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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합종연횡(合從連橫)의 시대

우정구 논설위원 합종연횡은 중국 전국시대 최강국인 진(秦)나라와 인근한 여섯나라 사이에서 펼쳐진 외교술에서 나온 말이다. 우리나라서는 선거철만 되면 국회의원들이 이익과 노선에 따라 이합집산(離合集散)하는 모습을 보고 언론이 합종연횡이라 표현했다.우리나라 합종연횡의 대표적 사례이자 성공한 경우는 DJP 연합이다. 1997년 제15대 대통령선거 당시 김대중의 새정치국민회의와 김종필의 자유민주연합이 공동 여당을 목표로 결성해 연합정부 설립에 성공한 케이스다.대선 당시 김대중은 대통령, 김종필은 책임총리를 맡고 임기 2년차에 의원내각제로 개헌해 임기 후반은 김종필이 정부 수반으로써 국정을 책임질 것을 공약했지만 현실화 되진 못했다.4월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성공 여부에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나라 정당 역사로 보면 보수당과 민주당계가 국회를 양분해 사실상 제3지대의 정당으로 내세울 만한 당은 별로 없다. 의석 수나 지속성 등을 볼 때 안철수나 김종필 정도가 유의미한 정당을 유지했다고 할 정도다.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준석 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서둘고 있다. 또 민주당 탈당파 의원, 양향자 의원과 금태섭 전 의원도 창당 움직임에 가세해 현재 5개 정도 신당이 준비 중이다.이들은 양당 정치에 염증을 느낀 중도지지층을 껴안고 기득권 정치 타파를 외치며 뜻을 같이하는 모습이다. 합종연횡이 성공할지 주목거리다. 합종연횡의 성공은 유권자인 국민의 손에 달려 있다. 국민의 눈에 권력에서 밀려 이합집산하는 수준으로 비치면 안 된다. 정치를 바꾸려는 진정성이 인정받아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4-01-14

시인과 최면술

김규종 경북대 교수 20대 청춘일 때 시인이 되었으면, 하고 바랐지만 그리되지 못했다. 세월이 더 흐른 다음에는 혁명가가 되기를 꿈꾸었으나, 그 또한 헛된 망상이 되고 말았다. 시인과 혁명가! 얼마나 가슴 설레는 어휘인가?! 그래서 이육사 시인을 무척 좋아하는 것이다. 시인이되 혁명가였던 이원록(1904∼1944)을 어찌 사랑하고 존경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언젠가 안동에 있는 이육사 문학관을 찾은 일이 있었다. 대구 동부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가 이육사 시인의 생애와 문학을 조명하는 것이었다. 어쩌다 그 일을 맡게 되었기로 대구에서 안동을 오가는 전세버스와 이육사 문학관 앞마당에서 시민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지금까지 기억에 있음은 흐뭇한 추억이었던 모양이다.각설하고, 시인을 동경하던 나는 문학을 업으로 하는 일에 평생 종사했지만, 여전히 시인을 향한 꿈은 간직하고 살아간다. 그래선지 시인을 만나면 언제든 유쾌하고 살아있다는 느낌이 가득하다. 가깝게 지내는 국문과 교수이자 시인인 친구를 보면 부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시인으로 평생을 산다는 일은 얼마나 축복받은 인생일까, 생각한다.그런 시인이 가까이 있으니 나 또한 복 많은 삶을 부여받은 것이다. 어느 날 그가 최면술 이야기를 하길래 귀 기울여 듣는다. 호기심이 아주 많은 그가 서울에 가서 최면술 대가(大家)에게 적잖은 비용을 들여서 최면술을 배웠다는 게다. 그리하여 시인의 아내에게 시험 삼아 해보았더니, 여러 가지 전생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더라는 흥미진진한 얘기를 내놓는다.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그에게 최면을 부탁했다. 그가 심혈을 기울여 무려 30분이 넘도록 시도했으나, 최면은 끝까지 나를 찾아오지 않는다. 분별심이 강하거나, 자아가 고집스러운 사람에게는 최면이 잘 걸리지 않는다는 게 시인의 설명이다. 말을 듣고 보니 상당히 설득력 있다. 나는 분별심이 승하고,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 돋는 것처럼 고집이 세기 때문이다.전생도 궁금하거니와 최면에 걸린 자아가 속속들이 털어놓을 여러 가지 이야기가 못내 궁금했으나, 도무지 먹혀들지 않는 최면 때문에 아쉬움만 커진다. 물론 나는 십수 년 전에 인터넷으로 전생을 확인한 적이 있기로, 전생이란 것이 낯설지 않으나, 최면으로 풀릴 오래전 지난날의 봉인이 무척이나 궁금한 것은 필지의 사실이다.시인과 혁명가의 공통점은 역사에 투철하고 지적인 호기심과 일상적인 실천에 앞장서는 것이다. 궁금한 것이 있다면, 끝까지 파헤치고, 올바른 대의를 위한 이론과 실천에 앞장서며, 그것을 위한 토대인 지적 호기심을 생의 끝자락까지 가져가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그런 점에서 최면술을 배우러 서울까지 왕복하면서 배워온 시인의 투지가 놀랍고 가상한 것이다.그 같은 왕성한 호기심 실행은 아닐지언정, 호기심 충족마저 온전히 하지 못하는 알량한 분별심과 자의식을 돌아보노라면 아쉬움이 크게 다가온다. 엄청나게 특별한 것이 아니라면 내려놓고 대붕처럼 자유롭게 날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백일몽을 꾸는 아침이다.

