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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1950년대, 애틋함으로 추억할 수 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독서시대의 종말`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인간이 쌓아올린 지식과 문명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책 이외의 어떤 것에서 세상을 배울 수 있을까. 본지는 장르와 신·구간,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의 구분을 두지 않고, 한 권의 책에 주목하고자 한다. 책을 매개로 세상과 인간을 제대로 바라보자는 뜻에서다. 책 선정에는 방민호(서울대 국문과 교수), 이산하(시인), 박철화(문학평론가), 이경재(숭실대 국문과 교수), 전소영(문학평론가) 씨가 참여하고 있다. - 편집자 주스스로는 부정할 수도 있지만 작가들이란 `정의 내리기`를 좋아하는 존재다. 그렇다면, 한국전쟁 이후의 궁핍과 절망 그리고, 전망 상실로 인해 국민 대부분이 정신과 육체 모두를 가혹하게 앓아야 했던 1950년대는 어떻게 정의될 수 있을까?향연출판사에 의해 2005년 재출간된 고은 시인의 `1950년대`는 위 물음에 대한 답을 들려주고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로 여러 차례 언급된 고은 시인은 특유의 드라마틱하고, 열정적이며, 단도직입 하는 `뜨거운 대답`을 펼쳐 보여준다.`1950년대`는 1971년 `세대(世代)`에 연재돼 독자들의 폭발적인 반향을 얻어냈던 글을 모아 엮었다. 저자인 고은은 “나는 돌아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향수란 때로 삶의 전위성에 대한 독약일 수도 있으므로”라고 말하면서도, 재출간판 서문에선 1950년대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드러내는 것에 인색하지 않았다.모두가 가난했고, 그 가난 탓에 야수처럼 거칠었으며, 즐거움보다 슬픔이 지배했던 1950년대를 `애틋함`으로 추억할 수 있는 이유는 뭘까? 그건 가난과 거침과 슬픔을 단숨에 뛰어넘는 낭만과 인간미가 그때도 엄연히 존재했기 때문이 아닐까싶다. 그것도 지금보다 훨씬 뜨거운 양상으로. 예컨대 이런 이야기다.1950년 6월 전쟁이 발발한다. 남한의 수도 서울은 완장을 찬 일군의 청년들이 간단한 인민재판만으로 우익인사의 생사를 결정짓는 무정부상태로 변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부여대(男負女戴)로 서울을 떠나 남하한다.그런데, 충청도 어디쯤 살던 청년시인 신동문은 보통의 사람들과는 반대로 잊지 못한 첫사랑의 여인을 찾아 서울로 거슬러 오른다. 쏟아지는 포탄과 귀청을 찢는 폭격을 무릅쓰고. 하지만, 그렇듯 애타게 찾고자했던 첫사랑은 이미 서울에 없었다. 그때 그 명민했던 젊은 시인이 느꼈을 허탈감이란 어떤 것이었을까. 하지만, 사랑을 위해 목숨을 걸었던 기억은 그 후로도 오랫동안 신동문을 지배했으리라.고은의 `1950년대` 속엔 이처럼 소설 같고, 거짓말 같으며, 21세기 사람들의 이성으론 도무지 이해가 불가능한 매력적인 이야기가 수도 없이 담겼다.토속서정의 대가 김영랑의 어이없는 죽음, 소년병의 폭사를 목격한 미당 서정주의 정신분열, 부산의 다방에서 클래식을 들으며 음독한 시인 전봉래, 끊임없는 자기학대를 통해 천재로 완성된 화가 이중섭, 방랑과 구걸도 당당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시인 천상병….▲ 고은 시인 /연합뉴스밀주의 취기와 한치 앞도 예측키 어려운 미래 탓에 방탕을 거듭했던 문인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1950년대`. 하지만 책은 암울한 회색빛이 아니다. 왜냐, 그들 모두는 “결국 아름다움이란 존재한다”는 것을 끝끝내 믿었던 `핑크빛` 낭만주의자였으니까.일찍이 헤르만 헤세는 그의 책 `지와 사랑`에서 “모든 것은 지나간다. 세상에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없다. 고통 또한 마찬가지다”라고 서술했다.전 세계를 오가며 시와 자유, 그리고 인간의 아름다움을 설파하고 있는 오늘날의 고은 시인을 보자면 그 역시 헤세와 같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고통`이 삶의 대부분을 지배하고 있던 1950년대부터 언젠가는 그 고통이 끝날 것을 믿었던 모양이다./홍성식기자hss@kbmaeil.com

2017-09-01

신간 책꽂이

■`바람이 그리움을 안다면`·구민사국회와 청와대, 행정안전부 등에서 근무했던 독특한 이력을 지닌 시인 강원석의 두 번째 시집. 일상의 안과 바깥에 존재하는 행복과 사랑이라는 평이한 주제를 자신만의 감수성으로 독특하게 변주했다. 수록작 중 `반딧불이` `봄비 닮은 어머니`에서 보이는 애틋한 서정이 눈길을 끈다.“시인이 되고 난 후 일상 속으로 사랑과 행복이 왔다”고 말하는 강 시인은 1969년 경상남도 함안에서 태어나 마산에서 소년시절을 보냈다. `서정문학` 시 부문 신인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거미집 짓기`·마음서재중편 `미스터리 존재방식`으로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문단에 나온 신예 정재민의 장편소설. 2012년 서울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1963년 강원도 삼척 탄광촌에서의 이야기가 시공간을 오가며 숨 가쁘게 전개된다. 흥미로운 구조다.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작가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9년간 일했다. 그때의 체험이 정교한 동시에 창의적인 문장을 만들어낸 듯하다. 2013년에 구상을 시작해 집필을 마칠 때까지 4년이 걸린 노작(勞作)이다. 출판사는 “압도적인 서사와 함께 전율이 흐르는 마지막 한 페이지”라고 이 책을 요약했다. ■`각색 이론의 모든 것`·앨피캐나다 토론토대학 영문·비교문학과 특별교수 린다 허천(Linda Hutcheon)의 `A Theory Of Adaptation`의 한국어 번역본이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원작을 각색하는 방법과 원리를 이론에 근거해 설명한다. 원작이 아니라는 이유로 홀대받았던 `각색`의 제자리를 찾아주려는 저자의 노력이 엿보인다.영화, 게임, 만화, 뮤지컬, 음악, 미술 등 문화콘텐츠의 중요성은 강조되지만, 생성 원리에 관한 책이 드문 현실이기에 주목된다. 번역에는 손종흠(방통대 국문과 교수), 유춘동(선문대 역사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김대범(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박사과정), 이진형(건국대 아시아·디아스포라연구소 교수) 씨가 참여했다. ■MCN 비즈니스와 콘텐츠 에볼루션·북카라반2017년 오늘. 이제 할머니의 옛이야기에 흥미를 느끼는 아이들은 극히 드물다. 요즘엔 유치원생의 손에도 스마트폰이 들려있고, 초등학생도 포털사이트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세계와 소통한다. TV와 라디오는 낡은 미디어가 돼가고 있다. 디지털기지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미디어오늘` 뉴미디어 팀장으로 일하는 금준경은 `넥스트 미디어`의 탄생과 변화·발전 과정을 알기 쉽게 요약하고, MCN(Multi Channel Network) 혁신가와 전략가들을 인터뷰해 다가올 미래의 빛과 그림자를 전망한다. 책의 부제는 `플랫폼 레볼루션과 미디어 빅뱅`./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09-01

일본의 헌책방 그리고 그 책방을 지키는 사람들

경남 진주에 자리한 `소소책방`을 운영하는 조경국(43) 씨는 보편의 상식을 뛰어넘는 사람이다. 인터넷신문 기자, 교육·연수원 관리사원, 사진 서적 편집자 등 적지 않은 직업을 거친 그는 몇 해 전 고향으로 내려와 헌책방을 차렸다. 서울을 떠나기 전 몇몇 지인들에게는 “간난신고의 타향살이를 끝내고 이제 생활을 이어갈 최소한의 돈만 벌며 읽고 쓰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는 생의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조경국 씨는 문장이 좋은 사람이다. `글은 사람을 닮는다`고 했던가. 세상의 빛과 그늘을 바라보는 그의 문장은 따스하고 부드러워서 조씨의 품성을 어렵지 않게 짐작하게 한다.그런데, 재밌는 게 하나 있다.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데 그는 `오토바이 마니아`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오토바이에 올라 바람을 가르던 기억을 40년째 간직하고 있는 것. 스스로도 “헌책방 주인이 되지 않았다면 오토바이 수리공으로 살았을 것”이라고 말한다.바로 이 조경국 씨가 `책`과 `오토바이`를 매개로 책을 썼다. `오토바이로, 일본 책방`이 바로 그것.쿠바의 혁명가 체 게바라가 오토바이를 타고 남아메리카를 떠돌면서 인간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체화시켰다면, 조씨는 자신의 애마 `로시(BMW F650GS TWIN)와 함께 일본을 종횡하며 책방과 그 책방을 지키는 사람들을 만났다.저자의 말을 잠시 인용하자. “이 책에는 지난 2015년 9월부터 10월 사이 약 한 달간 오토바이로 일본을 여행했던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이 짤막한 문장만으론 `오토바이로, 일본 책방`의 진면목을 설명할 수 없다.책 속엔 조경국 씨가 삶을 대하는 태도, 책을 향한 그의 가없는 사랑, 일본 각처에 산재한 특별한 서점들에 대한 꼼꼼한 정보, 여기에 어지간한 시인이나 소설가 못지않은 미적인 서술까지가 고스란히 담겼다.책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아우구스티누스의 문장이 가슴을 친다. “길 떠나지 않는 이에게 세상은 한 페이지 읽다만 책일 뿐이다.”/홍성식기자hss@kbmaeil.com

