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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통, 새 길을 모색하다

경주엑스포 솔거미술관이 ‘2019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선보이는 화려한 콘텐츠들 사이에서 차분하고 감각적인 작품 전시로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이번 전시는 ‘문화로 여는 미래의 길’을 주제로 한국 화단의 거장 소산 박대성 화백과 공성환, 김상열, 안치홍, 오동훈 등 유명 작가 5명의 작품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경주엑스포는 이들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전통문화와 한국미의 정체성을 토대로 우리 미술의 현대적 계승 및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위한 취지로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전시 작품은 한국화와 서양화 112점과 입체 조각 작품 7점 등 총 119점의 작품이 다양한 장르로 구성돼 미술관 곳곳에서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한국화의 대가 박대성 화백은 자연을 보고 느낀 감정을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으로 담아낸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가로와 세로 길이 5m가 넘는 대작 ‘백두산’과 ‘한라산’등 수묵화와 병풍, 글씨 등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강한 필선과 부드러운 먹의 농담을 사용하는 그림 기법이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공성환 작가는 화면 가득 물의 표면을 재현한다. 동양화의 소재로 주로 사용된 물을 극 사실회화에 가깝게 그려내 물의 출렁거림과 파장 등 변화무쌍한 물의 움직임을 고정된 그림으로 나타내 관람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김상열 작가는 자연현상을 그대로 그려내는 것이 아닌 그 안에서 느낀 감정과 시각적 느낌을 그림에 담고 있다. 번지고 퍼진 자연적인 표현 방법이 다양한 자연의 움직임을 감각적으로 표현해 큰 울림을 준다.작가들의 입체조각 작품도 웅장한 모습으로 관람객을 압도한다. 안치홍 작가는 나무의 본체에서 떨어져 나간 나뭇가지들을 활용해 생명체를 연상시크는 형상으로 표현해 낸다. 솔거미술관 야외 테라스에서 연못 ‘아평지’ 쪽 잔디밭에 전시돼 있는 작품 ‘Shape’는 경이로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안치홍 작가가 역동적인 날카로움을 선보인다면 오동훈 작가는 비누거품 놀이에서 착안한 다양한 형상으로 부드러운 매력을 자랑한다. 거품을 고체 형태로 연결하며 생명체의 몸을 연상케 하는 작품 ‘Bubble Dog’는 과감하게 야외 관람 동선 사이에 자리해 큰 사랑을 받고 있다.아름다운 예술작품과 함께 SNS에서 솔거미술관을 ‘핫플레이스’로 등극하게 만든 대형 유리창 ‘움직이는 그림’은 더욱 입소문을 타며 사진을 찍기 위한 관람객들이 긴 줄을 형성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9

뮤지컬 ‘화랑의 혼 대왕문무’ 내달 9일 포항 효자아트홀

1천400년 전 삼국을 통일한 신라 30대 문무왕을 소재로 한 뮤지컬 ‘화랑의 혼 대왕문무’가 포항 무대에 오른다.(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은 오는 11월9일 오후 2시와 6시 포스코 효자아트홀에서 뮤지컬 ‘화랑의 혼 대왕문무’포스터를 선보인다.뮤지컬 ‘화랑의 혼 대왕문무’는 문무대왕(626∼681년)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으로 백제와 고구려에 비해 군사력에서 열세였던 신라가 어떻게 삼국통일을 이루게 됐는지를 드라마틱하게 담았다. 삼국통일의 위업과 부국강병을 달성하기 위한 치열한 전쟁이야기와 고구려 첩자인 아란과 국경을 초월한 아련한 사랑이야기 등 죽는 그날까지 나라를 걱정했던 문무대왕의 애국애민 정신을 담아 새롭게 재조명한 역사 뮤지컬이다. 또 죽어서도 동해의 용이 돼 나라를 지키겠다는 문무대왕 김법민의 삼국통일에 대한 집념을 감동적으로 표현함으로서 특히 미래를 이끌어갈 청소년에게 역사관을 각인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공연은 경주시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으며 지난 6월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성황리에 공연되기도 했다. 제작사 뮤지컬컴퍼니에이는 ‘별의 여인 선덕’과 ‘이순신의 바다’를 전국적으로 히트시킨 역사뮤지컬 전문 제작사다.포항문화재단 측은 “포항시 승격 70년을 기념하고 포항-경주 간 해오름동맹 활성화를 위한 문화교류사업의 일환으로 개최되는 이번 공연은 포항과 경주의 자체제작 콘텐츠 교류 추진으로 지역 소재 공유를 통한 자긍심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전석 무료. 8세 이상 관람가./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9

김민수 기획전 ‘욕망의 시선’

대구예술발전소는 9기 입주작가 김민수 기획전 ‘욕망의 시선’을 오는 11월2일부터 17일까지 대구예술발전소 5층 스튜디오 10호실에서 연다. 이번 전시는‘욕망의 시선’이라는 타이틀이 암시하듯, 욕망(欲望)에 대한 이야기를 한국과 중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5인의 시선으로 보여주는 기획전시다. 참여작가 김민수(9기 입주작가), 김진, 후 즈웨이, 캉 호시엔, 좡 웨이메이는 중국 베이징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새로운 흐름에 맞는 변화와 실험정신으로 무장한 색다른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김민수 작가는 화려한 금장 거울 속 역동적으로 이어진 선을 통해 현대인들의 희망과 염원을 담아낸다. 반복되고 뒤엉킨 선들은 생명의 시작이자 에너지의 근원이 돼 거울에 비춰진 모든 사람들에게 투영되고 연결된다. 이로써 작가는 사회구성원 모두의 ‘부귀영화’를 기원한다.김진 작가는 평범한 일상적 삶 뒤에 숨겨진 소통의 부재, 개인주의, 냉소주의 등 또 다른 삶의 이면을 보여주듯 욕망을 숨긴 채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후 즈웨이 작가는 현대인을 상징하며 작가 본인의 모습을 통해 산업과 과학의 발달로 인한 절대적 포식자로서의 인간을 표현하고 있다.캉 호시엔 작가는 ‘예수의 12사도’ 모습을,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은 각자의 취향과 개성을 드러낸 ‘패션계의 12사도’로 탈바꿈한 패러디작품을 선보인다. 좡 웨이메이 작가는 선과 면에 대한 연구로 정형화 된 평면 캔버스의 프레임을 깨는 작업을 하며, 반복 생성되는 프레임을 마치 충족되어 질 수 없는 욕망에 빗대어 풀어내고자 한다.한편, 대구예술발전소의 입주작가 프로그램은 시각예술을 비롯한 공연, 다원분야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를 발굴, 지원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다. 예술가와 장르 간 융복합 시도, 다원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협업프로그램, 전문가와의 매칭을 통한 매치업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9

1950년대 결혼? ‘영화 더빙쇼 자유결혼’

온 가족이 즐기는 ‘영화 더빙쇼 자유결혼’이 포항을 찾아온다.(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은 오는 11월1일 오후 7시30분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영화 더빙쇼 자유결혼’공연을 개최한다.‘영화 더빙쇼 자유결혼’은 1958년 결혼에 대한 여성의 가치관을 희극적으로 다룬 영화‘자유결혼’을 소재로 배우들의 연기와 전문 악사의 연주, 실제 음향효과를 결합한 영화더빙쇼다.국립극장의 제1회 창작희곡 공모 당선작을 원작으로 제작한 1958년 영화 ‘자유결혼’을 각색한 작품으로, 6·25 전쟁 이후 변화하는 결혼에 대한 가치관을 고 박사네 세 자매 이야기를 통해 보여준다. 개봉 당시에 명쾌한 코믹 홈드라마라는 평과 함께 1950년대를 풍미했던 최은희, 이민자, 조미령, 김승호 등의 유명 출연진으로 큰 인기를 모았다.‘영화더빙쇼 자유결혼’은 양정인 감독이 연출을 맡아 과거의 결혼에 대한 가치변화를 현대적인 감각의 언어로 바꾸고,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배역들을 지역 배우들이 직접 목소리 연기를 하도록 했다.임주신 음악감독은 직접 작곡한 노래와 라이브 밴드 연주를 통해 뮤지컬적 요소를 가미시켰고, 발걸음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등, 영화의 모든 효과음을 무대 위에서 직접 만들어내는 ‘폴리아트’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의과대학 교수인 고 박사에게는 혼기가 찬 세 딸이 있다. 맏딸 숙희는 외교관과 결혼하지만, 신혼 첫날밤에 소박을 맞는 바람에 넋 나간 사람이 되어 2층에서 은둔 중이다. 차녀 문희는 막내동생 성일의 가정교사 준철과 사랑에 빠지지만 집안의 반대에 부딪히자 음독자살을 기도해 가족들에게 충격을 안겨준다. 막내딸 명희는 아버지의 연구실에서 근무하는 조수인 영수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아 속상해한다.이번 공연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사업’선정작으로 사업비의 일부를 문예진흥기금으로 지원받아 진행되며, 사업의 취지인 문화향유 신장에 기여하고자 관내 일부 문화소외계층을 무료 초청할 예정이다.포항문화재단 측은 “영화와 다양한 연출적 요소가 더해져 새로운 무대로 선보일 이번 공연을 통해 어르신들에게는 추억을, 젊은 세대에는 신선한 상상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시민들의 많은 성원과 관람을 부탁했다. 관람료 전석 2만원./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8

