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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드뷔시 서거 100주년 음악회 `프렌치나이트`

올해로 서거 100주년을 맞은 프랑스의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를 기리는 음악회가 열린다. 대구콘서트하우스는 프랑스 인상파의 거장 드뷔시 서거 100주년 기념 음악회 `프렌치 나이트`를 오는 21, 22, 29일 오후 7시 30분 챔버홀에서 개최한다.앙상블 에클레어(.21일), 트럼페티스트 이강일(22일), 바이올리니스트 신상준(29일) 등 대구를 대표하는 클래식 스타가 참여하게 될 이번 공연은 각기 다른 세 가지 버전의 공연을 통해 드뷔시의 작품을 집중 조명하고 또한 그와 영향을 주고받았던 당대의 프랑스 작곡가의 음악을 소개하여 100년전 프랑스의 음악을 재현하는 특별한 시간이 될 예정이다.`프렌치 나이트`의 첫 주자로 21일 드뷔시의 음악을 펼치는 앙상블 에클레어는 유럽 유수 클래식 명문 대학에서 오랫동안 수학하고 또 국제적 콩쿠르에서 입상에 빛나는 대구 출신의 젊은 연주자들이 출연한다.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과 클라우디오 아바도 시립음악원 최고연주자 과정 졸업 및 유수 콩쿨에 입상한 소프라노 김은형, 독일 함부르크 국립음대 및 라이프치히 국립음대 최우수 졸업의 플루트 황효정,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 수석 졸업 출신의 바이올린 백나현, 독일 칼스루에 국립음대 졸업 후 유럽 클래식 명가에서 초청 연주를 펼친 첼리스트 배원, 그리고 독일 칼스루에 국립음대 석사 및 유수 콩쿨에 입상한 피아노의 김경미와 김효준이다./윤희정기자

2018-03-21

포항문예창작지구 꿈틀로, 신규 입주작가 모집

포항시와 (사)한국예총 포항지회는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에 입주할 작가를 오는 23일까지 모집한다. (사)한국예총 포항지회에서 방문이나 우편으로 접수를 받으며, 모집요강은 포항시·(사)한국예총 포항지회·꿈틀로 홈페이지에서 다운 받으면 된다. 입주작가는 전국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하며 △5년 이상 국내외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 △문화예술 콘텐츠 개발 및 운영 경력이 있거나 가능한 자 △꿈틀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고 적극적인 활동이 가능한 자 등이 지원할 수 있다. 입주작가에 대해서는 작업실 월 임대료(30만 원 이내)와 특성화간판 제작비(80만 원 이내)가 지원되고, 지원기간은 올해 4월부터 2020년 12월까지다.입주작가는 △매월 15일 이상 작업실 상주, 월 4회 이상 작업실 공개 △시민을 위한 문화 커뮤니티 프로그램 개발 및 참여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문화 프로그램 및 포항시 문화행사 참여 등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포항시는 꿈틀로 입주작가들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올해부터 작가 맞춤형 컨설팅, 문화상품 개발 지원, 창작지구 브랜드 개발 등에 폭넓은 지원을 할 방침이며, 창작지구 활성화를 위해 시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도 늘릴 계획이다.지난해 6월 8일 정식 개장한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는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사)한국예총 포항지회가 포항시의 위탁을 받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북구 중앙동 중앙파출소 인근 14개 건물에 회화, 공예, 도예, 사진, 연극, 음악, 포슬린, 캐리커처, 식품조각 등 21 개인과 그룹이 입주해 있다./윤희정기자

2018-03-20

봄은 왔건만… 씁쓸한 마음 보듬을 연극 한편

새 봄이 찾아왔다. 싱그러운 풀 내음을 맡으며 설레야 하는 시기이건만, 어쩐지 하루 하루를 보내는 마음이 말끔하지가 않다. 유독 우리 사회에 남녀 성평등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안타까운 소식들이 연이어 들리기 때문이리라. 최근의 상처를 안아줄 수 있도록 따뜻한 메시지로 우리의 마음을 보듬는 연극 한 편이 경주 무대를 찾는다. 프랑스발 화제의 코믹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연출 이해제)가 오는 30, 31일 양일간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공연된다. 이 연극은 이례적으로 초연에 1만 관객을 달성한 화제작이기도 하다. 세대를 아우르는 스토리와 가볍지 않은 코미디로 연일 호평을 받고 있다.2012년 프랑스에서 초연된 연극은 프랑스 극작가 이반 칼베라크의 작품으로, 2015년 바리에르 재단 희곡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같은 해에는 영화로 제작되며 대중적인 작품 반열에 올랐고, 현재까지도 앙코르 공연과 투어 공연을 선보이며 프랑스 전역에서 흥행몰이 중이다.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는 고집불통 78세의 할아버지와 고민 많은 여자 대학생이 서로의 인생에서 특별한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시골마을에서 뭐 하나 되는 일 없이 아버지의 잔소리에 시달리는 대학생 콘스탄스는 새로운 삶을 꿈꾸며 파리로의 독립을 결심한다. 그의 새 보금자리는 파리의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는 괴팍한 노인 앙리의 집. 주변 사람들과 늘 갈등을 일으키는 까칠한 성격의 앙리와 콘스탄스가 한솥밥을 먹는 일은 트러블의 연속이지만, 인생의 기로에서 방황하는 콘스탄스의 꿈을 무심한 듯 따뜻하게 응원하는 앙리 덕에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차츰 좁혀져 간다.드라마와 예능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배우 이순재와 신구가 앙리 할아버지 역에, 배우 김슬기와 박소담이 콘스탄스 역에 더블 캐스팅이 됐다.공연 시간 30일 오후 4시·8시, 31일 오후 3시·7시./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8-03-20

국내·외 영아티스트 출연… 열정 가득 `라보엠`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오는 23일 오후 7시30분, 24일 오후 3시에 `영아티스트 오페라`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을 공연한다. 이번 공연에는 남아공, 미국, 이탈리아 등 국내외 유망 성악가들이 주요 배역을 맡아 무대에 선다. 국립오페라단을 비롯한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구출신 전문 오페라 연출자 표현진이 연출을 맡아 젊은 열정으로 가득 찬 무대를 선사한다.대구오페라하우스 상주단체이자 오페라 전문 연주단체인 메트로폴리탄오페라합창단과 디오오케스트라가 연주와 합창을 맡으며 오스트리아 출신 지휘자 마티아스 플레츠베르거가 지휘봉을 잡는다.오페라 `라 보엠`은 작품 전반에 걸쳐 `그대의 찬 손` 등 유명 아리아들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은 물론, 19세기 젊고 가난한 예술가들의 꾸밈없는 사랑과 삶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스토리로 세계 유명 극장들의 주요 레퍼토리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역시 오페라 `라 보엠`을 꾸준히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2016년 제14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 공연으로 관객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고, 2017년 5월에는 일본 히로시마에서 `대구-히로시마 자매결연 20주년 기념공연`을 성료, 대구오페라하우스만이 제작할 수 있는 `라 보엠`을 널리 알린 바 있다.영아티스트 오페라 `라 보엠`은 `2018년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사업·문예회관 공연기획 프로그램`으로 선정돼 문화 혜택에서 소외돼 있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들을 위해 1천300석 정도의 좌석을 기부할 예정이다.예매는 대구오페라하우스 홈페이지(http://www.daeguoperahouse.org)와 인터파크(http://ticket.interpark.com)를 통한 온라인 예매와 전화(053-666-6170)예매가 가능하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8-03-20