2017-09-01

“아프리카·몽골지역 복음전파 앞장”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 말라위 블랜타이어와 중앙아시아 몽골 울란바토르에 성전을 짓는데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포항하늘소망교회(담임목사 최해진)의 행보가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포항하늘소망교회는 지난 27일 오전 교회 본당에서 선교 주일 예배를 올렸다. 교회는 “이날 헌금은 아프리카 말라위 블랜타이어와 몽골 울란바토르 지역에 성전을 짓는데 필요한 건축기금으로 전달키로 했다”고 밝혔다. 예배에 참석한 교인들은 “해당 지역의 성전 건축이 순조롭고 평화적으로 진행될 수 있기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이날 예배는 심재석 부목사의 인도로 글로리아찬양단의 합창, 합심기도와 찬송, 성시 교독과 `사도신경` 신앙 고백, 강용중 장로의 기도, 성경 봉독, 호산나찬양대의 `이 땅 고치소서` 찬양, 봉헌기도, 교회소식 전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최해진 목사는 `명령이 영생`이란 제목의 설교를 통해 “진정한 나는 내 육신 속에 거하는 속사람, 즉 영혼”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목사는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우리의 겉 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란 `고린도후서` 4장16절을 전하며 “우리의 속사람인 영혼은 비물질이기 때문에 소멸될 수 없다. 영은 영원히 존재한다”고 부연했다.이날 예배 참석자들은 “많은 사람들은 육신이 요구하는 것을 소유하면 행복한 줄로 알지만 육신이 필요한 것을 다 소유해도 행복하지 않다. 육신을 위해 많은 것을 투자해도 반드시 끝이 온다”는 최 목사의 설교에 귀를 기울였다.최 목사는 “하나님의 말씀이 곧 영생”이라고,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의 명령을 버림으로 영생을 잃었다”고 전하며 “영원히 천국에서 함께 사는 영생을 얻는 길은 하나님의 말씀을, 명령을 받는 것”이라는 요한복음 12장 50절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 최 목사는 “예수님이 하나님의 명령이 영생이라고 하신 것은 하나님의 명령, 말씀 속에 영생이 들어있기 때문”이라는 말도 덧붙였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08-31

“우리 시대 아픔이 선승의 화두돼야”

“모든 종교인의 생명은 화두다. 그래서 선사들은 안부를 주고받을 때 화두가 성성한가? 화두가 깨어 있는가라고 묻는 것이다.”신흥사 조실(祖室·사찰 최고 어른인 큰스님을 이르는 단어) 오현사진 스님의 하안거(夏安居) 해제법문이 불교계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지난 28일은 100여 개의 조계종 선방에서 석 달 동안 이어진 선승들의 하안거가 끝나는 날이었다. 이날 강원도 속초 신흥사에서는 하안거에 참여해 수행을 마친 승려들이 오현 스님의 하안거 해제법문에 귀를 기울였다.하안거(夏安居)란 승려들이 여름 한철 동일한 공간에 머물며 수행에 전념하는 것을 지칭한다. 음력 4월 보름 다음날부터 7월 보름까지 진행된다. 이 시기는 날씨 등의 영향으로 외부에서 수행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 또한, 비를 피하려다 수풀과 벌레를 다치게 할 위험성도 있어 승려들은 외출을 삼가고 한곳에 머물며 참선으로 궁극에 이르고자 노력한다.`하안거 해제법문`은 말 그대로 하안거를 마친 승려들이 부처의 가르침과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길을 고민하고 논의하는 것이다.오현 스님 역시 하안거에 참여해 백담사에서 석 달 동안 하루 한 끼만을 제공받으며 수행정진했다. 신흥사는 하안거 해제 하루 전에 오현 스님의 해제법문을 배부했다.“지난 결제(하안거 첫날) 때 스님들의 화두는 무엇인가. 무(無)자 화두인가, 본래면목인가. `뜰 앞의 잣나무`인가. 굳이 알 필요가 없다. 이 모두 천 년 전 중국 선사들의 산중문답이다”라고 서두를 꺼낸 오현 스님은 법문을 통해 `살아있는 말`과 `죽어있는 말`이 어떻게 다르냐의 문제를 재기했다. 선승들의 화두가 지난 시대에 머무르고 있는지, 현재의 문제인지 돌아보라는 것이었다.이 문제의식을 심화시키기 위해 오현 스님은 예전 자신의 기억을 들려주기도 했다.“일생 참선만 하며 존경받던 노 스님이 어린 시절의 내게 `화두를 들고 공부하다가 죽어라`고 당부했다. 그때는 `예`라고 답했지만 그게 말이 되는가? 참선해 깨달으면 깨달음의 삶을 살아야지 참선만 하다가 죽으라고? 지금 생각하면 그 노 스님은 고대 중국 선승들의 화두에 중독된 것이 분명하다.”이어 오현 스님은 우리나라엔 깨달은 선승들은 적지 않지만, 깨달음의 삶을 살아가는 선승들은 만나기가 어렵다는 아쉬움을 전했다.“불심의 근원은 중생심이다. 중생이 없으면 부처도 필요 없다. 환자가 없으면 의사가 필요 없는 것과 같다. 의사는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고 병을 치료해야 한다. 부처는 중생과 고통을 같이 해야 한다”고 법문을 이어간 오현 스님은 “우리 시대의 아픔들이 선승의 화두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홍성식기자

2017-08-31

“평화 주소서” 분쟁지역 찾는 교황

평소 낮은 곳으로 향하는 마음과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내미는 따스한 손길로 주목받아온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길이 이번에는 분쟁과 인종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곳으로 향한다.다수의 외신보도에 의하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9월 6일 콜롬비아를 방문한다. 이 나라가 50년 이상 겪어온 비극적인 분쟁(정부군과 반군 사이의 갈등)의 종식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 에토레 발레스트로 교황청 대사는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에서 교황의 방문 소식을 알렸고, 교황청 공보실도 성명서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콜롬비아행을 공식화했다.콜롬비아는 남미의 대표적인 가톨릭국가 중 하나다. 1968년에는 교황 바오로 6세가 콜롬비아를 방문했고, 1986년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콜롬비아 대도시들을 찾아 신자들의 환영을 받은 바 있다.프란치스코 교황은 9월 6일부터 11일까지의 콜롬비아 방문 일정을 통해 메데진, 카르타헤나, 비야비센시오 등의 도시를 찾아간다. 특히 메데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교이던 시절 방문한 곳이기도 하다.4일로 예정된 교황의 이번 콜롬비아 방문은 그 무게가 가볍지 않다. 발레스트로 교황청 대사는 “교황이 한 나라에 4일간 머무르는 일정은 이례적이다. 이는 교황이 콜롬비아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증명한다”고 설명했다.지난해 11월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교황이 콜롬비아를 방문한다면 국민들이 화합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방문을 요청한 바 있다. 이를 증명하듯 최근엔 콜롬비아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서 진행되는 정전협상이 긍정적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또,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월 27일부터 30일까지는 미얀마의 양곤과 네피도를 찾는다. 날로 심해지는 `로힝야족 사태` 해결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지난 28일 그렉 버크 교황청 대변인의 발표에 따르면 교황의 미얀마 순방은 정부와 주교들의 초청에 따른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얀마 방문에 이어 방글라데시도 찾아간다.현재 미얀마 정부군과 이슬람 소수민족 로힝야족의 사이에선 갈등이 심화돼 주변국들까지 이를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로힝야족은 종교문제와 인종갈등으로 인해 미얀마와 방글라데시에서 핍박받는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프란치스코 교황은 올 초에도 “로힝야족은 그들의 문화와 이슬람 신앙을 지키며 살기를 원한다는 이유로 고통 받고있다. 로힝야족을 위해 함께 기도해 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오는 11월 방문에선 로힝야족 사태에 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08-31