대한민국 최고 스테디셀러 뮤지컬 ‘헤드윅’ 대구 온다

뮤지컬 ‘헤드윅’. /파워엔터테인먼트(주) 제공 더욱 더 새로워진 비주얼과 깊어진 드라마로 또 한 번의 신드롬을 예고할 뮤지컬 ‘헤드윅’이 오는 11월 대구를 찾아온다. 뮤지컬‘헤드윅’은 한국 공연 15년 째를 맞이한 대한민국 최고의 스테디셀러 뮤지컬로 전국 공연 통산 약 2천298회, 전회 전석 기립, 국내 중, 소극장 공연 중 최고 객석 점유율, 최다 누적관객을 기록한 명실공히 모두가 인정한 히트 뮤지컬이다. 토니상, 드라마데스크상, 드라마리그상, 외부 비평가상, 한국 뮤지컬대상 등 다수의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한다. 조승우와 조정석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거쳐 간 뮤지컬계의 스테디셀러다. 2016년부터는 뉴 메이크업 공연으로 업그레이드해 더욱 열광적인 무대를 보여주고 있다.뮤지컬 ‘헤드윅’은 과거 아픈 상처를 딛고 음악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살고자 하는 동독 출신의 트렌스젠더 헤드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극장을 들썩이게 하는 강렬한 록 사운드를 바탕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는 깊은 드라마는 ‘헤드윅’이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온 비결 중 하나. ‘헤드윅’은 배우마다 자신의 특별한 매력을 발산하며 색다른 비주얼과 매력으로 관객들의 환호를 받아왔다. 이번 시즌에도 기존 출연 배우 뿐 아니라 새로운 헤드윅의 등장으로 어떻게 자신만의 색다른캐릭터를 창조해낼지 기대를 모은다. 이번 시즌의 열기를 이어갈 막강한 캐스트로 헤드윅 역에는 순도 99% 리얼한 현장감의 원어 무대를 선보일 마이클 리, 믿고 선택하는 헤드윅 정문성,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예고할 이규형, 2019 뉴 헤드윅의 매력을 아낌없이 보여줄 전동석이 함께한다. 어떤 헤드윅을 선택하더라도 후회 없을, 출구 없는 다양한 매력을 보여줄 4인(人)4색(色)의 헤드윅의 강렬한 매력이 기다리는 관객들의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킨다. 이번 대구 공연은 11월15일부터 17일까지 계명아트센터에서 공연되며, 인터파크 티켓 사이트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공연시간 평일 오후 7시30분, 주말 오후 2시·6시. 만15세 이상 관람가.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8

제3회 포항 스틸에세이 당선작

지난 15일 발표된 경북매일신문 주관 제3회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 대상에 이어 금·은상을 싣는다.밤하늘에 별이 총총하다. 별들과 대화를 나누겠다는 듯이 풀벌레들은 요란하게 소리를 질러댄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아이와 집으로 들어서는데 반짝이는 불빛이 시선을 끈다. 자세히 보니 반딧불이다.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반딧불이가 까만 밤을 수놓으며 빛난다.조용한 시골 마을에 난데없이 반딧불이가 날아들었다. 마을회관에서 ‘퀼트 공예’ 만들기가 평생학습센터의 지원으로 진행된다. 저녁이면 고요해지던 시골 마을에 갑자기 환하게 불이 켜지고 초롱초롱한 눈빛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지금껏 없던 풍경이다. 낮에는 밭일에 직장 일에 지치고 힘들다. 그렇지만 ‘퀼트 공예’하는 날에는 강사님도 수강생도 생기가 돌고 눈이 반짝인다.퀼트(Quilt)라는 말은 외래어지만 우리말로는 ‘조각보’ 쯤의 의미를 지닌다. 퀼트의 역사는 엄청나게 길다. 조각보에 ‘채워 넣은 물건’이란 뜻으로, 고대 이집트 무덤의 파라오 망토에서 퀼트 기법이 처음 사용된 것으로 발견되었다. 쓰다 남은 자투리 천 조각들이 아까워 이를 재활용하기 시작한 것이지만 완성품의 가치는 원래의 모습을 훨씬 능가한다. 퀼트를 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늘의 쓰임이다. 바늘이라는 한 조각 철의 움직임으로 이루어지는 바느질이 퀼트의 생명을 좌우한다.어릴 때 어머니 곁에 앉아 바느질하는 어머니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너무 재미있었다. 어머니는 작은 바늘 하나로 신기한 요술을 부리는 것 같았다. 가족의 옷은 물론 동네 사람들의 찢어지고 해어진 옷을 자르고 붙여 새 옷같이 만들어 내었다. 사람들은 어머니를 바느질 잘하는 ‘침녀(針女)’라고 불렀다. 바늘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어머니의 손길은 날렵하기 그지없었고, 손끝에서 움직이는 바늘은 흡사 날쌘 제비가 날듯이 움직이고 있었다.어머니는 바늘로 말하는 사람 같았다. 바늘구멍으로 세상을 보고, 바늘귀에 실을 넣어 바느질로 사람의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었다. 세상의 모든 조각을 모아 하나의 완성품으로 만들어 가고자 하는 마음, 그것은 바느질을 통해 사랑과 화합을 이루어내고자 하는 마음이다.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같이 떠나간 것을 불러들이고, 갈라지고 흩어진 것을 한곳으로 다 모아낸다. 어머니의 바늘은 옷 조각 위에서 끊어졌다가 이어지고, 이어졌다가 끊어진다. 바늘이라는 한 조각 철의 힘이 어찌 저리 위대할 수 있을까.철로 만들어진 위대한 물건이 어찌 바늘뿐이겠는가. 신에 대한 절대복종의 의미로 인간이 수염을 깔끔하게 깎던 습관에서 만들어졌다는 면도기, 식탁에서 더러운 손을 씻기 싫어 생겨났다는 포크와 나이프, 농사를 짓기 위해서 만든 농기구, 그리고 전쟁을 위해 칼과 총이 만들어졌다. 더 나아가 철의 힘으로 인간은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을 발전시켰다. 철로 된 작은 바늘을 통해 어머니는 작은 사랑과 화합을 실천하고자 했지만, 철은 이 세상에 빛과 같은 위대한 복음을 던져주었다.퀼트 공예 공부하는 첫날이다.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동네 마을회관으로 향했다. 사람들이 제법 많이 모였다. 신청자가 별로 없을 줄 알고 걱정했는데 뜻밖에 너무 많아 선착순으로 수강생을 선발했다고 한다. 시골에도 이런 열정이 있음에 놀랐다. 한마을에 살면서도 서로 바빠 얼굴 볼일이 좀처럼 없다. 퀼트 공예 덕분에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도 하고 자녀의 소식도 나누며 더 가까워진 것 같다. 바늘로 천 조각들을 이어가듯이, 퀼트 공예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친근하게 이어주는 만남이 되었다.강의가 시작되었다. 제본 뜨고 홈질·박음질·반박음질·공그르기를 가르치는 강사의 말이 귓가에 윙윙 맴돈다. 고등학교 때 잠깐 배운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다. 첫걸음마를 배우는 아기가 걸어가듯이 바느질 자국이 삐뚤다. 이러다 제대로 된 작품이 나올지 벌써 걱정이다. 남들은 저만큼 앞서가는데 아직도 제자리다.강사가 걱정스러운지 옆에서 개인 지도를 해준다. 급하다고 건너뛸 수도 없고 돌아서 갈 수도 없는 것이 바느질이다. 정성스런 바느질 한 땀 한 땀 모여 비로소 작품이 된다는 사실에 ‘내가 지금껏 걸어온 발자국은 어떤 작품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귀찮다고 대충 넘긴 일은 없는지, 걸어온 걸음마다 부끄러움은 없는지 곱씹어본다. 바느질하는 동안 바늘에 수없이 손이 찔렸다. 바늘이 그렇듯이 그동안 철은 인간에게 기쁨과 고통을 동시에 준 것인지 모른다.피가 많이 흐르면 바느질을 중단했다가 다시 하길 반복한다. 바늘에 찔릴 때마다 살아오면서 가슴 아팠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바느질 한 땀에 어느새 인생의 한 페이지도 같이 꿰매지고 있었다. 바늘은 조금이라도 긴장을 늦추면 가차 없이 내 살 속을 파고든다.마음은 급하고 진도는 느리지만, 퀼트로 제법 모습을 갖춰가는 가방을 보니 뿌듯하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의 작품이라 생각하니 더욱 그렇다. 강의의 처음에는 걷지도 못하고 비틀거렸지만, 10주에 걸친 강의가 끝난 지금은 스스로가 너무 자랑스럽고 기특하다. 산을 오를 때 힘들다고 포기해버리면 정상에서 펼쳐지는 풍경은 영원히 눈에 담을 수 없다.인생도 그랬다. 결혼하고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힘들었다. 오랫동안 살아온 집과 가족을 떠나 새롭고 낯선 환경에 적응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조각조각을 바늘로 꿰매었다. 평평하고 반듯한 천이 아닌 찢기고 갈라진 천을 메우고 연결했다. 조각보들은 하나씩 이어지며 모습을 갖추어갔다. 남편과 이런저런 이유로 싸움도 많이 하고 울기도 많이 했다. 그 아픔도 함께 꿰매었다. 아이를 기르다 보니 예상 못한 큰일이 많이 생겼다. 바늘에 꾹꾹 찔려 피를 흘려가면서 퀼트 가방이 완성되듯이 내 인생도 그렇게 조금씩 새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사람들이 철로 만들어진 작은 바늘의 소중함을 모르듯이, 퀼트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른다. 한 땀 한 땀의 바느질이 모여 하나의 작품이 된다는 사실을 모른 채 그저 남들이 들고 다니는 가방을 보며 부러워한다. 흩어져있던 내 인생의 조각보는 퀼트로 조금씩 완성되어 갔다.늦은 밤, 퀼트를 마치고 돌아가는 시골 여인네들의 눈빛은 반딧불이처럼 밤하늘에 수놓아지고 있다. 어느새 나도 침녀가 되어 있었다.귀 하나에 짐을 무기로 가졌다. 귀는 뚫려 있고 짐은 찌르기 좋게 생겼다. 오장육부를 통틀어 장기(臟뚫)란 게 고작 두 개 뿐이다. 은색 도금으로 치장한 몸매치곤 완벽한 기형이다. 듣는 귀만 있고 새실떠는 입은 없으니 오히려 존경스럽다. 두 쪽 귀로 듣고 세치 혓바닥을 놀리는 걸 부끄럽게 만든다. 신체구조상 외짝을 같지만 우린 그것을 성치 못한 육신이라고 비아냥거리지 않는다. 마디 없이 매끈하니 인과관계마냥 매듭 묶어 원수질 일은 없다. 바늘의 짝지는 삼신상(三神床)에 놓이는 실타래이다. 두 가 지는 서로 짝을 이루어야만 헛말이라도 공치사를 받는다. 바늘귀에 실을 꿰려면 지극정성이 필요하다. 손끝에 침을 묻혀 실을 비벼 꼰 채 공을 들인다. 나이 들면 돋보기를 코 위에 얹고서도 헛손질을 할 때가 허다하다.색실을 끼워 바느질을 한다. 연(姸)은 닿고 선(鮮)은 베풂이다. 바늘 끝으로 오작교를 놓고 해묵지 않은 마음끼리 열게 해준다. 시집가는 딸에게 친정어머니가 반드시 챙겨주는 혼수용품이 반짇고리다. 그 가문의 풍습을 익혀야 하는 새댁에게 바느질 도구는 예절만큼 중요하다. 시집살이가 바늘방석 같아도 손끝만 야무지면 사랑받을 거라고 딸의 어깨를 다독인다. 새색시 손맵시 좋다는 말은 음식솜씨와 바늘 끝에서 나온다고 했다.현모양처일수록 바늘을 놀리는 손재주가 다재다능하다. 갓 시집간 며느리는 시어머니 곁에 앉아 집안의 풍습과 가풍을 전수받는다. 기성복이 흔치않아 한복은 손으로 직접 지어내야만 했다. 눈썰미가 없으면 바지저고리를 짓는 건 곤욕이다. 잘못 뒤집으면 팔 다리가 문어발마냥 몇 가닥이 나와 버린다. 한복의 멋을 살리는 데는 예전부터 바늘 솜씨가 좋아야만 흉잡히지 않았다.햇살좋은 날은 앞마당에 빨랫줄이 쳐지고 바지랑대가 이불호청을 떠 받들고 있다. 풀 먹은 이불이 꾸덕꾸덕해지면 끝자락을 서로 맞당겨 주름을 펴고 발로 자근자근 밟는다. 대청마루에 놓인 다듬잇돌을 사이 로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무릎맞춤을 하고 앉아 방망이질을 한다. ‘토닥토닥’ 장단 맞추는 소리가 골목길에 울려 퍼진다.주름이 완만하게 펴진 모시두루마기 손질은 마무리가 까다로웠다. 참나무 숯불을 놋화로에 담고 인두를 꽂았다. 시름시름 앓아가는 불을 인두로 지그시 잠을 재웠다. 끝이 날렵한 인두는 동정받침의 끝을 닮았다. 바늘로 시침질을 하고 앞으로 돌려 인두로 지그시 눌려주면 저고리 앞섶 모양이 살아났다. 한복이 갖춰지면 이젠 바늘로 버섯코를 세울 차례다. 버선코를 살리는 데는 바늘 끝만 한 게 없다. 바늘 끝으로 끌어올리면 버선코가 오뚝 살아났다.아름다운 선을 이어주는 바늘은 대가족 제도다. 굵은 것과 가느다란 게 섞여 도합 스물네 개. 바늘 한 쌈이라 부른다. 연(姸)과 선(鮮)을 잇는 도구라 쓰임새에 따라 다르게 사용된다. 주로 어머니들의 전용이 라 가정마다 상비약처럼 구비되어 있다. 하잖게 여길지 몰라도 생활용 품이라 없으면 불편하다. 아무리 바빠도 그것의 허리에 실을 묶어서 쓸 수 없다는 의미심장한 속담까지 담고 있다.비가 그치면 지렁이가 기어 나오던 골목에 하나 둘 호롱불이 켜졌다. 그 아래서 앉아 어머니는 구멍 난 양말을 꿰맸다. 볕 좋은 날 빨았던 이불호청은 멍석을 펴놓고 시침질을 했다. 묵직한 솜이불은 돗바늘로 속통을 떠주지 않으면 뭉치거나 포장지처럼 펄럭거렸다. 거개 형제가 많아 바늘 한 쌈처럼 이불 속에 오글오글 발을 모으고 살았다.혼사를 준비하던 언니는 25번사 프랑스 자수실로 한 땀 한 땀 십자수를 놓았다. 베개 모서리엔 봉황을 수놓고 횃댓보엔 다복솔을 새겼다. 내가 입은 내의는 무릎이 구멍이 뚫리고 소매 깃이 낡아 나달나달했다. 어머니는 자투리 천으로 여러 모양을 본떠 무릎에 덧대어주었다. 팔꿈치와 무릎 위에는 동물농장마냥 온갖 그림이 그려졌다. 가끔 바느질을 할 때면 되돌아볼 추억이 있다는 건 그리움을 삭히는 특효약이 된다.‘한국의 미’를 살려주는 조각보는 우리 고유의 생활민예품이다. 자투리 천을 조각조각 잇대 만든 오방색 밥상보는 장인정신이 오릇이 스며든 것 같다. 고전을 살려 현대감각에 맞춰 전통미를 살려낸 멋스러움은 한복과도 잘 어울린다. 어느 나라에서 바늘 끝 하나로 그처럼 아름다움 민속예술을 이어오는 걸 보았는가. 조선여인의 바느질 솜씨는 외국인들을 탄복하게 만든다.연(姸)이 끝나는 곳에 선(鮮)이 있다. 아무리 편리한 세상이라도 바늘로 할 게 따로 있다. “필요가 사라지면 도구는 유물이 된다”는 말이 있지만, 풍경은 사라져도 그리움이 쌓인 사연은 사라지지 않는다. 평생 바느질을 해온 조선여인은 손에서 바늘을 놓지 않을 것이다.연(姸)이 끝나는 곳에 선(鮮)이 있다. 아무리 편리한 세상이라도 바늘로 할 게 따로 있다. “필요가 사라지면 도구는 유물이 된다”는 말이 있지만, 풍경은 사라져도 그리움이 쌓인 사연은 사라지지 않는다. 평생 바느질을 해온 조선여인은 손에서 바늘을 놓지 않을 것이다.