2024-01-14

‘군위군 변신’은 TK미래 밝히는 동력이다

오는 2029년 대구경북신공항 개항과 함께 ‘국제 관문도시’가 될 군위군 개발 청사진이 나왔다. 대구시는 지난 주말 ‘군위군 도시공간개발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군위군에 최대 20조원 규모의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해, 2040년에는 인구 25만명(현재 2만3천명)의 신도시로 성장시키겠다”고 했다.발표내용 중 주목되는 부분은 군위군에 조성될 ‘에어시티’ 모습이다. 신공항 근접지(군위읍 포함)에 12.5㎢ 규모로 조성될 에어시티 청사진을 보면, 미래세대가 앞으로 어떤 도시에서 생활할지 상상해 볼 수 있다. 도시전체가 스마트시스템으로 움직이며, 하늘을 나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가 도입된다. UAM은 대구도심에서 에어시티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주요교통수단이 된다. 대구시는 삼성이 신공항건설을 주도할 특수목적법인(SPC)에 참여할 경우, 에어시티와는 별도로 ‘삼성타운’도 조성할 방침이다.신공항 주변을 ‘TK신공항 프리존(TKAFZ)’으로 설정한다는 계획도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해 군위군 대구 편입 당시 “군위 일대 공항 주변 지역은 대한민국 최초의 ‘규제 프리존’으로 만들겠다”고 언급했었다. 두바이 공항처럼 규제 프리존으로 지정되면, 입주기업의 각종 규제를 풀어줄 수 있고, 세금 감면과 국비 지원 등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군위군 우보면이 대구군부대 이전부지로 확정될 경우에는 국군종합병원(민간 이용가능)도 설립할 예정이다.대구시는 지난해 군위군 편입으로 전국 광역단위 지자체 중 가장 큰 도시가 됐다. 면적이 지금의 884㎢에서 1천498㎢로 약 70%가 더 넓어져 전국 1위가 됐다. 서울(605㎢)의 2.5배다. ‘군위군 도시공간개발 종합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군위군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미래도시로 부상할 것이다. 군위군의 변신은 대구경북의 미래도 밝히는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다. 홍 시장이 언급한 것처럼, 군위군이 신공항 개항에 맞춰 우리나라 중남부 신경제권을 리드하는 국제적인 관문도시가 되길 기대한다.

2024-01-14

속수무책의 영일신항만 적자 그냥 둘건가

포항영일신항만(주)(PICT)이 15년간 적자에 허덕이고 있어 주주로 참여하는 포항시 등 행정기관의 적극적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2009년 개항한 영일만신항을 운영하는 PICT는 계속된 일감 부족으로 현재 초기 자본금 780억원과 금융 차입금 550억원 등 모두 1천330억원의 자본이 잠식된 상태다.PICT는 최대 주주인 대림과 코오롱글로벌, 한라 등과 포항시와 경북도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지만 15년 적자 경영에도 주주 차원의 별다른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포항시와 경북도는 개항 당시 78억원씩 출자하고 매년 신규항로 개설지원금 등의 명목으로 연간 수십억원을 지원하고 있으면서 제대로 된 관리를 않아 국민 세금만 축낸다는 지적이다.본지 취재에 따르면 포항시는 PICT 적자감사 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한 적도 없고 내부감사를 단 한차례 지시한 적도 없었다고 한다. 또 행정기관을 감독해야 할 포항시의회 조차도 PICT 관련 감사를 지적하지 않았고 관련한 시정질의 조차 없었다고 한다.영일만신항만은 총사업비 2조2천억원 중 정부가 1조9천억원, 민간이 3천억원을 투자해 완공했으며 PICT가 50년 운영하고 정부에 기부체납하는 것으로 돼 있다.그러나 당초 기대와는 달리 선사와 물류유치 등이 어려워 작년에는 매각까지 검토했으나 별 진전이 없었다. 개항 당시 남북경협 등 정부 북방정책의 물류 거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북방교섭이 벽에 부딪히며 경영난은 거듭되고 있다.PICT는 환동해 중심도시를 꿈꾸는 포항의 미래를 위해서 또 대구경북의 유일한 수출입 항만으로서 역할이 기대되는 곳이다. 항만 활성화를 위해 포항시와 경북도의 특별한 관심이 필요한 때다. 특히 주주 자격으로 수십억원씩 예산을 지원하면서 해당 기관의 운영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행정의 무책임이다.국민의 세금이 허투루하게 사용되지 않게 하고 엄청난 예산이 투입돼 조성된 항만의 기능을 살리기 위해 당국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