유년시절 포항의 아름다운 옛 풍경 그리움으로 칠한 캔버스 色의 향연

바닷바람 일렁이는 구만리 보리밭, 인적 없는 포항역의 적요, 고즈넉한 동빈내항의 설경….햇살 환한 2층 그의 작업실에 들어서면 사라진 옛 풍경이 성큼 다가선다. 그 풍경 속에 우리들의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가 살아 있을 것 같다. 이제 누가 포항의 그리운 옛 풍경과 사람들을 캔버스에 불러낼 수 있을까? 화가 박수철은 그 작업을 할 수 있는 마지막 세대라고 할 수 있다.예술가는 유년시절을 떠나지 못한다고 한다. “6·25 전쟁통에 태어났는데 대여섯 살 무렵 대신동 집 주변의 평화로운 풍경이 제 무의식을 형성한 것 같아요. 햇볕 따사로운 장독대, 키 큰 포플러나무, 붉은 달리아, 탐스러운 작약, 경쾌한 새소리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지요.”그 아름다움이 작가를 미술세계로 이끌었고, 지금도 작품 속에서 재현, 변주된다.그는 독학으로 자신의 세계를 구축했다. 대학을 나오지 않았지만 무소의 뿔처럼 자신의 세계를 밀고나갔다. 1978년부터 한국적 인상파의 기수 오지호의 사사를 받긴 했지만, 1982년 오지호가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하는 바람에 그는 깊은 실의에 잠긴다. 되돌아보면 오지호를 만나기 위해 포항에서 광주까지 8시간 기차를 갈아타고 다니는 동안 그의 작품세계도 무르익었다.화가는 1979년 포항시내에서 갈뫼화실을 운영하며 많은 후배를 양성했다. 포항일요화가회를 창립해 초대 회장을 맡으며 지역 회화예술이 꽃피는 데 헌신하기도 했다. 포항을 떠나지 않고 포항의 삶과 풍경을 그려온 그의 인생은 오롯이 포항 미술사의 한 줄기를 이룬다.1970년대 후반 화가를 처음 만난 류영재 포항예총 회장은 “화가를 꿈꾸며 석고데생을 공부하던 나에게 고집스럽게 예술정신을 가르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한다. 어쩌면 화가는 그 고집으로 한 생을 살아왔는지 모른다. 그가 평생을 바쳐온 그림은 그에게 돈도 명예도 주지 못했다. 무능한 가장이라는 자괴감에 오랫동안 가슴앓이를 해야만 했다. 그렇다면 그에게 그림은 무엇인가? “그림은 내가 나로 살아갈 수 있는 간절한 기도”라고 말한다. 그에게 창작 행위는 구도의 행위이다. 소파 위에 성경이 놓여 있는 작품 `빛과 그림자`를 보면 구원을 향한 작가의 신심을 느낄 수 있다. 감자, 들꽃, 부엌 같은 일상적 소재는 물론 바다, 계곡, 월광 같은 풍경을 다룬 작품에서도 기도와 같은 깊은 진정성이 느껴진다.▲ 화가 박수철그렇다고 그의 작업실이 무거움에 잠겨 있는 것은 아니다. 그가 대여섯 살 때 봤다는, 햇볕 따사로운 장독대 같은 분위기가 잔잔히 흐른다. 꿈틀로 작가들이 배가 출출할 때면 그에게 전화를 걸어 라면 한 그릇 먹고 싶다고 한다.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어서 오라고 한다. 꿈틀로 작가들은 우르르 박수철 아뜰리에로 모여들어 그가 끓인 라면을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는다. 이렇듯 그는 칠순을 바라보는 삶 속에서도 유년시절의 평화를 재현한다. 지난해 가을 두 번째 개인전을 하고 난 직후, 지진으로 인해 진앙지 인근 작가의 집은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무릎이 불편한 그는 어렵게 전셋집을 구해 이사를 했다. 편안하게 작품에 집중할 나이이건만 또 다시 시련의 파도가 닥친 것이다. 그 바람에 해가 바뀌면 지인들에게 보내는 엽서를 쓸 경황이 없었다. 살림을 정돈하고 심신을 달랜 그는 때 늦은 엽서를 지인들에게 띄웠다. 그 엽서는 시가 되고, 소설이 되고, 100호짜리 그림이 되기도 한다. 돈을 벌지도 명예를 누리지도 못한 그의 삶과 예술은 비록 소수일망정 묵직한 감동을 전해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3-19

포항문화재단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 김동은무용단·포항오페라단 등 2개 단체 선정

▲ 김동은무용단 대표포항의 김동은무용단(대표 김동은)과 포항오페라단(단장 임용석)이 포항시 대잠홀 공연장·중앙아트홀 상주단체로 선정됐다. (재)포항문화재단은 18일 경북도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지원하는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 공모에서 김동은무용단과 포항오페라단이 선정됐다고 밝혔다.포항문화재단은 시의 공공 공연장의 가동률 향상과 예술단체의 창작활성화를 위한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에 응모, 김동은 무용단 5천800만원, 포항오페라단 5천만원 등 총 1억800만원의 국·도비 지원금이 확정됐다고 전했다.이에따라 재단은 김동은무용단과 포항오페라단에 포항문화예술회관과 중앙아트홀 내에 사무실과 연습실 등 공간을 제공하고 공연장 사용료 면제 및 사용 우선권을 부여한다.대잠홀 상주단체인 김동은 무용단은 지역을 소재로 한 3개의 공연을 준비해 시민들에게 다양한 무용의 세계를 선보인다. 2016년 지역문화예술 기획 지원으로 제작된 `연리지`를 비롯해 포항의 대표적 설화인 연오랑 세오녀설화를 소재로 한 창작무용 `SunMoon`을 제작해 공연할 예정이다. 또한 지역의 대표 콘텐츠인 과메기, 물회, 죽도시장, 포스코 등을 무용으로 창작해 시민들과 함께하는 시민참여 공연으로 `행복을 꿈꾸는 춤추는 동해`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임용석 포항오페라단장포항시립중앙아트홀 상주단체인 포항오페라단은 2개의 공연과 1개의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지역의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청소년 감성뮤지컬 `Dear My Friend`을 제작, 공연하며 지역 문화예술 인재 양성 발굴사업인 `지역의 신진(청년)예술가의 지원 프로그램`과 시민들의 가곡배움터인 `가곡교실`을 진행한다.박준상 포항문화재단 상임이사는 “포항문화재단과 지역 예술 단체가 함께 포항의 스토리로 우수한 공연을 제작해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계획”이라며 “문화도시 포항을 위해 포항문화재단은 더 많은 노력을 해나갈 것이며,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3-19

이하석 초대 대구문학관장 위촉식 개최

(재)대구문화재단(대표 박영석)은 최근 대구문학관 4층 세미나실에서 이하석 초대 대구문학관장의 위촉식사진을 개최했다. 초대 대구문학관장의 임기는 2년이며 앞으로 대구의 문학정신을 이어 대외업무 뿐 아니라 희귀 문학 자료를 구축하고 관리 보존해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해 시민과 문학인, 나아가 예술인들 모두가 문학으로 행복한 도시 대구의 저변을 만드는데 일익을 담당하게 된다.이하석 대구문학관장은 2012년 대구문학관 콘텐츠구축 당시 대구문학관 조성공사 자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1971년 `현대시학` 추천으로 등단해 대구시인협회장, 대구작가회의 회장, 매일신문 기자, 영남일보 논설실장 등을 역임했다. 작품집으로는 `투명한 속`을 비롯해 10권의 시집과 4권의 시선집, 산문집 등이 있으며 이육사문학상, 김수영문학상, 대구문학상, 대구시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대구문학관장 임기는 2년이다.이하석 대구문학관장은 “사람은 죽지만 작품은 여전히 살아 새롭게 생성되고 유통되는 공간이 바로 문학관이라 생각한다. 대구문학관은 대구문학 자존심의 중심지라는 점을 잊지 않고 성심을 다하겠다. 한 식구가 된 대구문화재단과 함께 대구문학관의 새로운 위상과 문학과 문인들의 지평을 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2018-03-19