2019-10-27

라우다떼합창단 정기연주회 28일 포항 효자아트홀

천주교 대구대교구 제4대리구(대리구장 최재영 주교대리 신부) 라우다떼 합창단(단장 이상구·지도 신부 한창현)의 제14회 정기연주회사진 ·포스토가 28일 오후 7시30분 포항 효자아트홀에서 열린다. 포항지역에서 처음으로 가톨릭 신자들로 구성된 라우다떼합창단은 이날 신자들과 시민들을 초청해‘음악으로 소통하는 무대’를 마련한다.라우다떼합창단은 40명 규모의 가톨릭 신자 혼성 순수 아마추어 합창단. 2006년 창단 이후 매년 정기연주회, 천주교-불교 상생음악회, 포항합창음악제 등에서 실력을 발휘한 바 있다.‘라우다떼’는 라틴어로 ‘영광’ 혹은 ‘찬미하다’란 뜻이다.이번 공연에서는 로저스의‘사운드 오브 뮤직’을 비롯 흥겨운 국내외 명곡과 거룩한 성가곡 모차르트 ‘라우다테 도미눔(Laudate Dominum)’, ‘초우’‘마이 웨이’ 등 친숙한 가요와 팝송, 그리고 포항지역 북한이탈주민과 함께 구성된 통일여성합창단이 함께 출연해 깊어가는 가을 밤, 아름답고 풍요로운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이상구 라우다떼 합창단장은“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고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포항지역의 북한이탈주민과 함께 구성된 통일여성합창단을 초청하는 특별 음악회를 준비했다”며 “지역사회에 믿음과 신뢰, 소통을 위한 작은 힘을 보태고자 한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7

포항문화재단, ‘도시문화 상생’ 업무 협약 체결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은 24일 포항문화예술회관 회의실에서 영등포문화재단(대표이사 강원재)과 도시문화 상생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이번 협약식에서 차재근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와 강원재 영등포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양 도시의 지역문화진흥 및 도시문화의 성장 발전 등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업무협약서 내용으로는 첫째 문화-도시-재생을 주제로 하는 상호교류와 협력, 둘째 양 도시간 문화예술, 청년, 사회적경제, 마을공동체 주체들의 네트워크 형성과 지속적 교류, 셋째 공연장, 전시관 등 양 기관이 운영하는 문화공간의 활성화, 넷째 수변, 철, 창작클러스터, 예술기술융복합, 문화도시 등 양 도시의 공통 관심을 기반으로 추진하는 축제, 포럼, 교육, 창작지원 프로젝트를 상호 협력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차재근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영등포와 포항은 문화적으로 공통점이 많은 지역으로 상호 협력을 통해 사업의 지속발전과 성과제고를 위한 지표 개발 및 확산을 위해 상호 교류하기로 했으며 특히 양 도시간 청년들과의 지속적 교류를 통해 창작지원 프로젝트가 활성화 돼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4

‘올재클래식스’ 32번째, 관자·순자·주역 발간

(사)올재(이사장 홍정욱)는 권당 2천900원에 판매하는 ‘올재 클래식스’ 32번째 시리즈로 중국 고전 ‘관자’, ‘순자’, ‘주역’을 출간했다.‘관자’는 춘추시대 제나라 재상을 지낸 관중(管仲, ?∼기원전 645) 사상을 정리한 고전이다. 고사성어 ‘관포지교’(管鮑之交) 주인공인 관중은 중국 최초 정치경제학자로 평가받기도 한다. 그는 예의와 염치를 아는 구성원을 기르고, 부국강병을 이룰 다양한 방법을 소개했다.‘순자’는 합리적 실천 유학을 추구한 순자 사상을 집대성했다. 예치주의를 주창한 그의 저서는 법가를 비롯한 제자백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알려졌다.천지만물의 도덕과 인간이 본받아야 할 도덕이 내재돼 있어 동양철학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지는 ‘주역’은 미래를 예측해, 좋은 일을 추구하고 흉한 일은 피하고자 하는 인류의 노력이 수천년 집약된 철학서다. 64괘에 담긴 자연에 대한 통찰과 인간사의 보편적 지혜를 탐구할 수 있는 주역에 대해 공자는 “만년에 ‘역’(易)을 좋아해, 이 책을 읽다가 가죽끈이 3번 끊어졌다”고 말할 정도로 주역 공부에 매진했다.‘관자’는 두 권으로 구성됐으며, 두 종 모두 고 신동준 21세기정경연구소장이 번역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4