2024-01-14

중간이 중용이 되려면

유영희 작가 진보 성향의 어느 작가가 보수 성향의 언론에 칼럼을 기고했다가 진보 언론에서 오던 칼럼 요청이 끊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종탁의 ‘칼럼의 이해’라는 책에도 비슷한 사례가 나온다. 여기에 나온 사례는 위와 반대로, 진보 성향의 언론이 보수 논객의 칼럼을 실었다가 찬반 논란이 심하여 결국 오래가지 못했다고 한다.신문에는 오피니언이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 사설과 칼럼 두 가지가 있다. 사설은 신문을 발간하는 언론사의 의견을 담고 있어서 그 언론사의 성향과 일관성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래서 굳이 글쓴이의 이름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나 칼럼은 개인의 의견이나 주장 또는 감상을 담고 있는 자유로운 성격의 글이라 이름은 물론 사진까지 들어가며, 언론사의 입장과 다를 수도 있다. 실제로 미국 신문에는 진보 성향의 언론에 보수 논객의 칼럼도 종종 실린다고 한다.그러나 앞에 사례에서 보듯이 우리 사회가 그것을 받아들이려면 시간이 걸릴 듯하다. 사설과 칼럼의 논조가 다르면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보수 언론은 보수 칼럼만 싣고, 진보 언론은 진보 칼럼만 싣는다. 독자 역시 이렇게 한쪽만 보면 자기 생각만 옳다고 하기 십상이다. 나와 다른 주장을 만나면, 주장을 이끌어내는 논리적 추론을 제대로 검증하지도 않고 ‘너는 어느 편이냐?’부터 따진다. 나 역시 그런 경향이 있었지만, 칼럼을 쓰다 보니 장관을 임명하거나 중요한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진보 언론과 보수 언론을 다 찾아보면서 합리적으로 판단하려고 노력한다.그런데 이렇게 양쪽 중 한쪽에 속하지 않으면 설 자리가 없어진다. 정현종의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 그 섬에 가고 싶다.’라는 ‘섬’이라는 짧은 시는 양극단을 극복하고 싶은 시인의 마음이 녹아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사람들 사이에 / 사이가 있었다. 그 / 사이에 있고 싶었다. // 양편에서 돌이 날아왔다.’ (박덕규의 시 ‘사이’ 전문)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이준석은 탈당 선언문에서, 적장을 쓰러뜨리기 위한 극한 대립, 칼잡이의 아집이 우리 모두의 언어가 되어야 하느냐고 비판하며 신당 창당의 의지를 다지고 있고, 이낙연 역시 무능하고 부패한 거대양당이 극한 투쟁을 계속하는 현재의 양당 독점 정치구조를 깨야 한다며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의 도전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돌을 던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시중’이라는 말이 있듯이, 중간이란 ‘지금 상황’에서 ‘가장 적절함’을 의미한다. 이들이 양극단을 극복하고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면서 자기 이해에 연연하며 혐오 발언을 일삼거나 또 다른 편 가르기를 한다면, 국민들의 정치 피로감만 가중될 것이다.우리 사회에서 중간이 제대로 자리잡으려면, 일상에서부터 내 의견만 옳다고 고집하지 말고 다른 의견을 경청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런 문화를 만드는 데 무엇보다 언론의 역할이 막중하다. 초록은 동색이라는 조롱을 듣지 않도록 언론이 극단적 보도를 지양하고 다른 의견을 허용하면 ‘사이’는 더 빨리 좁혀질 것이다.

2024-01-14

감사한 마음이 소통을 만든다

김종찬 포스코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새해가 되니 저마다의 소망과 희망들이 푸른 용의 기운을 받아 넘실대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새해 첫 해돋이를 맞이하는 사람들의 합장한 두 손에 단단하게 쥐어진 굳은 결심, 실시간으로 답지하는 지인들의 안부 메시지에도 기쁨과 희망,건강을 염원하는 기원들로 넘쳐난다. 새해를 맞이하는 이맘때는 아무리 엄청난 과거의 일들도 용서가 되고 MZ 세대를 넘어 지구상의 어떤 생명체와도 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을 듯하다.기업마다 세대 간 소통이다, 부문 간 협력이다 하여 사외강사를 위촉하여 강의도 개설하고 주관부서는 소통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공모하여 기획하고 실행하는데도 늘 결과는 신통치 않았는데, 새해만 되면 가만히 있어도 소통 지수가 높아지니 참으로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조금만 관찰해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어른이 되는데 그 답이 있다.어린애와 어른은 나이가 아닌, 나눠주는 자(Giver) 인가, 받는 자(Taker)인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하루 종일 달라고만 하던 갓난아기가 새해만 되면 나눠주는 감사한 어른이 되는 것이다. 건강과 행복을 기원해 주고 지난해의 잘못쯤은 그게 무엇이든 잊자고 하고, 희망과 긍정을 한아름 나눠주는데 거부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도 받는 것에만 익숙해 있다면 곤란하지 않은가. 20층에 있는 사람이 2층에 있는 사람과 대화하려면 2층으로 내려가야 한다.이처럼 소통은 받은 것에 대해 감사하는 기억에 달려있고 감사한 기억은 거의 원석에 가까워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가공에 따라 무궁무진한 쓰임새를 가지며, 그것은 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되었을 때 상대의 마음을 여닫는 도구가 된다. 여간해선 열리지 않을 것 같았던 견고한 마음이 감사한 마음으로 손이 잘 닿는 곳에 저장되어 필요할 때 응원하게 된다. 그 응원 도구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마법 같은 도구가 되고 조직의 비타민이 되어 기업을 건강하게 만드는 도구가 된다. 기업은 소통에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으나 감사한 기억으로 저장되지 않은 형식적인 프로그램은 오히려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으니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무턱대고 하는 칭찬이나 공기 좋은 연수원에서 잘해 보자는 조직 활성화 프로그램도 상대를 나에게로 이끌려는 본심이 쉽게 읽히는 뻔한 것이라면 활용에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감사한 마음이 들지 않거나 기술적인 스킬만 등장한다면 부작용으로 회복이 어려운 지경까지 이를 수 있다.위기가 왔을 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조직과 없는 조직을 알아보는 방법이 있다. 위기에 대해 잘 알고 있음에도 평온하고 정상성이 유지되는 조직은 위기 극복 능력이 있다. 평소에 소통을 통해 조직 상호 간에 업무를 원활하게 조정하고 협력하여 의사결정을 하기에 시스템적 대응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위기는 기회’라느니, ‘정신일도하사불성’, ‘하면 된다’ 이런 구호 써 붙어 있고 머리띠 두르고 열심히 일하는 조직은 시스템적 대응이 안 되어 있는 것이다. 시스템이 없는 조직은 망하기 전이 가장 바쁜 법이다.