“7080 가스펠 콘서트 구경오세요”

가스펠(gospel)의 감미로운 선율이 우리 앞으로 훌쩍 다가온 가을을 재촉한다.포항극동방송은 “오는 9월 19일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개국 16주년을 기념해 `7080 가스펠 콘서트`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단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가스펠. `7080 가스펠 콘서트`로 명명된 이번 무대에는 장욱조, 김석균, 김민식, 노문환, 이정림 등 5명의 출연자가 무대에서 관객들과 만난다.출연자 중 장욱조 목사는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과 총신목회대학원을 졸업한 후 한국복음성가협회장을 지냈던 인물이다. 현재 일산 한소망교회 선교목사로 있는 장욱조 목사는 복음성가 가수와 작곡가로도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또 다른 출연자인 노문환 목사는 감리교 선교대학원을 졸업한 후 한국독립교단 선교단체연합회 목사와 액트29(Acts29) 미니스트리 대표, `CBS 힐링 콘서트` 진행자 등으로 이름을 알렸다. 노 목사는 `평화의 노래`, `나 외롭지 않네` 등의 곡으로 유명하다. 특히 1976년부터 현재까지 1만여 회의 집회를 인도한 목사로도 주목받고 있다.`7080 가스펠 콘서트` 나머지 출연자들의 면면도 인상적이다. 김석균 목사는 안양 새중앙교회 파송선교사와 `CTS 헌신예배` 진행자로 알려졌고, 한국복음성가협회 회장과 한국기독음악저작권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역시 복음성가 작곡가, 찬양사역자의 역할도 하고 있다. `사랑의 종소리`와 `예수가 좋다오` 등의 노래가 대표곡으로 꼽힌다.김민식 전도사도 복음가수와 작곡가, 리더십연구소 `하늘로` 대표로 다양하게 활동하는 중이다. 김 전도사는 통기타 가수와 탤런트, 기독교 방송(CBS·CTS·극동방송) 진행자, 한국복음성가협회장 등을 지낸 사람으로도 유명하다.이정림 사모 역시 유능한 작곡·작사자로 `CTS 오직 주님께`, `CMTV 이정림의 힐링송` 등 각종 방송을 진행 중이다./홍성식기자

2017-08-31

이 시대 최고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대구 리사이틀

▲ 오는 9월 8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리사이틀을 갖는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대구콘서트하우스 제공이 시대 최고의 첼리스트로 평가되고 있는 미샤 마이스키(69).전설적인 첼로 거장인 로스트로포비치, 피아티고르스키 모두에게 사사한 유일한 첼리스트로 반세기 가까이 세계 각국을 돌며 독주와 실내악 분야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는 등 음악에 헌신해 온 `첼로 거장`이다. 마음을 울리는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곡 해석, 노래하는 듯한 시적인 연주, 즉흥성을 중시하는 자유분방한 연주 스타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그는, 그래서`첼로의 음유시인`이란 수식어가 붙어있다. 트레이드 마크인 햐얀 사자머리도 많은 관객들에게 친근한 연주자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유대계 집안에서 태어난 미샤 마이스키는 누이가 이스라엘로 망명한 것이 계기가 돼 14개월간 강제수용소에, 이어 2개월간 정신병원에 수용되는 인생의 파도를 경험했다. 이후 역경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첼리스트가 된 미샤 마이스키는 21차례 한국공연을 갖고 한국의 소녀 첼리스트 장한나를 세계무대에 올려놓는 등 한국음악계에서도 전설과 같은 존재로 남아있다. 한국가곡 `그리운 금강산`, `청산에 살리라`등 한국 가곡을 자신의 음반에 녹음하기도 했다. 2년 전 방한 때는 지휘자 정명훈,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와 베토벤 트리오를 선보이는 등 한국과 다양한 인연을 맺어왔다.저, 세계 첼로계의 유일무이한 슈퍼스타 미샤 마이스키가 다음달 대구를 찾아 리사이틀을 갖는다.미샤 마이스키는“가장 편안한 파트너”라고 말하는 딸이자 피아니스트 릴리(30)와 함께 무대에 올라 낭만적이고 서정적인곡들로 대구의 가을을 수놓을 예정이다.아버지와 10년 넘도록 호흡을 맞추고 있는 릴리는 `우아함, 힘, 평정, 이 모두 아우르는 음악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녀는 유럽과 아시아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도이치 그라모폰과 EMI 레코딩으로 앨범을 발매하며 실내악은 물론 독주자로서도 활발히 활동중이다.마이스키 부녀는 1부에서는 시적인 정서가 가득한 슈만의`환상소곡집 Op.73`과 첼로 소나타 중에서도 경지에 이른 완성도를 보여주는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바장조`를, 2부에서는 풀랑크의 아름다운 선율과 순수함이 돋보이는 가곡들과 브리튼의 유일한 첼로 소나타이자, 마이스키의 스승이었던 로스트로포비치에게 헌정됐던 브리튼의`첼로 소나타 사장조`를 연주한다.미샤 마이스키 대구 리사이틀은 오는 9월 8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미샤 마이스키=1948년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에서 태어났다. 8세에 첼로를 시작해 상트페테르부르크음악원에서 기본기를 익힌 뒤 1965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입상하면서 그를 눈여겨본 첼로거장 모스크바음악원 교수 므스티슬라프 로스토포비치(1927~2007)에게 발탁돼 모스크바음악원으로 간다. 하지만 1969년 누이가 이스라엘로 망명한 탓에 이듬해 14개월 동안 노동수용소에 감금됐다가 2개월 동안 정신병원에 수용되는 등 그의 생애에 있어 가장 힘든 시기를 겪는다. 그리고 1971년 빈을 거쳐 미국으로 망명한 뒤 퍄티고르스키에게 사사받으며 1973년 카사도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뉴욕 카네기홀 공연이 성공을 거둠으로써 유명해진다. 이후 필라델피아필하모니 ·빈필하모니·런던필하모니 등 세계적인 악단들과 협연, 독주자로서 세계 각국 순회공연을 펼치고 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7-08-30

민속학자 박창원씨 `동해안 민속을 기록하다` 출간

▲ 민속학자 박창원씨포항지역의 민속학자이자 청하중학교 교장인 박창원(60)씨가 최근 30년 동안 동해안 지역의 민속을 조사해 정리한 `동해안 민속을 기록하다`라는 전문서적을 출간했다.박씨는 지난 1980년대 중반부터 포항을 비롯한 동해안 지역의 민속을 조사·연구해 1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해 왔는데, 올 8월 말 교장 퇴임을 기념해 한 권의 책으로 묶게 된 것이다. 세시풍속, 민속놀이, 공동체신앙, 기우제, 별신굿, 풍수, 신화, 전설 등 8가지 영역을 다뤘고, 주로 그 동안 쓴 논문을 이야기 형식으로 쉽게 풀어서 썼다.이 책에서 박씨는 30여 년 간 발품을 팔면서 조사한 포항지역 구석구석의 세시풍속과 민속놀이의 특별한 점을 보여 주고자 했다. 연연세세 지역민들의 정서 속에 녹아 있는 민간신앙의 원리와 거기에 담긴 지역민의 의식세계를 들여다보았으며, 주목할 만한 신화와 전설을 소개하고 거기에 투영된 상징과 의미를 분석해 보였다.박씨가 민속학에 입문한 것은 국어교사였던 1990년대 중반, 대학원에서 민요 연구로 석사학위 논문을 쓰면서부터다. 민요를 연구하다보니 인접 학문인 민속학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농업노동요는 농경세시를 알아야 했고, 어업노동요는 어로민속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다. 때마침 지도교수로부터 한국민속학회에 들어가 학회활동을 해 보라는 권유를 받아 가입함으로써 본격적인 민속학 연구자가 된 것이다.그것이 인연이 돼 이후 근 20년 동안 한국민속학보를 비롯한 학회지와 지역의 학술지에 민요, 설화, 민속놀이, 민간신앙, 풍수설화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대단한 업적은 아니지만 교직생활 틈틈이 조사·연구한 것이어서 그 나름대로는 소중한 작업이었다.“최근에 그 동안 써왔던 논문을 한 곳에 정리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죠. 그러나 단순히 논문을 한 권에다 모으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았어요. 관련 분야의 연구자가 아니라면 논문 한 편 읽기가 쉽지 않은데, 논문집을 읽을 사람은 도무지 없겠기 때문이죠. 이왕에 정리를 하자면 전문적인 내용을 일반인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풀어써야겠다고 생각했죠.”그는 “또 쉽게 쓰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점은 재미있게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독자들로 하여금 민속이라는 세계에 빠져들게 하는 흥밋거리를 만들어야 했던 것. 그래서 책 제목에, 각 영역별 제목에 `이야기`를 넣었다. 단순한 설명이나 이론이 아닌 하나의 이야기로 읽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해서다. 그렇게 써보겠다고 덤빈 책이지만 의도대로 잘 되지는 않았다. 역량 부족을 실감하면서 쓰고, 또 썼다.박씨가 이번에 펴낸`동해안 민속을 기록하다`는 제목 그대로 동해안의 민속에 관한 것이다. 세시풍속, 민속놀이, 공동체신앙, 기우제, 별신굿, 풍수, 신화, 전설 등 8가지 영역을 다뤘다. 주로 그 동안 쓴 논문을 바탕으로 하였고, 이 책을 쓰면서 새로 보완한 것도 상당수 있다.동해안이라 하지만 일부 경주나 영덕 이야기를 빼면 사실 거개가 포항 쪽의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해안 민속 이야기`라 한 것은 포항의 민속이 크게 봐서 같은 바다를 끼고 있는 인근의 경주, 영덕, 울진의 민속과 일맥상통할 것이라고 생각한 때문이다.박씨는 앞으로의 계획으로 “퇴임 후에는 일단 동해안 지역의 민속놀이와 민간신앙에 대해 조사, 정리 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월월이청청, 지게상여놀이, 앉은줄다리기 같은 동해안을 대표할 만한 민속놀이에 대한 연구를 통해 학술적 가치를 부여하고, 체계적인 전승 방법을 찾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7-08-30

