에`는 협연자 양성필이 작·편곡한 곡으로 `심청전`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장산곶`의 포구의 정경과 그곳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을 중모리장단으로 노래한 곡으로 경쾌한 가운데서도 애수가 깃들어 있다. 대금연주자 양성필은 국가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이수자로 양성필 프로젝트그룹 `必 so Good`을 이끄는 등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어서 경기민요 명창 이은자의 무대로 민요와 국악관현악이 펼쳐진다. 경기민요의 대표격인 `노랫가락`과 `창부타령`을 감상할 수 있는데, 관현악반주로 규모 있는 무대를 선사한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인 명창 이은자는 한국전통민요협회 대구지부장으로 있으면서 지역에 많은 국악공연을 선보이고, 또 대학에서도 후학을 양성하는 등 지역의 국악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국악인이다.다음 순서는 해금연주자 김성아의 해금과 구음을 위한 협주곡 `메나리`다. `메나리`는 경상도 지방에서 김매기를 할 때 부르던 토속민요의 이름인데 박경훈 작곡의 `메라니`에서는 메나리 토리를 주로 사용한 동부 민요풍의 선율이 여러 가지 느낌으로 전개된다. 한양대 교수로 있는 협연자 김성아의 유장한 해금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곡 중간에 연주자가 구음으로 노래하는 부분에서는 깊은 울림이 전해진다.공연은 사물놀이를 위한 국악관현악 `신모듬`(작곡 박범훈)으로 흥겹게 마무리 된다. `신모듬`은 전체적으로 농악의 형식을 띠고 있으며 무속장단과 농악장단이 주로 사용된다. 이 곡은 1악장 `풍장`, 2악장 `기원`, 3악장 `놀이`로 구성돼 있는데, 이번 연주에서는 셋째거리 `놀이`를 흥겨운 자진모리와 휘모리장단으로 감상할 수 있다. 대구시립국악단 타악팀(김경동 수석 외)이 선사하는 사물놀이는 마치 춤을 추는 듯한 거대한 물결을 연상시키며 우리 안의 신명을 끌어올린다./윤희정기자

2017-12-11

신간 책꽂이

◆`역사는 반복된다` · 신동준한국의 역대 대통령과 조선시대 왕을 비교해가며 현재의 위기를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책이다. “최고 통치권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당대의 정치상황을 정확하게 읽는 능력”이라고 저자 신동준은 말한다.고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를 현대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저자는 10여 년간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 정치부 기자로 일했다. 동북아시아 역사에 관심을 가진 그의 박사학위 논문은 `춘추전국시대 정치사상 비교연구`.“이 책은 저자가 그간 진행해 온 고전 현대화 작업의 클라이맥스를 보여준다. 역사와 정치를 아우르는 신개념 교양서”라는 게 출판사측의 설명이다. 역대 대통령과 조선시대의 정치·사회사가 궁금한 독자에게 도움이 될 책이다.◆`아주 오래된 연애` · 정법안누구에게나 청춘은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렇기에 그립고 아름다운 시절이다. 책에서 시인 정법안은 이 시절을 돌아보며 `누구에게나 절실하고, 한 사람으로 인해 행복했던` 사랑에 관해 노래하고 있다. “사랑 때문에 행복하다는 것을 나는 오래 기억하고 싶다”며.인생은 영원하지 않고 모든 관계에는 끝이 있다. 절절한 인연도 결국엔 사라진다. 그러나, 사랑이 있다면 살아야 할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정 시인은 끝난 것 같지만 결코 끝나지 않는 사랑, 더 나아가 삶에 관해 말하고 있다. 조용한 목소리로.책에 수록된 104편의 시는 저물어가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일상이 시가 되는 순간을 붓과 먹으로 담아내는 작가`로 알려진 정빛나의 삽화도 눈길을 끈다./홍성식기자

2017-12-08

“나눔의 순환은 특별한 행위가 아닌 삶의 자세이다”

우리보다 두 세기를 앞서 살았던 러시아의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체르니셰프스키. 그는 자신의 소설 `무엇을 할 것인가`의 주인공 라흐메토프의 입을 빌어 이런 질문을 세상과 인간에게 던진다. “다수가 행복한 사회를 위해 우리는 대체 무엇을 할 것인가?”다시 그로부터 100년 가까운 세월. 체르니셰프스키의 물음은 비단 제정 러시아 사회에 던진 문제 제기만은 아니었다. 우리 세대와 한국사회는 근원적이고, 본질적이며, 동시에 공동선의 실천방안을 묻는 이 질문에 관한 답변을 찾았을까?`되살린 미래`는 이 질문에 관한 유효적절한 답변서로 읽힌다. 흥미롭게도 책의 저자는 `아름다운 가게`. 2002년. 한국사회에 또 하나의 `기부 연결고리`를 만들어낸 아름다운 가게는 서울시 안국동 참여연대 앞 쪽마당에 좌판을 여는 것으로 그 출발을 알렸다.“나눠서 다시 함께 쓰자”라는 슬로건으로 요약되는 아름다운 가게의 시작은 미미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지금. `실용-경제적 가치`보다 `의미-사회적 가치`를 우선에 두고자 했던 아름다운 가게의 창립이념은 많은 사람들의 지지 속에서 그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그런데, 공동선을 지향하는 사회적 가치가 경제적 효율성에 우선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이를 실천에 옮긴 게 비단 아름다운 가게뿐일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되살린 미래`는 아름다운 가게 외에도 앞서 언급한 지향을 가지고 혼자가 아닌, 더불어함께 사는 삶을 살아온 국내외의 개인과 단체를 독자들에게 소개한다.많은 사람이 알다시피 아름다운 가게는 오래된 물품을 기증받아 이를 되팔고, 그 수익금을 다시 `나눔`에 사용해 행복한 순환을 지향하는 독특한 가게.이러한 형태의 운동이 한국에서는 불과 10여 년 전 시작됐지만, 유럽에선 이미 70년 전부터 유사한 형태의 `나눔 운동`이 있었고, 이를 주도한 것이 세계 제2차대전 당시 그리스 난민을 돕던 `옥스팜`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은 비단 기자만이 아닌 독자들에게도 유의미한 깨달음이다.국민의 절대다수가 절대빈곤에 허덕이는 방글라데시. 경제학자인 무함마드 유누스는 자신의 나라 농촌이 처해있는 `믿기 어려운` 현실을 목도하고 절망한다.방글라데시의 한 작은 마을. 42명의 주민은 하루 종일 손바닥이 까지도록 죽공예품을 만들지만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 1천원이 되지 않는 하루 일당의 90%를 고리대금업자에게 이자로 바쳐야 하기 때문. 놀랍게도 이들의 빚은 모두 합쳐 겨우 27달러(약 3만원). 은행이 담보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이들에게 대출을 해주지 않아 발생한 비극이었다.그들에게 받았던 충격은 유누스 교수로 하여금 극빈자들에게 무담보로 소액을 대출해주는 그라민 은행을 만들게 했다. 은행 설립 이후 더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그 가난한 사람들의 원금 상환율이 98%에 이르렀다는 것.한 교수가 겪은 충격과 고민이 `가난한 자들은 게으르고, 빌린 돈을 갚을 생각 하지 않는 몰염치범`이라는 선입견을 방글라데시에서 깬 것이다. 유누스는 이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수상연설에서 이렇게 말한다. “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빈곤일 수도 있습니다.” 이는 약자와 빈자의 선의를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에 대한 일침이 아니었을지.시대를 뛰어넘는 아름다운 여배우를 이야기할 때, 언제나 가장 앞줄에 서는 오드리 헵번. 환한 미소와 단아한 자태로 한국에도 올드팬들이 적지 않은 사람이다. 하지만, 그녀의 진짜 아름다움은 영화계를 은퇴하고, 전 세계를 돌며 기아와 병마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던 시절에 더 명백하게 증명됐다.오드리 헵번 역시 2차대전 때 굶주림과 두려움에 떨었던 기억을 가진 인물. 그녀는 명예와 부를 동시에 거머쥔 후에도 그 기억을 잊지 않고,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빈국을 돌며 국제구호기금(유니세프의 전신)의 홍보대사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해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아름다움이란 외형만을 지칭하는 단어가 아니다. `로마의 휴일`이나, `티파니에서 아침을`에 출연했던 젊은 날의 오드리 헵번보다, 주름살 가득한 슬픈 얼굴로 굶주린 아이를 안고 있던 그녀를 더 아름답게 기억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지.그녀는 대장암으로 투병하던 중에도 활동을 멈추지 않았고,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가난과 병마에 붙들린 아이 한 명을 구하는 것은 축복이다. 그런 아이 100명을 구할 수 있다면 그건 신이 우리에게 준 소중한 기회일 것이다.”`되살린 미래`에는 무함마드 유누스, 오드리 헵번 두 사람 외에도 `나눔`과 `기부` `공동선`을 실천하고 지향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단체의 이야기가 실렸다.책의 마지막. 저자는 에필로그를 통해 아래와 같은 말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혼자서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닌, 눈을 돌려 주위와 더불어 살아가려는 생각을 눈곱만큼이라도 가진 사람이라면 새겨 읽어야 대목이다.“나눔의 순환은 특별한 사람의 특별한 행위가 아니다. 이는 삶의 자세이어야 한다. 그럴 때야 비로소 그 행위가 자선이 아닌 동행이 될 수 있다.”마음 안에는 커다란 휴머니즘을 가지고 있으나, 그것을 어떻게 나누고 생활 속에서 실천할 것인지를 몰라 고민하는 사람에게 적지 않은 도움을 줄 책이다. 사실, 이런 게 진정한 의미의 `실용서`가 아닐까./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12-08