경계와 단절을 넘어타자를 향한 공감

올가 토카르추크. /연합뉴스2018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57)의 대표작 ‘방랑자들’(민음사)이 출간됐다. 스웨덴 한림원은 수상자로 토카르추크를 선정하면서 “삶의 한 형태로서 경계를 넘어서는 과정을 해박한 열정으로 그려낸 서사적 상상력”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일찍이 폴란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타인과 교감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야말로 글쓰기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토로한 바 있는 토카르추크의 작품 세계는 본질적으로 경계와 단절을 허무는 글쓰기를 통한 타자를 향한 공감과 연민을 탐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는 대표작이 바로 ‘방랑자들’이다. 작가는 소설을 가리켜 “국경과 언어, 문화의 장벽을 뛰어넘는 심오한 소통과 공감의 수단”이라고 말했는데, 작자가 지향하는 이러한 가치가 무엇보다 생생하게 빛나는 대표적인 작품이기도 하다.2008년 폴란드 최고의 문학상인 니케 문학상을, 2018년도에는 맨부커 상 인터내셔널 부분을 수상한‘방랑자들’은 단선적 혹은 연대기적인 흐름을 따르지 않고, 단문이나 짤막한 에피소드를 촘촘히 엮어서 중심 서사를 완성하는 패치워크와도 같은 이야기 방식이 가장 절묘하고 효과적으로 활용된 사례로 평가받는다. “물리적인 이주(移住)와 문화의 이행에 초점을 맞춘, 위트와 기지로 가득한 작품”이라는 한림원의 평가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작품이다.휴가를 떠났다가 느닷없이 부인과 아이를 잃어버린 남자, 죽어 가는 첫사랑으로부터 은밀한 부탁을 받고 수십 년 만에 모국을 방문하는 연구원, 장애인 아들을 보살피며 고단한 삶을 살다가 일상에서 탈출해 지하철역 노숙자로 살아가는 여인, 프랑스에서 사망한 쇼팽의 심장을 몰래 숨긴 채 모국인 폴란드로 돌아온 쇼팽의 누이, 다리를 절단한 뒤 섬망증(8B6B妄症)에 시달리는 해부학자, 지중해 유람선으로 생의 마지막 여행을 떠나는 그리스 문명의 권위자….‘방랑자들’은 여행, 그리고 떠남과 관련된 100여 편이 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기록한 짧은 글들의 모음집이다. 어딘가로부터, 무엇인가로부터, 누군가로부터, 혹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도망치려는 사람들, 아니면 어딘가를, 무엇을, 누군가를, 혹은 자기 자신을 향해 다다르려 애쓰는 사람들, 이렇듯 끊임없이 움직이고, 이동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각양각색의 이야기가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쳐진다.소설의 제목은 고대 러시아 정교의 한 교파인 ‘달리는 신도들’에서 착안한 것이다. 그들은 온갖 악으로 가득 찬 이 세상에서 정체되거나 머물러 있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고, 이동하고 장소를 바꾸는 것만이 악을 쫓아낼 수 있는 길이라고 믿었다. 소설의 첫머리에서 토카르추크는 다음과 같은 모토를 선언한다.“내 모든 에너지는 움직임에서 비롯되었다. 버스의 진동, 자동차의 엔진 소리, 기차와 유람선의 흔들림.”(본문 19쪽)모스크바의 지하철역 주변에서 노숙하는 정체 모를 노파의 에피소드를 통해 토카르추크는 인간이 한곳에 너무 오래 머물러 어떤 장소나 사물에 얽매이게 되면, 근본적으로 나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역설한다. 관습과 타성에 젖어 익숙한 것만을 찾는 인간은 현재에 안주하기 위해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기계적으로 순응하게 되고, 더 이상 모험이나 행복을 갈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멈추는 자는 화석이 될 거야, 정지하는 자는 곤충처럼 박제될 거야, 심장은 나무 바늘에 찔리고, 손과 발은 핀으로 뚫려서 문지방과 천장에 고정될 거야. (….) 움직여, 계속 가, 떠나는 자에게 축복이 있으리니.” (본문 391~392쪽)올가 토카르추크. /연합뉴스토카르추크는 우리를 쉼 없이 움직이게 만드는 여행이야말로 인간을 근본적으로 자유롭게 해 줄 수 있음을 역설한다. 그리고 우리가 머무는 공간, 우리가 움켜쥐고 있는 소유물,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삶의 본질적인 요소는 아님을 일깨운다.‘방랑자들’은 여러 이야기를 직조한 다성적 구성을 취하고 있다. 불과 10여 개의 문장으로 이뤄진 짧은 텍스트도 있고, 중편소설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긴 분량의 이야기도 있다. 여행기의 형식을 취하고는 있지만, 실은 독자로 하여금 한 문장, 한 문장을 곱씹듯이 읽으며 사색을 하도록 유도하는 철학적인 이야기들이다. 또한 읽을 때마다 매번 다른 느낌과 해석이 가능한 유동적이고 가변적인 텍스트이기도 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4

대구 출신 여류작가 남홍 ‘솟는 해, 알 품은 나무’전

대구미술관(관장 최은주)은 내년 1월5일까지 대구 출신 여류작가 남홍(63)의 ‘솟는 해, 알 품은 나무’전을 4, 5전시실에서 개최한다.대구미술의 세계화를 위해 지역작가를 조명·연구하는 전시의 일환으로 마련했다.이번 전시에는 30여 년간 프랑스에서 활동한 남홍 작가의 200호 이상의 대작을 중심으로 1980년대부터 근작까지 모두 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작품의 크기에서 나오는 웅장한 기세와 화려한 붓놀림이 평면부조회화와 어울려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무한 발산하고 있다.남홍 작가는 한국에서 불문학을 전공하고 1982년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8대학 조형미술과에 진학해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5년 한국인 최초로 베니스 비엔날레 오프닝 퍼포먼스를 펼친 작가는 80년대 앵포르멜 경향의 추상회화로 살롱전에 출품해 여러 차례 입상했으며, 프랑스 문화협회 황금 캔버스상, 플로랑스 비엔날레 대통령 특별상을 수상해 이름을 알렸다.또한 프랑스 국유의 오베르성 초대전, 한·불 수교 120주년과 130주년 파리 16구청 초대전, 이탈리아 루카 미술관 초대전, 모나코 초대전 등 해외 유수 전시에 참가하며 예술성을 인정받았고 최근 대구에 귀향해 활발하게 작업 중이다.작가는 한국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산, 나무, 꽃, 하늘, 구름 등 자연을 소재 삼아 생명과 희망을 염원하는 작업을 주로 한다.유학 초기 종이 모서리를 태워 화면에 부착하는 콜라주 작업도 시도했는데 이러한 작업은 정월 대보름 소원 적은 종이를 촛불에 태우며 자손들의 이름을 정성스레 부르던 할머니와의 추억과 연결돼 있다.대구미술관 전시도 이러한 작가 작업 세계와 연장선에 있다.전시 제목 ‘솟는 해, 알 품은 나무’는 많은 사람이 밝은 희망과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기원하는 작가의 예술 의지를 담은 것으로 ‘해’, ‘나무’, ‘산’, ‘나비’, ‘봄’을 주제로 했다. 입장료 성인 1천원, 어린이·청소년 700원./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2

한국화가 최우식 초대전… 27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B관

한국화가 최우식 초대전이 오는 27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B관에서 열린다.우리 전통의 수묵화법에서 탈피해 현대적이며 실험적인 작품을 통해 새로운 한국화의 조형세계를 정립해 나가고 있는 최우식 작가의 30여 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국내 문화유산 답사 스케치 기행에서 영감을 얻은 추상적 이미지와 절터, 불상 등을 섬세하고 거친 필력에 담았다. 자연의 심오한 이치를 묘사한 그의 작품은 오성(悟性)의 감동을 지극히 순간적인 방식으로 표출한다. 최근에 천착하고 있는 동양적 사유를 담은 완연한 추상의 경지를 일필휘지로 작업하고 있는‘상’연작도 전시한다.장미진 미술평론가는 “‘천지 만물이 지니는 생생한 느낌을 표현한다’는 개념의 ‘기운생동’은 최우식의 작품을 관통하는 중요한 정신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감정을 순간적 필력으로 표현한 근작들은 기존 작품과는 차별화된 화면 구성을 보여 오고 있다”고 평가했다.최우식 작가는 울산 출생으로 영남대 미대와 동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했으며 개인전 27회, 단체전 200여 회를 열었다. 대구미술대전·경북미술대전 심사위원, 대한민국 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 신라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 대한민국 새하얀미술대전 심사위원장을 역임했고 현재 대구미술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대구미술대전 최우수상, 경북미술대전 최고상, 미술의 해 기념 대한민국 솔거미술대전 대상 등을 수상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2