기쁨·설렘·욕망·고통…

국민화가 박수근(1914~1965) 화백의 외손자 천은규(46) 작가는 미국과 홍콩의 유명 아트페어 참가 등 한국보다 외국에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천은규 작가의 작품은 서민들의 평범한 일상을 독특한 질감으로 표현해낸 한국 근대미술의 대표작가 박수근 화백의 작품과 많이 닮아있다.박수근 화백은 화백의 그 시대에 그리고 지금의 우리들에게 남기고 싶었던 인간적 사랑과 구도자적 삶이 그의 그림에서 새겨져 나오듯 민중의 소박한 일상을 통해 그 시대와 함께 그 자리를 지켜내고 현실을 반영한 삶의 애환을 그리며 그들과 함께 동행하려 했다. 그래서 많은 평론가들은 그의 삶을 선한 빛, 구도자의 빛에 비유한다.신구대 공예과를 졸업한 천은규 작가는 어머니이자 박수근 화백의 딸인 박인숙 작가의 권유로 회화로 전향해 도자기 가루와 연탄재 등을 활용한 독특한 화풍을 개척하고 있다.인간의 감정을 분출에 비유해 기쁨, 슬픔, 설렘, 욕망, 고통 등을 자연의 변이와 같다고 생각하고 자연에서 얻는 영감을 인간의 감정과 연관해 화산석과 일반 화강암의 조형작품으로 표현한다. 평면적 작품은 우레탄폼을 이용해서 연출 후 금속성 페인트로 칠해 표현한다.천은규 작가의 개인전이 대구·경북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오는 9월 1일부터 30일까지 경주 라우갤러리에서 `행복`,`환희`, `설렘`,`인연`, `애잔`, `교감` 등 인간의 감정이 지닌 각각의 에너지를 의도적이거나 우연에 의한 물성의 배열로 표현한 작가의 작품 20여 점을 만날 수 있다.강원도 양구 박수근미술관 정림리갤러리 `잇다` 프로젝트 31기 선정작가인 천 작가는 지난 2013년 프로젝트를 통해 개인전을 열고 자신의 예술세계를 소개했다. 이어 서울, 경주, 제주 등에서 외조부 박수근 화백, 어머니 박인숙 작가와 천 작가에 이르는 3대의 작품을 `박수근 3대 가족전`을 타이틀로 전시했다.라우갤러리 송휘 관장은 “천은규 작가를 눈 여겨 보는 것은 그의 가족의 배경 때문만은 아니다. 천 작가는 고요와 적요에 닿기 위해 인간과 자연이 내뿜는 그것(Eruption)은 어쩌면 자기치유를 위한 몸부림이다라고 말한다. 인간의 감정이 어떠한 진화를 통해서 궁극에는 자기치유의 근본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그의 탐구는 참으로 성실하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7-08-29

금난새와 함께하는 `카니발 오브 뮤직`

▲ 지휘자 금난새낭만주의 시대 프랑스 대표 작곡가 생상스가 작곡한 `동물의 사육제` 는 가톨릭 문화권에서 매년 2월 중하순에 열리는 대중적 축제인 사육제를 동물이 펼치는 사육제의 모습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동물학적 환상곡`이라는 부제가 말하듯이 동물들을 음악적으로 묘사한 것으로 당대의 세속적이거 근엄한 모습을 유머와 풍자에 담아 표현한 관현악 모음곡이다. 다양한 악기로 사자 백조 코끼리 캥거루 등 다양한 동물들을 섬세하고 위트 있는 선율로 표현해 흥미롭다.대구콘서트하우스가 오는 9월 2일 오후 2시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여는 음악회 금난새와 함께하는 행복한 토요일 음악회 `카니발 오브 뮤직`은 다양한 테마와 표현력이 가득한 음악으로 어린이들에게는 무한한 상상의 날개를 달아주고, 어른들에게는 클래식 음악의 묘미를 선사할 예정이다.지난 해부터 전회 공연 매진을 기록하고 있는 이 공연은 연속 매진도 의미가 있지만 한번 본 관객이 다시 찾는 재구매율이 30%가 넘는 공연이다. 특히 클래식 전도사 지휘자 금난새의 쉽고 재미있는 해설이 크게 한몫을 할 것이며 20인조 챔버 오케스트라의 풍성한 클래식 음악을 통해 가족이 함께 추억을 쌓아갈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으로 다가가고 있다.연주를 맡은 뉴 월드 챔버 오케스트라는 1997년 유라시안 챔버 오케스트라로 시작해 서울국제음악제를 통해 데뷔 후, 2000년부터 본격적인 연주활동을 시작했다. 2005년 40개 지역 136회 연주를 성공적으로 마침으로써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 오케스트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음악감독 금난새의 창의력 넘치는 아이디어와 연주자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한 조화는 매 공연 청중을 클래식의 매력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8-29

`조이트리오`의 참 쉬운 클래식

(재)달서문화재단 웃는얼굴아트센터(대표 이병배)는 올 3월부터 지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 프로그램 `지역문화만개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우수 예술단체 8팀이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차례로 공연을 한다. 오는 30일 오후 7시 30분 와룡홀에서 열리는 조이트리오의 `enJOY, be JOYful!(인조이 비 조이풀)`은 그 다섯번째 공연이다.섬세한 감성과 화려한 테크닉으로 주목받는 조이트리오는 유럽, 미국에서의 연주 경험을 바탕으로 풍부한 음악적 색채와 표현력을 겸비한 솔리스트들로 이뤄진 지역의 대표 앙상블단체다. 클래식의 독자적인 선율악기인 바이올린(김효진), 플루트(하지현)의 다양한 연주기법과 피아노(김성연)의 화성이 어우러진 다양한 레퍼토리로 클래식의 묘미를 보다 친숙하고 즐겁게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지루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클래식의 인식을 벗어나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누구든지 듣고 즐길 수 있는 가벼운 곡들과 평소 음악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한 번쯤은 들어보았음직한 친근한 곡들로 전체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해설까지 곁들여 처음 공연장을 찾는 관객이라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연주곡은 팝송 `하우 딥 이즈 유어 러브(How Deep is Your Love)`, `하울의 움직이는 성`(Howl`s Moving Castle), 피아졸라의 `사계`등 가볍고 친숙한 곡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7-08-29

한지의 아름다움에 현대를 덧입히다

전통 한지공예의 맥을 잇고 있는 공예가 송금숙 개인전이 오는 9월 3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B관에서 열린다. 송금숙 작가는 두 차례의 개인전과 40여 회의 단체전을 통해 전통한지기법을 이용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여왔다. 한국의 미를 살린 전통문양을 이용한 조형작품으로 옛 것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고 현대적인 느낌을 가미해 한지공예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알려왔다. 특히 공예품이 가지는 실용성에 화려하고 전통미가 어우러진 조형미를 가미함으로써 한지공예의 섬세하고 고귀하는 가치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선조들의 삶과 예술, 풍유가 짙게 배인 전통한지공예작품과 현대적 미의식이 가미된 현대적인 퓨전공예작품 등 30여 점을 선보인다. 한지 도판 작품 `무궁화`는 순수하고 화려한 자태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 완결미의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적 의미와 함께 아름다운 형상에서 뿜어져 나오는 순결함은 한지공예에서만 느낄 수 있는 소박미가 아름다운 작품이다.송금숙 작가는 대한민국 낙동예술대전 초대작가·심사위원, 한국현대미술협회 초대작가·심사위원, 대한민국 무궁화미술대전 초대작가·심사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안동한지대전 운영위원, 해동공예가협회 대표, 한국미술협회 공예분과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7-08-29

