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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집중호우에 농경지 2천861ha 쑥대밭·가축 10만 6천두 떼죽음

장기간 이어온 장마로 경북 지역 농작물과 축산분야 피해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3일부터 경북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계속되면서 이들 지역에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18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번 장마기간 경북에서는 안동, 영주, 상주, 문경, 의성, 청송, 칠곡, 예천, 봉화 등에서 농경지 2천861.5ha(3천520농가)가 피해를 입었다. 이중 벼가 1천459.5ha로 피해가 가장 컸으며, 채소·전작이 640.5ha, 과수 373.3ha, 기타 95.3ha 순으로 피해가 났다.또한, 비닐하우스 14ha, 인삼 3ha, 기타 0.5ha 등 농축산시설 17.5ha와 농경지 유실 150.3ha, 매몰 125.1ha 등 총 275.4ha의 농경지가 피해를 입었다.여기에 문경 농기계임대사업본소가 침수돼 농기계·차량 등 194대가 당장 움직일 수 없게 돼 이곳에서 장비를 임대해 농사를 짓던 농민들도 영농차질이 예상된다.축산분야는 예천 19곳, 문경 10곳, 영주 4곳, 상주·봉화 1곳 등 5개 시·군 35농가가 피해를 입었으며, 이 중 한우농가(연구소포함)가 19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양봉농가 7곳, 양돈농가 4곳, 젖소·산란계농가 2곳, 육계농가 1곳이 피해를 입었다.가축 종류별로는 한우 25두, 젖소 1두, 돼지 952두, 육계 60천수, 산란계 45천수, 양봉 580군 등 10만6천558두수군이 폐사했으며, 이 밖에도 축사 침수 20호, 축사파손 6호(2천146㎡) 등에서 피해가 발생했다.경북도 관계자는 “앞으로도 경북 지역에 많은 비가 예상되고 있는 만큼 피해는 갈수록 늘어날 수 있다”며 “각 농가에서는 기상청 발표 등에 귀 기울여 더 이상 피해가 증가하지 않도록 하고, 비가 그친 뒤에는 농약 등 약제를 살포해 병충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지난 10일부터 내린 비로 전국적으로 3만㏊가 넘는 농지가 침수, 낙과 등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농림축산식품부는 피해 신고가 접수된 농지 면적이 18일 오전 6시 기준 3만1천64.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이는 여의도 면적(290㏊)의 107배에 달한다.피해 농지 중 침수된 농지가 3만319.1㏊로 대부분이고, 침수 농지 중 2만2천314.6㏊는 벼 재배지다.지역별로는 전북이 1만4천572.3㏊, 충남 1만329.7㏊, 충북 2천571.5㏊ 등의 순으로 피해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또 집중호우로 이날 오전 6시 기준 가축 약 69만3천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폐사한 가축 중 닭이 64만4천마리로 대부분이고, 오리가 4만5천마리, 돼지와 소가 각각 3천200마리, 300마리다.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피해 규모를 집계 중인만큼 피해 규모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3-07-18

문경시의회 의원들, 수해피해 현장 동분서주

문경시의회 의원들이 각 지역구를 돌아보며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현장을 점검했다.문경시는 지난 13일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지역 곳곳에서 도로 유실과 산사태, 침수 등 많은 피해가 발생했으며, 시의원들은 피해 현장을 돌아보고 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확인하는 등 시민들의 빠른 일상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18일에는 문경시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문경시 피해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각 지역에서 발생한 피해가 누락되지 않고 신속한 피해 복구가 이뤄지도록 집행부와 함께 대책을 논의했다.시는 현재(18일 오전 8시 기준)까지 평균 342.9mm(최대 동로면 475.0mm)의 비가 내렸으며, 호우경보 및 산사태 주의보가 여전히 발효 중이다.농작물 침수는 628ha, 도로 및 시설물 피해 200여 건, 상·하수도 피해 27건 등의 피해를 보았으며, 오는 21일까지 비 예보가 있어 추가 피해 발생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에 대비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황재용 의장은 “집중호우로 인해 전국에서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안타까운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우리 지역에도 많은 피해와 함께 인명 피해가 발생하여 유가족들과 수재민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집행부와 함께 사전예찰과 대비를 강화하고 신속한 피해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강남진기자75kangnj@kbmaeil.com

2023-07-18

산사태 직감 “어르신 대피하세요”… 주민들 살린 젊은 이장

호우로 5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영주 지역에서 마을이장의 빠른 판단과 대응으로 주민들의 생명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귀감이 되고 있다.18일 찾아가 만난 화제의 주인공은 영주시 단산면 단곡2리 마을이장 이춘길(57) 씨다.이씨는 지난 15일 새벽 마을 뒷산에서 평소 듣지 못한 이상한 소리와 평소 물이 흐르지 않았던 담벼락에서 많은 물이 흐르는 것 등을 보고 산사태 징후를 발견했다.산사태가 발생할 것을 직감한 이씨는 마을 주민들에게 대피하라는 전화와 함께 문자를 전달하고 20가구를 찾아다니며 주민 30여명을 대피시켰다.주민들이 대피를 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야산에서 ‘쿵’하는 소리와 함께 흙더미와 나무가 무너져 내리면서 마을을 덮쳤다. 산사태로 주택 2채가 매몰 됐고 매몰된 주택을 뚫고 내려온 토사는 인근 집들을 덮치는 피해가 났다.대처가 조금만 늦었으면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뻔한 순간이었다.마을회관으로 대피한 주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한다.이춘길 이장은 “사고 하루 전 조종근 면장으로부터 산사태 위험에 대한 대비책과 대피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난 뒤 마을 전체를 둘러봤다”며 “마을 주민들이 통제에 잘 따라줘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조종근 단산면장은 “이번 인명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던 것은 마을 이장의 빠른 판단과 마을주민들의 신속한 협조로 이뤄진 것”이라며 “안전사고에 대한 사전 대비와 예방 활동의 중요성이 증명된 사례”라고 말했다. 조 면장은 이어 “호우가 아직 이어지고 있어 주민들의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 덧붙였다.15일 산사태로 영주지역에서 4명이 숨진 안타까운 상황속에서 더 큰 인명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던 것은 재난대비에 선제적이고 유기적인 대응을 펼쳤기 때문이라는 평가다./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23-07-18