“사랑합니다, 고객님”… 콜센터 상담원과 한국사회 이야기

포항시립연극단은 제181회 정기공연으로 연극 ‘전화벨이 울린다’(이연주 작·이은준 연출)를 오는 24∼26일 포항시립중앙아트홀에서 선보인다. 연극 ‘전화벨이 울린다’는 콜센터 상담원의 일상을 통해 현대의 생존과 실존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하루에도 수백번, 수만번씩 전화를 받는 감정노동자의 고충을 통해 생존을 위해 살아가면서 그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계층·계급·관계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메시지를 함께 전한다.콜센터 상담원인 수진이 전화 상담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악몽에 시달리고 감정 조절에 실패하던 중, 고시원 옆방에 사는 연극배우 민규에게 연기를 배우며 가면 쓰는 법에 익숙해져간다. 이때 회사에서 뜻밖의 구조조정 소식이 들려오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는다.수진은 요즘 들어 감정을 조절하는 일이 쉽지 않다. 매일같이 반복된 감정 노동에 시달리며, 수화기 너머 지어보이는 ‘가짜 웃음’ 때문에 ‘진짜 웃음’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급기야 자신의 정체성과 삶에 대해 스스로 던지는 실존적인 질문에 혼란스러워한다. 매일밤 화염이 급습한 화재 현장에 혼자 갇힌 채 “아무도 없어요? 저 좀 도와주세요!”를 외치다 벌떡 일어나는 수진은 고시원 옆방 남자의 웅얼거리는 소음 때문에 잠을 설친 탓에 지각의 연속이다. 가뜩이나 늦어서 눈치가 보이는 아침, 팀장이 수진을 불러 모니터링한 고객과의 대화녹음을 들려준다. “사랑합니다, 고객님!”이라는 인사말이 무색하게 대뜸 전화요금이 많이 나왔다며 윽박지르고 다그치는 고객을 향해 수진은 그만 ‘음소거’ 버튼을 누르지 않은 상태에서 “아, ×새끼…. 아침부터 왜 소리 지르고 지랄이야!”며 욕을 내뱉고 만다. 전화상담 수년 차임에도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팀장의 꾸짖음에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는데….연극 ‘전화벨이 울린다’는 2016년 서울연극센터 유망예술지원사업인 ‘뉴스테이지’에 선정돼 2017년 서울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선보였던 초연에서는 많은 관객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3월엔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 재공연되기도 했다.이번 공연은 서울 대학로에서 연출가로써 입지를 굳히고 있는 이은준 연출자가 연출을 맡아 섬세하고 밀도 있는 짜임새로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이은준 연출자는 “콜센터 직원들의 일상이야기지만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라며 “어쩌면 우리 모두는 밝은 목소리 뒤에서 입술을 깨무는 콜센터 직원일지도 모른다, 공연을 통해 느낀 마음 속 파문이 극장 밖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증폭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하지희, 김용운, 김나윤, 이원욱, 김용화, 윤주미, 김순남, 권수정, 최현아, 김민철, 정구익, 장희랑 등 15명이 출연한다. 공연시간 24, 25일 오후 7시30분, 26일 오후 4시. 입장료는 5천원이며, 단체 20인 이상과 복지할인은 3천원으로 예매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2

“바다에서 즐기는 인문학축제에 초대합니다”

오는 26일부터 11월3일까지 8일간은 ‘2019 인문주간’이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중심이 돼 전국에서 인문학 대중화의 축제가 벌어진다.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은 ‘2019 인문주간’을 맞이해 기간 동안 경북대 인문학술원과 함께 포항시 곳곳에서 다채로운 인문학 행사를 개최한다.인문주간 행사는 교육부가 인문학 대중화를 위해 2006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사업으로 매년 10월 마지막 주를 인문주간으로 정하고, 전국 주요 도시에서 인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2019 인문주간 행사는 전국 인문도시로 선정된 지역에서 동시에 진행된다.올해 포항시에서 개최되는 ‘인문주간’은 바다도시 포항의 인문자원에 주목해 ‘인문학과 바다’를 중심으로 시민들이 인문학과 소통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 풍성한 행사를 마련했다.포항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임의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나루터문화놀이창고(구 수협냉동창고)에서 오는 26일 오후 3시 ‘인문주간’ 개막식이 개최된다.입체 낭독극 퍼포먼스 공연과 윤재석 경북대 인문학술원장의 주제 강연‘바다 옆에서 철학하기’와 ‘바다의 눈으로 바다를 보다’라는 주제로 이윤길 국제 옵서버(International Scientific Fisheries Observer)의 토크 콘서트가 이어진다.29일은 ‘조선의 마지막 군마!’를 주제로 장기읍성,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호미곶, 난바 등대장 위령비 등 일제강점기 장기, 구룡포 일대를 지배했던 도가와 야사부로를 비롯한 일본인들의 행태를 재인식해 보고 역사적 장소를 찾아 떠나는 스토리텔링 테마기행이 진행된다.이어 31일에는 ‘푸른 바다 물빛 닮은 사람들’을 주제로 바다와 관련된 직업을 가진 인물의 작업 현장을 찾아 그들의 삶과 애환을 통해 바다와 함께 하는 삶의 의미를 읽는 현장토크가 진행된다.이외에도 26일부터 11월 3일까지 ‘바다와 어구’를 주제로 한 주제전시가 (구)수협냉동창고 일대에서 열리며, 11월2일 (구)수협냉동창고에서는 여러 예술극단의 입체 낭독극 공연이 예정돼 있다.11월 3일 꿈틀로 문화경작소 청포도다방에서 입체낭독극 및 폐막식 특별 공연으로 2019년 인문주간 행사는 막을 내린다.차재근 포항문화재단 이사장은 “이번 행사는 포항 바다를 통해 바다의 인문학적 가치를 재조명해보는 작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보다 가까이 인문학의 가치를 체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한편, 인문도시 지원사업은 ‘영일만 친구, 인문학에 철들다 : 미래를 여는 환동해 역사문화도시 포항’이라는 주제로 포항시가 경북대 인문학술원과 공동으로 기획해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3년간 교육부로부터 약 4억5천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진행되는 사업으로 포항의 인문학적 자산을 시민들과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1

변진섭의 ‘7080 낭만콘서트’ 25일 대구 웃는얼굴아트센터

대구 웃는얼굴아트센터는 오는 25일 오후 7시30분 청룡홀에서 80~90년대 ‘최고의 감성 발라드 황제’ 변진섭사진이 출연하는 ‘7080 낭만콘서트’를 마련했다. 가수 변진섭은 1980년대 후반에서부터 1990년대 가요계를 평정한 발라드의 황제로 불리는 영원한 청춘의 아이콘 가수다.MBC 신인가요제 ‘우리의 사랑 이야기’로 1987년 데뷔해 1집 앨범 ‘홀로 된다는 것’으로 대한민국 최초의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신인상과 대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듬해 선보인 2집 ‘너에게로 또 다시’로 두 번째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앨범에 수록된 전곡이 차트 순위권을 석권하는 등 발표하는 앨범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발라드 가수로 사랑받고 있다.‘너에게로 또다시’, ‘희망사항’, ‘숙녀에게’, ‘홀로된다는 것’ 등 변진섭의 주요곡으로 90분간 진행될 이번 콘서트는 7080세대에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음악 여행을 선사할 예정이다.이성욱 웃는얼굴아트센터 관장은 “중장년 세대에게는 옛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젊은 세대에게는 부모 세대가 즐겨 부르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무대로 세대간 문화공감이 가능한 공연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석 5만원(회원 4만원).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1

포항시립미술관 ‘제로를 찾아주세요’ 이벤트 진행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23일부터 11월17일까지 개관 10년 기념 특별전‘제로 ZERO’SNS 인증 이벤트‘제로를 찾아주세요’사진·포스터를 진행한다. 전시 인증샷 또는 포항시내·외 전역에 홍보되고 있는 전시 포스터, 가로등 배너, 현수막, 영상 광고 등을 찾아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하면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이번 이벤트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진행되며 20명을 선정해 제로 KIT를 증정한다.제로 KIT는 제로전시 포스터, 가방, 홀더, 마우스패드로 구성돼 있다.자세한 내용은 포항시립미술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포항시립미술관 측은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이벤트를 통해 미술관과 전시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고 시민들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제로 ZERO’전은 포항시립미술관과 독일 제로파운데이션이 공동 기획했으며 제로의 미술사적 의의를 조명하는 아시아 미술관 첫 번째 대규모 전시다.‘영’(零)을 뜻하는 ‘제로’(ZERO)는 1950년대 후반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태동한 ‘국제미술운동’으로 예술과 기술을 접목시키고 빛이나 움직임 등과 같은 비물질적 재료를 사용해 새로운 형식의 작품을 선보이면서 현대미술 발전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전시 입장료는 무료이며 2020년 1월27일까지 진행된다. 시민들의 전시 이해를 돕기 위한 전시해설 투어도 마련돼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1

스위스 무직콜레기움 빈터투어 대구 공연

미샤 마이스키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관현악단인 스위스 무직콜레기움 빈터투어가 오는 26일 오후 5시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무대에 오른다. 2019 월드오케스트라시리즈의 두번째 무대다.1629년 왕립연주단체로 창립된 무직콜레기움 빈터투어는 슈트라우스, 스트라빈스키, 베베른 등 당대 최고 작곡가들의 작품을 받았을 정도로 유럽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실력을 자랑한다. 연간 30회의 월드투어를 비롯해 70회의 공연을 진행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이번 무대에서는 섬세한 디테일과 폭넓은 시각으로 수많은 연주자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 지휘자 토마스 체트마이어, 세계적인 첼로 거장 미샤 마이스키가 함께 무대에 올라 베토벤, 슈만, 브루흐의 명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1629년 창단된 무직콜레기움 빈터투어는 슈트라우스, 스트라빈스키, 베베른 등 당대 최고 작곡가들의 작품을 받았을 정도로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오케스트라 중 하나다. 고전, 초기 낭만주의, 20세기 작품을 망라하는 레퍼토리를 소화하면서도 빈틈없는 연주와 관객의 눈높이를 맞춘 혁신적인 작품으로 스위스 대표 오케스트라로 자리매김 했다.이번 공연 지휘는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로 세계적 찬사를 받는 토마스 체트마이어가 맡는다.미샤 마이스키는 냉전시대에 소련과 미국에서 활동한 로스트로포비치와 피아티고르스키를 사사한 유일한 첼리스트이자 장한나의 스승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지난 30년간 빈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 파리 오케스트라 등과 35장 이상의 앨범을 발매했으며, 독일 레코드 상, 올해의 디아파종 도르상 등을 수상했다.연주곡은 공포정치 속에서도 승리를 다짐하는 베토벤의 ‘에그먼트 서곡’, 흔히 ‘운명 교향곡’으로 불리며 청력을 잃어가는 상황 속에서도 운명을 극복하는 인간의 의지를 그린 ‘교향곡 제5번’, 동양적인 비애와 종교적 정열이 넘치는 부르흐의‘콜 니드라이’등을 들려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0