진제 스님 “혼신의 노력을 쏟아라”

▲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 /연합뉴스 지난 2일 전국 100여 개 선원에서 2천200여 명의 승려들이 동안거(冬安居)에 들어가 정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앞서 발표된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의 동안거 결제(結制) 법어에 담긴 메시지가 눈길을 끌고 있다.`안거`란 석가모니가 생존했을 때부터 시행되어온 오랜 전통의 불교 수행방식 중 하나다. 음력 10월 보름부터 정월 보름까지 승려들이 바깥으로의 출입을 삼가고 수행에 힘쓰는 일을 동안거라고 한다. 이와 함께 음력 4월 보름 다음날부터 7월 보름까지 3개월간 진행되는 것은 하안거다.이 기간 동안 수행자들은 일정한 장소에 모여 스스로를 돌아보고 참선과 공부에만 전념한다. 결제란 안거를 시작하는 것을 의미하고, 끝내는 것을 해제(解制)라고 한다.올해 동안거를 앞둔 시점에서 진제 스님은 “인생의 귀중한 시간을 시비장단(是非長短)에 허비한다면 또 다시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가 없게 된다”는 결제 법어를 통해 수행자들의 정진을 당부했다.진제 스님은 “구름이 허공에 떠 있다가 바람이 불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듯 인생도 사바세계에 잠시 머물렀다가 구름처럼 가뭇없이 사라지는 것”이라며 “모든 반연(攀緣)은 끊고 시비장단 또한 내려놓고 간절하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각자의 화두를 챙기고 의심하여 번뇌와 망상이 들어올 틈이 없도록 혼신의 노력을 쏟아야 한다”는 말로 동안거 참여자들을 격려했다.이에 더해 진제 스님은 “화두를 챙길 때는 분명하고 또렷하게 의심을 지어가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가지가지 생각이 침범하지 못하고 혼침(昏沈)도 달아나게 된다. 털끝만큼이라도 게으른 마음이 있으면 화두는 멀리 밖으로 달아난다”고 조언했다.이는 “한번 챙겨도 뼈골에 사무치는 화두를 챙겨야만 공부에 진취가 있고 소득이 있는 법”이라는 말의 의미와도 일맥상통한다.진제 스님의 동안거 결제 법어에는 “모든 시비는 다 놓아 버리고 오직 자기의 본분사(本分事)를 밝히는 일을 해야 한 생을 허비하지 않고 값지게 사는 것이다. 인생 백년이 길다고 해도 참선수행의 한나절 한가로움에 미치지 못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동안거 수행자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궁금해 하는 “어떤 방법을 통해 생사윤회(生死輪廻)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본질적 의문에도 진제 스님은 결제 법어를 통해 답했다.“불법의 정안(正眼)을 갖춘 선지식을 만나 올바른 참선 지도를 받아 그대로 온전히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진제 스님은 “대신심(大信心)과 불타는 대용맹심을 내어 혼신의 노력을 쏟아야 한다”고 덧붙였다.진제 스님의 동안거 결제 법어를 접한 한 불교신자는 “어렵고 힘겨운 시기에 마음에 새길 말들이 적지 않았다”며 “지나온 내 삶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12-07

천주교, 낙태죄 폐지 반대 100만인 서명운동 시작

`여성의 자기 결정권`이 우선인가, 아니면 `태아의 생명`이 더 중요한 것인가.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낙태죄 폐지`와 관련해 천주교가 반대 서명에 돌입했다.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지난 3일 오후 낙태죄 폐지에 반대하는 100만인 서명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이날 명동성당 꼬스트홀 앞에 마련된 부스에선 염수정 추기경도 서명에 참여했다. 이를 출발점으로 천주교 전국 16개 교구에서 서명운동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서명운동이 진행된 꼬스트홀에는 염수정 추기경, 마르코 스프리치 주한교황청 대리대사, 미하일 슈바르칭어 주한오스트리아 대사 등 천주교계 인사와 주한 외교 사절들이 다수 참석했다.서명에 참여한 염 추기경은 “우리의 관심으로 스스로 보호할 힘이 없는 약한 생명을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말로 최근 `낙태를 합법화해야 한다`는 사회 일부의 의견에 반대를 표했다.“낙태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생명에 대한 폭력이며, 일종의 살인행위”라는 것이 염 추기경의 견해다. 여기에 덧붙여 “인간의 생명은 어떠한 경우에라도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입장”이라고 부연했다.이미 염 추기경은 서명에 앞서 열린 `제10회 생명주일 미사`에서도 낙태 합법화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천주교계는 지난 1992년 낙태허용 형법 개정이 논의되던 시기에도 이에 반대하는 100만여 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에 제출했다.천주교계는 향후 서명운동을 신자들에 한정하지 않고 일반인까지 확대해 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낙태죄 폐지 반대 청원을 올리는 동시에 신자들에게도 청원 동참을 부탁하고 있다.서명운동 현장에선 천주교 측이 제작한 태아 발 모양의 배지도 참여자들에게 전달됐다. 이는 낙태죄 폐지 반대의 의미를 담은 것이다. 이와 함께 천주교는 `태아 살리기 100일 기도`와 생명을 위한 묵주기도 등의 낙태죄 폐지 반대 운동도 함께 전개하고 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12-07