밀려든 흙 치우고 세탁 도와… 자원봉사자 구슬땀

경북 북부에 내린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발생한 지역에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이들은 이재민들의 망가진 생활 터전을 복구하는 데 힘을 보태는데 앞장서고 있다.18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지역 여성단체협의회와 부녀회, 새마을회, 청년회 등 20여 개 민간 단체 소속 자원봉사자 200여 명이 봉사활동에 나섰다.이들은 집중호우가 할퀸 예천을 중심으로 봉화, 문경, 영주 일대에서 한가득 밀려온 토사를 치우거나 침수된 주택을 청소하며 구슬땀을 흘렸다.이재민에게 급식 또는 음료를 제공하며 기운을 북돋우거나 구호품 정리, 세탁 등을 돕기도 했다.이를 위해 예천에는 대한적십자사 급식차 1대, 재해구호협회 세탁차 1대가 운용중이다.문경에 세탁차 3대, 봉화에는 급식차 1대가 가동되고 있다.경북도 관계자는 “지난 16일부터 예천군문화체육센터에 통합자원봉사지원단을 설치해 장비·자원봉사 소요 상황을 파악하며 봉사활동을 지원하고 있다”며 “영주, 문경, 봉화에는 각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통합자원봉사지원단을 운영하는 중”이라고 말했다.경북 적십자의 봉사단원 50여 명은 이날 소방상황실이 있는 예천스타디움에서 이재민과 실종자 수색대원을 위한 도시락을 만들었다. 또 봉사단원 20여 명은 영주 이재민 대피소에서 쉘터를 설치하는 일을 했다.이날 경북 적십자는 예천스타디움에서 점심 식사 250인분을 제공했고, 영주 이재민 대피소에는 이동 샤워차를 지원했다.적십자나 재해구호협회 등 유관단체 외에도 각계에서 이재민을 위한 구호 물품 등 후원이 잇따르고 있다.롯데유통은 생수, 컵라면, 캔 커피 등 식품 628상자를 경북지역에 지원했다.BGF리테일과 이마트24는 각각 380상자, 248상자의 먹을거리를 후원했다./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2023-07-18

체감도 낮은 자치경찰제, 갈 길이 멀다

2021년 7월 출범한 자치경찰제가 올해로 2년째를 맞았다. 하지만 지역 주민에게 여전히 낯설고 체감도 낮은 자치경찰제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자치경찰제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도를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 등에서 80~90%의 응답자가 자치경찰의 존재에 관해 ‘잘 모른다’고 답했다. 경남과 전남에서도 자치경찰제를 알고 있다는 응답이 70%를 넘지 않았다.경북자치경찰위원회에서도 지난 4월 25일부터 6월 7일까지 조사한 도민체감인지도조사가 인지도 조사라기보다는 앞으로 강화되어야 할 정책에 대한 설문조사와 가까워 참여자들의 불만을 샀다. 이처럼 아직 자치경찰제에 대한 주민들의 실질적인 인지도와 체감도는 극히 낮은 게 현실이다.자치경찰제는 지방분권이념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 경찰권을 부여하고 경찰의 설치, 유지, 운영에 관한 책임을 지자체가 담당하는 제도다. 이는 국가 전체를 관할하는 국가경찰(중앙경찰)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중앙집권적 행정 체계가 지방자치제로 변했듯이 국가경찰에서 자치경찰로 바뀌고 주민의 생활과 밀접한 생활안전과 교통·경비 등을 담당하고자 출범했다.지역 맞춤형으로 활동을 시작한 경북자치경찰에서는 거점 병원이 없다는 일선 경찰서의 의견을 반영해 고위험 정신질환자가 24시간 응급 입원할 수 있도록 북부에 전담병원을 지정하기로 한 것으로 첫 안건을 시행했다. 또 관련법에 따라 위원 7명 중 여성위원 3명(여성단체 출신, 변호사, 성폭력 상담소장)을 다양한 직업군으로 구성해 최근 1년간 발생한 지역의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등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위원회는 지역에서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 아동학대, 가정폭력 등에 대한 주민들의 해결 요구가 나타나 범죄우발지역에 대한 순찰 강화와 셉테드(범죄예방 환경설계) 시설 확충으로 주민 생활 밀접 치안 활동 전개 등에 힘을 보탰다. 지난 6월에는 교통협력단체와 동행 간담회를 개최해 현장에서의 실태를 파악하고 활동을 보완하고 있다.이를 통해 지역의 교통 문제를 청취하고 해결해나가고자 한다. 경북자치경찰위원회에서는 대구·경북지역 대학생으로 구성된 경상북도 자치경찰위원회 정책홍보기자단도 활약하고 있다. 대학생들이 직접 자치경찰 정책 콘텐츠를 제작 홍보하고 지역의 치안 문제점을 조사하며 경북도민의 의견을 청취해 경북만의 특색 있는 치안 정책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있다. 주요활동을 보면 경북형 치안정책의 홍보, 가정폭력·학교폭력·스토킹범죄 예방 등 사회적 약자 보호 SNS릴레이 챌린지, 도민소통공감 정책 취재, 우리동네 치안아이디어 발굴 등 다양한 홍보 콘텐츠 제작을 통해 자치경찰에 대한 이해 및 홍보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포항시민 정모 씨(52)는 “아직 자치경찰이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고 이전과 비교해서도 특별한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 일선 경찰에서도 실질적으로 피부에 와 닿게 바뀐 것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자치경찰제 시행 2년 차이지만 과제가 수두룩하고 도 단위나 광역단위가 아닌 지역 단위에서의 주민과 경찰, 시군의 조직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지역마다 맞춤 치안이라고는 하지만 정책들도 비슷비슷하다.여기에 대해 한 전문가는 “실질적인 자치경찰 조직이 없는 상태이고 주민도 모르는 자치경찰이 주민 밀착형이 되려면 파출소가 자치경찰제로 되어야 한다. 그래야 낮은 체감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사권과 예산에 있어서도 안정적이어야 한다”고 전했다./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7-18