작가와 시민들이 만드는 ‘예술마당’

포항 지역 예술인의 다양한 작품과 상품을 만날 수 있는 ‘꿈틀로 예술산책 298놀장’이 오는 2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 일대에서 열린다.‘예술산책’은 꿈틀로 메인거리의 번지수가 298번길(포항시 북구 중앙로 298번길)로, 한 달에 한번 정례적으로 꿈틀로 일대에서 입주작가와 지역주민, 시민이 펼치는 예술장터를 뜻한다.이날은 꿈틀로 입주작가 24개팀의 창작공간 개방과 지역 내 40여 팀의 셀러들이 참여하는 아트 플리마켓, 옛 아카데미 극장의 장소성을 살린 공연이 문화공판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지역주민의 협업도 눈에 띈다.문화품앗이 등 지난해 꿈틀로를 중심으로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을 거치며 생긴 지역주민과의 문화적 방식의 관계형성을 지속적으로 맺어가고 있다. 예술산책의 원활한 행사를 위해 열린 화장실, 차 없는 거리를 위한 주차에 적극 협조하는 등 지역주민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축제로 완성해 나가고 있다. 예술산책과 더불어 ‘2019 문화-도시-재생 전문가강의공동연수회’도 동시에 열린다.24~25일 열리는 4차 공동연수회에서는 문화도시, 문화적 도시재생 및 문화-도시-재생 현장에 관한 다양한 주제로 집담회와 토론회가 준비되며, 25일은 각 사업지별 사업 현황과 경험을 함께 나누는 지혜공방을 꿈틀로 내 예술가 창작공간 9곳에서 개최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0

애국·애민 석곡 발자취 따라…

포항 출신의 조선말 대학자 석곡 이규준 선생을 선양하기 위한 ‘2019 석곡 인문학 축제’가 26, 27일 양일간 포항시 남구 동해면 청룡회관과 석곡도서관 일원에서 펼쳐진다.이번 행사는 포항시가 근대 한의학과 문학, 천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 큰 업적을 남긴 이규준 선생의 일생과 사상, 학문적 업적을 더욱 깊이 있게 연구하고 선생의 업적을 이번 축제를 통해 시민들에게 널리 알림으로써 시민 모두가 함께 느끼고, 자긍심을 갖게하기 위해 마련했다.석곡 이규준석곡 이규준(石谷 李圭晙·1855∼1923)은 조선 철종 6년인 1855년 포항시 남구 동해면 임곡리에서 출생해 대부분 독학으로 유학은 물론, 한의학과 천문학 등 다방면에서 학문적 업적을 이뤘고, 특히 사상체질을 주창한 동무 이제마와 함께 근대 한의학의 양대산맥으로 평가하고 있다.‘황제소문대요’, ‘소문대요’, ‘의감중마’등 한의학 분야와 ‘석곡산고’, ‘석곡심서’등 문학분야, 천문학분야의 ‘포상기문’, ‘구장요결’ 등 수많은 저서를 남겼다.‘석곡 인문학 축제’는 26일 오후 3시 청룡회관에서 ‘석곡 이규준의 사상, 저술과 학문세계’주제의‘석곡 재조명 학술포럼’으로 문을 연다. 이번 학술포럼에서는 한의학으로만 알려진 석곡의 사상과 학문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위한 학자들의 연구 발표와 토론이 이뤄질 예정이다.이어 27일 오전 10시 동해면석곡도서관에서 펼쳐지는 ‘2019 석곡 인문학축제’본행사에는 행사시작을 알리는 취타대의 길놀이행사와 석곡 코스프레를 시작으로 석곡 선생의 발자취를 되새겨보는 ‘석곡 이규준 선생 홍보영상’과 석곡도서관 시낭송회의 석곡 선생 추모시 낭송이 마련된다. 또 석곡 선생의 시대정신을 통한 포항의 미래를 열어간다는 의미의 ‘석곡! 포항의 미래를 열다’라는 주제의 오프닝 퍼포먼스, 이규준 선생의 일대기 마당극 ‘석곡 마당놀이 석곡뎐’공연 등이 진행된다.연계행사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석곡 일대기와 사상에 대한 특강인 ‘청소년 인문학 강연’과‘나의꿈 나의삶’을 주제로 하는 ‘석곡 인문학 청소년 글쓰기’, 참가자들이 자신의 미래, 포항의 미래를 그림과 메시지로 그리는 ‘다함께 미래를 드리다’등도 운영된다.이와함께 청소년을 대상으로 석곡 선생의 이해를 넓히기 위해 청소년동아리팀들이 직접 참여해 활동하는 ‘또래 친구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마음약국’ 등 10여 개의 청소년 참여부스도 준비된다. 이밖에도 석곡 선생 후학인 소문학회가 운영하는 한방진료와 한방차, 석곡 선생의 천문학을 되짚어 보는 ‘포상기문’ 천문체험 등 다양한 체험들도 진행된다.김용직 포항시 문화예술과장은 “근현대한의학의 독보적인 존재인 석곡 선생은 의료, 약리 뿐 아니라 문학, 천문, 수학, 건축 등 다양한 저술이 있을 뿐 아니라 석곡 서당을 열어 애국과 애민을 실천했고, 그 학문적 성취와 깨달음을 널리 전하기 위해 수백장의 목판으로 책을 만들어 남기고 전하려 애쓰셨던 분으로, 석곡 선생의 발자취를 길이 발전시키고 선양해 나아가는데 더욱 노력하겠다”며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0

만성염증 방치하면 동맥경화·당뇨·암·치매로 발전

건강 검진을 받아도 이상은 없는데 알 수 없는 통증으로 자꾸만 아프다면? 만성염증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만성염증은 동맥경화, 고혈압, 당뇨, 비만, 아토피, 류머티즘, 암, 치매, 우울증 등 현대인의 만성 질환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우리 몸이 스스로 회복하는 정상적인 면역 과정이 ‘급성염증(Acute inflammation)’이라면, 이 과정에 문제가 생겨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지연되는 상태가 ‘만성염증(Chronic inflammation)’이다. 감염 부위에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급성염증과 달리, 만성염증은 전신에 걸쳐서 오랜 기간 뚜렷하지 않은 반응으로 나타난다. 알 수 없는 통증, 지속적인 피로와 불면증, 우울, 불안과 같은 기분 변화, 변비, 설사, 속 쓰림과 같은 위장관 증상, 체중 증가, 회복이 잘 안 되고 자주 반복되는 감기 등 모호한 증상으로 나타나 ‘소리 없는 살인자’라고도 불린다.만성염증의 원인으로는 세균과 바이러스, 미세먼지, 중금속, 환경호르몬과 같은 환경오염 물질, 진통제, 소염제, 항생제의 무분별한 남용, 지나친 운동과 스트레스 등이 꼽힌다. 무엇보다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다. 트랜스지방, 첨가물, 정제곡물, 설탕, 잔류 농약 등 먹거리에 포함된 강력한 ‘생체 이물’, 즉 내 몸에 원래 있지 않았던 것들이 지속적으로 몸속으로 들어오면 면역 반응이 일어나 활성산소가 발생하고, 정상 세포까지 상처를 입는 만성염증으로 고착화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먹거리를 고를 때 만성염증을 일으키는 식품과 줄이는 식품을 똑똑히 구분해야만 하는 이유다.만성염증은 약으로는 치료할 수 없다. 염증을 늦출 수는 있지만, 그 근본 원인을 제거할 수 없고, 더 큰 부작용이 따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을 바꾸는 것이 답이다. ‘만성염증을 치유하는 한 접시 건강법’(판미동)은 염증을 줄이는 식품으로 어떻게 한 끼 식사를 구성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 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17