`극사실주의전` 리얼리티의 한계를 넘어서다

`이게 그림이 맞나 `한참을 들여다볼 정도로 실물 같은 작품. 바로 극사실주의 작품들이다.주관을 극도로 배제하고 사실성을 추구하는 극사실주의는 1960년대 팝아트, 추상표현주의와 더불어 서양미술을 발전시키며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미술 장르 중의 하나다.포스코갤러리가 오는 10월 23일까지 1,2층 전시실에서 열고 있는 기획전 `극사실주의전-한계를 넘어서`는 국내 극사실주의 젊은 대표작가 10명의 다양한 극사실주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전시에 참여하는 김시현 김영성 유용상 이목을 이흠 장기영 정영한 최경문 최정혁 최지훈 작가는 인물, 풍경, 정물 등 극사실주의 작품과 극사실주의 회화 기법에서 벗어난 새롭게 시도한 실험적 작품 2~6점을 각각 선보인다.일상적인 현실을 생생하고 완벽하게 그려낸 작품과 극사실주의의 냉정한 관찰력과 객관적 시각, 극도의 현실적 모사의 형식적 틀을 취하면서도 작가 개인의 감정이 이입된 서술적 이야기를 녹여내며 새로운 리얼리티를 제시하는 작품들도 있다.김시현은 한국적 극사실주의 화법의 단색화 작품 `귀중한 메시지`를 출품했다. 극사실주의적 기법을 활용해 순수한 단색만으로 꾸민 그의 작품들은 한국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뿌리를 둔 고유의 미의식을 담고 있다.김영성은 눈으로 보기 힘들어 고화질 렌즈로 봐야 하는 생물의 디테일한 아름다움을 대형 캔버스에 확대해 작업한다. 우리가 소홀히 대하기 쉬운 작은 크기의 동물들을 `생(生)`으로, 현대의 물질을 상징하는 금속, 유리 등을 `물(物)`로 등장시킨다. 그는 작품을 통해 인간의 물질만능주의와 생명경시를 보여주며, 현대 사회의 상실감·공허함 등을 표현한다. 또한 생명체들을 식용, 관상용, 실험용 등의 목적에서 벗어나 생물 자체로서의 가치를 생각해 보자는 메시지를 던진다.유용상은 와인잔과 꽃을 극 사실적인 화면에 등장시켜 현대사회의 숨막힐 것 같은 모순적 구조를 리얼하게 그려내면서도 동시에 그곳에서 꽃이 피어나고 향기를 뿜어내는 공간을 상상하고 꿈꾸게 한다.`아름다운 구속`이라 이름붙인 작품들은 현실에 대한 일종의 역설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미술교과서에도 작품이 수록돼 있는 한국을 대표할 만한 화가 이목을은 가을 사과와 대추를 모티브로 한 실물보다 더 실물같은 작품과 그만의 완성도 높은 필력으로 나무위에 자신의 일상을 유화로 담아낸 작품을 출품했다.이흠은 쇼윈도에서 눈을 홀리는 과자, 사탕바 등 `팬시`한 먹거리들이 등장하는 극사실적 유화들로 상품-예술품 사이 감상, 구매 행위에 대한 차이를 되묻는다. `꽃의 화가`로 불리는 장기영은 꽃병 속에 정지된 서양 정물화와 다르게 흙에 뿌리를 내리고 나뭇가지에 매달려 화려하게 꽃망울을 터뜨린 순간을 포착한다. 기운생동 정신을 표현하는 자연의 매개체로서 생명력을 지니며 탄생의 신비와 숭고함을 보여준다. 정영한은 바다풍경과 거대한 꽃, 신문 등 가상의 이미지들을 재구성해 작품을 탄생시킨다. 작가만의 특징적인 화풍이라 할만한 아름다운 바다를 배경으로 한 바다풍경과 거대한 꽃은 현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자연에 대한 추상적인 생각을 신화와 같은 이미지로 해석한 것이다. 신문은 수없이 복제되는 인쇄 매체 속에 내재된 시간과 현대인들의 생각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최경문은 투명한 유리 그릇 속에 담긴 꽃의 이미지와 함께 향수병과 꽃이 조화롭게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실제인지 아닌지 구분이 모호한 유리, 오롯이 반짝이는 물방울, 굴절된 이미지, 상큼 발랄한 색조 는 실제 사물이 가지는 이미지 보다 더 강렬한 진상을 남긴다.최정혁의 작품에는 붉고 탐스러운 사과와 발갛게 익어가는 복숭아가 등장한다. 작품 속 사과와 복숭아는 작가가 설정한`가상`이다. 사진보다 더 치밀한 작가의 그림은 치밀한 묘사와 섬세한 감수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최지훈은 `사회적 조각`이라는 개념으로 현대 미술에 큰 영향을 끼친 독일 태생의 미국 작가 요셉 보이스(1921~1986)와 20세기를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배우이자 유니세프 활동으로 봉사하는 삶을 실천한 오드리 헵번을 사진인지 그림인지 분간하기 어려울만큼 정밀하고 섬세하게 재현해냈다. 작가만의 독특한 표현기법으로 일종의 `환영효과`를 던져주기도 하며 인간 시각의 가능성을 새롭게 제시하고 있다./윤희정기자

2017-08-28

우리동네 주제 흑백·컬러사진 30여점 선보여

포항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사진동호인 단체인 칠광사진동우회(회장 김현철)가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에서 제30회 회원전을 가졌다.칠광사진동우회는 지난 1978년 지역 사진 애호가들이 모여 창립한 포항 최초의 사진동호회로 나호권, 박영길, 신명준, 서태조 등 회원 8명은 대한민국사진대전, 경상북도사진대전 등 전국 각종 공모전 등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만큼 사진에 흠뻑 빠져 열성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1983년 첫 번째 회원전을 시작으로 매년 한 차례 정기적인 회원전을 갖고 있으며 1990년 제4회 회원전 때부터는 `형산강`이라는 공동 주제로 포항지역의 곳곳을 담고 표현하며 포항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후 `내가본 포항`, `형산강2`, `영일만` , `포항`, `100번버스` 등 포항에 대한 애정과 사랑을 담아 다양한 시각으로 포항의 자원발굴과 기록에 충실해 왔다. 이번 제30회 회원전에서도 17명의 회원들은 지난 1년간 각자의 사상과 철학을 담아 포항의 역사와 문화를 렌즈에 담았다.`송도, 추억하다`, `우리동네 꽃동산`, `우리동네 밤하늘`, `지곡의 겨울`, `설촌`, `양포 2017`, `북부시장`, `바다의 색` 등 곳곳을 돌며 숨은 속살들을 포착하고 앵글에 고스란히 담아낸 흑백, 컬러 작품 30여 점은 신선한 미적감흥이 눈부신다는 호평을 받았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7-08-28

포항문화재단, 어린이도슨트 모집

포항문화재단은 오는 9월 1일까지 `2017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에서 활동할 어린이 도슨트를 모집한다. 포항시내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3학년에서 6학년 사이의 학생 2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올해 처음으로 시작하는 어린이 도슨트 프로그램은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9월 18~10월 14일) 기간 동안 영일대해수욕장 일대에 설치되는 아트 웨이(Art Way)의 스틸 조각 작품을 가족과 친구들을 대상으로 소개하는 활동이다. 9월 2일 도슨트 워크숍을 시작으로 축제가 끝나는 10월 14일에 수료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9월 17일에는 사전 현장 실습을 진행한 후 본격적으로 어린이 도슨트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미술을 좋아하고 평소 그림 그리기와 만들기에 관심 있는 어린이라면 누구나 도슨트에 지원할 수 있다. 도슨트로 참가한 어린이들이 직접 작품에 대한 해설과 축제 소개를 해보며 자신감은 물론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이해도와 애정도 역시 높아질 것이다.접수는 이메일(koo999@phcf.or.kr)로 받으며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 내 공지사항에서 첨부파일을 다운로드 할 수 있다. 지원서 제출 시 파일과 메일 제목은 `스틸아트투어_제1기_어린이도슨트_이름`으로 기재해야 한다. 합격자는 9월 1일 개별적으로 통보한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7-08-28