2024-01-14

시 승격 60년을 뒤로 하고 새로운 도약

권기창 안동시장 안동의 오랜 바람이었던 중앙선 복선화와 더불어 통합신공항이 건설되는 등 안동이 한반도 교통의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이에 올해 문화도시 조성 등을 통해 가장 한국적인 안동의 매력으로 천만 관광객 시대를 이끌고, 백신 인프라 구축과 인력양성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중심의 바이오 도시로 도약하겠다.안동시가 시 승격 60주년을 뒤로 하고, 올해 새로운 도약을 위한 출발점에 서 있다. 중앙선 복선화, 통합신공항 건설, 문화도시 선정, 백신상용화기술지원센터 준공 등 도약을 위한 전환점을 맞이한 안동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2020년 중앙선 안동에서 청량리 구간 복선화화에 이어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종착역이 서울역까지 연장됨에 따라 서울과의 접근성이 개선돼 안동을 찾는 수도권 관광객의 방문이 증가하는 계기가 만들어졌다.또한 중앙선 복선전철 공사 중 안동∼의성 구간 궤도설치사업을 통해 한반도 동남권(경주, 울산, 부산)에 대한 접근성이 대폭 높아질 예정이며,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건설되면 공항과 연결되는 주요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아울러 문경∼안동 간 중부내륙 철도망 구축사업이 국가철도망 계획에 포함되도록 총력을 다하고 있다. 사업이 실현되면 수서발 철도 연결로 서울 강남 및 경기도 남부권을 연결하는 철도노선을 확보하여, 경제·관광·산업 분야의 혁신적인 성장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지난해 관광객과 시민들이 사계절 내내 축제를 즐기도록 하기 위해 국제탈춤페스티벌과 함께 열리던 민속축제를 분리, 차전놀이와 놋다리밟기를 주제로 한 ‘차천장군 노국공주 축제’를 봄축제로 특화한다. 여기에 여름의 ‘수페스타’, 가을의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겨울의 ‘암산 얼음축제’까지 사계절 축제를 기획해 가까이는 경북에서, 멀리는 수도권과 해외에서 안동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늘어나며 관광거점도시로서의 안동의 이미지를 제고했다.지난해 12월 29일, 안동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문화도시’ 사업대상지로 경북에서 유일하게 승인됐다. 이번 선정으로 안동시는 3년간(2025~2027) 국비 100억 원, 지방비 100억 원 등 최대 200억 원을 지원받아 ‘전 세계를 사로잡는 K-전통 문화도시 안동’을 비전으로 올해 조성계획 수정 및 보완을 위한 예비사업을 추진하고, 연말 문체부 심사를 거쳐 최종 지정받은 후 2025년에서 2027년까지 3년간 본사업을 추진한다.10년 전부터 총력을 기울여 온 백신산업클러스터 조성은 현재 RD 및 컨설팅을 지원하는 (재)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과 국제백신연구소 안동분원, 비임상을 단계를 지원하는 백신상용화기술지원센터, 임상 단계를 지원하는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 위탁생산 대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를 보유해 백신개발에서 생산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추진 시스템을 갖췄다. 특히, 최근, 질병청 산하의 (재)국가첨단백신개발센터와 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 유치로 백신산업클러스터 역량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2022년부터 경북도, 경북대학교, 안동대학교, 포항공과대학교와 글로벌 바이오캠퍼스 공동추진 협약을 맺고 바이오 인재양성에 힘써온 안동시는 현재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를 활용해 실무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백신산업 인력양성 토대 마련을 위한 백신전문인력 육성지원센터를 구축 중이다. 지난 7월 보건복지부로부터 글로벌 바이오캠퍼스(네트워크 캠퍼스)로 선정돼 글로벌 백신산업 인력양성 허브로의 위상을 대외에 떨쳤다.여기에 도시 숲, 소공원, 가로수를 비롯해 낙동강변과 중앙선 폐선부지 등을 활용한 도시의 정원화 사업을 착수하고, 총력 추진해온 안기천 생태하천 복원 등 수질개선 및 친수공간 조성을 위한 물순환도시 사업은 올해 마무리한다.민선 8기에는 더욱 낮은 자세로 소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시민의 힘과 공직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이라는 난관을 극복해 안동의 새로운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해로 만들어 놓겠다.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시민들의 삶에는 기분 좋은 변화를, 마음속에는 미래에 대한 설렘과 희망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백절불굴 중력이산(百折不屈 衆力移山-백번 꺾여도 굴하지 않고, 힘을 모으면 태산도 능히 옮길 수 있다)을 실천해 나가겠다.