‘국공립극단 페스티벌’ 즐기며 더위 잊어볼까요

흰색의 깃털옷을 차려입은 백조 가족이 등장하면서 극이 시작되었다. 안데르센 원작의 ‘미운 오리 새끼’를 각색한 부산시립극단의 가족 뮤지컬이다.하늘을 나는 연습 중이던 백조 가족. 막내 백조의 실수로 아빠 백조가 사냥꾼의 총에 맞아 죽게 된다. 충격으로 기억을 잊은 막내는 날개를 다친 오리 엄마의 도움으로 기억을 잊은 채 살아간다.다른 외모의 막내를 괴롭히는 아기 오리들. 포식자임을 알지만 다친 강아지를 구해주게 된 막내와 엄마 오리. 사냥개에 사로잡힌 오리들을 구하기 위해 나선 엄마 오리. 오리들은 탈출에 성공하지만 엄마 오리는 사로잡히게 된다.그리고 이어지는 막내와 친구들의 엄마 구출 대작전. 극은 한 시간가량 진행되며 미움, 이해, 공포, 사랑 등 여러 감정이 담겨 있다.가족뮤지컬이라 해서 예쁘고 밝은 모습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 이 작품의 매력이다.덕분에 극 중간중간 막내 백조의 감정에 몰입한 어린 아기 친구들이 대성통곡 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그리고 지역의 유명 관광 명소들을 대사 중간에 넣음으로써 관객들에게 친근감과 큰 웃음을 안겨줬다. 왠지 극이 끝나면 반월성에 가서 백조 가족을 찾아야 할 것 같았다.부산시립극단의 미운 오리 새끼는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는 메시지 전달, 지방 어린이들의 문화 체험 빈곤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이번 무대는 제14회 대한민국 국공립극단 페스티벌 프로그램 중 하나다.지난 5일부터 8월 6일까지 8개의 국공립극단이 참여한다.5일 수원시립공연단의 ‘몽연’, 6일 인천시립극단의 ‘전명출평전’, 9일 경산시립극단의 ‘울고넘는 박달재’, 15·16일 부산시립극단 ‘미운오리새끼’, 23일 목포시립극단 ‘보물섬’, 26일 포항시립연극단 ‘펭귄’, 29일 경남도립극단 ‘앙금당실 토별가’, 8월 4, 5, 6일 경주시립극단 ‘1915 경주 세금 마차 사건’ 순으로 경주 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진행된다.그중 ‘울고 넘는 박달재’(5세 이상), ‘미운 오리 새끼’(36개월 이상), ‘보물섬’(36개월 이상) 세 편은 유아들도 함께 관람 가능한 가족 연극이다.그리고 ‘앙금당실 토별가’와 ‘1915 경주 세금 마차 사건’은 초등학생 이상이면 관람 가능하다. 어린 아이를 둔 부모님들은 아이를 데리고 연극이나 영화, 연주회를 보러 가게 되면 지레 눈치가 보여 주눅이 든 적이 많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기 바란다.지역의 단점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문화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국공립 페스티벌은 특별하다. 여러 지역에서 참가한 우수한 극단들의 작품을 한 편에 5천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관람이 가능하다.더 넓게 홍보가 되어 많은 시민들이 혜택을 누림으로써 페스티벌이 오래도록 유지되기를 바란다. /박선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7-18