연극 `빨간 피터의 고백`

▲ 연극`빨간 피터의 고백`포스터.인간 존재의 불안과 좌절, 소외의 문제를 실존적 관점에서 표현한 독일 작가 프란츠 카프카 원작의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를 각색한 연극 `빨간 피터의 고백`이 포항에서 공연된다. 오는 7일부터 내년 1월 7일까지 포항 연극전용소극장 100씨어터. 연극배우 고 추송웅씨가 1977년 서울 명동 삼일로창고극장에서 첫선을 보인 이래 한국 연극계에 모노드라마 붐을 일으킨 이 작품은 포항의 중진 배우 백진기씨가 기획·제작·장치·연출·연기 등 1인 5역을 맡았다.원숭이 빨간 피터가 자신이 인간으로 거듭나기까지의 역경을 감개무량한 어조로 보고하는 형식을 취하면서 진정한 자유와 현대인의 정체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연극은 원숭이 피터가 어떻게 인간 세계로 끌려 왔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인간 세계에 정착하게 됐는지를 학술원에 보고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아프리카의 어느 황금해안에서 사냥 탐험대에 붙잡힌 피터는 철창에 갇히게 되고, 자유를 잃어버린 피터는 출구를 찾기 위해 스스로 원숭이이기를 포기하고 죽을힘을 다해 인간 흉내를 내기 시작한다. 결코 자유를 찾을 수 없는 현실을 깨닫고 살기 위해 찾은 출구인 것이다. 피터는 인간으로 향한 이 출구 외에는 다른 방법은 없었노라 고백한다.백진기씨의 `빨간 피터`는 극의 진행 도중 인터미션을 통해 관객과 만나 소통의 장을 마련해 관객을 직접 무대에 참여시키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관객과 대화를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함인지 그 의도를 읽을 수 있다.▲ 배우 백진기씨`빨간 피터`는 1987년 포항에서 시작해 88년에는 일본 후쿠야마 `장미축제`에 초대받아 공연했고 바로 서울 대학로 아르코 소극장에서 초대받아 공연했다. 1988년 서울 공연으로 한국일보 제정 백상예술대상 신인연기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고, 그로부터 2년 뒤인 1990년에는 한국청년문화대상(연극연출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2년 10월 대구 봉산문화회관 특별기획작품으로 초대돼 성황리에 공연한 바 있다. 숲 속을 자유롭게 뛰어다니던 한 원숭이가 어느날 두발의 총을 맞고 인간들에게 생포된다. 철창에 갖힌 원숭이는 뺨에 생긴 새빨간 탄흔 때문에`빨간 피터`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철창을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던 피터는 문득 원숭이의 본성을 벗어던지고 인간이 돼야겠다고 결심한다. 사람들로부터 악수하는 법, 침뱉는 법등을 배워 나가던 피터는 어느날 쓴 독주를 한숨에 들이키고는 부지불식간에 인간의 언어로 “헬로우”라고 소리친다. 인간의 언어를 습득함으로써 점점 더 인간의 모습에 가까워진 피터는 서커스단의 일원으로 대성공을 거두는데….공연시간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4시 7시, 일요일 공휴일 오후 3시./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12-06

영상으로 만나는 겨울의 경이로움`

“서울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 실시간 생중계로 감상하세요”(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14일 오전 11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예술의전당에서 이날 열리는 `11시 콘서트`를 실시간 영상 생중계 하는 `영상으로 만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를 전석 무료로 개최한다.`11시 콘서트`는 라디오와 기획 연주회 등을 통해 클래식 해설자로 활발히 활동해 온 피아니스트 조재혁이 기획과 해설, 진행 등을 모두 담당하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KBS FM `가정음악실`의 렉처 콘서트로 많은 이들에게 친숙한 그는 부드러운 감성과 유쾌한 매력을 겸비, 피아노를 활용한 독특한 해설로 관객들에게 재미있고 알기 쉽게 클래식 이야기를 선사한다.`Winter Wonderland(겨울의 경이로움)`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날 공연은 피아니스트 조재혁씨의 재치 있는 해설과 함께 차세대 지휘자 조정현씨(36)가 지휘를 맡고, 정상급 교향악단인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끊임없이 탐구하는 피아니스트`로 알려진 피아니스트 윤철희씨(국민대 음대 교수), 하노버 요아힘 국제 바이올린 콩클 등 세계 유수의 대회를 석권해 실력을 인정받은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씨 등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유명 솔리스트들이 협연해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의 향연을 선사한다.연주곡은 발트토이펠의 `스케이트 왈츠 Op.183`, 차이콥스키의 발레모음곡`호두까기 인형`중 `꽃의 왈츠`,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 다장조 Op.26` 제1, 3악장,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단조 Op.47` 제1악장, 차이콥스키 `로미오와 줄리엣`환상 서곡 등이 연주된다.발트토이펠 `스케이트 왈츠 Op.183`은 만물이 얼어 있는 겨울 호수 위에서 신나게 스케이트 타는 사람들의 모습을 밝고 경쾌한 리듬으로 담은 왈츠 곡이다.차이콥스키 발레모음곡 `호두까기 인형` 중 `꽃의 왈츠`는 로맨틱한 하프와 우렁차게 퍼지는 호른 연주가 인상적이며 발레의 고전으로 꼽히는 `호두까기 인형` 중 가장 화려하고 감미롭다.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제3번 다장조`는 기교와 서정성을 겸비하고 있어 20세기 피아노 음악 가운데 걸작으로 손꼽히며 작곡가가 남긴 다섯 편의 피아노 협주곡들 가운데 가장 폭넓은 다양성과 대중성을 지니고 있다.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라단조`는 북유럽 음악의 대명사이자 바이올린 협주곡의 기념비적인 명곡으로 유럽의 신화적 분위기와 서정성이 바이올린 독주와 어우러진 아름다운 작품이다.사랑에 고뇌하는 인간의 감정을 노래한 차이콥스키 `로미오와 줄리엣`환상 서곡은 애절하고 유려한 선율이 특징이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7-12-06

세계를 감동시킨 환상적 매력의 `고양이들` 대구 온다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로 꼽히는 `캣츠`내한공연이 오는 15일부터 내년 1월 7일까지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열린다. 뮤지컬 `캣츠`는 1981년 앤드류 로이드 웨버 작곡, 카메론 메킨토시 제작으로 영국 웨스트 엔드에서 초연 이후 1983년 작품상을 비롯해 토니상 7개 부문 수상, 전 세계 30여 나라에서 9천회 이상 공연한 명작. 우리나라에서도 2003년부터 1천200회 넘게 선보이며 세대를 아우르며 전 세대에 걸쳐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T.S.엘리엇의 시집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Old Possum`s Book of Practical Cats)`를 토대로 만들어진 `캣츠`는 다양한 캐릭터의 고양이를 인생에 비유한 뮤지컬로 정교한 의상과 분장, 아름다운 음악과 화려한 춤, 환상적인 무대로 전 세계 5천만 명을 감동시키면서 뮤지컬의 역사를 새로 쓴 작품이다. 20여 곡에 이르는 뮤지컬 넘버는 고양이들의 독특한 삶만큼이나 다양한 곡조로 감상의 풍부함을 더해준다. 극중에서 그리자벨라가 부르는 `메모리(Memory)`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를 비롯한 세계 유명 가수들에 의해 180여 차례나 녹음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젤리클 고양이들의 축제 날, 새롭게 환생할 고양이를 뽑는 이야기를 그린 `캣츠`는 춤, 의상, 분장 등 화려한 외양 못지않게 고양이들이 털어놓는 자전적 이야기로 감동을 전하는 작품이다. 왕년의 스타였던 극장고양이 거스, 과거의 매혹적인 모습을 잃고 외면받는 늙은 고양이 그리자벨라는 인간 세상을 돌아보게 하며 교훈을 던진다.이번 대구 공연은 2014년 현대적인 요소를 가미한 새 버전으로,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지난 6월부터 우리나라에서 전국 순회공연을 이어가고 있다.세계 각국에서 공연되는 `캣츠`중 호평을 받은 부분들을 살리는 동시에 한국인들의 감성에 맞는 무대로 구성하고,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직접 선발한 세계적 기량의 배우들이 연기의 진수를 펼칠 예정이다.질리언 린의 안무에 변화를 줘 더 역동적이고 파워풀한 군무와 각 고양이 캐릭터 별로 의상의 색감이나 패턴, 헤어스타일 등을 업그레이드 해 최고의 공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화려한 춤과 세계적인 명곡 `메모리`, 개성적인 매력의 젤리클 고양이들의 다양한 인생을 환상적인 무대 매커니즘으로 담아내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감동을 선사한다.공연시간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일요일 오후 2시·7시, 12월 25일 오후 2시, 12월 27일 오후 2시·7시 30분. 문의 (053)762-0000./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7-12-05