2024-01-14

명당

양쪽으로 소나무가 도열한 돌계단을 오른다. 하나하나 밟을수록 맑은 기운이 폐부 깊숙이 들어온다. 알처럼 둥근 봉우리 위에 오르니 돌로 만든 항아리들이 봉긋봉긋 솟아있다. 세종대왕 왕자들의 탯줄을 담은 열아홉 개의 항아리다. 자손 탄생의 기운과 왕조를 이어가려는 기원이 서려있는 태실이다.예로부터 태는 태아의 생명력을 부여한 것이라 여겨 소중하게 여겼다. 자른 탯줄도 생명의 일부라 생각하고 함부로 버리지 않았다. 특히나 왕족의 태는 국가의 운명과 관련이 있다고 여겨 전국의 명당에 안치했다. 천지인이 모인 곳에 태를 봉안해 하늘과 땅의 기운의 영향을 받기를 바랐다. 모난 기단석은 땅을, 연꽃을 새긴 둥근 뚜껑 모양의 돌은 하늘을, 그 사이에 있는 중동석은 인간을 상징한다.이곳 세종대왕자태실은 풍수지리에서 말하는 명당이다. 태실을 한 바퀴 돌며 주변의 산수(山水)를 살펴본다. 선석산이 병풍처럼 뒤를 둘러싸면서 산줄기가 좌우로 뻗어 알처럼 생긴 태봉을 보호하고 있다. 어미새가 온몸으로 알을 품는 지형이며 사람으로 보면 여자의 자궁과 생김새가 닮았다.“들어냅시다.” 의사는 기어이 없애자고 했다. 한 번의 유산 후 좋지 않았던 자궁은 하혈을 끝도 없이 했다. 찾아간 병원에서 자궁 속에 커다란 혹이 자라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살기 위해 자식을 품었던 곳을 내어 놓기로 했다. 수술대 위에 올랐다. 3시간이 지나 수술실에서 나온 나는 사막에 버려진 꽃처럼 기운을 차리지 못했다. 뱃속에 가득 고인 나의 혈액은 심장 박동을 올렸고 혈압을 내렸다. 기어이 혈압이 잡히지 않았고 큰 병원으로 이송되어 소생실로, 또다시 수술실로 옮겨졌다. 눈을 뜨지 못할 수도 있다던 의사의 예고에 멀리 있던 가족이 모였다. 생명이 꺼질 뻔했던 나는 타인의 피를 받고서야 깨어났다.여자의 몸은 생명의 시작이다. 아이들의 출발점이었던 우주가 나에게서 빠져 나갔다. 휑한 빈자리만큼 내 마음에도 구멍이 났다.더는 생명을 품을 수 없다는 상실감은 정체성까지 뒤흔들었다. 태초에 엄마의 자궁 속에서 이미 여자임을 품고 나왔지만 더 이상 알을 품을 수 없다는 처지에 이르자 허전함이 밀려들었다. 생명은 신비하다. 다른 태를 걸고 나온 두 개의 생명체가 몇 겁의 인연으로 만난다. 둘은 하나가 된다. 하나의 생명이 태를 안고 또 다른 세상을 영접한다. 생명은 알과 태와 알을 통하여 순환하며 대를 이어간다. 포유류에게 탯줄은 생명과 생명을 잇는 끈이다. 과거에서 현재까지 탯줄과 탯줄로 이어지고 현재에서 멸종까지 암컷의 몸을 통하여 생명이 이어진다. 탯줄은 존재와 존재 사이의 건널 수 없는 단절된 거리를 이어준다. 알 속의 생명은 어미의 탯줄을 통해 모든 것을 공급받고 완전체가 되어 알을 깨고 나온다.생명은 세상을 활기차게 한다. 바삐 움직여 꿀을 만든 벌 덕분에 꽃은 씨와 열매를 잘 맺는다. 민들레가 자신의 아름다움을 잘 뽐내도록 봄이 바삐 온다. 잘 품은 알이 세상에 잘 깨고 나오도록 여인의 몸은 태를 통해 알을 품는다. 모든 씨앗이 알의 형상으로 묻히고 해가 바뀌면 땅은 알을 품어 새로운 생명으로 움트게 한다. 김경아 작가 알은 생명과 생명을 잇는 연속성의 집합체다. 그 연결고리가 되는 탯줄을 알처럼 생긴 봉우리에 보관한 것 또한 영속성을 바라는 마음에 있다. 내가 존재하는 이유도 이러한 연결의 연장선에 있다. 나는 여자로서 생명의 지속에 공헌했고 그 연속성 가운데 오늘의 내가 있다.씨앗을 받아 생명을 잉태해 열 달을 품었다. 아이를 낳고 마음으로 품고 길러 더 넒은 세상으로 내보냈다. 나간 자식은 가끔 돌아와 편안하게 쉬었다 간다. 그러고 보면 사람은 다 명당에서 태어나고 내 몸은 명당의 역할을 한 셈이다.자궁이 빠져 나간 자리에 이제는 무엇을 품을까. 모성을 되살려 이제는 사람을 마음으로 품기로 한다. 거대한 우주의 모체는 여자이며 여자가 알을 품는 곳은 모두 명당이 아닌가. 돌아오는 길, 생명 탄생의 원리가 숨어있는 봉우리를 한 번 더 바라본다.