조선왕조 5대 궁궐에서 찾은 역사도시 서울의 품위와 권위

▲ 유홍준 교수 /창비 제공`문화유산 답사 붐`을 일으킨 유홍준(68) 명지대 미술사학과 석좌교수가 최근 `나의 문화유산답사기`9, 10권인`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서울편 1,2`를 펴냈다. 햇수로 25년을 맞은`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는 380만 명의 독자가 선택한 인문 분야의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답사기 9~10권도 예약 판매로만 약 8천 권이 팔렸다.유 교수는 한국 인문서를 대표하는 독보적인 시리즈로서 380만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나의 문화유산답사기`9, 10권에 서울 이야기를 담았다. 유 교수는 책에서 역사도시로서 서울의 품위와 권위를 조선왕조 5대 궁궐에서 찾고 있다.서울편 첫 권에는 500년 조선역사가 펼쳐진 역사적 현장이자 다른 나라의 궁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종묘 창덕궁 창경궁을, 10권에는 한양도성과 덕수궁, 흥선대원군의 석파정 등 자문밖 지역에 얽힌 이야기를 담았다.9권은 `만천명월 주인옹은 말한다`라는 부제를, 10권은 `유주학선 무주학불`이라는 부제를 걸었다.`만천명월 주인옹은 말한다`는 창덕궁 후원 존덕정에 정조가 지은 `만천명월 주인옹 자서(萬川明月 主人翁 自序)`에서 따왔다.`만천명월 주인옹`이란 냇물은 만 개여도 거기에 비치는 달은 하나인 것처럼 임금은 만백성의 주인이라는 뜻이다. 이 글은 정조가 갖고 있던 인간에 대한 폭넓은 이해심을 여실히 보여준다. 궁궐의 주인인 옛 임금이 어떻게 생활했는지를 들려주고자 붙였다.유주학선무주학불(有酒學仙無酒學佛), 술이 있으면 신선을 배우고, 술이 없으면 부처를 배운다는 뜻이다. 흥선대원군 석파 이하응의 도장에 새겨져 있는 문구다.그는 서울편에서 현장에서 공간을 경험하며 그곳에서 무슨일이 있었는지 돌아보는 스토리텔링에 중점을 뒀다.서울편 답사의 시작은 조선왕조의 상징적인 문화유산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에서 출발한다. 그에 따르면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 로마의 판테온, 일본의 이세신궁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조선왕조의 종묘다. 조선왕조 500년이 남긴 수많은 문화유산 중에서 종묘와 거기에서 행해지는 종묘제례는 유형, 무형 모두에서 왕조문화를 대표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이어 창덕궁과 창경궁을 답사하며 왕족들의 삶과 애환, 전각마다 서린 사연을 풀어낸다.두번째 책에는 조선왕조가 남긴 문화유산을 다룬다. 서울의 옛 경계인 한양도성, 덕수궁, 성균관, 무묘인 동관왕묘, 그리고 왕가와 양반의 별서가 남아있는 속칭 `자문밖` 이야기를 담았다.유 교수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거대 도시 서울의 문화유산과 역사를 섬세하고 날카로운 통찰로 바라보는 한편, 그와 얽힌 이야기들을 특유의 편안한 입담으로 풀어냈다.특히 `서울편`에서는`답사기`가 한 단계 높은 경지에 올라섰다는 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역사, 예술, 문화를 아우르는 방대한 정보를 절묘하게 엮고 쉽게 풀어내는 유 교수의 솜씨가 절정에 다다라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우리 역사가 한눈에 보인다. 오랜 세월 갈고 닦아 유려해진 문장은 생생한 현장감을 담고 있어 독자의 눈앞으로 문화유산을, 그에 얽힌 인물과 사연들을 소환해낸다. 지나치게 학술적이거나 비평적이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은, 재미와 지식의 절묘한 균형감이 돋보인다. 이미 `답사기`는 수준 높은 문화교양서이자 기행문학의 백미라고 할 수 있지만, `서울편`에서는 그간 쌓은 공력이 빛을 발해 새로운 정점을 보여주는 것이다.이번에 출간된 서울편은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고도(古都) 서울의 새로운 면을 보여주며 그간 안다고 생각했으나 실은 제대로 알지 못하던 서울의 내력과 매력을 깨우쳐줄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8-25

치열한 인생, 사랑 하나면 두려울 것 없네

“자기가 좋아하는 꽃이 영원토록 색깔도 변하지 않고 시들어 떨어지지도 않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그 마음을 이해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바람이 꽃에게도 좋은 바람일까. 꽃은 시들어 떨어져야 열매를 맺을 수 있고 열매를 맺어야 꽃의 사명을 다할 수 있다. 진실로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이외수 산문집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중 7장 `기다림 속 희망`중에서소설가 이외수(71)는 2014년 말 위암 수술을 받은 뒤 그의 삶을 되돌아보며 긍정적이고 낙관적으로 살아가는 법에 대해 책과 강연을 통해 이야기 하고 있다.1972년 등단한 후 40여 권의 책을 내며 두터운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그는 쉬운 말로 세상과 소통해 트위터 팔로어도 170만명을 넘는다.2014년 펴낸 책 `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은 소통법, 생존법, 소생법, 비상법, 사랑법 등에 대해 촌철살인의 문장으로 대중에 비법을 전수하며 호응을 얻었다.그가 최근 펴낸 산문집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해냄)도 `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의 연장선에 있다.`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은 험난한 인생을 사랑으로 버텨내리라는 다부진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가 매일의 일과를 보내며 집필한 원고는 정태련 화백이 1년여 동안 그려낸 그림 73점과 어우러졌다.전체 7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이외수 작가가 직접 고백하는 어린 시절 에피소드부터 현재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국내 최초 트위터 팔로어 100만 명 돌파`라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작가는 소셜 미디어로 끊임없이 독자들과 소통하게끔 만드는 동력이 사실 `외로움`에서 나온다는 것을 나지막이 고백한다.`시간과 공간이 정지한` 방에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픈 마음은 어린 시절의 남모를 아픔과도 떼어 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는 두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는 전쟁에 행방불명이 돼 할머니 밑에서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냈다.사회적 격변의 시대를 통과해 개인적인 고민이 점차 커져 가는 이때, 이 책은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나만의 방으로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하여 삶에 대한 고민으로 지친 이들이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마련케 해줌으로써 위안과 안식으로의 길을 열어줄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8-25

여성시에 대한 본질적 독법의 필요성 제시

사실 아직까지 한국 사회는 여러 구조적인 면에서 남성중심의 사회라고 이야기 하는 이들이 많다. 문학계에서도 여성이 시를 쓰거나 시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은 남성의 시쓰기보다 더욱 어려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 여성시를 대표하는 김혜순(62) 시인은 최근 펴낸 `여성, 시하다`(문학과지성사)에서 한국 문학에서 여성은 시를 쓰는 것이 아니라 `시하는`것이라고 표현한다.이는 같은 땅을 딛고 같은 풍경을 바라보지만 남성에 비해 늘 차별과 혐오, 폭력과 소외의 게토 상태에 노출되어온 여성·몸에 대한 인식으로부터 출발한다.유독 한국문학에서 여성시인의 언어는 여성이라는 존재가 자신의 몸에 씌워진 배타적 억압과 구속을 고통스럽게 경험하고 타인의 편협한 이해를 요구받아왔다는 것. 여성시인의 언어는 여성시인 스스로가 자신을 이방인, 난민으로 경험, 인식하는 것, 혹은 그에 따른 학습, 사유가 있지 않고는 발화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여성은 자신에게 부과된 정체성(남성들이 발명한 언어, 그 언어로 점철된 시사詩史, 수사와 기호들)에서 벗어나기 위해 분열되고 투명한 약동의 목소리로 언어를 `몸하고 `시한다`고 이야기 한다.독창적인 어법과 상상력으로 현대시의 새로운 전범이 돼 온 김 시인은 여성시인들이 쓰는 존재론적이고도 방법론적인 그 시적 발성의 주름 깊은 곳에 어떠한 심리적인 왜곡이나 피해자 의식, 악전고투가 숨어 있는지 따로 밝혀보아야 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혐오나 교묘한 질시에 대한 내상을 드러내는 고백들 너머 여성시는 왜 가상의 피륙을 짜고 있는지, 텍스트의 짜임 속에 비밀을 감추고, 수치를 일구기 위해 어떠한 방법으로 위장하는지, 어떻게 다른 시적 영토를 발견하고 그 장소를 운행하는지, 화자의 설정과 그 문체의 결과 틀의 구축이 고백의 내용보다 더한 고백인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해방이 되는지, 심지어 그 장소 없는 장소에서 어떻게 탈주체화를 실현하는지, 혹은 그 자리에서 공동체마저 꿈꾸고 있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문학평론가 오연경은 김혜순의 시론은 그가 독창적이고 상상적인 언술로 갱신해온 한국 현대시의 미학이 도달한 지점이면서, 동시에 오랫동안 가부장적 사회의 법과 문학적 보편성의 논리에 갇혀 해석되고 연출되고 박제돼온 여자의 몸, 여성시에 대한 본질적이고도 제대로 된 독법의 필요성과 그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여성, 시하다`에는 강은교, 고정희, 김승희, 김정란, 최승자의 시와 오정희의 소설을 들어 `여성이 시한다`는 것의 의미, 여성시인과 작가가 남다른 발성법과 언어체계, 상상력을 가지고 있음을 이야기하는 10편의 글들이 묶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8-25