정원을 가꾸기 시작한 철학자, 그리고 다시 찾아온 행복

현대사회에 대한 통찰력 있고 날카로운 비판으로 대중적 인기를 누린 `피로사회`, `투명사회`의 저자이자 재독철학자 한병철의 신작 `땅의 예찬`(김영사)이 출간됐다. 1999년 하이데거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한병철은 2012년 4만2천권이 판매되는 등 열풍을 몰고왔던 `피로사회` 이후 10여 권의 저서가 번역, 소개되면서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다. 한국과 독일에서 최근 동시에 출간된 `땅의 예찬`은 저자가 3년 동안 정원을 일구며 겪은 일을 담담하게 풀어낸 책이다.저자가 정원 가꾸기를 시작한 이유는 어느 날 땅에 더 가까워지고 싶다는 욕구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겨울에도 꽃을 피우는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겠노라 결심한 뒤 개인 정원을 `비밀스러운 정원`이라는 뜻의 `비원`이라고 명명하고는 식물을 기르기 시작했다. 3년 동안 온몸이 녹초가 될 정도로 땅을 일구며 비밀의 정원을 가꾸면서 그는 그곳에서 디지털 세계에서 잃어가던 현실감, 몸의 느낌이 되돌아오는 것을 경험했다. 정원 일을 하면서 그는, 변화된 공간감각과 시간감각에 대해, 기다림, 인내와 희망에 대해, 색깔과 빛과 향기에 대해, 수국과 옥잠화에 대해,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와 낭만주의에 대해, 삶과 죽음에 대해 철학적으로 명상한다. “정원에서 일하게 된 뒤로 나는 전에 몰랐던, 강하게 몸으로 느끼는 특이한 느낌을 지니게 되었다. 땅의 느낌이라고 할 만한 이것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어쩌면 땅이란 오늘날 우리에게서 점점 멀어져가는 행복과 동의어인지 모른다.” _32쪽/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3-16

포스트모더니즘 선각, 보르헤스 논픽션 전집 출간

아르헨티나 출신의 현대문학의 거장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1899~1986). 그는 20세기 중반 포스트모더니즘의 선각자로 평가받는다. 자신만의 독특한 서사 형식으로 문학과 철학 등의 분야에서 세계적인 영향력을 남겼다. 그의 영향력은 문학에서 뿐만이 아니라 탈구조주의자들에게도 발견이 된다. 탈구조주의자들은 그들의 논리 전개를 위해 보르헤스의 텍스트들을 인용하기도 했다. 보르헤스의 텍스트는 주로 권력적인 이분법의 사고를 해체하는 논리나 경직된 의미해석을 반대하는 논리에 적용됐는데 대표적인 해체주의자 데리다와 푸코의 이론들이 그 예가 된다. 보르헤스의 글을 굳이 장르에 포함시킨다면 환상문학에 속할 수 있다. `타자`와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은 보르헤스 소설의 서사 특징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들이다.보르헤스는 자신 문학의 관심사는 시간과 영원과의 게임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는 시간이 동일한 것에 주는 차이에 많은 주목을 했다.보르헤스는 이처럼 독특한 소설들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나, 생전에 수천 쪽에 달하는 에세이도 남겼다. 당대 작가들의 전기, 철학 사상, 아르헨티나의 민속학, 정치와 문화 비평, 강연록 등 다양한 주제와 형식으로 글을 써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산문 작가로도 유명했다. 도서관 사서로 오랫동안 일하고 국립도서관 관장을 지내기도 한 그는 방대한 독서량과 지식, 이를 바탕으로 한 폭넓은 저작으로 `20세기의 도서관`으로 불리기도 한다.민음사가 최근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방대한 지식과 사유의 세계를 읽을 수 있는 논픽션을 묶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논픽션 전집을 펴냈다.전집은 총 7권으로 묶였으며, 이번에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언어`, `영원성의 역사`, `말하는 보르헤스`까지 세 권이 먼저 나왔다. 그의 산문 전집이 국내에서 번역 출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올 하반기에 나머지 네 권이 나와 완간될 예정이다.이번 전집에서는 보르헤스의 비범한 사유가 태동하던 청년기부터 지적 자만심으로 패기만만한 장년기, 자신만의 한 세계를 완성한 노년기까지 그의 세계관과 철학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온전히 엿볼 수 있다.△ 1부 `내 희망의 크기`이 작품은 그의 전체 작품 속에 녹아 있는 `크리오요`, `팜파스`, `문학과 언어`에 대한 애정과 우려 등을 담고 있다. 그는 크리오요주의를 “세상과 개인, 신은 물론 죽음과도 소통하는 철학”으로 정의하며 아르헨티나의 원초성을 되살린다. 아르헨티나의 언어성에 대한 고찰, 크리오요 문학 작품과 스페인 및 영국 문학 작품의 분석이 이어지며 루고네스, 루이스 데 공고라, 케베도 등에 대한 초기 인식을 엿볼 수 있는 점도 흥미롭다. 역자 김용호 교수는 이 작품이 “삶을 긍정하고 기쁨의 원천으로 삼았던 가우초를 복원시키고, 콤파드리토들을 가우초의 생명력을 도시로 가져온 영웅으로 바라봄으로써 아르헨티나의 새로운 문화를 정립하고 허무주의를 극복하려고 시도했다” 고 설명한다.△2부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언어`언어는 항상 자신을 감동시키고 고양시키지만 그에 대한 의심 또한 그치지 않았던 보르헤스는 `단어의 탐구`,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언어`에서 `어떤 심리적 과정을 거쳐 한 문장을 이해하는가?`라고 물음을 던지며 인지언어학적 관심을 펼친다. `글로 쓴 행복`, `또다시 은유`, `세르반테스의 소설적 행동` 등에서는 날카로운 비평가로서의 면모가 드러나며 `탱고의 기원`, `두 길모퉁이` 등에서는 아르헨티나의 민족적 전통과 그 기원을 찾는 탐험이 그려진다.“문학의 영속적인 목표가 운명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학이 우리 삶의 핵심이 되는 단어를 이미 다 말했고 문법과 은유를 통해서만 혁신이 가능하다고 믿는 경우가 많다. 나는 감히 이를 부정한다. 미분화(微分化)된 노동은 넘쳐 나고 영원한 것, 즉 행복과 죽음, 우정에 대한 유효한 표현은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등 문학이란 무엇인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의 궤도 또한 곳곳에 녹아 있다. 역자 황수현 교수가 “민낯의 보르헤스”라고 쓴 것처럼, 형이상학적이고 난해한 보르헤스 이전의 “다소 공격적이거나 비판적이며 때로는 유머로 눙을 치는” 혈기 왕성한 보르헤스를 만나 볼 수 있다. △3부 `에바리스토 카리에고`변두리에 사는 사람들의 좌절과 실패를 따뜻하게 노래한, 19세기 말을 대표하는 시인 에바리스토 카리에고에 대한 산문집이다. 역자 엄지영 교수의 표현처럼 “전기라는 장르의 규칙에 대해 비판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카리에고라는 시인을 빌려 자신의 이야기를 기술하는 일종의 전 텍스트”로서 “새로운 글쓰기의 실험”을 형식에서부터 공고히 한다. 이 작품은 한 시인의 삶과 기억의 편린, 그가 남긴 시를 다루면서도 `탱고의 역사`, `말 탄 이들의 이야기`, `단도` 등에서는 20세기 초 부에노스아이레스 교외의 근원적 의미와 풍요로운 전설까지 다채롭게 복원한다. 생명의 원초적 힘을 상징하는 아르헨티나인들의 태도, 그 호전적인 힘과 함께 독립적인 개인을 넘어서는 영원성, 증식하는 미로, 여러 시간이 공존하는 미학적 사건이 어우러진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3-16