해바라기

“누나의 얼굴은/해바라기 얼굴/해가 금방 뜨자/일터에 간다/해바라기 얼굴은/누나의 얼굴/얼굴이 숙어들어/집으로 온다”윤동주 시인이 1938년 5월 쓴 ‘해바라기 얼굴’이란 제목의 시이다.해바라기를 자세히 바라본 적이 있는가. 해바라기는 해를 바라기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래서 이름처럼 아침에 해가 뜨는 동쪽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서서히 해를 따라 서쪽으로 움직이는 줄 알았다. 하지만 꽃 자체가 움직이기보다는, 잎들이 움직이는 편이다. 밤에는 서쪽으로 보고있다가 아침에는 동쪽으로 향해 있다고 한다.이유는 빛을 최대한 받아 광합성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한다. 해바라기꽃은 해바라기 안 한다고 하니 낭만은 없어 보인다.윤동주는 누나가 아침에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일어나 일을 가지만, 일터에서 온갖 고생을 하고 돌아온 누나의 표정은 기운이 없어 해바라기꽃이 햇살이 없으면 고개를 숙이듯이, 누나의 기분이나 표정을 꽃에 비유한 것이다. 해바라기를 관찰하고 쓴 게 아닌가 싶다.호미곶으로 해바라기를 보러 간 시간이 낮 12시 즈음이었다. 꽃은 모두 동해를 바라보고 있어서 길가에서는 꽃의 뒤꼭지만 보였다. 그래서 함께 간 일행을 꽃밭 중간으로 걸어가게 한 다음,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 해바라기 얼굴이 카메라를 보는 위치 즉 상생의 손 쪽에서 찍어야 했다. 물론 등돌린 해바라기도 어여쁘긴 하다.포항을 방문하는 관광객의 대부분은 구룡포 호미곶 광장을 찾는다. 그래서 시에서는 봄부터 유채꽃을 심어 노란 빛깔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지게 했다.유채꽃이 진 자리에는 메밀을 흩뿌려 하얀 소금이 뿌려진듯 흐믓한 광경이 펼쳐지게 해서 사람들의 발길을 잡았다.여름이 깊어지면서 메밀꽃이 빛이 바래져 갈 때, 해바라기를 심어서 꽃이 쉼 없이 이어달리기 하게 만들었다.최근엔 관상용으로 주로 키우지만, 본래는 해바라기씨를 얻기 위해 재배해왔다. 씨앗은 간식이나 사료나 약, 혹은 기름을 짜는 데 쓰기도 한다.수천 개의 꽃들이 모인 꽃인 만큼 꿀도 많아서 벌이 자주 모이고 실제로 해바라기꿀도 있다. 재물과 복을 불러들인다고 해서 해바라기 그림을 현관에 걸어두기도 한다.7월에 만개해서 8월 말까지 누나의 얼굴처럼 동쪽으로 서쪽으로 고개를 떨구며 호미곶을 지킬 것이다.새천년기념관 주차장에 주차를 하면 바로 앞에도 해바라기 밭이 있다. 원두막에 등을 돌리고 앉아 사진을 찍으면 쉽게 안생샷을 건질 수 있다. 한 가지 소 키우는 냄새가 꽃향처럼 풍겨서 다소 안타깝다.포항 가까이에 있는 경주는 해바라기를 문화재와 더불어 인증샷을 남기도록 설정했다. 많이 알려진 곳으로는 첨성대 앞이다. 이곳은 사시사철 여러가지 다양한 꽃들이 핀다. 지금은 여름꽃으로 해바라기와 연꽃이 더불어 들을 밝힌다.또 한 곳으로는 월정교 주변이다. 내를 따라 둔치 가득 꽃 크기가 작은 해바라기를 심어서 사진 찍기가 좀 더 수월하다. 다리 밑으로 흐르는 남천에 월정교가 비치고 파란 하늘과 노란 해바라기가 어울려 누가 봐도 경주라는 걸 알게 해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한다. 교촌마을로 향하는 징검다리를 다 건너지 말고 멈춰서서 찍는다.다만 해바라기가 촘촘히 심어져 아름다움을 뿜어낼 때는 사람들도 붐빈다는 것이다. 주차장도 복잡해 접근성이 떨어진다. 이른 아침 시간에 찾거나 노을이 질 때 이용하거나, 주말을 피해 주중에 방문하면 좋을 듯하다./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7-18

비 오는 날, 안동 동부동 골목길을 걷다

비 오는 날은 파전에 막걸리 한잔, 내리는 비를 보며 괜히 센티해지기도 하고 낭만을 찾기도 한다. 그러나 연일 집중호우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인명피해가 크고 주택이 매몰되고 도로가 물에 잠겼다. 이 재난이 하루빨리 수습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기후위기 속에 우리나라도 이제 습하고 비가 많이 오는 동남아 날씨를 닮아가고 있다. 수시로 울리는 안전안내문자에 외출하기가 겁이 난다. 하여 안동의 원도심 동부동 골목길을 거닐어 보았다.안동시 동부동은 옛 안동역과 가까이 있는 동네로, 안동의 동쪽에 있다 하여 동부동으로 불렸다. 마을 앞에는 안동의 관아가 있었으며 관아 안 수령의 관사에는 안동의 부신목(府神木)이 있었다. 이 부신목에 안동부사가 동제를 지냈다고 하고 그 풍습은 지금도 이어져 내려오고 있어 매년 정월대보름이면 안동시장이 제사를 지내고 있다. 부신목은 안동 웅부공원에 자리하고 있다.고려말 홍건적의 난으로 공민왕이 안동으로 피난을 왔을 때 마을 입구를 동문거리라 불렀고 지금도 그렇게 부르고 있다. 또 옛날에 한 여인이 멀리 떠나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귓밥을 만지면서 기다리던 귀다리목 오솔길이 있었다고 한다.이렇듯 원도심의 오랜 역사를 지닌 동부동 골목길을 찬찬히 거닐다 보면 텃밭에 달린 고추, 활짝 피어난 상추, 발갛게 익은 방울토마토가 달린 정겨운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두 잔 집’이라는 대폿집이 있었다. 그곳에서 술 한잔 하고 동문로타리까지 걸어 나와 헤어졌던 청춘들의 추억의 동부동 골목길에 오늘도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백소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7-18