전국 장로들 “한국교회·나라 위해 기도할 터”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교단 전국장로회연합회(회장 이성만)는 최근 2박 3일간 The-K 경주호텔에서 `제30회 전국장로부부 하기수련회`를 열었다. `열방과 세상을 감당하는 고신장로회`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전국장로 부부 하기수련회에서 장로들은 한국교회와 나라, 가정을 위해 기도할 것을 다짐했다.수련회는 권성수 목사(대구동신교회)와 최홍준 원로목사(호산나교회)가 주강사로 나섰고, 이철휘 장로(예비역 육군대장), 김문훈 목사(포도원교회), 손현보 목사(세계로교회), 박상은 장로(안양샘병원 원장), 피아니스트 이경미 박사, 이수훈 목사(당진동일교회) 등이 다양한 주제특강을 이어갔다.노회별 찬양경연대회는 장내 분위기를 한층 띄웠다.이성만 회장(장로)의 인도로 시작된 개회예배는 조대형 장로(참빛교회)의 기도, 경남장로합창단의 찬양, 배굉호 총회장(남천교회 목사)의 설교, 최철수 장로(선두교회)의 헌금기도, 홍정표·김미정 집사부부의 헌금특송, 주제삼창, 김상석 부총회장(대양교회 목사)의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배 총회장은 `누구에게서 배웠는가`를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개회예배에 이어 이철휘 장로가 `국가안보와 크리스천의 자세`를 제목으로 특강했고, 권성수 목사가 `보혜사 성령`을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이성만 회장은 대회사에서 “올해가 마틴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해인만큼 오직 성경으로 돌아가 하나님중심, 성경중심, 교회중심의 신앙을 회복하자”며 “한국교회와 총회, 교회, 나라와 가정을 위해 기도하는 장로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한편, 전국장로회연합회는 고신 총회 산하 전국 40개 노회의 지교회 장로를 회원으로 두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8-24

예장통합 포항노회 동시찰, 2개 시찰로 분립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이하 예장통합) 포항노회 동시찰(시찰장 조희목)은 최근 동시찰과 남시찰로 분리했다.동시찰은 기쁨의교회와 포항하늘소망교회 등 22개 교회로, 남시찰은 장성교회와 늘사랑교회 등 27개 교회로 나눠 출범했다.포항노회 동시찰은 이날 오후 6시30분 포항하늘소망교회(담임목사 최해진)에서 `시찰분립 예배`를 드린 뒤 이같이 2개의 시찰로 나누고 시찰위원을 각 6명씩 선출했다. 시찰장은 노회전입 순서대로 목회자를 추대했다.동시찰은 최해진 목사(포항하늘소망교회), 안상훈 목사(제4중앙교회), 이태용 목사(포항풍성한교회), 정승수 장로(기쁨의교회), 이병선 장로(영남교회), 박병국 장로(환호교회) 등 6명을 시찰위원으로 선출하고 이중 이 목사를 시찰장으로, 안 목사를 서기로, 정 장로를 회계로 각각 선정했다.남시찰은 최득섭 목사(늘사랑교회), 김치학 목사(푸른초장교회), 양재철 목사(양덕교회), 정운백 장로(장성교회), 손영민 장로(동해큰교회), 김흥준 장로(영락교회) 등 6명을 시찰위원으로 선출하고 이중 김 목사를 시찰장으로, 양 목사를 서기로, 김 장로를 회계로 각각 선정했다.예배는 한중석 포항노회장(분립위원장·장로) 인도, 찬송, 조희목 동시찰장 기도, 권시혁 목사 성경봉독, 박석진 목사(장성교회·포항성시화운동본부 대표본부장) 설교, 김치학 목사 광고, 공병의 목사 축도 순으로 이어졌다.박석진 목사는 `분립도 은혜입니다`란 제목의 설교를 통해 “아브라함과 조카 롯이 소유가 많아 동거할 수 없어지자 나누었다”며 “포항노회 4개 시찰 중 가장 큰 동시찰 역시 둘로 나눠 몸집을 가볍게 하는 것이 시찰운영에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이어 “노회가 분립을 결의한 만큼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뜻을 실현할 수 있을까에 대해 논의할 것”을 당부했다.포항노회는 포항시찰, 동시찰, 남시찰, 서시찰, 북시찰 등 5개 시찰(149개)로 재편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8-24

“9월엔 순교자의 믿음·신앙 돌아보자”

“9월 순교자성월에는 순교성지를 찾아 순교자들의 믿음을 묵상하고 신앙을 돌아보세요”칠곡 팔공산 중턱에 위치한 한티순교성지는 19세기 초 박해를 피해 남하한 신자들과 체포된 이들의 옥바라지를 위해 모여든 가족들이 형성한 신앙촌이다. 또한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신앙을 위해 피를 흘렸으며, 현재까지 37기의 순교자 묘소가 확인되고 있다.천주교 대구대교구는 1984년부터 본격적으로 이곳을 개발해 1991년 9월 한티순교성지, 10월에는 피정의 집을 축복하고, 이후 영성관(2000년), 순례자의 집(2004년) 등을 차례로 세웠다.이곳은 교구 신자들에게 일상생활 중 자주 방문할 수 있는 순교성지이자 복잡한 세상을 떠나 무엇이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인지 생각할 수 있는 피정공간이 되고 있다.천주교 대구대교구는 9월 순교자성월을 맞아 한티순교성지에서 신자들에게 보다 구체적으로 순교자의 삶과 신앙을 되새기는 계기를 제고하기 위해 `도보성지순례`를 개최한다.천주교 대구대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주관으로 다음달 23일 열리는 이번 도보순례는 특별히 집결지를 정하지 않고 각 본당 또는 개인별로 아래의 성지순례코스(A~C) 중에서 선택해 도보순례와 미사에 참석하는 것으로 진행한다.참가 신청은 교구 내 전 신자를 대상으로 다음달 12일까지 받는다.성지순례코스는 △A코스 가산산성 주차장~한티성지(2시간 소요) △B코스 선암사 주차장~한티성지(30분 소요) △C코스 미사만 참석 후 한티 성지 내 순례(낮 12시 30분까지 한티 성지로 와야 함)로 이뤄진다.준비물은 미사준비와 도시락 등이며 본당 및 제 단체 선두깃발 등이다.기타 자세한 사항 문의 및 참가 접수는 대구대교구 사목국 평신도담당(053-250-3057)으로 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8-24

법륜스님 `즉문즉설`을 영상 강좌로

▲ 법륜 스님즉문즉설(卽問卽說) 강연으로 유명한 법륜 스님의 영상 강좌를 만날 수 있는 정토불교대학이 2017년 가을학기 신입생을 모집한다. 법륜 스님은 평화재단 이사장이자 정토회의 지도법사로 `힐링캠프`, `청춘콘서트`,`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1969년 경주 분황사에서 도문 스님에게 입문한 스님은 1988년 1월, 현재 정토회의 전신인 정토포교원을 개원했다.`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는 모토로 시작한 수행공동체 정토회는 오로지 실천이다. 부처님이 시자 아난다에게 여래에게 올리는 4가지 공양을 행하는 게 정토회다. 배고픈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고, 병든 이를 약으로 치료하고, 가난하고 외로운 자를 돕고, 청정한 수행자를 외호하는 것이다. 1993년, JTS(Join Together Society)라는 이름 그대로 민족과 인종, 종교를 초월해 함께 돕고자 하는 사람들이 같이 만나 함께 일을 한다는 취지로 NGO를 설립했다. 에코붓다라는 환경단체가 기획했던 음식물쓰레기 제로 캠페인 빈그릇 운동은 전국을 강타했다. 승가의 전통인 발우공양에서 가져온 발상이었다. 법륜 스님 스스로의 변화부터 일궈내 사바를 정토로 일궈가고 있는 셈이다. 정토불교대학은 깨달음과 변화의 기쁨을 찾도록 돕는 법륜 스님의 다양한 영상강좌로 1년 과정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1학기는 `실천적 불교사상`(바로 지금 여기에서 부처되는 길) `부처님의 일생`(인간 붓다, 그 위대한 삶과 사상) 등으로 구성되고 2학기는 `근본불교(괴로움의 뿌리를 완전히 소멸하는 길)` `불교변천사(불교사, 사회·역사 변화의 불교의 변천)` 등으로 진행된다. 주 1회 2시간 수업으로 꾸며진다. 특별 프로그램으로는 환경·복지·통일 특강, 특강수련(문경), 경주남산순례, 수행맛보기, 마음나누기, 봉사활동 체험 등이 있다.만 19세 이상으로 바른 불교를 찾고자 하는 사람이면 학력제한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입학금은 12만원으로 수업료는 무료다. 오는 27일까지 접수 마감한다.개강일은 포항 양덕·덕산 법당 28일, 울진 법회 31일이다. 문의 포항 양덕·덕산 법당(054-253-8993), 울진법회(010-6644-9727)./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8-24