“예수님 부활의 기쁨, 이웃과 나눠요”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 교회들이 4월 1일 지역 곳곳에서 이웃을 초청해 `2018년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리고 예수 그리스도 부활의 기쁨을 나눈다.교인들은 부활절 연합예배를 통해 한반도 평화통일, 지구촌복음화, 인류평화 등을 위해 간절히 기도한다. 또 어려운 이웃에게 성금과 선물을 전달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인 이웃사랑을 실천한다.포항시기독교교회연합회(회장 조근식)는 4월 1일 오후 2시30분 포항실내체육관에서 `나는 부활을 믿습니다`를 주제로 `2018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린다.부활절연합예배는 조근식 목사의 인도, 문성환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장의 기도, 김찬유 목사의 성경봉독, 김장환 목사(수원중앙침례교회 원로)의 설교, 김영구 장로의 봉헌기도, 임상진 목사의 축도 순으로 이어진다.식전행사는 해병대군악대의 연주, 대니김의 색소폰 연주, CCM가수 테너 박종호 장로의 특별찬양 순으로 진행된다.박 장로는 1987년 6회 전국복음성가경연대회에서 `내가 영으로`로 대상을 차지하며 찬양사역을 시작했다. 서울대학교 음대를 졸업하고 뉴욕 메네스 음대 대학원 과정을 마쳤다.간암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온 박 장로는 팝페라 가수이자 가스펠계의 거장으로 불리고 있다.대구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김기환)는 이날 오후 3시 대구스타디움에서 `대구의 거룩한 도시로 깨어나라!`를 주제로 `2018년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린다.설교는 최영태 목사(대구충성교회)가 한다.대구기독교총연합회는 부활절 헌금 모두 대학생들의 장학금과 난치병을 앓고 있는 선교사들의 치료비로 사용한다.이관형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장은 “부활절연합예배를 위한 준비기도회를 이어가고 있다”며 “올해 부활절연합예배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예수 부활을 고백하고 대구를 거룩한 도시로 깨울 수 있는 귀한 예배가 되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부활절연합예배는 1천600여개 교회와 기독기관들이 연합해 드린다.서울지역(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연세대학교 야외 음악당에서 `나는 부활을 믿습니다`를 주제로 드린다.부활절연합예배에는 한국교회 70여개 교단이 협력과 연합해 드린다.설교는 백석학원 설립자인 장종현 목사(예장대신 전 총회장)가 한다.부활절연합예배 헌금은 소외이웃을 섬기는 일에 사용한다. 대회장은 이영훈 목사(기하성 여의도순복음총회장)가 맡았고, 준비위원장은 이주훈 목사(예장대신총회 부총회장)가 담당하고 있다.이영훈 목사(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는 `2018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회 출범식`에서 “교권주의와 고소고발로 사회에 지탄을 받는 모든 모습들이 죽어야 한다”며 “권력 지향적인 기독교 지도자들의 잘못된 모습이 죽고 변화되는 부활절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3-15

종교단신

◆동화사 부설 대구불교대학 금강경 강좌0…조계종 대구 팔공총림 동화사 부설 대구불교대학은 보현사 회주 자광스님을 초청해 금강경 특별강좌를 펼친다.대구불교대학은 동화사 직할포교당인 보현사 보광명홀에서 지난 7일부터 오는 7월 4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2시와 저녁 7시 두차례씩 모두 15회에 걸쳐 금강경 강좌를 마련한다.자광 스님은 입재법문에서 “바로 지금 이 순간의 `생각`과 `마음`을 바로잡는 것이 진실한 성품을 찾고, 올바른 불교공부의 첫 걸음”이라며, “금강경을 함께 배우며, 깨끗한 법을 닦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자광스님은 이번 강좌를 통해 대승 불교 최고의 경전인 금강경의 핵심 내용을 누구나 알기 쉽게 설명할 예정이다.◆천주교,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 관람0…천주교 대구대교구청 문화홍보국은 15일 오후 7시 30분 대구 CGV 아카데미 7관에서 교구 내 신자 150명을 대상으로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 단체 관람을 실시한다.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40여 년간 소록도에서 한센인을 위해 아낌없는 사랑을 베푼 마리안느 스퇴거와 마가렛 피사렉, 두 수녀의 숭고한 봉사 정신을 기린 다큐멘터리 영화다.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는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간호학교를 졸업한 직후인 1962년과 1966년 낯선 한국으로 건너왔다. 한센인 구호단체인 다미안 재단을 통해 한국에 파견됐던 두 간호사는 그 후 43년과 40년 동안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 머물며 한국 한센인들을 위해 청춘을 고스란히 바쳤다.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는 나이 든 자신들이 소록도에 부담을 줄 수 있음을 염려해 2005년 11월 22일 편지 한 장만 남긴 채 고향인 오스트리아로 돌아갔다.◆포항중앙교회 `예수 그리스도` 강좌 개강0…포항중앙교회(담임목사 손병렬)는 오는 21일 오후 7시30분 교회 본당에서 `내 삶의 주인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주제로 9주과정의 강좌를 개강한다.공국표, 조영광, 배창호, 유창재, 허성일, 김명수, 안병윤, 김태훈, 김수현 목사 등 9명의 부목사는 `그리스도의 성육신`, `그리스께서 행하신 기적`, `그리스도의 이름과 직분`, `그리스도의 기도`, `그리스도의 성경읽기`, `그리스도의 받은 시험`. `그리스도의 감정`, `그리스도의 변화`, `그리스도의 낮아지심과 높아지심` 등의 주제로 특강한다.손병렬 목사는 “올해 첫 번째 진행되는 수요신앙강좌를 통해 예수님을 더욱 깊이 경험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교인들의 참석을 당부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3-15

성화로 보는 예수 그리스도 수난과 부활

▲ 정미연 作천주교 대구대교구 주교좌 범어대성당은 사순 시기를 맞아 그림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을 묵상할 수 있는 성화 전시회를 개최한다. 오는 28일부터 4월 10일까지 성당 내 드망즈갤러리에서 열리는 서양화가 정미연(63) 작가의 `푸른 성화의 노래 정미연` 전. 인간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죽음을 묵상하는 사순시기에 회개를 통한 영적 훈련의 시간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 전시장에는 가톨릭 성화작가로 잘 알려진 정미연 작가의 성화 작품 100여 점이 선보인다. 작품들은 `복음(福音), 복화(福畵)로 나다`를 비롯해 `사순, 날마다 새로워지는 선물`,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등 3가지 주제로 나눠 전시한다.`복음(福音), 복화(福畵)로 나다`와 `사순, 날마다 새로워지는 선물` 주제로 전시하는 작품 중에는 대구대교구 주보 `대구주보`와 책에 실었던 작품의 원화도 포함했다. 작은 인쇄물로만 본 작품들을 실제 크기로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다.특별히 `대구주보` 1면에 실은 그림 중 신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작품 7점은 대형 작품으로 다시 만들어 선보인다. 지난달 출간된, 정 작가의 그림과 유경촌 주교(서울대교구 동서울지역 및 사회사목담당 교구장대리)가 쓴 글로 엮은 책 `사순, 날마다 새로워지는 선물`(가톨릭출판사)에 수록된 삽화 47점도 만나 볼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3-15

경주 휴먼갤러리, `한국 1세대 서양화가 만나다` 展

한국 근대 미술의 문을 열었던 선구자들의 작품들이 경주에서 선보인다. 경주의 전시공간 휴먼갤러리(대표 김범식) 개관전이 오는 16일부터 4월 15일까지 `한국 1세대 서양화가 김두환, 나혜석을 만나다`전으로 열린다.이번 전시에는 한국 근대 미술의 효시라 불리는 설봉 김두환(1913~1994)의 작품과 그의 화실에 소장돼 있던 한국 최초 여성 서양화가인 나혜석(1896~1948)의 작품 등 회화 30여 점이 전시된다. 두 사람은 해방 전후 고암 이응노 화백과 활발한 교류를 통해 한국 근대 미술의 경지를 한 단계 끌어올린 인물로 평가받는다.충남 예산 출신인 김두환은 1930년대 일본 유학을 통해 익힌 다양한 서양 미술 사조를 토대로 한국 고유의 풍경과 정서를 담아내는 `향토 예술`을 구현하는데 평생을 집중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가 1949년 열린 제1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이하 국전)에서 `향원정`으로 입선한 초기 작품부터 경주를 소재로 그린 `신라의미소, 경주 남산 마애조상군`, `경주계림`, `은행나무` 등 한 가지 대상을 30년간 반복해서 여러 가지 기법으로 표현해낸 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나혜석 이름 앞에는 언제나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한국 여성 최초로 동경여자미술전문학교에 입학해 서양화를 전공하고 1921년 개인전을 통해 유화작품을 선보이며 한국미술에서 서구 미술양식의 도입에 선각자 역할을 했다. 이번 전시에서 수채화 `시골풍경`과 `수박` 등이 선보인다. 차분한 터치와 단순한 묘사를 통해 나혜석 특유의 서구적인 표현 감각과 신선한 기법을 엿볼 수 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8-03-14