폭우로 인명·재산 피해 속출한 경북 “복구가 먼저” 시장군수 축제 ‘줄취소’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기록적인 폭우로 산사태와 침수로 인한 엄청난 인명, 재산 피해가 난 경북 북부지역 기초자치단체들이 수해복구를 위해 지역 축제를 취소했다.영주시는 수해 피해복구에 행정력을 집중하기 위해 이달 29일부터 8월 6일까지 9일간 개최 예정이던 ‘2023영주 시원(ONE)축제’를 전격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영주지역은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간 최대 370mm의 폭우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축제를 취소하고 피해복구에 행정력을 집중하기로 했다.박남서 영주시장은 “수해로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아픔을 함께 위로하는 마음으로 축제를 취소하게 됐다”며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추가 피해 예방과 신속한 피해복구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박 시장은 16일 재난현장통합지원본부 회의에서 시원축제 취소의 뜻을 밝히고 집중호우 피해 최소화에 총력대응을 지시했다.봉화군은 오는 29일부터 8월 6일까지 봉화읍 내성천 일원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제25회 봉화은어축제’와 7월 22일 소천면 분천리 분천산타마을 일원에서 예정되어 있던 ‘2023년 한여름 산타마을 개장식’을 전면 취소했다.봉화군은 지난 13일부터 계속된 폭우로 봉화은어축제 개최 장소인 내성천 일대가 물에 잠기고, 곳곳에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이에 따라 봉화축제관광재단은 17일 긴급 임시이사회를 열어 축제 취소를 결정했다.다만 분천산타마을에서는 봉화를 찾는 관광객을 위한 일부 전시와 관람 프로그램은 운영될 예정이다.박현국 봉화군수는 “제25회 봉화은어축제와 2023년 한여름 분천산타마을축제에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신 지역 주민과 매년 봉화를 찾아주시는 관광객들에게 아쉬움을 드리게 되어 안타깝지만, 군민의 안전과 일상 회복이 제일 중요한 만큼 부득이하게 축제를 취소하게 됐다”며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수해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봉화은어축제도 지난 2008년 수해로 취소된 이후 15년만에 취소됐다.예천군은 도청 신도시 물놀이장 개장을 기념해 오는 22일 개최하려던 ‘예천 버블런’ 행사를 연기했다.문경시는 오는 22일 개최하려던 영강 어린이물놀이장 개장식을 취소했다.대구 달성군은 오는 23일 사문진 상설 야외공연장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달성 파크뮤직콘서트’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3-07-17

경북북부지역에 온정의 손길 이어져

사망·실종자 27명에 가옥과 농경지가 침수되는 엄청난 피해를 입은 경북북부지역에 인력과 성금 등 민관군의 피해복구 지원 손길이 17일부터 이어지고 있다.대구시는 이날 집중호우로 산사태 등 극심한 피해를 입은 경북 및 충청지역의 피해복구를 위해 인력과 장비를 지원하고, 또한 생필품 구입 등에 필요한 재해구호기금 4억 원(경북 2억 원, 충북 1억 원, 충남 1억 원)을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홍준표 시장은 경북지역이 이번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고 이재민들이 대거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까운 이웃인 대구시가 가용 가능한 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경북의 집중호우 피해지역에는 대구에 본부를 둔 중앙119구조본부와 50사단이 복구에 투입돼 활동하고 있으며, 긴급한 인명구조 작업이 어느 정도 끝나면 대구시 자원봉사자 등이 경북지역 복구지원에 나설 계획이다.아울러, 이번 집중호우로 많은 이재민이 발생한 경북과 충청지역에 필요한 재해구호기금 4억 원(경북 2억 원, 충북 1억 원, 충남 1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경북·충북·충남과 협의해 추가적인 지원사항도 강구할 예정이다.홍준표 시장은 “충청·전라·경북지역에 홍수 피해가 집중된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며 “실의에 빠진 피해 주민들에게 작은 힘이나마 됐으면 하고, 빠른 일상 복귀를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대구 수성구도 자매결연 지자체인 예천군 지원에 나섰다.수성구에 따르면 김대권 구청장은 17일 오전 간부회의에서 예천군 지원 방안을 적극 강구해 줄 것을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수성구는 이에 따라 예천지역 상황을 다각도로 파악하는 한편 예천군 관계자와 소통하면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곧 마련할 방침이다.기업들도 발벗고 나섰다.DGB금융그룹은 집중호우에 따른 산사태 등 피해 지역의 복구와 이재민들을 돕기 위한 성금 3억 원을 기부한다.DGB사회공헌재단을 통해 마련된 기부금은 재해 지역 피해 복구와 지역민 생활 지원에 사용되고 아울러 생필품키트도 함께 후원할 예정이다.또 이번 자연재해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고 대출금 상환 유예, 신규대출 특별금리감면 등 다양한 금융지원책뿐만 아니라 생필품 및 급식 지원 등 봉사활동도 진행할 계획이다.농심은 최근 폭우로 피해를 입은 경북과 충북 지역에 이머전시 푸드팩 2천500세트를 지원한다고 17일 밝혔다.농심이 지원하는 이머전시 푸드팩은 라면과 생수 제품인 백산수 등으로 구성돼 있다. 농심은 대피소에 머물고 있는 이재민과 피해 복구 작업에 참여하는 소방인력 등에게 푸드팩을 전달한다./이곤영·김재욱기자