‘날개’ 이어쓰기 이상을 다시 주목하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이상 ‘날개’중내년은 천재 작가 이상(1910∼1937)이 태어난 지 110년째 되는 해다. ‘천재’와 ‘광인’이라는 꼬리표와 함께 전위적이고 해체적인 글쓰기로 한국 모더니즘 문학사를 개척한 작가 이상은 근대 문인 가운데 그 누구보다도 문학적 자장이 넓고 크다. 그는 시, 소설을 비롯해 수필에서도 뛰어난 작품들을 남겼으며, 그의 문학은 당대뿐만 아니라 100년이 훌쩍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중에서도‘날개’는 명실공히 그의 대표작으로 이상 문학에 대한 관심을 널리 확장시키는 계기를 만들어냈다.식민지 지식인의 불우한 자의식을 그린 소설로, 흥미로운 경구의 삽입을 통해 모더니즘을 실험한 소설로, 자본주의 화폐경제를 재현한 소설로도‘날개’는 그간 다양하게 읽혀왔다.‘정오의 사이렌이 울릴 때’(문학과지성사)는 이상의 대표작 ‘날개’를 여섯 명의 소설가(이승우, 강영숙, 김태용, 최제훈, 박솔뫼, 임현)가 새롭게 이어쓰기를 시도한 작품이다.이승우의 ‘사이렌이 울릴 때’, 김태용의 ‘우리들은 마음대로’, 임현의 ‘진술에 따르면’은‘날개’와 동일한 시공간 및 인물을 공유하면서 비교적 적극적인 방식의 이어쓰기를 시도한다.이승우의 ‘사이렌이 울릴 때’는 ‘날개’의 마지막 장면에 주목한다. 미쓰코시 백화점 옥상에서 정오의 사이렌 소리를 들으며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를 외치는 ‘날개’속 ‘나’를 대면하는 또 다른 ‘나’를 등장시키는 이 작품에서는, 정오의 사이렌 소리만 맹렬할 뿐 그 무엇도 분명한 것이 없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해서도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라는 사실만이 확실할 뿐이다.김태용의 ‘우리들은 마음대로’와 임현의 ‘진술에 따르면’은 공통적으로 ‘날개’ 속 ‘아내’를 초점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겹쳐지는 작품들이다. ‘날개’에서와 달리 김태용의 작품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얻게 된 그녀(‘나’)는 매우 솔직한 여성으로 등장하며,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가 등장하던 영화는 이제 끝났고 새로운 영화가 시작된 것이다”라고, 결국 자의식 과잉의 무능한 남편을 버리고 “나는, 우리들은 이제 마음대로 할 수 있다”라고 선언하는 소설로 읽힌다.임현의 ‘진술에 따르면’은 백화점 옥상에서 투신한 사내의 죽음을 조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투신 장면을 봤다는 목격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내의 아내는 “아무래도 내가…. 그 사람을 죽인 것 같다”라고 자신의 죄를 자백한다. 임현의 작품은 ‘부끄러움’이라는 감정 교환과 관련해 ‘날개’의 화폐경제가 의미하는 바를 날카롭게 분석해보는 소설로서 흥미로우며, 현재적 관점에서 더 많은 논의를 가능케 한다.앞의 세 편의 소설이 ‘날개’의 한 장면 혹은 다른 등장인물들을 극대화함으로써 정전 자체에 대한 적극적인 ‘다시 읽기’를 부추기고 있다면, 강영숙의 ‘마지막 페이지’, 최제훈의 ‘1교시 국어 영역’. 박솔뫼의 ‘대합실에서’는 이상의 ‘날개’를 후경으로 설정하면서 ‘다시 쓰기’의 행위에 더 몰두한다.강영숙의 ‘마지막 페이지’는 어떤 불행한 사건을 공유하고 있는 두 친구의 관계가 그려진다. 하나의 방을 비밀처럼 공유하고 있는 ‘나’와 ‘아내’ 사이의 감정 교환과 서로 간의 오해를 그리고 있는 ‘날개’의 구조는 강영숙의 작품 속에서도 어느 정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최제훈의 ‘1교시 국어 영역’은 대입 시험을 치르고 있는 재수생의 머릿속을 스쳐가는 생각들을 두서없이 나열하고 있는데, 그 의도가 비교적 분명한 풍자소설에 가깝다. 우리가 배운 ‘날개’에 대한 설명들, 즉 ‘현대 문명과의 불화’나 ‘지식인의 내면세계’ 혹은 ‘무력한 지식인의 분열상’이 얼마나 공허한 이야기일 수 있는지를 유머러스하게 확인한다.박솔뫼의 ‘대합실에서’는 이상의 행로를 따라 서울 시내의 거리를, 그리고 동경의 거리를 하릴없이 걷고 있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계속 실패하는 숫자 세기를 반복하면서, 서로 돈을 주고받는 무용한 행위를 반복하면서, 걷다가 멈추고 커피를 마시고 무언가를 기다리고 또 걷는다. 박솔뫼의 작품은 ‘무용한 시간’을 재현하는 소설처럼 읽힌다. 그리고 그 무용한 시간들은 이야기를 읽고 쓰는 시간들을 자연스럽게 환기한다.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9-10-17

포항CBS 창립 19주년 기념 뮤지컬 ‘루카스’

포항CBS는 창립 19주년을 기념해 오는 19일 오후 5시 포항 기쁨의교회 브니엘홀에서‘뮤지컬 루카스’공연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수준높은 문화공연을 통해 생명을 살리며 꿈과 희망을 지역민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마련됐다.뮤지컬 ‘루카스’는 캐나다 토론토의 발달장애인 시설 라르쉬 데이브레이크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창작된 작품으로 7살 지능의 지적장애인 부부가 선천적인 기형 ‘뇌류’로 태어나도 15분밖에 살 수 없는 아기‘루카스’를 임신하면서 겪었던 실제 이야기를 뮤지컬로 옮겼다.지난 2006년 초연 이후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과 함께 높은 좌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전세계 초청 공연을 비롯해 300회 이상 공연, 10만여 관객이 찾았다.창작 뮤지컬 ‘더 플레이’로 제8회 한국뮤지컬대상 극본상을 수상한 김수경 작가의 탄탄한 필력으로 짜임새 있게 완성된 스토리는 올해 초 소극장 뮤지컬의 흥행신화를 썼던 ‘요한계시록’의 극단 광야와 만나면서 재미와 감동이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무엇보다 15분밖에 만날 수 없는 아기를 기다리는 7살 지능의 부모 ‘앤디’와 ‘줄리’를 비롯해 한마음으로 아기 루카스를 기다리는 데이브레이크 공동체 식구들의 사랑스럽고도 유쾌한 모습이 관객의 호응을 이끌고 있다.관객 리뷰에서는 ‘강추! 꼭 봐야할 공연’, ‘생명의 가장 귀한 가치를 느끼게 해준 작품’. ‘정말 따뜻한 작품’ 등 호평이 이어졌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16

‘영혼구원·교회부흥’ 대규모 집회 열어

지난 11·15 포항 촉발지진의 진앙지였던 흥해읍 기독교 교회 신자들이 영혼구원과 교회부흥을 기도하는 대규모 부흥회를 연다.포항 흥해기독교교회연합회(회장 김두천)는 28일 오후 7시30분 흥해중앙교회에서 ‘흥해기독교교회연합회 부흥사 경회 및 간증집회’의 막을 올린다. 행사는 30일까지 오전 5시, 오후 7시 하루 2회씩 모두 5회 이어진다.참석자들은 포항과 국가발전, 포항 지진피해 주민들의 회복. 한반도 복음통일과 민족복음화, 지역과 열방복음화, 동성애 법제화 저지 등을 위해 부르짖어 기도한다.예배인도는 김두천 목사(산성교회), 박두식 목사(성광교회)가 맡고, 기도는 신철수 장로(달전제일교회), 최형도 장로(흥해제일교회), 정기용 장로(흥해중앙교회) 등이 담당한다.성경봉독은 황태호 목사, 조광혁 목사(좋은교회), 김대한 목사(고현교회)가 하고, 찬양대 찬양은 흥해교회 찬양대, 흥해제일교회 찬양대, 흥해중앙교회 찬양대가 한다. 축도는 남의도 목사(새비전교회), 홍경표 목사(흥해제일교회), 고복남 목사(흥해중앙교회)가 맡고, 오프닝 찬양인도는 새비전교회, 칠포교회, 흥해중앙교회가 담당한다.말씀은 신소걸 목사(순복음우리교회)와 김문훈 목사(포도원교회)가 전한다.신 목사는 첫날 저녁집회와 다음날 새벽집회를 인도한다.신 목사는 코미디언 출신 목회자다.김문훈 목사(왼쪽), 신소걸 목사.장소팔쇼단과 군부대, TV 등에서 30여년 코미디언으로 활동했다. ‘웃으면 복이 와요’, ‘부부만세’ 등에 출연해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아내 인도로 예수님을 영접하게 됐고, 순복음신학교를 졸업했다. 일본 관동 지역에 4개의 교회를 개척했다.김 목사는 고신대 신학대학원과 고려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미국 벨헤이븐 대학에서 명예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신의과대학 간호대학 교목, 크리스천가정치유상담소장 등을 역임했으며, CTS TV, CBS TV, 극동방송 등의 특강강사로 활동하고 있다.저서는 ‘쓰임 받는 사람의 축복’ , ‘한날의 괴로움은 그날로 족하니’, ‘주께서 붙드시는 성도’ 등 14권을 펴냈다.흥해기독교교회연합회 측은 “주와 함께 동행 했던 바울은 고난 가운데 기뻐하는 삶을 살았다”고 강조하며 “우리도 바울처럼 예수안에서 기쁨으로 기도하고 말씀을 묵상함으로 참 행복자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16

천년사찰 주왕산 대전사 산사음악회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 내 천년사찰 대한불교조계종 대전사(주지 법일 스님)에서는 오는 18,19일 이틀간‘제6회 시와 국악의 만남’ 및 ‘주왕산 대전사 산사음악회’가 열린다. ‘청송의 빛과 음악의 만남’이란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첫날 ‘시와 국악의 만남’으로 문을 연다. 국악인 오정해, 남상일이 출연해 우리 소리로 산사의 깊어가는 가을을 노래한다.인기가수 금잔디의 경쾌한 트롯트를 비롯해 디앙상블, 영남국악관현악단의 아름다운 하모니와 선율, 신금산의 시낭송도 준비된다.밤에는 주왕산 기암 비로봉을 배경으로 ‘청송의 빛’이란 주제로 화려한 레이저쇼도 펼쳐진다. ‘청송의 빛: 꽃을 품고 날다’는 태초의 청송·주왕과 연화의 수달래·소헌왕후·항일의병 이야기 등을 빛과 영상에 담은 퍼포먼스로 색다른 무대를 준비했다.둘째날에는 인기가수들이 대거 출연하는 ‘주왕산 대전사 산사음악회’가 마련된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이번 산사음악회는 대전사와 청송군이 공동주최하고 BBS대구불교방송과 청송군의회가 후원한다.인기가수 박상철, 미스트롯 김나희, 망부석의 김태곤, 혼성그룹 코요태, 팝페라 가수 배은희, 장구의 신 박서진 등이 출연해 산사의 가을 추억을 꾸민다.법일 BBS대구불교방송 사장(대전사 주지)은 “천년사찰 주왕산 대전사에서 시와 국악, 레이저 쇼 등이 함께 하는 산사음악회를 개최한다”며 “많은 분들이 참석해 고즈넉한 산사에서 아름다운 가을 추억을 쌓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16

“독립운동가 후손들에 대한 위무와 그들을 기억할 의병기념관 건립돼야”