포항시립미술관 봄 마중… 올해 첫 기획 전시회 개최

포항시립미술관이 새봄을 맞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 지진 피해로 문을 닫았던 미술관은 3개월간의 복구 작업 끝에 올해 첫 기획전으로 `우리시대 여성작가들`전과 `2018 포항시립미술관 소장품전`을 개최한다.`우리시대 여성작가들` 전은 포항을 비롯한 영남지역 중견 여성작가들의 독특한 창작세계를 엿볼 수 있으며, `2018 포항시립미술관 소장품` 전은 포항시립미술관 소장품들 중 엄선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오는 5월 27일까지 열린다.▲ 최종태作 `모자상`△`우리시대 여성작가들` 전포항시립미술관 1,2,3, 4전시실에서 선보이는 `우리시대 여성작가들` 전에는 영남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김은주, 문혜경, 서옥순, 이정옥, 정은주, 차계남 등 여성작가 6명의 회화, 영상, 설치 등 79점이 전시된다.이들 여성작가들은 사회적 존재로서의 여성의 경험과 가치를 각자의 독특한 조형 매체와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작품의 주체로서 여성이 남성과 달리 겪는 사회적 경험과 이러한 사회적 상황을 토대로 성장하면서 형성되는 여성성 또는 여성적인 것을 각자의 작품 속에 어떻게 녹아내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1전시실에 전시된 김은주, 서옥순 작가의 작품들은 특히 생물학적 여성성과 사회적 여성성이 중첩된 이미지로 관람자에게 다가온다. 김은주는 하얀 캔버스 위에 연필로 무수히 반복되는 선을 그리며 꽃의 형상화를 통한 여성성을 묘사하고, 서옥순은 바느질 작업을 통해 여성으로서 겪을 수밖에 없었던 상흔의 흔적을 절단되고 봉합된 신체를 통해 묘사하고 있다.3, 4 전시실에는 조각보의 전통적 미감을 현대적으로 표현한 문혜경 작가와 전통 민화의 파격의 미를 다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정옥 작가의 민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2전시실에는 평면예술의 추상성과 단순성의 미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정은주 작가의 작품과 한국, 일본, 프랑스 등에서 마를 주재로로 섬유예술의 독보적 조형세계를 구축한 차계남 작가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2018 포항시립미술관 소장품전`포항시립미술관 2전시실에서 열리는 `2018 포항시립미술관 소장품전` 전은 미술관이 2009년 개관이래 수집한 소장품들 중 스틸아트뮤지엄(Pohang Museum of Steel Art)으로서 포항시립미술관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철 조각작품 10점을 엄선해 선보인다. 한국 스틸아트의 미술사적 흐름을 조망하기 위해 기획했다.한국 철조각의 선구자인 송영수(1930~1970)의 실존주의적 추상철조 작업을 비롯해 최만린, 최종태, 김영원, 백문기, 윤영자, 정현 등 한국 주요 철조각가들의 작품, 그리고 중국의 저명한 작가인 우 웨이산 등 8명의 작품이 소개된다. 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포항시립미술관 소장품은 미술관의 정체성 정립과 위상 제고를 위해 스틸아트 관련 작품을 우선적으로 수집하고, 지역미술관으로서 지역미술사 정립과 지역미술의 발전을 위해 지역작가 작품, 그리고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위해 미술관 기획전시에 출품한 작품을 수집한다”면서 “앞으로도 미술사 연구와 작품의 보존 기능을 수행하는 지역미술관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3-14

포항시향 정기연주회 `슈만 … 봄날의 유랑`

▲ 이영칠 지휘자포항시립교향악단이 올해 첫 정기연주회 제160회 정기연주회 `슈만... 봄날의 유랑`을 연다. 15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이번 음악회는 유럽에서 `클래식 한류`를 일으키고 있는 이영칠(48) 지휘자가 객원지휘 한다. 이 지휘자는 19세에 뒤늦게 음악을 시작해 미국 뉴욕 메네스 음대에서 호른을 전공한 뒤 지휘자로 전향했다. 현재 불가리아 소피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종신객원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영국 런던 로열 필하모닉, 러시아 모스크바 필하모닉, 일본 NHK 심포니 등 유럽 등 15개국 50여 개의 오케스트라를 객원 지휘하며 세계적 지휘자로 평가받고 있다.첫 번째 무대는 낭만주의 음악의 거장 슈만의 `만프레드 서곡`으로 시작한다.`만프레드 서곡`은 19세기 낭만주의가 정점에 닿았던 시기에 작곡된 것으로, 낭만파 시인인 바이런(Byron)의 시를 바탕으로 뒤틀린 고뇌와 동경을 표현한 곡이다.두 번째 곡은 모차르트의 협주곡 중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클라리넷 협주곡 가장조 K.662`을 연주한다.▲ 문진성 중국 하얼빈 심포니 오케스트라 클라리넷 수석단원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은 모차르트 유일의 클라리넷 곡으로 모차르트가 죽기 2개월 전 작곡해 그의 최후의 작품으로 유명하다. 고음역과 저음역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클라리넷 독주자의 테크닉과 열정적인 감성을 느낄 수 있다. 특히 2악장이 유명한데,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 삽입돼서 더 유명해졌다. 협연자 첼리스트 문진성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피바디음대에서 석사를 취득하고, 전문 연주자 과정을 마쳤다. 지금은 중국 하얼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클라리넷 수석단원으로 재직 중이다.마지막 곡으로 차이콥스키의 3대 교향곡 중 하나인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교향곡 5번은 어두운 색채가 부드럽고 탄탄한 질감으로 짜여 있고 슬프면서도 달콤한 멜로디가 세련된 조형적인 미감을 선사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3-14

불꽃같은 그녀… 투사의 삶을 살다

3·1절 99주년 기념 창작오페라 `김락` 공연이 오는 17일 오후 2시, 7시 안동문화예술의전당 훙부홀에서 열린다. 창작오페라 `김락`은 3대 독립운동가 문중의 종부이자 스스로 치열한 독립운동가의 삶을 살았던 여주인공 김락(1862~1929)의 불꽃같은 삶을 조명하는 작품이다.15살에 안동 도산면 하계마을로 시집가 이중업의 아내가 된 김락은 1895년 시아버지 이만도가 아들 이중업과 함께 예안의병을 일으키자 흔들리지 않고 집안을 지켰다. 1910년 한일합병이 되자 시아버지는 나라를 빼앗긴 것에 분개해 24일 단식 끝에 순국하고, 그 후 김락의 남편과 두 아들도 독립운동을 이어나가다 사망하거나 일제에 붙잡혔다. 3·1만세운동 당시 57세였던 김락은 안동 예안면 만세운동에 나섰다가 일본군 수비대에 붙잡혔고, 잔혹한 고문으로 두 눈을 잃는 참극을 당한 뒤 67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이런 치열한 독립투사의 삶을 그린 오페라 `김락`은 4막으로 구성됐다. 제1막과 2막은 진성 이씨 종가댁의 안주인인 김락을 중심으로 독립운동과 그에 따르는 고통과 인내, 희생을 조명했고, 제3막과 4막에서는 그들의 흘린 피 덕분에 광복을 맞이하는 환희를 그렸다.이 작품의 작곡가 이철우 교수는 “대한제국 애국가와 올드랭사인(Auld Lang Syne) 멜로디에 붙인 애국가를 상징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마지막 장에 나타날 안익태 애국가까지 시간의 흐름과 역사성을 전체적인 흐름의 배경으로 했다”면서 “우리말이 가진 운율과 장단을 존중해 선율에 적용시켜 `말이 들리는 오페라`를 추구함으로써 언어적 성격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변박을 다양하게 사용했다”고 작곡 의도를 밝혔다.이번 작품은 황해숙 로얄오페라단장과 이영기가 총감독을 맡고 이상민이 연출을 맡았으며 지휘는 임병욱이 맡는다. 여주인공 김락 역에는 소프라노 이윤아·조옥희, 김락의 남편 이중업 역에는 바리톤 권용일 윤혁진, 김락의 시아버지 이만도 역에는 베이스 김대엽 등 정상급 성악가들이 출연한다.그 외에도 스칼라오페라오케스트라·FM 오케스트라 연주, 스칼라 오페라 합창단이 합창, 장유경 무용단이 무용을 맡아 보다 풍성한 무대를 선보인다.한편, 창작오페라 `김락`은 경북도가 지난 2015년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야심차게 제작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로얄오페라단이 주관해 서울과 안동에서 초연됐으며, 특히 서울 KBS홀에서의 공연은 예술적 사회교육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립영상물자료원에 비치되는 쾌거를 거뒀고,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 대상 작품으로 선정됐다. 2016년에는 영호남 문화교류 사업으로 광주광역시와 대구광역시에서 공연해 큰 호평을 받아 제9회 대한민국오페라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역축제사업에 선정돼 3일간 성대한 공연을 펼쳤다. 3·1독립만세운동 100주년이 되는 2019년에는 국내 유수의 홀은 물론 세계적 공연예술의 허브인 뉴욕의 링컨센터와 미국정치의 중심지인 워싱톤 DC 등에서 공연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예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8-03-13