2023-07-17

공군·육군·해병 총출동… 실종자 수색·복구 속도

지역의 국군부대 장병들이 기록적인 폭우로 생활터전을 잃고 실의에 빠진 수재민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으로 다가섰다.공군 제16전투비행단은 15~16일 호우피해가 발생한 예천 지역에 실종자 수색 및 피해복구을 위한 대민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15일부터 호우피해 수색에 나선 16전투비행단은 예천 산사태 피해 지역 실종자 수색 및 피해복구를 위해 장병 120여명과 굴삭기 3대, 트레일러 2대 등을 투입했다. 특히 피해가 가장 심각했던 감천면을 시작으로 용문면, 효자면, 은풍면 등으로 예천군 전 지역에 투입됐다.16전투비행단은 예천 지역 산사태 피해 발생 직후 재난대책본부를 가동하고 병력과 장비, 물자를 투입하는 등 전 장병이 의기투합해 피해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육군 제2신속대응사단 황금독수리여단 병력 100명은 16일부터 영주시 상망동, 안정면, 단산면, 장수면, 휴천동 일대에서 복구 작업에 나서고 있다.군 지원병력들은 토사가 밀려온 민간지역 정리, 토사 제거, 배수로 정비 등 복구 작업에 투입됐다. 제2신속대응사단은 복구작업 완료시까지 지원의 손길을 이어간다는 방침으로 지원 일정은 미정이라 밝혔다.포항에 있는 해병대 제1사단도 호우로 큰 피해가 난 예천지역 수해복구 지원군으로 나섰다.해병1사단은 17일 신속기동부대 선발대 400여명과 소형고무보트(IBS) 4척, 제독차 7대, 급수차 2대, 방역장비 5대, 세탁트레일러 2대를 예천지역에 투입했다. 이들은 예천공설운동장에 집결해 숙영지를 편성한 뒤 지역을 정해 복구작업을 시작했다. 해병대 1사단은 추가로 1천200여명을 투입할 방침이다./정안진·김세동기자

2023-07-17

예천 전 공무원 비상근무 돌입 “집중호우 2차 피해 막겠다”

집중호우가 쓸고간 예천군과 봉화, 영주, 문경 등 경북부부지역은 폐허가 되다시피한 삶은 터전을 다시 세우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산사태로 인한 매몰사고와 불어난 급류로 많은 주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논과 밭이 침수돼 폐농의 위기에 놓였고, 도로 등 공공기반시설 붕괴로 출입마저 안돼 고립무원에 빠졌다. 마을 전체에 온전한 곳이 없을 정도로 초토화됐다. 파도처럼 밀려드는 홁더미를 피해 겨우 몸만 빠져 나온 주민들은 돌아갈 집도, 끼니를 해결할 가재도구도 없다. 이재민 대피소에서 언제쯤 집으로 돌아갈지 기약도 없이 불편하고 우울한 하루하루를 연명해야 한다.정부와 경북도, 일선 시군은 삶의 터전을 잃은 수재민들의 빠른 일상 회복을 돕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예천군은 계속된 폭우로 피해가 속출한 지난 15일 이른 오전부터 전 직원 비상근무 태세로 돌입해 실종자 수색과 피해복구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지역 곳곳에 도로가 끊기고 토사가 유출되면서 농지 유실, 산사태, 주택 붕괴 등 엄청난 피해가 났다. 특히 고지대인 효자면은 지난 14일에는 하룻밤 사이 231㎜의 전례 없는 강수가 쏟아지면서 가장 큰 피해가 발생했다.예천군 전 직원은 비상근무를 실시하며 현장에서 우회도로 교통 통제와 주민대피에 나섰고, 마을방송과 재난문자로 수시로 상황을 전파하는 등 피해 최소화와 2차 피해 방지, 긴급피해복구를 위해 전력을 쏟았다.예천군문화체육센터에 긴급대피소를 마련해 감천면 천향리 피해지역 주민들의 거처를 마련했다. 위험지역 주민들은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시키는 등 인명피해 예방에 총력을 다했다.예천군에서는 이재민 475명 발생했으며 읍·면별 각 경로당 등에 이재민이 머물고 있다. 예천군 임시 주거시설이 설치된 예천군문화체육센터에는 총 37명의 이재민이 대피해 있다.김학동 군수는 16일 새벽부터 피해 현장으로 달려가 마을별 피해 상황을 점검했고, 빠른 복구를 위한 지원방안과 가용 인력 등을 총동원한 대책을 마련해 추가적인 피해를 막도록 지시했다.예천군에는 지난 16일 소방, 경찰 및 군부대 인력 1천146명과 장비 13대가 투입돼 실종자 수색과 토사제거, 배수작업 등 긴급복구에 작업을 시작했다.영주시도 막대한 폭우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예정된 축제를 취소하고 시정을 피해복구 체제로 전환했다.영주시는 17일 오전 12시30분쯤 영주댐 수문 방류에 따른 인근 지역 사전 예찰 활동 강화하고 대피 주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한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호우 피해 지역 13개 읍면동 주민 366세대 679명이 대피 시설을 이용 중이다. 특히 호우 취약지인 영주1동 일부 지역에 대해서는 사전 대피시설 확보와 주민 대피를 완료하고 구호물품을 준비해 주민들에게 전달하는 등 신속 대응에 나서 인적 물적자원 피해를 사전 예방했다.영주시는 추가 사고 발생 예방을 위해 하천변 산책로 46개소, 등산로 14개소, 임도 5개소 등 65개소의 통제라인을 설치해 운영중이다./정안진·김세동기자

2023-07-17

전문가들 “방재시스템 부족 산사태 피해 키웠다”