“서예는 미술보다 단아·화려”

▲ 서예가 강희룡서예가 수암 강희룡(64)은 20여 년간 100여 명의 문하생을 배출하며 포항 서예발전을 이끌고 있다. 강원도 강릉이 고향인 그는 행초서의 대가 석계 김태균(86) 선생에게서 서예를 배웠다. 2000년 제28회 신라미술대전 대상을 비롯해 대한민국 서예전람회 초대작가, 삼성현 미술대전 및 한라서예전람회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 등 서예 대가로 이름을 새겨갔다.그동안 포항과 대구에서 가진 세 차례의 개인전과 많은 단체전을 통해 활달한 행초서의 아름다움을 알린 그가 최근 (사)한국서가협회 경북도지회장으로 선임됐다.그는 “컴퓨터와 휴대전화가 발명되면서 서예에 위기가 찾아왔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다”며 “하지만 서예는 미술보다 더 단아하면서도 화려한 예술로, 독자적인 미가 있다”고 강조했다.22일 그로부터 서예철학과 앞으로의 활동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서예 감상은 미감과 문장내용 동시 음미덧칠 용납 안돼… 여백은 관람자 상상에`한국서가협회` 정통성 잇는 대표 단체최근 침체경향 아쉬워 저변확대에 최선-서예의 아름다움은 어떤 것인가. 미술작품과의 차이는.△서예는 문자를 미적대상으로 문방사우를 이용해 작가의 학문과 사상, 그리고 감정을 가지고 예술적으로 형상화해 문장 내용의 전달과 문자 조형의 미감을 동시에 전달하는 자연성의 예술이다. 반면 미술은 종이 · 유리 · 비단 · 캔버스 등의 2차원적 평면이나 동굴이나 사원의 벽 등 특정한 장소에 구체적인 형상이나 이미지를 작가의 사상, 감정 등을 형태색채 등의 조형요소를 이용해 평면적으로 표현하며 인위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조형예술이다.-서예를 감상할 때 뜻을 찾아 음미하는 것이 좋은가. 그렇지 않으면 검은색과 흰색이 조화를 이룬 추상예술처럼 감상하는 것이 좋은가.△서예는 그림과 달리 문자조형의 미감과 문장내용을 동시에 전달해 감상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글자 미적인 감흥과 문장 내용면의 교훈을 통해 전인교육을 목표로 한다. 미술은 양(陽)적인 색깔인 빨, 주, 노, 초, 파, 남, 보의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색깔로 작품을 완성하지만 서예는 음(陰)적인 색(눈에 느끼는 현상계의 모든 색을 다 합하면 먹색인 검정색이 됨, 반대로 모든 컬러는 검정색에서 나온 양적인 색)인 먹을 사용해 긴 수련을 거쳐 한번에 제작하는 작품이기에 먹색에서 우주의 모든 색을 내면에서 느낀다. 예를 들어 산수도를 감상할 때 먹으로만 그렸을 뿐인데 관람자는 내면에 하늘, 산, 호수, 계곡, 꽃 등이 자연색과 똑같이 느껴지는 상태를 느낀다. 하지만 그림을 자세히 보면 흰색은 종이고 검은 색은 먹색뿐이다.-서예작품에서 농담과 붓놀림, 여백은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되나.△미술의 붓 터치는 물감을 바르고 또 그 위에 덧칠하며 작품을 만들지만, 서예는 오랜 수련기간을 거쳐 붓 터치가 일회성으로 한 번에 작품을 만들어야지 위에 덧칠은 가식적인 행위로 용납이 안 된다. 여백은 동서양의 미학 중 균형의 원리에서 서양은 지렛대의 중심 받침을 움직이지 않으므로 서양화는 표현하고자 하는 물체를 화폭 중심에 넣는다. 하지만 동양사상은 지렛대의 중심 받침을 움직이며 균형을 잡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주객이 생겨 주인과 객 사이에 여백이 생기므로 화폭에는 객만 나타내고 주인은 화폭 바깥에 둠으로써 관람자들의 상상에 맡긴다.-한국서가협회 경북도지회를 소개한다면.△한국서가협회는 지난 1992년 창립에서부터 서예의 독립성을 확보하며 정통성을 견지해온 한국서단의 대표단체로서 그동안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다. 경북도지회는 2001년 창립 이후 선조들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아 서예의 올바른 지표를 그리고 향토문화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모든 회원들이 노력하고 있다.-회장으로 취임하게 된 계기와 앞으로의 포부는.△한국서가협회 경북도지회가 그동안 안동에서 오랜 세월 있어서 활력적이지 못하고 침체돼 가는 경향이 있었다. 이에 지역과 도지회장을 교체하고 각 시지부 조직에 활력을 넣어 서예인구의 저변확대와 홍보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몇 년 동안 채근담과 도덕경 두 권의 책을 모두 작품화 했다. 곧 서울에서 개인전을 가질 계획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8-23

500만 누적 관람객 연극 `스페셜 라이어` 경주 공연

마지막 공연 날짜를 정하지 않는 공연을 오픈런 공연이라고 한다. 오는 29, 30일 오후 8시 이틀간 경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스페셜 라이어(연출 이현규)`는 국내에서 몇 안되는 오픈런 공연 중 하나다. 1998년 서울 대학로에서 오픈런 공연을 시작해 대학로는 물론이고 전국에서 인기리에 공연돼 `국민연극`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 `라이어`를 관람한 관객은 500만명으로 국내에서 최다 누적 관객 수를 기록했다. 총 3만5천회라는 아시아 최다 공연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이번에 경주에서 선보이는 `스페셜 라이어`는 20주년을 기념해 특별히 제작한 작품이다.영국의 희극작가 레이 쿠니의 `Run for Your Wife`를 번안·각색한 `라이어`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거짓말, 속사포 같은 대사, 갈수록 꼬여가는 상황들이 관객들에게는 쉴새 없이 웃음보따리를 선사한다.사랑하는 두 여인을 두고 정확한 스케줄로 움직이며 이중생활을 해 온 택시운전사 존 스미스가 가벼운 강도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소동이 관객들을 포복절도하게 한다.이번 공연은 작품과 함께 성장하며 경험을 쌓은 배우들의 무대기도 하지만, 손담비, 슈, 나르샤 등 가수 출신 배우들의 연극 데뷔 무대이기도 해 신구조합으로도 눈길을 끌고 있다.주인공 존 스미스는 정확한 스케줄에 맞춰 생활하는 택시운전사다. 그는 메리라는 부인을 둔 유부남이지만, 손님으로 만난 바바라와 사랑에 빠지며 결혼까지 하게 된다. 존은 웜블던 집에는 메리를, 스트리트햄에는 바바라를 두고 사는 이중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다 결국엔 교대 근무를 활용한 완벽한 이중생활이 가벼운 강도 사건에 휘말리며 엇갈린다. 사건에 협조하던 존은 실수로 다른 주소를 적어줘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메리 집에는 트로우튼 형사가, 바바라 집에는 포터 형사가 찾아오고, 존은 이 상황을 모면하려고 친구 스탠리와 함께 하나씩 거짓말을 하기 시작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거짓말로 인해 상황은 더욱 꼬여만 가는데….연극 `라이어`와 동고동락하며 성장한 주역 원기준, 이종혁, 우현을 비롯해 브라운관과 무대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인 슈, 손담비, 나르샤, 신다은, 병현 등이 무대에 오른다. 문의 1588-4925./윤희정기자

2017-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