순수회화에서 미디어 아트까지

지역 문화예술단체 중 가장 많은 회원들로 구성돼 있는 대구미술협회(회장 이점찬)가 새봄을 맞아 전체 회원들이 참여하는 `제37회 대구미술제`를 개최한다. 대구미술협회가 주최하고, 대구문화재단이 후원하는 이번 전시는 13일부터 18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1~10전시실에서 전시된다.이번 대구미술제는 순수회화에서부터 입체조형, 공예, 서예, 문인화, 미디어아트에 이르기까지 총 450여 점의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선보여 각각 선호도에 따라 여러 관점으로 감상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으로 자리할 예정이다.미술사적(美術史的)으로 돌아보면 대구는 가히 근·현대 미술의 메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전통적인 화단(畵壇), 즉 화가들의 독특한 사회를 일궈왔다. 엄혹했던 일제 강점기 국내에 서양화가 처음으로 도입되면서 서양화 분야를 개척하고 발전시켜온 인물들이 대구지역에 근간을 두고 활동했기 때문이다.현재 대구화단에서 활동 중인 작가들은 누구나 이름만 들어도 알만 한 이인성, 서동진, 박명조, 이쾌대, 정점식 선생 등 걸출한 선구자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대구미술이 지속적으로 계승되고 발전해 왔다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지금까지 37회를 거쳐온 대구미술제는 대구화단의 오늘을 보여주는 미술대향연으로 지역미술인의 창작의욕을 높이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대구문화예술계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된 행사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8-03-13

지역 문학 산실 포항 문인협회, 탄생 39주년 다채로운 행사

포항지역 문학의 산실이자 중심인 (사)한국문인협회 포항지부(지부장 최부식)가 창조적인 문화예술로 지역과 주민에 활기와 희망을 전하고자 백일장과 수강생 모집을 잇따라 마련한다. 올해 발족 39년을 맞는 협회는 그동안 바른 글쓰기와 독서 풍토 조성을 통해 지역사회에 품격 높은 문화의 뿌리를 심으며 건강한 사회조성에 이바지하고 있다.△포항지역 최대 규모 `제31회 쇳물백일장`(사)한국문인협회 포항지부는 오는 4월 7일 오후 2시 포항실내체육관에서 `제31회 쇳물백일장`을 개최한다.포스코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이 행사는 올해로 31년째 이르는 포항지역의 가장 큰 백일장이다.해마다 1천명이 넘는 시민과 학생들이 참가해 여타 백일장과 확연한 차별성을 보이며 지역의 가장 큰 문학 행사 중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그동안 지역문화 창달에 적극적 후원을 아끼지 않는 포스코의 후원으로 많은 입상자들이 거쳐갔으며, 이중 한국문단의 주목받는 시인, 작가를 배출해 그 위상과 긍지를 한층 높여가고 있다.이번 백일장에는 초·중·고·대학·일반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학교별 참가 인원에도 제한을 두지 않는다. 대상 1명에게는 상금 100만원이, 장원은 각 부문별 상금 20만원이 각각 주어진다.백일장은 시·산문부로 나뉘어 열리며 시제는 당일 현장에서 발표한다. 원고지는 현장에서 배부하며 필기도구는 개인이 지참해야 한다.자세한 내용은 포항문협 홈페이지 백일장 문의게시판을 통해 안내 받을 수 있다.△시민 대상 문학강좌 포항문예아카데미 수강생 모집포항문인협회 부설 기관인 포항문예아카데미(원장 한국건)는 문학과 창작에 관심있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문학강좌를 여는 제21기 포항문예아카데미 수강생을 모집한다.포항문예아카데미는 1999년 발족해 건전한 시민문화를 육성하고 바른 글쓰기 및 독서 풍토를 조성하고자 문학을 사랑하고 지향하는 사람들을 교육, 배출해 포항의 문학 저변 확대에 힘쓰고 있다.지금까지 졸업한 800여 명의 회원이 총동창회를 결성, 문학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더욱 돈독히 하고 있으며 수강생들의 문집 `문학이 있는 목요일`을 펴내고 있다.수료생들의 상당수는 각종 문예지나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해 문인의 길을 걷고 있다.올해 제21기 포항문예아카데미는 오는 4월 5일 강좌를 시작, 31주 과정으로 12월 13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포은중앙도서관 3층 배움1터에서 다양한 문학 강좌를 개최한다.강좌 분야는 시·소설·수필·현대시조, 동화 등이며 강사진은 안준우 소설가, 차영호 시인, 박창원 수필가, 김살로메 소설가, 김현욱 동화작가, 김말화 시인, 서숙희 시조시인, 이순영·윤혜주 수필가, 최라라·김나연 시인 등 중견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다.이들 강사진은 `시의 상상력과 시의 발상`, `수필의 이해`, `소설의 구조`, `소설의 문장과 문체`, `어린이 문학의 이해`, `현대 시조 창작` 등 문학의 전문적인 지식을 기초부터 알려준다.또한 김일관 동화작가의 `우리시대의 동화`, 김만수 시인의 `문학과 문학하는 자세`, 하재영 시인의 `포항문학, 지역문화의 흐름`, 최부식 시인의 `골목의 역사와 숨결` 등 특강도 마련된다.수료자들은 포항문예아카데미 정식 회원의 자격이 부여되고 포항문인협회에서 주관하는 각종 행사 및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수료 후 심화반을 통해 각종 문예지에 추천 받을 수 있도록 분야별 전문 문인들로부터 지속적인 지도도 받을 수 있다.문예아카데미 참가 신청은 오는 31일까지 선착순 30명이며 포항문예아카데미(010-2514-8225)로 하면 된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8-03-13