집중호우에 따른 경북 북부지역의 큰 피해는 방재 시스템 부족에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호우, 농업 목적 개간 등이 복합원인이 돼 발생한 것이라고 지역 대학교수들은 입을 모았다.정영훈 경북대 건설방재공학과 교수는 17일 “일반인들은 이번처럼 큰 피해가 생기지 않으면 재난방재시설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내고, 있어야 할 필요성도 못 느끼는 것 같다”며 “이런 방재시설에 대한 인식 전환이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어 “재난 대비는 사전에 하는 것이지 피해가 발생 뒤 하는 것은 수습에 불과하다”며 “미리 준비하지 않고 있다가 ‘봄에는 산불, 여름에는 수해’하는 식으로 재난 때마다 임시방편으로 해당 재난에만 집중하는 현재의 대응 방식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또 “위험지역이 파악됐으면 사방댐·제방 건설 등 구조적인 대책뿐 아니라 비상시 대피요령 등 비구조적 대책도 충분히 마련하고, 주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정 교수는 “경북 북부지역처럼 재난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자가 많이 사는 지역에서는 이들은 안전취약계층으로 분류하고 재난 관련 정보를 마을방송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알릴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황인조 대구대 환경기술공학과 교수는 이번 집중호우의 원인을 기후변화에 따른 것으로 봤다.그는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만나면 수증기가 흐르는 ‘대기의 강’에 더 많은 양의 수증기가 생기게 되고 이 수증기가 호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그는 “과학적으로는 정확한 패턴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기후변화에 따라 앞으로 집중호우는 늘어나는 추세가 될 것인 만큼 예전 기준으로 설치한 방재시설은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방재시설 부족과 별도로 일부 산사태는 무분별한 개간이 원인이 됐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2명이 숨진 영주시 풍기읍 삼가리 산사태 현장 주변은 원래 숲이 우거진 곳이었으나 2020년을 전후해 대부분 나무를 베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산사태로 마을전체 13가구 중 5가구가 매몰 피해를 본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 일대도 주변이 사과밭으로 개간됐다. /심상선기자

2023-07-17

전국에 내린 장맛비 511.7㎜

올해 장마 시작 후 전국에 평균 510㎜가 넘는 비가 내리면서 장마철 강수량이 이미 51년 사이 8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주 중반까지 장맛비가 예보돼 올해 장마철 총강수량은 한손에 꼽힐 정도로 많은 편에 속할 것으로 예상된다.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철에 돌입한 지난달 25일부터 전날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은 511.7㎜에 달한다. 통상 장마 기간(31일) 3분의 2 정도 되는 기간에 내린 비가 1973년 이후 장마철 강수량을 따졌을 때 8번째로 많은 수준에 해당했다.장마철 강수량이 가장 많았던 해는 중부·남부지방 기준 6월 21일에 장마가 시작해 7월 29일에 종료한 2006년으로 이때 전국 평균 강수량은 704㎜에 달했다. 2위는 2020년(701.4㎜), 3위는 2011년(600.9㎜), 4위는 1987년(588.1㎜), 5위는2009년(560.4㎜), 6위는 2003년(541.6㎜), 7위는 1990년(514.5㎜)이다. ‘6월 25일부터 7월 16일까지’ 기간으로 보면 올해가 1973년 이후 강수량이 가장 많았다. 이 기간 평년(1991~2020년 평균) 강수량은 238.4㎜로 올해 내린 비의 절반 수준이다.지역별로 봤을 때 중부지방에 올해 내린 장맛비는 490.3㎜, 남부지방은 528.1㎜, 제주는 316.3㎜이다. 중부지방은 역대 장마철 강수량 중 10번째, 남부지방은 6번째로 많은 수준이다.평년 장마철 강수량은 전국 356.7㎜, 중부지방 378.3㎜, 남부지방 341.1㎜, 제주 348.7㎜이다.자동기상관측장비(AWS) 기록을 보면 장마 시작 후 현재(17일 오후 4시)까지 비가 가장 많이 온 지점은 제주 한라산 삼각봉으로 1천618㎜가 내렸다. 제주를 제외하면 전남 구례군 성삼재 951.0㎜가 최다다.66개 기상관측 지점 중 누적 강수량이 많은 10곳은 세종(513.9㎜), 전북 군산시(510.3㎜), 충남 부여군(498.3㎜), 충남 보령시(475.4㎜), 충북 청주시(473.4㎜), 서청주(454.3㎜), 부산(433.9㎜), 충북 제천시(430.3㎜), 경남 남해군(424.5㎜), 충북 보은군(415.5㎜)이다.대전엔 392.0㎜, 광주엔 302.1㎜, 서울엔 235.3㎜, 인천엔 193.4㎜, 대구엔 136.5㎜, 울산엔 111.0㎜의 비가 장마가 시작한 뒤 내렸다.19일까지 전국에 많은 비가 예상된다. 이후 20~21일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서 장마 소강상태가 이어진 뒤 22~24일 전국에, 25~26일 중부지방과 전북에 장맛비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장마철 강수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한편 전국에 쏟아진 폭우로 17일 현재까지 40명이 숨지고 9명이 실종된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부상자는 34명이며, 전국에서 1만여명이 일시 대피했다.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집계한 잠정 피해현황에 따르면 사망자는 40명이다. 충북 오송 궁평 지하차도 사망자 시신 1구가 추가로 수습되면서 직전 집계인 오전 6시보다 1명 늘어났다. /연합뉴스

2023-07-17

“잠옷 바람에 휴대폰만 들고 나왔어요”… ‘텐트 생활’ 신세로

“흙탕물이 들어차던 순간을 생각만 해도 살이 떨립니다.”17일 오전 집중호우로 졸지에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 임시 주거시설이 마련된 예천군문화체육센터.텐트 26동이 들어선 체육관은 적막감이 감돌았다. 대피한 주민들 대부분이 아침 일찍 생활 터전 복구를 위해 마을로 돌아갔기 때문이다.대피소에 남은 주민들은 복구할 기력이 없거나 거동이 불편한 고령의 이재민이었다.텐트 안에는 갖가지 생필품 대신 우산과 옷 몇 벌, 구호 물품이 전부인 채 썰렁한 모습이었다.대피소에서 마을 복구 현장으로 나선 천향2리 이장 이창진(63)씨는 “생각만 해도 살이 떨린다”며 “마당에 흙탕물이 들어차 인삼밭으로 뛰어서 간발의 차로 목숨을 건졌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잠옷 바람으로 장화 신고 휴대전화만 들고나왔다”면서 “돈도 없고 카드도 없고 싹 다 매몰됐다”고 말했다.이씨는 “마을 길만 겨우 치우고 있는 상황”이라며 “며칠을 대피소에서 지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임시주거시설로 대피한 한 이재민은 “전기는 들어왔는데 물은 아직 끊겨 있다”며 “전기와 물이 들어와도 집으로 들어온 펄을 걷어내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또 다른 이재민은 “전기가 끊겨 냉장고에 있던 음식이 다 썩었다”며 “복구돼도 산사태가 무서워 어떻게 돌아가나”라며 걱정을 드러냈다.예천군에서는 이번 집중호우로 인해 이재민 475명이 발생했으며 읍·면별 각 경로당 등에 이재민이 머물고 있다.예천군 임시 주거시설이 설치된 예천군문화체육센터에는 총 37명의 이재민이 대피해 있다./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2023-07-17