2024-01-14

거북목, 방치하면 큰병 된다

박성률 트레이닝과학연구소장동국대 의과대학 연구초빙교수 거북목 증후군이란 거북이처럼 목을 앞으로 뺀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는 것으로 인해 목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거북목 증후군이라고 부르지만, 외국에서는 일자목 증후군(Forward head posture), 라운드 숄더 자세(Rounded shoulder posture), 텍스트 넥 증후군(Text neck syndrome) 등으로 다양하게 지칭한다.거북목 증후군은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없을수록 잘 생기지만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많이 하는 요즘에는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발생한다. 거북목 자세는 통증을 비롯한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고 이러한 문제들을 모두 거북목 증후군이라고 부른다.이러한 자세로 발생하는 장애는 생각보다 크고, 생활 습관을 바꾸거나 적절한 유연성 및 근력운동으로 빠르게 대처하지 않으면 교정이 어렵다.고개가 1cm 앞으로 빠질 때마다 목뼈에는 2~3kg의 하중이 더 걸린다. 거북목이 있는 사람들은 최고 15kg까지 목에 하중이 있을 수 있다.이러한 이유로 뒷목과 어깨가 결리고 아플 수 있다. 근육이 과하게 긴장하는 상태가 오래가면 흔히 담이라고 얘기하는 근막통증증후군이 생겨 올바른 자세를 하고 있을 때도 통증은 지속된다.뒤통수 아래 신경이 머리뼈와 목뼈 사이에 눌려서 두통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러한 통증은 수면을 방해해서 금방 피로해지는 등 일상 생활에도 지장을 준다.거북목 자세를 오래 하면 단순히 통증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호흡에도 지장을 준다. 목뿔뼈에 붙은 근육들은 갈비뼈를 올려서 호흡하는 것을 도와주는데, 거북목 자세는 이 근육들이 수축하는 것을 방해하여 폐활량을 최고 30%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거북목 자체 때문은 아니지만 여러 문제들이 발생해서 거북목이 있는 사람들이 골절의 위험이 정상인에 비해 1.7배가 높고, 노인들을 대상으로 장기간 추적 관찰을 했을 때 사망률이 1.4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거북목 혹은 일자목 증후군은 25~42세 인구 중 70%에 이를 정도로 흔하다. 거북목 증후군은 고개를 숙인 자세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컴퓨터 등을 자주 하거나 장시간 사용하는 것이 주요 발생 원인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할 때는 대개 고개가 37도에서 47도 정도로 숙여지는데, 평상시의 3~4배 정도의 하중이 목을 지지하는 근육, 인대, 관절에 걸린다.이로 인해 목 뒤쪽 근육 및 앞쪽 가슴 근육이 과도하게 수축해 근육 피로, 연축, 통증이 발생한다. 또 목 뒤쪽 인대가 약해지고 불안정해지면서 목 디스크가 생기기도 한다.올바른 자세를 취하도록 하는데 단순히 고개를 들어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거북목 자세는 앞으로 처진 어깨와 둥글게 만 등이 함께 나타날 때가 많다. 이럴 때 고개를 들면 오히려 아래쪽 목뼈가 서로 부딪혀서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목에 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평소 어깨를 펴고 고개를 꼿꼿이 하는 올바른 자세를 제대로 취할 수 있도록 생활화하는 게 좋다.거북목 증후군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운동 치료에 대한 여러 문헌이 보고되었으나, 아직 표준화된 운동 치료법은 없다. 근육 강화와 스트레칭을 이용한 기본 운동과 안정성 운동을 병행하면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다. 근육 강화는 주로 목 앞쪽의 속 근육과 등 뒤쪽, 날개뼈 사이의 근육을 대상으로 한다. 턱을 당기거나 날개뼈를 모으는 동작을 약 20~30초간 유지하는 게 좋다.스트레칭은 주로 목 뒤쪽 근육과 앞쪽 가슴 근육을 위주로 한다. 스마트폰 사용 중 30~40분마다 약 10회 정도 목을 가볍게 돌리고, 약 10~30초 정도 목 전후면의 근육을 늘려준다. 목 주변 근육 스트레칭은 근육이 가볍게 늘어난다는 느낌으로 해야 한다. 목 주변 근육을 팔다리 근육 스트레칭을 할 때처럼 뻐근한 느낌이 들 정도로 과도하게 늘리게 되면 오히려 부상이 발생할 수 있다.안정성 운동은 주로 탄력밴드를 이용한 래터럴레이즈 운동이 대표적이다. 래터럴레이즈 운동을 할 때는 빠르지 않은 속도로 3~5세트, 1세트당 10~20회 정도 하는 것이 좋으며, 세트 간 약 1~2분 정도의 휴식이 필요하다. 래터럴레이즈 운동은 주 2~3회 정도 하는 것이 좋다. 운동 시 어깨높이 이상으로 탄력밴드 손잡이를 올리는 경우 어깨 부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평소에 거복목 자세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의 전자기기 사용 시간을 가능한 한 줄이고, 중간중간 쉬는 시간을 자주 갖는 게 필요하다. 한 자세로 오래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거치대 등으로 눈높이에 맞도록 하여 목이 구부러지지 않게 해야 한다. 장시간 문자를 보내거나 타이핑을 하는 것은 피하고, 무거운 장비를 한 손으로 오래 들고 있지 않도록 한다.갑자기 생기는 급성기에는 사나흘 정도 얼음찜질을 시행하고 이후 온찜질을 해볼 수 있다. 목 주변 근육을 가볍게 마사지하는 것도 좋다. 일부 연구에서 도수 치료나 침 치료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된다.