대구시향, 봄맞이 `신세계 교향곡` 공연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3월, 대구시립교향악단은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으로 새봄을 맞이한다. 코바체프 시리즈 `제442회 정기연주회`인 이번 공연은 오는 16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줄리안 코바체프가 지휘하고, 전반부에는 크로아티아 출신 피아니스트 마르티나 피랴크의 연주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후반부에는 드보르작의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를 들려준다.드보르작의 `교향곡 제9번`은 체코 출신의 작곡가 드보르작이 뉴욕 음악원의 초대원장으로 초청받아 미국에서 3년 가까이 머무는 동안 작곡한 것이다.이 작품에는 드보르작이 직접 붙인 `신세계로부터`라는 부제가 있는데, 드보르작처럼 당시 유럽인들에게 미국은 낯설고 새로운 나라였다. 일명 `신세계 교향곡`이라고도 불리는 이 교향곡에는 미국의 민요 정신, 광활한 자연과 대도시의 활기찬 모습에서 받은 생생한 느낌과 감동이 선율에 잘 녹아 있다. 또 당김음이나 5음계의 특성 등은 우리 민요와도 닮았다.총 4악장으로 이뤄져 있으며 1893년 5월 완성돼 그 해 12월 뉴욕필하모닉의 연주, 드보르작의 지휘로 초연됐다. `신세계`가 미국을 뜻했기 때문에 미국 현지 관객들의 애국심을 자극해 더욱 큰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제2악장의 잉글리시 호른 연주나 제4악장의 도입부 등 곡의 주요 주제 선율은 영화, 광고, 드라마 등에 배경음악으로 삽입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또한 이날 전반부에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이 연주된다. 묵직한 피아노 독주로 시작되는 제1악장의 도입부는 `크렘린궁의 종소리`라는 별칭을 갖고 있을 정도로 매우 인상적이다. 정열과 감미로움 속에 러시아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이어서 제2악장에서는 라흐마니노프의 서정성이 가장 돋보인다. 꿈을 꾸듯 자유로운 형식의 환상곡 분위기 속에 라흐마니노프는 다성 음악의 효과와 천재적인 관현악법을 발휘하고 있다.끝으로 제3악장에 이르면 경쾌함과 생동감이 넘치고, 현란한 피아노 기교 속에 장쾌하게 전곡을 마친다.이 곡을 협연할 피아니스트 마르티나 피랴크는 시적인 열정과 뛰어난 기교, 카리스마 넘치는 성격과 매력적인 무대 매너로 전 세계적인 찬사를 받고 있는 연주자다.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오스트리아 빈 음악원과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를 거쳐 이탈리아 코모 피아노 아카데미 마스터 클래스를 마쳤다.비오티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2007), 마리아 카날스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2008) 등에 이어 미국 클리블랜드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 뉴욕 카네기홀,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빈 무지크페라인,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보우, 바르셀로나 카탈루냐 음악당, 나폴리 산 카를로 극장, 파리 살 가보우 등 세계무대에서 꾸준히 공연해 오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3-12

아름다운 바다풍광 담은 도자회화 세계는 황홀경

▲ 임향순 작가살고 싶고 가고 싶은 도시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내일 우리가 살고자 하는 도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이에 대해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는 유사한 해답을 제시한다. 포항시가 원도심 일대의 빈 점포를 활용해 예술가들의 창작공간으로 조성한 꿈틀로엔 지난해 6월부터 23명의 예술가가 입주해 있다. 이 예술가들의 전문 분야는 공예, 도예, 음악, 공연, 조각 등 다양하다. 이 새로운 입주민들은 포항의 경제·문화의 중심지였으나 도시계획변화 등에 따른 도심 공동화로 인해 빈 점포 등 유휴공간이 늘어나면서 활력을 잃었던 북구 중앙동 일대를 장인적 에너지와 창조적 의식을 발휘하며 매력적인 장소로 탈바꿈 중이다. 또 곧 철거될 듯한 낡은 거리의 풍경들은 `사라져 가는 풍경`이 될지도 모른다.꿈틀로 작가들은 이제 거리의 존재감이 시민들에게 가져다주는 무형의 가치를 새롭게 평가할 기회를 어떻게 제공할 것이냐 하는, 보다 깊은 고민이 남아있을 뿐이다. 전 세계인들에게 탐방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나아가 전 세계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최고의 관광자원으로 만들어내 시민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 있는 문화재 이상의 가치가 있는 장소를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그들의 삶의 모습을 차례로 소개한다.꿈틀로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작업실이 소나기다.임향순 작가는 이곳에서 도자회화라는 조금은 생소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2층 작업실로 올라가는 계단 벽면에 전시돼 있는 임 작가의 작품을 보면 도자회화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도자회화는 쉽게 말해 도자판에 회화 작업을 한 것이다. 먼저 흙을 밀어 판을 만든 다음 그 위에 스케치, 조각, 채색 등 다양한 작업을 한 후 초벌구이를 한다. 그리고 유약을 바른 후 재벌구이를 하는 것이 도자회화의 기본적인 작업방식이다. 작가 스타일에 따라 작업 순서나 방식은 바뀔 수 있다. 한국화를 그리던 임 작가는 40대 중반 울진에 거주할 때 도자회화를 접하게 됐다.“흙을 만질 때 촉감이 너무 좋아요. 제 손으로 만진 흙이 가마에서 어떻게 나올지 기다리는 설렘도 좋고요. 가마에 작품 10개를 넣으면 1개가 제대로 나올까 하는 걱정도 있지만 원하는 작품이 나올 때 희열이 더 크지요. 이런 설렘과 희열이 저를 도자회화의 세계로 이끌었지요.”흙과 불은 성질이 예민하고 가마는 변화무쌍하다. 흙과 불이 만나서 어떤 작품이 탄생할지 예측불가다. 흙과 불의 성질을 잘 알아야 원하는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임 작가는 “처음 흙덩이를 만졌을 때만 해도 세상에 뜻대로 되는 것을 만났다는 기쁨으로 한국화를 접고 흙 작업에 빠져 들었지만, 작업을 할수록 이 또한 뜻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 이제는 무심한 채로 작업을 즐기고 있네요”라고 말한다. 2008년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연 임 작가는 뜻밖의 호응에 힘을 얻어 이듬해 서울 인사동에 작업실 겸 전통찻집을 마련한다. 당시 인사동에서도 도자회화는 낯선 세계여서 여러 사람이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가마를 울진에 둘 수밖에 없는 여건이어서 임 작가는 서울과 울진을 오가며 작품을 빚어냈다. “전통찻집을 하면서 밤에 작업하고, 서울과 울진을 오가는 강행군을 3년 동안 했어요. 몸은 힘들었지만 작업에 전념할 수 있었고, 제 작품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었던 인사동 3년이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지요.”임 작가는 울진과 서울 인사동에 이어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에서 인생의 또 다른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타향이지만 말이 통하는 작가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이 즐겁다고 한다. 처음에는 소나기를 도예카페로 꾸몄다가 작품에 전념하기 위해 카페를 접고 작업실로만 쓰고 있다. 이따금 찾아오는 손님들에게는 따뜻한 차를 대접해준다.임 작가의 작품에는 나무, 산, 바다, 마을, 어선 등이 등장한다. 30년 머물렀던 울진의 아름다운 풍광을 잊지 못해서다. 작품은 단순하면서도 깊이 있고, 따뜻하면서도 힘이 느껴진다. 여운 깊은 작품에 차향 짙은 소나기를 잊지 못해 종종 발걸음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임 작가는 꿈틀로의 동료 작가와 연말에 작품전을 열 계획이다. 기한에 맞춰 작품을 준비할 수 있을지 부담이 되지만, 올해만큼은 인사동 시절처럼 작품에 푹 빠져들고 싶다고 한다.“미치도록 사랑하지 않으면 원하는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없지요. 꿈틀로가 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요.”가마만큼 뜨거운 열정이 어떤 작품을 빚어낼지, 임 작가의 지인들은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3-12

“칭찬과 비난에 부화뇌동 전 사람 같은 사람의 말인지 살피라”