일상의 편안함과 따뜻함과 여유로움과…

경주 라우갤러리는 오는 30일까지 국내 판화계의 대표작가로 손꼽히는 박구환(53) 작가 초대전을 개최한다. 전남 광주 출신인 박 작가는 목판화의 소멸기법과 다양한 색채로 일상의 풍경들을 독특하게 재현해 오고 있다.특히 그의 작품들은 남도 특유의 여류로움과 소소한 기품을 보여준다. 화면에 표현된 바다의 한가로운 마을과 만개한 꽃 등은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편안함과 따뜻한 볕이 주는 풍요로운 자연을 순간순간 소중히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면에는 표현하려는 대상의 사실적인 요소를 베니어판(얇은 목판)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질감과 조각도를 활용해 보여주는 그만의 독특함이 있다.또한 그의 작품은 전체가 실 같은 가는 선으로 이어진 것이 독특한 점이다.하나의 작품을 여러 개의 드로잉으로 처리해서 각각 다른 색깔로 인쇄하는 독특한 화법이다. 전체의 화면을 드로잉 후 판화를 조각해 각기 다른 색깔을 판화에 착색한 뒤 화선지에 찍어낸다. 즉 실 같은 선의 하나하나에 색깔을 그대로 칠한 후 찍어내는 기법을 구사한다. 그 위에 드로잉과 리터칭을 가미하여 두 방법사이에서 이뤄지는 교묘한 느낌을 취한다. 일반 판화와는 대조를 이루는 섬세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박구환 작가는 조선대 미술대학과 동대학원 미술과를 졸업했다. 1991년 일본으로 건너가 판화를 접한 뒤 판화가로 전향해 뉴욕, 동경, 후쿠오카, 대만, 카오슝, 서울, 부산, 대전, 전주, 광주 등지에서 36회 개인전 및 약 500여 차례의 그룹전 및 초대전에 참여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광주광역시전, 무등미술대전, 행주미술대전, 도솔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일본 시카마미술관, 헌법재판소, 국립대만예술대학, 중화민국광주영사관 등에 소장돼 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7-12-05

2017년 끝자락 `영웅의 생애`와 함께

▲ 바이올리니스트 베스코 에슈케나지.오페라와 가곡의 대가이자, 관현악법에 있어서도 뛰어난 솜씨를 발휘한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1864~1949·이하 R. 슈트라우스). 그의 독자적 양식의 교향시들은 오늘날에도 높이 평가 받고 있는 가운데 R.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영웅의 생애`가 오는 15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연주로 무대에 오른다. 대구시향 제440회 정기연주회인 이번 공연은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가 지휘하며, 총 100여 명의 연주자가 웅장한 선율과 함께 관현악의 극치를 선보일 예정이다. 젊은 나이에 작곡가 겸 지휘자로 활발히 활동한 R. 슈트라우스는 1880년대 중반부터 독일 오페라의 거장 바그너와 교향시의 선구자 리스트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특히 교향시 장르에 있어서 R. 슈트라우스는 리스트의 후계자이자 완성자로 불린다. R. 슈트라우스는 1888년 `돈 후안`을 발표하며 교향시 작곡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에스파냐의 전설적인 귀족 이야기를 소재로 한 이 작품이 크게 성공하자 `죽음과 변용(1889)`,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1895)`,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1896)`, `돈키호테(1897)` 등의 교향시들을 잇달아 발표했다.그리고 1898년, 그의 나이 34세 때 최후의 교향시 `영웅의 생애`를 완성했다. 제목에서 나타난 `영웅`은 현세적이고 자기만족적이었던 슈트라우스 자신이었으며,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인생의 역경을 극복하며 궁극의 성취를 향해 나아가는 한 위대한 예술가의 초상을 그려냈다.총 6부로 구성됐으며, `칼과 방패를 든 기사`의 등장과 적들의 등장, 낙담과 항거, 사랑과 승리, 영웅의 회상 등이 자유로운 소나타 형식 안에 펼쳐진다. 4관 편성에 8대의 호른, 2대의 하프, 무대 밖 트럼펫과 수많은 타악기가 동원된 대작이다.한편, 이날 공연의 전반부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베스코 에슈케나지의 협연으로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려준다.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부드럽고 로맨틱한 정서와 균형 잡힌 형식미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바이올린 협주곡의 여왕`으로도 불린다./윤희정기자

2017-12-05

포항소재 문학작품 공모 `대상`에 포항 김도일 소설 `디어 마이 엉클`

▲ `제9회 포항소재문학작품공모` 대상 수상자 김도일씨. /포항문인협회 제공 포항문인협회(회장 하재영)는 3일`제9회 포항소재문학작품공모` 수상자를 발표했다. 최고상인 대상에는 김도일(포항 남구)씨의 소설 `디어 마이 엉클`이 선정됐고 소설 최우수는 권정숙(포항 북구)씨의 `폭설`, 시부 최우수는 이연자(서울 성동구)씨의 `호미곶의 재발견`, 수필 최우수는 김미영(포항 북구)씨의 `중리마을의 기억`이 입상했다. 대상 작품 `디어 마이 엉클`은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의 남하를 저지하는 임무를 맡고 죽어간 포항 전선의 학병 이야기를 소재로 쓴 단편소설이다.소설 심사를 본 박상준(문학평론가·포스텍 교수)씨는 “김도일씨의 소설 `디어 마이 엉클`은 주인공과 조카, 이들 두 인물의 심리 깊은 곳에 대한 통찰과 상호관계에 대한 의미부여가 거리를 확보하며 안정되게 이뤄졌고, 주인공의 현재 상황 설정 또한 충실하고 현재적인 수작”이라고 평가했다.김도일씨는 1975년 영덕 출생으로 제5회, 제6회 포항소재 문학상 소설 부문에 수상했으며, 현재 포항지방해양수산청 근무,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영문학과에 재학 중이다.한편, 지난 8월 1일부터 10월 30일까지 3개월 간 공모한 포항소재문학작품 공모에는 전국에서 시 부문 61명 230편, 소설 21명 23편, 수필 25명 75편이 응모됐다. 입상작에 대한 시상은 오는 15일 오후 6시 지곡 호텔 영일대 행사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제9회 포항소재문학공모` 입상자 명단△소설 ▲대상 김도일(포항 남구) ▲최우수 권정숙(포항시 북구) ▲우수 이은소(경주시)△시 ▲최우수 이연자(서울시) ▲우수 이명숙(미국) 이을숙(포항시) △수필 ▲최우수 김미영(포항시) ▲우수 김민정(울산시) 정경화(포항시)/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12-04