2024-01-14

포스텍의 국제화와 창의성 배양

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왜 해법을 찾나? 우리가 만들면 되지”40여 년 전 미국 유학 시 미국학생으로부터 들은 이 한마디가 평생 가슴을 울리고 있다.한국에서 온 “잘 훈련된 학생”들은 문제가 나오면 해법 찾기에 바쁜데, 해법을 찾지 못해 쩔쩔매는 한국형 수재들에게 미국형 수재인 이 학생이 던진 이 한마디가 뼈아프게 가슴을 평생 울리고 있다.미국 학생이 던진 이 한마디가 노벨과학상 수상자 한국대 미국 0대 300의 결과를 극명하게 보여 주는 것 아닐까?포스텍이 작년에 이어 세계 최대의 가전·IT박람회인 ‘CES 2024’에 3학년 재학생 전원을 보냈다고 한다. 앞으로 이를 정례화하기로 결정했고 학교가 비용을 부담하여 한 학년의 재학생 전원을 CES에 보내는 것은 포스텍이 국내 대학 중 유일하다고 한다. 포스텍은 올해부터 창의력 배양을 위하여 학생들의 해외 파견을 확대한다고 한다. 학생이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와 12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노벨주간(Nobel Week)’ 중 하나를 선택하면 여기에 필요한 비용을 학교가 지원하는 형식이다.이러한 정책에 쌍수를 들고 환영을 보낸다.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미국 유학 중 학문 자체를 배운 것도 있지만 학문을 하는 자세를 배운 것이 더 큰 보람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직접 가서보고 경험하지 않으면 안된다. 위에 언급한 미국학생의 발언은 직접 듣기까지는 실감하지 못했다.왜 한국은 노벨상을 받지 못할까? 물론 한국의 근대 과학 연구 역사는 서구 선진국이나 일본보다 짧다.그러나 그것이 이유의 전부일까? 필자는 출중한 창의력으로 미국의 명문대학 교수가 된 한국인들을 분석해 봤다. 과연 한국인의 창의력이 왜 한국의 입시와 교육제도와 관계가 있는가 생각해 보고 싶다.미국의 명문대학에 있는 한국인 교수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과연 한국에서 수능에서 전국 수석을 하고 소위 한국의 일류대학의 수석합격자가 유학 후 미국 명문대의 교수가 되는 것일까? 스탠퍼드의 한 한국교수는 한국에서 암기위주의 입시에서 최상위권 학생이라기보다는 매우 “창의적”인 학생이었다. 이는 미국유학에서 빛을 발했고, 로체스터대학에서 창의적인 탁월한 논문을 쓰게 되었고 인정을 받았다. 그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스탠퍼드의 종신직 교수가 되었다.최고의 공과대학 MIT 대학의 한 한국교수도 역시 한국에서 최상위 대학을 다니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의 창의력은 스탠퍼드 박사과정 학생 시 만든 스티키봇이 타임즈 최대 발명품으로 꼽힐 정도였고 화제를 몰고 다니면서 결국 MIT같은 초일류대학의 교수가 되었다.한국에서 아마 이 두 분이 대학 입시에서 탁월했다면 이러한 창의적인 활동과 연구를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창의력은 90% 정도는 훈련과 환경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어려서부터 한국에서 창의적인 환경에서의 교육이 이뤄졌다면 국내에서도 여러 명이 노벨상을 탈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미국 수재들은 생각하는 방식이 달라. 경쟁하기가 힘들어. 우리 교육방식의 문제야.”50년 전 전국 대입예비고사 수석을 한 교수가 필자에게 전해준 이 한마디는 한국교육의 현재를 투명하고 있다.그와 저녁 식사를 함께하면서 그가 던진 독백과 같은 이 한마디가 내내 뇌리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은 수십조의 연구비를 나누어 주고 있지만 한국이 노벨상을 타는 날은 아직도 요원해 보인다.한국이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날은 언제일까? 이 질문에 그교수의 독백은 하나의 정답을 보여 주고 있다. “불가능에 가깝다.”노벨상을 수상하는 졸업생의 동상을 앉히겠다고 포스텍에는 빈 좌대가 있다. 포스텍을 설립한 지 올해 38년이다. 이제 반세기를 향하여 가고 있다. 원래 계획은 설립 30년쯤 좌대가 채워지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여전히 그 좌대는 비어 있다. 과연 초·중·고등학교에서 창의적으로 길러지지 않은 학생들에게 대학이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한다면 노벨상을 받게 할 수 있을까? 대학의 창의력 교육이나 연구는 제대로 되고 있는가?포스텍의 이번 계획은 훌륭하다. 이러한 정책에 큰 환영과 찬사를 보내고 싶다. 그러나 한걸음 더나아가 포스텍은 좀더 창의적 차원에서 국제화 되어야 한다. 홍콩과기대나 난양공대처럼 외국인 교수들을 좀더 과감하게 채용하여 환경자체를 국제화 시켜야 한다. 연봉이 경쟁력이 있다면 창의력이 높은 외국인 교수들을 초빙할 수 있을 것이다.2010년 이중언어 캠퍼스(Bi-lingual Campus)를 선언한 포스텍이 과연 국제화에 충실한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당시는 야심차게 출발 했지만 과연 지금 당시의 정신이 구현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최근 한 중앙언론이 포스텍의 국제화를 혹독하게 비판한 적이 있다. 잘못된 데이터도 있었으나, 상당한 부분은 일리가 있는 비판이었다. 포스텍 국제화는 좀더 과감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이번 CES와 노벨주간 학생 파견 정책의 포스텍의 실험이 성공하고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하는 포스텍의 국제수준의 국제화의 첫걸음이 되길 빌어본다.