고전에서 시대정신을 길어 올리는 인문학자 정민 교수가 현대인에게 필요한 깊은 사유와 성찰을 전하는 책 `석복(惜福)`(김영사)을 펴냈다. 책은 풍부한 식견과 정치한 언어로 풀어낸 세상과 마음에 대한 통찰의 총망라라 할 수 있다. 선인들의 지혜가 깃든 100편의 네 음절 한자문구를 마음 간수, 공부의 요령, 발밑의 행복, 바로 보고 멀리 보자 등 4가지 주제에 나눠 담았다.△제1부 마음 간수: 나를 돌아보고 생각을 다잡는 마음 간수법책의 첫머리를 여는 장은 `석복겸공(惜福謙恭)`이다. `석복`은 비우고 내려놓아 복을 아낀다는 의미다. 광릉부원군 이극배(1422~1495)는 자제들을 경계해 이렇게 말한다. “사물은 성대하면 반드시 쇠하게 되어 있다. 너희는 자만해서는 안 된다(物盛則必衰 若等無或自滿).” 그러고는 두 손자의 이름을 수겸(守謙)과 수공(守恭)으로 지어주었다. 그는 다시 말한다. “처세의 방법은 이 두 글자를 넘는 법이 없다.” 자만을 멀리해 겸공(謙恭)으로 석복하라고 이른 것이다.△제2부 공부의 요령: 생각과 마음의 힘을 길러줄 옛글 속 명훈들이달충(1309~1385)의 `애오잠(愛惡箴)`에서 유비자는 무시옹에게 칭찬과 비난이 엇갈리는 이유를 묻는다. 무시옹의 대답은 이렇다. “기뻐하고 두려워함은 마땅히 나를 사람이라 하거나 사람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이 사람다운 사람인지 사람 같지 않은 사람인지의 여부를 살펴야 할 뿐이오(喜與懼當審其人吾不人吾 之人之人不人如何耳).” 즉 칭찬받을 만한 사람의 칭찬이라야 칭찬이지, 비난받아 마땅한 자들의 칭찬은 더없는 욕이라는 것이다. 누가 봐도 이론의 여지가 없는 일은 드물다. 사람들은 저마다 제 주장만 내세우며 틀렸다 맞았다 단정한다. 그럴 때는 어찌해야 할까? 내 마음의 저울에 달아 말하는 사람이 사람 같은 사람인가를 살피면 된다. 이 꼭지의 제목은 `당심기인(當審其人)`이다. `마땅히 그 사람을 살펴보라`는 의미다. 칭찬과 비난에 부화뇌동하지 말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살피는 것이 먼저다.△제3부 발밑의 행복: 사소함을 그르쳐 일을 망치는 사람들을 위한 치침`검신용물(檢身容物)`에서는 검신, 즉 `몸가짐 단속`에 대한 명나라 구양덕의 말 “사소한 차이를 분별하지 않으면 참됨에서 멀어진다(毫釐不辨 離眞愈遠)”가 등장한다. 관대한 것과 물러터진 것은 다르다. 굳셈과 과격함은 자주 헷갈린다. 성질부리는 것과 원칙 지키는 것, 잗다란 것과 꼼꼼한 것을 혼동하면 아랫사람이 피곤하다. 자리를 못 가리는 것을 남들과 잘 어울리는 것으로 착각해도 안 된다고 경고한다. 반대로 진무경(陳無競)이 제시한 용물, 곧 `타인을 포용하는 방법`도 설명한다. 진실한 사람은 외골수인 경우가 많다. 질박하고 강개하면 속이 좁다. 민첩한 사람에게 꼼꼼함까지 기대하긴 힘들다. 좋은 점을 보아 단점을 포용한다는 것이다. 나 자신에게 들이대는 잣대는 매섭게, 남에게는 관대하게 해야 한다.△제4부 바로 보고 멀리 보자: 당장의 이익과 만족에만 몰두하는 세태에 대한 일침유관현(1692~1764)은 필선(弼善)으로 서연(書筵)에서 사도세자를 30여 일간 혼자 모셨던 인물이다. 사도세자가 죽자 여섯 차례의 부름에도 벼슬에 나아가지 않았다. 그가 세상을 뜨자 김낙행(1708~1766)이 제문을 지어 보냈는데 거기에는 보통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 두 가지를 꼽은 대목이 있다. “먼저 가난하다가 나중에 부자가 되면, 의리를 좋아하는 이가 드물고(先貧後富 人鮮好義), 궁한 선비가 뜻을 얻으면, 평소 하던 대로 지키는 이가 드물다(窮士得意 鮮守平素).” `정말 하기 어려운 일`을 의미하는 `난자이사(難者二事)`다. 없다가 재물이 생기면 거들먹거리는 꼴을 봐줄 수가 없다. 낮은 신분에서 높은 지위에 오르게 되면 눈에 뵈는 것이 없어 못하는 짓이 없다. 결국은 이 때문에 얼마 못 가서 원래 자리로 돌아가고 만다. 사람이 한결같기가 참 쉽지 않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8-03-09

세상은 냉정히 흐르고 나는 아직도 거기에…

황혜경(45)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나는 적극적으로 과거가 된다`(문학과지성사)가 출간됐다. 첫 시집 `느낌 氏가 오고 있다`(2013) 이후 5년간 쓰고 고친 63편의 시가 담겼다.“빨리 팔고 빠지는 점포들을 여럿 알고 있다/며칠은 가방 어떤 날은 신발 다른 날은 양말 하루는 벨트와 지갑/명료함이란 그런 것이다/재빠르게 치고 빠지는 복서의 주먹을 기억한다/단단함은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아기 새 같은 것을 움켜쥐고 싶었던 것은 아닌데//유리의 소리를 머금고 있는 듯 shining(샤이닝)과 dark(다크) 사이에” (`shining과 dark 사이에` 중)시인은 “지나간 확실한 것을 믿는 마음으로 확실하게 지나간 것에 기댄다”고 말했다.“나는 언제나 늦되는 아이였다”라는 등단 소감처럼 황혜경은 현 시대의 급속한 변화와 미래지향적인 삶보다 늘 지나간 시간을 되짚어보고 그 낱낱의 의미를 헤아리는 데 공들여왔다. 이 과정에서 시인은 현실과 자아의 괴리를 목도하곤 했는데, 이번 시집에서는 바로 그 세상의 냉정한 흐름과 자신이 지닌 고유한 리듬 간의 어긋남을 토로하고 있다.“매미가 울더니 귀뚜라미가 울고/눈이 내리니 또 꽃이 필 것이다/절기는 예감하는 나보다 명확하다”―`어려운 예감` 부분명징한 사실성의 세계는 황혜경이 끊임없이 실패를 겪는 언어의 세계를 의미한다. 여기서 언어란 그 자체로 실체성을 갖지 못하고 다만 의미를 발생시키는 지시체로서 소통의 한계성을 지닌다. 그러므로 황혜경이 마주한 언어의 세계에서 나는 너와 필연적으로 불화를 일으킨다.“거울 앞에서 너는 무슨 생각을 하니? 처음에 나는 나를 생각하다가 너를 생각해 너는? 나는 내 얼굴을 바라보다가 나에게 깃든 너를 바라봐”―`베란다 B`부분/윤희정기자

2018-03-09

과학, 인간 영생의 꿈 이루어 줄까

과연 인간은 기술 진보를 통해 생물학적 운명을 뛰어넘어 영생할 수 있을까.인류가 지적설계, 즉 과학기술을 이용해 스스로 진화한다는 주장은 이미 20년 전 등장했다. 1998년 영국 옥스포드대학 철학과 교수인 닉 보스트롬이 주도해 주창한 트랜스휴머니즘(Transhumanism)은 감각, 지능, 수명 같은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를 넘어서려는 첨단 과학기술 운동을 말한다. 장애, 고통, 질병, 노화, 죽음과 같은 인간의 조건들을 바람직하지 않고 불필요한 것으로 규정한다. 트랜스휴머니스트들은 생명과학과 신생기술이 그런 조건들을 해결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BNIC(Bio· Nano·Info·Cogno: 생명공학·분자나노·정보·인지과학) 기술의 발전 덕에 이들이 꿈꾸는 미래의 현실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아일랜드 출신의 저널리스트인 마크 오코널은 `트랜스 휴머니즘`(문학동네)에서 트랜스휴머니즘 운동을 취재하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앞선 인체냉동보존 시설인 알코어 생명연장재단을 찾아 죽음을 막는 방법을 살펴보고, 전자 장치를 피부 밑에 이식해 감각 능력을 강화하는 언더그라운드 바이오해커 집단을 찾는다. 이런 여정을 통해 저자는 새롭게 떠오르는 트랜스휴머니즘을 논리적이면서도 유려하게 서술하고 있다./윤희정기자

2018-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