달구벌에 울려퍼지는 사랑과 평화의 노래

세계적 명성의 프랑스 소년 아카펠라 합창단인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사진이 대구를 찾아 내한공연을 갖는다. 오는 9일 오후 5시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100년 이상의 역사와 전통, 완벽한 화음으로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은 8~15세 소년 10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최소 2년의 음악 수업을 받은 뒤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단원들이 세계 순회공연을 한다. 이 합창단의 가장 큰 매력은 무반주로 부르는 보이 소프라노의 순수함이다. 1906년 알프스 산맥의 타미에 수도원을 방문한 두 신학생이 종교음악의 진수를 보여주고 싶어서 창단했다. 초기에는 그레고리안 성가 풍의 종교음악에 치중하다 최근에는 민요와 흑인 영가, 샹송, 팝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화하고 있다. 1931년 북미에서 처음 공연을 가진 이후, 세계 100여개국에서 투어 공연을 가졌다. 한국에는 1971년 첫 공연 후 매년 찾고 있다.이번 대구 내한공연에서는 특별히 엄선된 최정예 합창단원들과 매혹적인 보이 소프라노 솔리스트의 아름다운 화음과 천상의 하모니로 연말과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사랑과 평화의 콘서트를 펼친다.뛰어난 음악적 기량으로 보이 소프라노의 진수를 보여주는 대표곡 모차르트 `자장가` 등의 클래식 명곡들, 아름답고 성스러운 카치니 `아베 마리아` 등의 성가들, 세계 각 나라의 다양한 문화를 담고 있는 세계 민요들, 프랑스의 대표적인 샹송 메들리인 `파리 파남므`, 마이클 잭슨 `힐 더 월드` 등의 월드 팝송,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평화`, 성탄절과 연말을 맞아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크리스마스 캐럴,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너는 듣고 있는가` 등의 뮤지컬 넘버 등을 노래한다.한편, 이번 음악회는 대구콘서트하우스의 세계적인 연주단체를 초청하는 명연주시리즈 9번째 무대로 마련됐다./윤희정기자

2017-12-04

포항제일교회 등 전국서 지진성금 300억 답지

포항지진 피해를 돕기 성금이 300억원을 넘어섰다. 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까지 접수된 포항 지진 피해 돕기 성금은 302억8천만원으로 집계됐다. 지진 발생 이후 세번째 주말을 맞아 포항제일교회와 포항시의회, 현대성우캐스팅 등 지역 기관단체와 기업체를 비롯해 전국 초중고 학생들의 정성을 담긴 성금과 선물이 답지해 지진 피해 주민들에게 재기의 힘을 보탰다. O…포항제일교회(담임목사 이상학)는 지난 2일 포항 지진 피해복구 돕기 성금 2천만원을 전달했다. 제일교회 안인수 장로를 비롯한 교회 임직자들은 이날 `포항지진 피해 사랑나눔 성금 접수처`를 방문해 이강덕 포항시장에게 성금을 전했다.포항제일교회 안인수 장로는 “포항시민들의 엄청난 지진 재난으로 고통을 받고 있어 무척 가슴아프다”며 “하나님의 큰 사랑으로 시민을 보듬고 아픈 상처가 치유돼 하루 빨리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O…구순을 바라보는 할아버지가 평생 모은 적금 전액을 포항 지진 성금으로 기탁해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다. 서울특별시 영등포구에 사는 정승호(88) 할아버지는 지난달 27일 지진 성금 7천581만8천806원을 포항시 성금 모금 창구에 접수했다. 정 할아버지는 이날 평생을 아껴 모은 적금 통장을 들고 포항으로 내려온 뒤 현장에서 돈을 인출, 해약 이자포함한 전액을 포항지진 피해를 입은 이재민 성금으로 전달했다. 정 할아버지는 “추운 겨울을 앞둔 시점에 포항의 지진 소식을 듣고 불편한 몸이지만 한달음에 달려왔다”며 “이재민들을 위해 소중하게 써달라”는 당부를 아끼지 않았다.포항시 관계자는 “개인주의가 팽배한 우리 사회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모든 것을 주시는 할아버지의 마음이 너무 아름답다”며 “정 할아버지의 가슴 뭉클한 사랑은 우리 사회에 희망의 등불이 될 것”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O…세종시 소재 미르초등학교(교장 김용덕) 4학년 마루반과 빛솔반 50여명의 아동들이 포항지진이재민과 피해를 입은 학생들에게 격려편지와 함께 위문품을 보내왔다. 아동들은 나눔프로젝트 일환으로 포항 이재민구호 물품기부로 정하고 핫팩과 도서 등을 편지와 함께 두 개가 상장에 담아 보내왔다. 편지에는 작은 선물이지만 선물도 몸도 마음도 따뜻해졌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포항시는 이들의 선물을 지진에 직접적 피해를 입은 흥해초등학교에 전달했다.O…(사)대한미용업중앙회 포항시남구지부 임원 및 회원들은 지진으로 피해를 입고 흥해체육관 등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재민들을 위해 지난 28 새벽부터 피해복구와 급식봉사를 한 뒤 성금 40만원을 전달했다.O…㈜현대성우캐스팅 정몽용 회장은 포항 지진피해 성금으로 5천만원을 기탁했다. 1987년 설립된 ㈜현대성우캐스팅은 자동차 부품 전문 제조업체로 포항철강공단내에 있다./이바름기자

2017-12-04

20세기 중·후반 문예운동 포스트모더니즘을 만나다

경주 우양미술관이 미국 팝아트의 거장 로버트 라우센버그(1925~2008)를 비롯한 국내외 유명 작가 19명의 작품을 선보이는 `매머드 급`전시를 열고 있다. 내년 9월 30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는 우양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 중 1960년대 이후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를 풍미한 작가들을 엄선해 선보이는 자리다.데이비드 살르, 길버트와 조지, 요르그 임멘도르프, 루돌프 스팅겔, 막심 홀로딜린, 메이와 덴키, 알렉산드리아 미틀랸스카야, 존 쳄벌레인, 안젤름 키퍼, 요르그 임멘도르프, 낸 골딘, 딩이, 막달레나 아바카노비츠, 세르게이 체빅, 양지창, 얜 페이밍, 육근병, 전수천, 조덕현 작가의 회화를 비롯해 조각, 설치, 사진, 영상 등 35점이 나왔다.우양미술관은 예술가는 시대를 직간접적으로 인식해 작품으로 시대를 증언한다는 가정 아래 이 작가들의 작품들을 통해 당시 외부 세계의 사회적 분위기, 역사적 입장, 문화의 양상 등을 관람객들에게 오롯이 느낄 수 있도록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우양미술관 3전시실에 네 개 섹션으로 나눠 전시되고 있는 작품들은 무엇보다 인간의 삶이 `외부적인 요인들과 동시에 존재한다`는 전제 하에 만들어진, 동시대성이 부각되는 작품들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전시기간 중 매일 오전 11시, 오후 4시 도슨트들의 전시 설명도 진행한다.△사회·문화를 비판하는 목소리20세기 중반 현대 산업사회 시스템의 대량 생산과 매스 미디어는 소수가 영위하던 물질과 정보, 예술을 대중화시킨 반면 물질만능주의, 소비중심사회, 환경오염, 인간소외 등 사회문제들을 발생시켰다. 출품작가들은 이러한 현대의 사회 시스템을 우려하며, 작품을 매개로 사회를 반영하고 질문함으로써 삶의 안위를 위한 자기인식과 사회환경을 재인식하고자 했다. 로버트 라우센버그의 추상표현주의 작품 `민들레` 등 8점이 선보인다.△역사를 향한 다원적인 태도역사는 국가를 구성하는 민족과 개인의 정체성이자 미래를 향한 발판이라 할 수 있다. 전시장에 나온 `제2의 백남준`이라고 불리며 해외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미디어아티스트 육근병(60)과 `역사를 그리는 작가`로 유명한 조덕현(60), 독일 출신 신표현주의 거장 안젤름 키퍼(72)·요르그 임멘도르프(72)의 작품들은 역사적 사건들 속에서 사회, 정치적 책임감을 가지고 주체적인 관점을 유지하며 자신들의 존재 의미를 형성해 가고 있는 것들이다.△타자(소외된 자)를 위한 담론1960년대 포스트모던 시대는 전통의 단절과 현실의 파편성, 비결정성, 불확실성의 시대로 사람들은 탈중심과 다양성을 선호한다. 서구중심 지배문화가 아닌 주변문화, 고급문화보다 대중문화, 절대주의보다 상대주의를 추구하면서 자연스럽게 타자에 대한 담론이 형성된다. 영국의 2인조 개념 미술가 길버트와 조지는 살인과 폭력 등 사회문제를 고발하고 있으며 미국의 사진가 낸 골딘은 동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성 소수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정치적 격변기에 생존 증언딩이, 양지창, 얜 페이밍 등 중국의 1세대 현대미술작가들, 세르게이 체픽, 막달레나 아바카노비츠는 80년대 중국의 급진적인 개혁개방과 구 소련의 정치체제, 소련-폴란드 전쟁 등 혼란스런 정치적 상황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작품에 투영하며, 예술을 통해 삶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찰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12-04