4천여 인력 투입됐지만, 깊은 토사에 작업속도 더뎌 ‘발동동’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경북 부부지역을 중심으로 강한 호우가 내리면서 경북에서만 19명이 사망하고 8명이 실종되면서 구조대원들의 실종자 찾기가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17일 구조당국에 따르면 지금가지 소방과 경찰, 군인 등의 인력 4천여 명과 굴삭기 등 장비 2천여대 이상을 투입해 피해 복구와 실종자 찾기에 나서고 있다.소정의 성과도 있었다. 지난 15일 주택을 덮친 산사태로 고립돼 실종처리 됐던 예천군 금곡리 주민 1명이 기동대원의 수색으로 긴급구조 됐으며, 16일에는 구조대원들이 효자면 백석리에서 60대 여성의 시신을 찾았다. 하지만 나머지 8명에 대해서는 아직 이렇다 할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구조당국은 실종자 8명 가운데 4명은 산사태로 인해 매몰된 것으로, 나머지 4명은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구조당국은 인력을 나눠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와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들을 찾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산사태로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의 경우 마을로 밀려 내려온 토사의 양이 엄청난데다 이들이 어디서 매몰됐는지 혹은 토사와 함께 떠밀려 내려가다 어느 지역에 이르러서 매몰된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이에 구조 당국은 일일이 철제 탐지봉으로 찔러가며 실종자를 찾고 있지만 토사가 많이 쌓인 곳은 최소 3m가 넘어 이마저도 쉽지 않다. 또한 피해를 입은 가옥의 경우 수색 대원들이 실종자를 찾기 위해 삽으로 흙더미를 파내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쏟아진 흙더미와 부러진 나무 기둥 등에 파묻혀 작업이 쉽지 않다.복구 작업을 하는 곳도 속도가 더디다. 굴삭기 등 장비를 동원해 토사가 쓸려 내려온 곳을 치우고 있지만 굴삭기가 작업하는 곳에 실종자가 있을 경우 훼손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산사태로 토사에 파묻힌 집이 많아 현장 접근이 어렵워 수색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수색하는 과정에서 소방관들이 다칠 우려도 높지만 구조소식을 기다리는 가족과 마을주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급류에 휩쓸린 실종자를 수색하는 것도 어려움의 연속이다. 예천군 진평리와 벌방리 일대에 13일부터 15일까지 내린 비가 300㎜가 넘어 인근 하천이 범람한데다 유속도 빨라 급류에 휩쓸린 실종자들이 어디까지 떠내려 갔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지난 16일과 17일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실종자 수색에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아직은 하천의 물이 빠르게 흐르고 있어 혹시 수색대원들 마저 급류에 휩쓸릴지 모른다는 위험도 공존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이 마을에서 산사태 등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하천의 유속이 매우 빨라 실종자들이 강 하류까지 떠내려갔을 가능성이 많다”며 “장애물에 걸렸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교각 부근의 부유물을 걷어내면서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한편, 예천을 비롯해 이번에 비 피해를 입은 경북북부지역에 19일까지 최고 30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됨에 이번에 피해를 입은 지역 외에도 다른 지역에 따라 추가 산사태 등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관계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3-07-17

고향장터 ‘사이소’ 구독경제포인트 2차 판매

경북도는 지난 4월 농특산물 쇼핑몰 ‘사이소’를 통해 판매한 구독경제 포인트 상품을 7월부터 상품 소진 시까지 2차 판매한다.17일 경북도에 따르면 ‘사이소’에서 6만 원 상당의 구독경제(사용자가 일정금액을 지급하면 공급자가 일정 기간 동안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제공) 포인트 상품을 구매하면 즉시 6만 포인트를 지급하고, 추가로 매월 1만 포인트를 4개월 동안 지급해 총 10만 포인트를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경북도는 시대 흐름에 발맞춰 지자체 최초로 포인트 구독경제 상품을 개발해 사이소에서도 지난해부터 정기배송, 꾸러미 상품 등 구독경제 상품 발굴 및 구독경제관을 개설했다. 이는 소비자 제품선택의 폭을 넓히고, 농업인에게는 판로확대 기회를 제공해 8억 원의 매출실적을 올리는 마중물이 됐다.또한, 포인트 구독경제 서비스는 2023년 중소벤처기업부 구독경제 지원사업 평가에서 우수 모델로 인정받아 2년 연속 사업 선정은 물론 지난해 대비 5%의 인센티브인 2억1천만 원의 국비를 확보했다.박찬국 농식품유통과장은 “구독경제 포인트 상품을 통해 농업인들은 안정적인 수익과 판로를 확보할 수 있고, 소비자들은 4만 포인트의 추가 혜택을 받아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으니 많은 이용 바란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서비스를 발굴해 고객과 농업인 모두가 만족하는 사이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3-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