이상준 향토사학자20여 년간 조선시대 유배문화를 연구하며 이를 지역 정체성으로 확립해 지역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 온 이가 있다. 포항지역 향토사학자 이상준(59)씨다.그는 무려 20여 년간을 음지에 묻혀있던 포항 장기면으로 유배온 조선시대 학자들을 양지로 이끈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의 노력에 힘입어 149회에 걸쳐 장기로 유배 온 220여 명의 조선시대 사람들이 세상과 마주했다.포항의 장기 지역은 조선 태조 1년 설장수를 시작으로 우암 송시열, 다산 정약용 등 211명이나 되는 선비가 이곳을 거쳐 갈 정도로 전남 강진과 더불어 조선시대 중요한 유배지였다. 그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고증을 거쳐 재현하는데 앞장서왔다. 그의 노력 끝에 지난 3월에는 장기면 서촌리에 장기유배문화체험촌이 들어섰으며 최근에 ‘제1회 장기유배문화축제’가 성황리에 개최돼 큰 관심을 모았다.그가 포항지역에서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에 기여한 인사를 격려하는 올해 ‘애린문화상’수상자로 선정돼 시선을 끌고 있다.지난 15일 ‘제9회 애린문화상 시상식’에서 그를 만났다.-여러 권의 저서를 펴내며 포항지역 향토문화와 역사를 올곧이 지켜왔다. 애린문화상을 수상한 소감은.△오래전부터 포항문화원에서 지역의 향토사에 대해 연구를 하고, 발표도 해 왔다. 그래서 재생 이명석이란 분이 포항문화원과 포항의 문화발전에 대해 어떻게 중대한 역할을 하셨는지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저가 이 상의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덜컥 겁부터 났다. 저가 과연 이런 큰상을 받아야할 자격이 되는지, 너무 부끄러웠다.이번에 저에게 내려진 이 상이 앞으로 더 많은 연구와 봉사를 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남은 시간들을 이 일에 더 매진하겠다.-장기 지역 유배문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오랜 기간 연구해 오고 있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조선조 포항 장기면에는 약 220여 명의 유배객들이 저마다 사연을 안고 왔다가 간 곳이다. 지금도 장기에 가면 유배문화의 흔적들이 있다. 영의정을 지낸 퇴우당 김수흥처럼 이곳에서 객사한 유배인도 있고, 이시애의 난에 연루된 사람들의 가족들처럼 끝까지 복권되지 않아 지역민으로 살다가 한과 애환을 품은 채 죽어간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다.이들의 이야기들을 시대별로 엮으면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가 있다. 무슨 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 그들은 유배지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지냈으며, 그들이 남긴 사상과 철학은 장기사람들에게 어떤 형태로 녹아있는지를 헤쳐 보는 작업이 진행 중에 있다. 2019년 6월12일부터 매주 1회씩 경북매일신문 기획 특집으로 ‘장기에 가면 조선왕조 500년이 있다’를 연재하고 있다. 이 작업이 끝나면 이제까지 연재한 글들을 정리하여 단행 권 책자를 발간할 계획이다. 이 책을 읽고 많은 사람들이 장기를 찾아 한번쯤은 유배인과 대화를 나눠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고 싶다.-“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처럼 역사를 통해 현재를 반추하고 교훈을 되새겨야 국가가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민들이 향토역사를 바르게 알고 소중함을 알게 하기 위한 바람이 있다면.△저가 이 영광스러운 상을 받게 된 가장 큰 이유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포항의 3·1운동사’와 ‘포항의 독립운동사’를 집필해서 일제강점기 포항사람들의 독립운동을 정리했다는 점이었다고 생각한다.‘포항의 독립운동사’를 쓰면서 마음이 아팠던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산남의진 2대 의병대장 정환직의 체포현장에 방치돼 있는 무명용사 3인 합장묘가 대표적인 사례다. 죽장면에서 있었던 실화다. 의병활동을 한 사람의 어머니는 일제의 고문에 못 이겨 죽고, 집이 불태워졌으며 젊은 처는 실성해 돌아다니다 불태워진 집 대들보에 목을 매 자결했다. 목 없는 의병 무덤에 대한 사연, 만주로 피신해 갖은 고생을 하다가 광복을 맞아 돌아왔지만 냉랭한 조국의 현실에 대한 배신감을 털어놓은 후손들의 이야기도 생생하게 들었다. 현장에서 순국했거나 옥중에서 사형을 당한 독립운동가의 재판기록이나 사형집행기록은 찾았지만 후손을 찾을 수 없어 막막할 때는 독립된 이 나라에서 편안히 생활하고 있는 우리들이 죄송스럽기만 했다. 하루 빨리 대책이 세워져야 할 것이고, 독립운동 한 의사들의 후손들에 대한 위무가 이뤄져야 된다고 생각했다. 시민 여러분들도 위무 사업에 동참해 포항에 그럴듯한 의병기념관을 하나 건립했으면 하는 바람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1960년 포항 출생△포항문화원 이사 및 감사△2004년 제7회 공무원 문예대전 우수상, 2003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저서 ‘장기고을 장기사람 이야기’‘포항에 뿌리박힌 포은의 자취’‘영일유배문학 산책’‘포항의 3·1운동사’‘포항의 독립운동사’(공저 중 대표집필)‘해와 달의 빛으로 빚어진 땅’(공저 중 대표집필)등 10여 권 출판

2019-10-15

‘제9회 애린문화상’ 시상식 향토사학자 이상준씨 수상 ‘영예’

포항지역 복지재단인 애린복지재단(이사장 이대공)이 지역 문화예술발전을 위해 제정한 ‘제9회 애린문화상’시상식이 15일 포스코국제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시상식에는 이대공 애린복지재단 이사장을 비롯, 이강덕 포항시장, 서재원 포항시의회의장, 최윤채 경북매일신문 사장, 최인석 포항제철소 부소장, 송강 포항지청장 등 지역 인사와 문화예술인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애린문화상은 일제 강점기, 8·15 해방, 6·25 전쟁 등 어려웠던 시기에 포항지역에서 문화·예술의 씨를 뿌리고, 이웃사랑을 실천한 고(故) 재생 이명석(1904∼1979) 선생의 뜻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역사회의 문화적 토양을 가꾸고, 정신적 토대를 다듬는 데 기여한 이들을 찾아 조명·격려하기 위해 지난 2011년 제정됐다.올해 수상자인 향토사학자 이상준씨는 포항 장기 지역을 조선시대 유배지에서 학문을 숭상하고 충절과 예의를 중시하는 유향의 고장으로 거듭나게 하는 데 많은 기여를 했으며‘장기고을 장기사랑 이야기’등의 책을 펴내며 장기 문화유산 발굴에 힘써왔다. 특히 올해 초에는 지역에 흩어져 있는 독립운동에 대한 사적(史蹟)을 찾아내 정리해 포항·영일지역의 항일 운동 사료집인‘포항의 3·1운동사’를 출간해 구한말 포항지역의 의병활동자료, 독립운동자료 등 지역의 역사와 전통의 격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었고 역사 연구 재능기부와 봉사를 통해 향토문화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연오랑 세오녀 설화 연구’(영남대 한국학과)로 석사 학위를 받은 이씨는 ‘해와 달의 빛으로 빚어진 땅’(공저 중 대표집필) 등 포항 근대 문화유산 활용방안 연구에 천착해 오면서 포항의 정체성 찾기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상준씨는 “아직 부족함이 많은 저에게 이런 큰 상을 주신 것은 격려와 독려, 그리고 정진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더욱 노력하여 애린문화상에 걸 맞는 향토사가로 채워가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한편, 애린복지재단은 보건복지부 인가 재단으로 1998년 6월 1일 설립돼 제9회 애린문화상 시상, 제20회 재생백일장을 가졌으며, 사회복지사업, 장학사업, 복지선교사업, 문화예술지원 사업 등 지역사회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매년 약 3억원을 지원해 현재까지 약 50억원을 집행하면서 기독교 정신인 애린·선린(愛隣·善隣)을 실천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15

국립 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경주 무대 오른다

발레계의 스테디셀러로 매년 겨울 전 세계에 크리스마스를 알리는 대표 공연인 ‘호두까기인형’이 경주를 찾아온다.특히 올해는 대한민국 발레를 대표하는 국립발레단의 무대를 만날 수 있다.한국수력원자력(주)이 주최하고 (재)경주문화재단(이사장 주낙영, 이하 재단)이 주관하는 ‘한수원프리미어콘서트-국립발레단 호두까기 인형’이 오는 12월3, 4일 양일 간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 무대에 오른다.‘호두까기인형’은 크리스마스이브에 호두까기인형을 선물 받은 마리에게 펼쳐지는 이야기로, 꿈속에서 왕자로 변한 호두까기인형이 생쥐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마리와 결혼식을 올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화려한 무대 구성과 차이콥스키의 음악, 다채로운 춤이 어우러져 눈과 귀 모두가 즐거운 공연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이번 공연은 30여 년간 볼쇼이 발레단의 수장이었던 살아있는 전설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안무 버전으로, 웅장하고 스펙터클한 구성이 돋보이는게 특징이다. 이는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은 환상적인 동화 속 환상의 나라에 대해 동경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고난도 리프팅과 다이내믹한 회전동작이 선사하는 짜릿한 쾌감으로 관객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한다.끊임없이 움직이는 군무가 보여주는 균형과 대비로 황홀한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1막 눈송이 장면은 무대 위에 떨어지는 눈송이와 24명의 발레리나가 어우러져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각 나라 인형이 추는 ‘디베르티스망’은 작품에 활력을 불어넣고 피날레인 ‘마리와 왕자의 결혼식 그랑 파드되’는 고난도 리프트와 화려한 발레 테크닉으로 관객들에게 짜릿함과 감동을 함께 선사한다.(재)경주문화재단과 한국수력원자력(주)이 협약을 맺어 진행하는 ‘한수원프리미어콘서트’는 지역에선 쉽게 접하기 힘든 고품격 대형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에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신흥무관학교’를 성황리에 마쳤으며, 11월에는 ‘자이언티X헤이즈’ 콘서트를, 12월에는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을 계획해 다양한 장르의 공연으로 경주 지역의 문화예술 향유권을 증진시키고 있다.이번 공연은 지난 7일부터 경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하고 있다. 티켓 정가는 VIP석 8만원,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4만원이며, 경주 시민, 경주시 재학생 및 재직자는 해당 증빙자료를 제시하면 50% 할인된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다. 또한, 10월31일까지는 20%의 조기예매할인이 제공된다. 자세한 정보는 경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www.gjartcenter.kr)또는 문의전화(1588-4925)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