북풍이 매운 계절, 슬픔의 노래로 전하는 따스한 위로

부정하려 해도 어쩔 수 없다.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슬픔이란 신파적이거나, 통속적이기 마련이다. 북풍이 매운 이 계절이면 그런 생각이 더욱 강해진다. 그래서 일찌감치 이를 간파한 시인 황지우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이런 말을 들려준다. “슬픔처럼 쌍스러운 게 또 어디 있겠느냐?”하지만, 예외 없는 원칙이란 없는 법이다. 누군가는 통속하고, 신파적인 슬픔을 격조 있게 노래할 줄도 안다. 그래서 세상엔 시인이 존재한다.그런 사람을 찾으려면 무거운 짐을 꾸려 멀리 갈 것도 없다. 대한민국 서울 서쪽 마을에서 슬픈 눈빛으로, 그러나 꺾이지 않는 기백을 버리지 않고 살아가는 시인 이규배(53)를 만나면 된다. 먼저 그가 쓴 시 `나는 오늘도`의 도입부를 읽어보자.빌딩 외진 그늘 앞에 혼자 앉아맥주를 마시며 생각을 한다꽃나무는 꽃을 피우고나비나 벌들도 날아왔다 가고사람들은 떠들고 웃으면서 지나간다그러나 이 순간이 외로울 리는 없다외로움이 두려웠다면 세상은벌써 버렸어야 했다 벌써 버리고떠났어야 한다 생각해보면세상을 버릴 만큼 외로웠던 적도순수했던 적도 없다 세상이아름다워서 사는 것이 아닌 사람들은상가(商街)의 불빛만큼이나 많다...(이하 생략)1980년대와 1990년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시인을 꿈꾸었던 영민한 문학청년에서, 시대의 아픔에 눈 돌리지 않았던 진보적 운동단체의 일원으로, 다시 학생들에게 올곧은 지향을 가르치는 스승으로 자신의 존재를 변화시켜온 이규배. 간단치 않았던 삶의 궤적을 바로 곁에서 지켜본 한국문단의 원로작가 천승세는 그를 이렇게 평한다. “오로지 진실과 정의, 그리고 구원의 일념 한 가지 뜻을 지닌 후배”라고, “고난이 찾아들더라도 운심월성(雲心月性)의 꽃씨를 품고 살아갈 사람”이라고.이규배의 시집 `아픈 곳마다 꽃이 피고`에는 이러한 칭찬에 부끄럽지 않은 절창(絶唱)이 여럿 담겼다. 오래 묵혀 곰삭은 진미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시편들이다.먹장구름 성큼성큼 몰려오는절벽 끝 들리는 것 같다불붙은 잎사귀의 노래들이소리를 지르고 있는 무덤들갈라진 바위의 빗금 사이고독하게 서 있는 나무들에게못한 말 있다는 듯눈이 오신다솟아오르는 정결한 마음에한밤까지 한낮까지복된 꽃이 봉우리마다 그득한광목 같은 한낮못한 말 있다는 듯눈이 오신다- 위의 책 중 `별산정묘지음(別山頂墓地吟) 6` 전문.`불붙은 잎사귀`의 외마디 슬픈 비명과 `광목 같은 한낮`의 비루한 슬픔, 거기에 `못한 말 있어` 내리는 눈의 처연한 슬픔까지를 이토록 격조 있게 읊조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상투적이지 않으며, 또한 천박하지도 않은 슬픔의 노래.하여, 이규배가 이 시집을 통해 보여주는 상처와 아픔은 `투명`의 그것에 가깝다. 이를 `빛나는 문학적 성취` 외에 어떤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시와 함께 `읽는 맛`을 주는 또 하나의 글은 이규배와 성균관대학교 국문과 신입생 시절부터 현재까지 수십 년간 슬픔과 기쁨을 같이 겪어온 문우 전상기 씨의 빼어난 해설이다. 전 씨는 족히 원고지 100매에 육박할 글을 통해 이규배가 “투명하고, 솔직하고, 착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거짓말로 들리지 않는다.친구의 출간을 축하하며 “이 책은 치열했던 그의 삶을 보여주는 진실의 기록이자, 미학적 고투의 결과”라고 부끄럼 없이 말할 수 있는 전상기.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더불어, 그런 벗을 지닌 이규배 역시 행복하기는 마찬가지일 터.아래는 전상기 씨가 이규배를 부추기는 문장이 마냥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짧으면서도 강렬한 시편들이다. 맞다. 옛날부터 오늘날까지, 언제나 그랬지만 좋은 시는 짧은 법이다.한 줄 읽고 한잔, 한 줄 읽고 또, 한 잔열 손가락 끝 내려다보며 아홉 손톱 끝 발그레누님 얼굴, 누님, 남국으로 시집 간눈이, 눈이 큼지막한...- 위의 책 중 `일행독일잔음(一行讀一盞飮)`.빙벽은죽음과 맞서고 있다잔설(殘雪)이 눈을 뜬다얼어가는 숲에서월광이 속살거린다눈을 떠다오 바람아.- 위의 책 중 `별산정묘지음 8`.기자의 보잘것없는 눈으로 보기에 `아픈 곳마다 꽃이 피고`의 최고 절창은 `풍경(風磬)`이다. 이 노래를 조용히 마음속으로 더듬어 가노라면 마흔을 훌쩍 넘겨 마를 대로 말라버린 척박한 마음의 땅에 단비가 스며드는 듯한 느낌 가득하다.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예술적 진경이 아닐 수 없다.아래 `풍경`의 일부를 옮긴다. 인용 이후의 문장이 궁금한 독자가 분명 있을 것이다. 그 궁금증은 책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덜컹대는 창호지문 더불어 깨어난 그가 며칠 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물만 겨우 넘기다가 아픈 발자국만 찍어 놓고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를 기다리며 바람이 슬픔처럼 퍼지는 것 같다고 했다.사는 걸 아름다운 것이라며 일기장에 적어 놓았지만 힘이 드는 적이 올 때마다 얇아지던 마음은 유리창 같아서 오늘 같은 밤에는 그만 깨져 버릴 것 같다며, 누군가 같이 울어주면 눈물에 녹을 것 같다며, 그렇게 되면 좋겠다고 한다...`겨울이 왔다. 누구도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과 맨살에 스며드는 냉기를 막을 수 없다. 이때 필요한 것이 삶의 `살`이 아닌 `뼈`를 따스하게 데워줄 시(詩)다. 이규배는 누가 뭐라 해도 따스한 시인이다./홍성식기자hss@kbmaeil.com

2017-12-01

신간 책꽂이

◆`딴짓의 힘` · 프리윌어떤 일을 하고 있을 때 그 일과는 전혀 관계없는 행동을 하는 걸 보고 `딴짓`이라고 한다. 물론 부정적인 의미에서 사용되는 단어다. 하지만, 딴짓이 전혀 무용한 행위일까? 이 책은 그 의문에 대한 세세한 답변으로 읽힌다. 저자인 김충만은 이렇게 말한다. “딴짓은 올바른 선택을 위해 자극과 반응 사이의 틈을 가지는 행위다.”딴짓을 통해 삶의 주도권을 회복하고, 스스로 자신다워지는 시간을 경험하자고 권유하는 책은 `딴짓`이 생존의 상황에 떠밀려 잃어버렸던 자기를 되찾고 내면을 탐색하는 마음의 눈을 열어줄 것이라고 설파하고 있다. “딴짓의 본질은 돌아옴”이라면서. ◆`NL 현대사` · 인물과사상사반독재·민주화운동과 통일운동이 숨 가쁘게 전개되던 1980년대와 1990년대. 우리는 이 시기를 `격동의 시대`라고 부른다. 적지 않은 수의 대학생들이 사회변혁운동에 투신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학생운동의 주류로 떠오른 것이 바로 `NL(민족해방) 노선`이었다. 책은 지난 30년간 한국 학생운동과 사회운동에 큰 영향을 끼친 NL의 성쇠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NL의 등장` `NL의 전성기와 전대협` `갈등과 분열` 등 3장으로 나눠 서술되는 책의 저자는 박찬수. 1964년에 태어난 그는 1980년대에 대학에 다녔고, 1989년에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현재는 논설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카페에서 읽는 수학` · 북카라반많은 사람들이 어렵고 골치 아픈 학문이라 생각하는 수학. 그 수학에 얽힌 일상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낸 책이다. 수학자 크리스티안 헤세가 독일의 주간지에 기고한 글을 모아 엮었다. “수학은 우리의 일상 곳곳에 숨어 있다. 그리고, 수학은 사랑과 음악처럼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준다”는 출판사의 홍보문구가 눈에 띈다.평범한 사람이 생활 속에서 고차방정식이나 미적분을 풀어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수학적 사고는 “세상을 좀 더 명확하게 보고, 무언가를 결정해야 할 순간이 되면 우리에게 도움을 준다” 것이 저자의 설명. 번역은 독일에서 공부한 고은주 씨가 맡았다. ◆`뇌세포 재활로 치매 치료 가능하다` · 공감이른바 `100세 시대`다. 의학과 과학기술의 발달로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지난 시절에 비해 현격히 늘었다. 이는 떨어진 뇌의 기능을 가지고 길어진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이기도 하다. 책은 “노후를 어떤 상태로 보내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말한다. 저자는 치매 예방·치료 전문의인 김철수.“치매를 치료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는 것”이란 선언이 눈길을 붙잡는다. 파괴된 뇌세포는 `재생`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의학적으로 접근하면 `재활`은 가능하다는 주장 아래 새로운 관점의 치매 예방법과 치료법을 소개하고 있다./홍성식기자hss@kbmaeil.com

2017-12-01

미얀마, 로힝야족 탄압 멈출까?

전 세계 사람들에게 평화와 화합, 사랑과 공존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얀마에서 벌어지고 있는 로힝야족에 대한 탄압을 멈출 수 있을까. 지난 27일 프란치스코사진 교황은 미얀마 최대의 도시 양곤을 방문했다. 로마 가톨릭 교회 수장으로는 사상 처음이다.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교황은 미얀마에 도착한 직후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을 만났다. 당초 일정에는 잡혀 있지 않은 만남이었다.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은 최근 세계인이 주목하고 있는 `로힝야족 인종청소`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민족과 종교를 이유로 사람들이 탄압받는 것은 심각한 인권문제이기에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과 그의 만남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을지 궁금해 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이와 관련 교황청 대변인 그렉 버크는 “교황과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은 미얀마의 전환기에 정부의 책무에 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이날 둘의 만남에서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은 `로힝야족 인종청소`를 둘러싼 의문과 논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힌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은 “나는 종교·종파간 평화와 통합, 정의를 실현하고자 한다“고 말하며 “미얀마에서는 종교 또는 인종의 다름을 이유로 벌어지는 학대나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다. 정부 역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세계인이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로힝야족에 대한 민족·종교적 탄압을 부정한 것으로 풀이된다.이와 관련 CNN은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은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면담에서 미얀마에선 종교·민족간 차별이 없음을 주장했다”고 보도했다.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은 아웅산 수치의 문민정부와 미얀마의 권력을 나눠 가지고 있는 군부의 최고 실력자다. 현재 미얀마는 2008년 제정된 헌법에 따라 군부가 내무·국방·국경경비 등 치안 관련 3개 부처를 관할하고 있다. 또한, 상하원 의석의 25%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현재 미얀마 군부는 로힝야족 무장 반군단체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을 토벌한다는 이유로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 미얀마를 바라보는 세계인의 보편적 시각이다.ARSA는 동족이 고통 받는 모습을 지켜볼 수 없다며 미얀마에 항전을 선포한 상태다. 지난여름엔 ARSA가 경찰초소 30여 곳을 습격하기도 했다. 미얀마 군부는 ARSA를 테러단체로 지목하며 대대적인 소탕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수백 명의 로힝야족이 사망했고, 60만 명이 넘는 로힝야족이 미얀마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피신했다.로힝야족 난민들은 “미얀마 군대가 테러와는 무관한 민간인을 살해하고 건물에 불을 지르는 등 우리 민족을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미얀마 군부는 “방화 등의 불법행위는 ARSA의 소행”이라는 상반된 주장을 내놓고 있다.유엔은 로힝야족에 대한 탄압을 `인종청소`로 규정했으나, 미얀마군은 극단주의 세력에 맞서는 자신들의 행위는 정당하다며 국제사회의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얀마 방문 이틀째인 28일에는 불교, 이슬람교, 힌두교, 기독교 등 현지 종교지도자들을 만나 종교간 화합을 강조했다.프란치스코 교황의 미얀마 방문이 군부와 로힝야족의 갈등 해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11-30

남미에 韓불교문화 템플스테이·사찰음식 알려

가톨릭 신자가 비교적 많은 남미 대륙에선 한국의 전통 불교문화와 사찰음식이 어떤 평가를 받을까? 멕시코,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남미에서 절에 머물며 몸과 마음을 닦는 템플스테이와 사찰 전통음식을 홍보하는 행사가 열려 주목받고 있다. 사진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원경 스님)은 28일부터 내달 9일까지 멕시코와 아르헨티나, 브라질에서 템플스테이와 사찰음식 홍보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주 멕시코, 주 아르헨티나, 주 브라질 한국문화원 초청으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 지도법사 형민 스님이 남미 대륙에 한국의 사찰음식과 템플스테이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28일에는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전비호 주 멕시코한국대사를 비롯한 정관계 인사와 언론인, 현지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템플스테이 소개와 사찰음식 강연, 시연 등의 행사가 펼쳐졌다.30일에는 주 멕시코한국문화원에서 요리를 공부하는 현지 학생을 대상으로 사찰음식 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날 주최측은 연근약밥, 두부우엉조림, 곤드레장떡을 준비한다고 밝혔다.내달 5일과 6일엔 아르헨티나에서 사찰음식 강연과 시식, 템플스테이 탁본체험, 엽서쓰기 체험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어 9일에는 브라질 수도 상파울로에서 지방정부 관계자와 현지 요리학교 교수, 요리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찰음식 강연과 시식, 탁본체험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앞서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며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베트남 등지에서 템플스테이와 사찰음식 홍보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11-30

조계종 새 원로회의 의장에 세민 스님

▲ 세민 스님 지난 27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조계종 원로회의에서 세민 스님이 원로회의 의장으로 선출됐다.참석자들의 만장일치로 원로회의 의장에 선출된 세민 스님은 “종단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총무원장 스님과 합심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대원 스님이 수석부의장으로, 원경 스님이 차석부의장으로 선출됐다.이날 원로회의는 전임 원로회의 의장 종하 스님의 임기만료를 앞두고 열렸다. 새롭게 의장단에 선출된 스님들의 임기는 2022년 12월 10일까지다.이번에 의장으로 뽑힌 세민 스님은 지관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자운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와 구족계를 수지했다. 해인사 승가대학과 일본 경도불교대학을 졸업한 세민 스님은 제8~10대 중앙종회의원, 동국대 선학과 강사, 조계사·선암사·해인사 주지 등을 지냈다. 원로의원으로 선출된 것은 2012년이다.해인사 주지 시절 `팔만대장경` 홍보와 현대적 계승을 목적으로 동판 팔만대장경 조성사업을 펼친 바 있는 세민 스님은 전쟁으로 소실된 경기도 연천군 원심원사 복원에도 힘을 쏟았다.수석부의장으로 선출된 대원 스님은 전국선원수좌회 수석대표를 지냈고, 2013년 조계종 원로의원에 선출돼 현재 고암문도회 회주와 공주 학림사 오등선원 조실을 맡고 있다. 2001년에는 재가자를 위한 오등시민선방을 개원해 참선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차석부의장으로 일하게 된 원경 스님은 제10대 중앙종회의원, 흥왕사·신륵사·청룡사 주지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14년 원로의원에 선출됐고, 2015년 1월엔 종단 최고 법계인 대종사 법계를 품수했다. 현재는 평택 만기사 주지다.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덕이 높은 의장 스님과 부의장 스님이 선출돼 우리 종단에 산적한 문제를 현명하게 처리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애초에 이날 회의에선 대종사 법계 특별전형 심의의 건과 신임 원로의원 선출의 건을 다루기로 했으나 사정상 다음 회의로 넘겨졌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11-30

미디어 공격에 노출된 현대인의 환상·환각·중독

▲ 최윤정 作테크놀로지의 발달로 확장된 미디어는 현대인의 감각과 사고방식에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인간은 일상생활에서 자신도 인식하지 못할 만큼 끊임없이 미디어에 노출되고 있으며, 그것을 통한 자극적이고 환상적인 경험세계는 우리의 감정, 판단력과 내면의식까지도 마비시켜 놓았다. 다음달 1일부터 경북대미술관 전관에서 열리는 `미디어 엑스터시(Media Ecstasy)`전은 이렇듯 미디어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현대인들이 맞닥뜨리는 환상, 환각, 중독 등과 같은 심리적 반응들이 인간의 무의식 깊이 침투돼 마치 황홀경에 빠진듯한 모습에서 출발한다. 엑스터시는 그리스어 ek, exo(~의 밖으로)와 histanai(놓다, 서다)의 복합어인 엑스터시스(ekstasis)에서 나온 것으로, 영혼이 육체를 떠나 있는 상태를 나타낸다. 이것은 일종의 망아(忘我)상태로서 수용자를 현실 세계로부터 도피시키고, 쾌락적이며 수동적인 정신상태로 몰입시켜 현실을 망각하도록 만드는 미디어의 성질과 유사하다.미디어가 창출하는 엑스터시에 젖은 현대인은 그것이 제시하는 스펙터클한 환각에서 헤어나기 어렵다. 환각은 환상의 새로운 형태가 되며, 환상은 미디어가 예술 언어로서 발전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기도 한다. 예술가들은 상상력을 통해 환상을 시각화하고, 관객은 그들이 설계한 환상의 세계로 초대 받는다.이번 전시에 참여한 김기라, 권경환, 권세진, 김소연 등 13명의 작가는 미디어로 인해 엑스터시스(ekstasis) 된 현대인의 삶을 보여주며 그것과 연관된 중독, 환상, 환각을 포함한 다양한 현상들을 다루고 있다.회화, 설치, 영상, 사진 41점이 전시되며 전시는 내년 2월 9일까지 계속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11-29

해오름 동맹,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로 다지는 우정

▲ 해오름동맹 도시 포항·울산·경주의 시립예술단 합동 공연 오페라`라 트라비아타` 포스터. /경주시립예술단 제공해오름 동맹 도시 포항·경주·울산의 시립예술단이 세대를 넘어 전 세계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공동 제작, 무대에 올린다. 포항·경주·울산의 시립예술단은 가슴 시린 사랑 이야기를 다룬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오는 12월 1일 오후 8시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을 시작으로 15일 오후 7시 30분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선보인다.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는 이탈리아의 19세기 대표 오페라 거장 주세페 베르디(1813~1901)가 작곡한 전 3막의 오페라로 프랑스 파리 사교계 여왕이자 불치병에 걸린 비올레타와 프로방스 출신의 순정적인 귀족 청년 알프레도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춘희`가 원작으로 약자에 대한 시선과 상류사회의 위선 등 사회의 부조리함을 특유의 사실주의적 접근으로 통렬하게 꼬집으며 극적 재미를 더하고 있다.열 살의 어린 나이에 아버지 손에 이끌려 돈 많은 귀족에게 팔려간 비올레타는 20세에 귀족들의 사랑을 받는 최고의 사교계 여성으로 성장한다. 하지만 그녀와 사랑에 빠진 귀족 청년 알프레도는 그녀의 죽음 앞에 해줄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나를 잊으라는 울음만을 남긴 채 떠나는 그녀의 마지막 역시 쓸쓸하기 짝이 없다.비련의 여주인공 비올레타 역에는 소프라노 김성아(울산시립합창단원)·권별(경주시립합창단원)이 맡았으며 알프레도 역에는 테너 김정권(울산시립합창단원)·김성진(경주시립합창단원)이 각각 맡아 열연을 펼친다.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 역에는 바리톤 최판수(울산시립합창단원) 이원필(경주시립합창단원)이 맡았다. 오케스트라는 울산시립교향악단이 연주하며, 울산시립합창단 민인기 지휘자가 지휘봉을 잡았다. 예술감독 및 연출은 정갑균씨가 맡았으며 울산시립합창단, 울산시립무용단, 포항시립합창단, 경주시립합창단 등 200여 명이 출연한다.한편, 포항·경주·울산 세 도시는 지난해 6월 울산~경주~포항을 최단 거리로 잇는 고속도로 완전 개통을 계기로 인구 200만명, 경제 규모 95조원의 메가시티 건설을 목표로 해오름동맹을 결성했다. 세 도시는 지난 1년간 동해안연구개발특구 지정 공동 추진, 도시와 대학의 상생발전 토대 마련, 울산·경주·포항문화재단 간 상호 교류협력,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했다.※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줄거리 = 파리의 사교계의 여왕인 비올레타의 집에서 열리는 파티에서 알프레도는 그녀를 만나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그녀는 폐병을 앓는 몸이고, 순간적인 향락에만 도취하기 때문에 그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결국 두사람이 함께 지내게 되고 그를 사랑하게 된다. 경제적인 이유로 알프레도가 집을 비운 사이에, 그의 아버지인 제르몽이 나타나 알프레도를 단념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녀는 그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에서 파리로 돌아와 버린다. 알프레도는 그녀가 돈에 끌려서 자기를 버렸다고 생각해 고통스러워 한다. 괴로운 생활을 보내는 사이에 그녀의 병은 위독해졌고, 그때야 모든 사실을 안 알프레도는 용서를 빌고 아버지의 양해로 그녀를 찾아가지만, 이미 때는 늦어 그의 품에서 그녀는 세상을 떠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