2024-01-14

‘저출산 해법’은 결국 비수도권 균형발전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9일 간부회의에서 “초저출산 문제에 국가 운명이 달렸다. 모든 정책을 저출산 대책에 맞추라”고 지시했다. 저출산 문제 해법을 찾는데 경북도의 전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경북도는 전 부서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오는 18일 하루 동안 끝장토론 형식으로 저출산 대책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 지사는 “앞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민간 투자 활성화와 중앙부처 예산 확보를 비롯해 사회적·정신적 운동까지 모두 포함해서 할 수 있는 방법을 다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도 언급했다시피, 우리나라가 지금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저출산현상이 심각해진 근본원인은 ‘수도권 병’ 때문이다. 좋은 직장과 학교를 비롯한 모든 주요 자원이 수도권에 몰려 있으니까 과도한 경쟁시스템이 유발되고,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아예 포기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인구쇼크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14세기 유럽의 흑사병보다 더하다고 했고, CNN 방송은 한국이 앞으로 국방력을 유지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을 정도다.윤석열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우리사회 저출산의 가장 중요한 원인을 ‘불필요한 과잉 경쟁’때문이라고 진단했듯이, 저출산 문제는 결국 수도권에 집중된 자원을 분산시키지 않고는 달리 해법이 없다. 서울에 몰려드는 청년들이 학교졸업 후 결혼하고 아이양육을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니까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의 합계출산율이 0.59명으로 우리나라 평균(0.78명)보다 훨씬 낮은 것이 이러한 현실을 대변해주고 있다.저출산문제는 어쨌든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사회적 어젠다 속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한국은행도 얼마 전 “비수도권 거점도시에 산업과 인프라를 몰아주는 전략으로 수도권 인구 집중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일자리나 부동산뿐만 아니라 교육, 의료 등에 이르기까지 근본적인 비수도권 균형발전이 현실화돼야 대통령이 말하는 ‘불필요한 과잉경쟁’이 해소될 수 있다.

2024-01-11

1·10 부동산 진작책, 지역경기 살릴 불씨 되길

정부가 재개발·재건축 등 도심 주택정비사업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준공 30년 이상된 아파트는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게 하고, 재개발도 지금은 30년 이상된 건물이 66%가 돼야 사업을 할 수 있으나 이를 60%로 낮추기로 했다.국토부는 10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와 건설경기 보완 방안 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또 2년 이내 신축된 빌라·오피스텔 등 소형주택을 구입하면 세금을 깎아주고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구입할 경우 세제 산정 때 주택 수에 제외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침체된 부동산 경기 진작을 위해 정부가 가용 가능한 다양한 수단을 동원한 것으로 보이나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물량 과다 공급으로 미분양 주택 전국 1, 2위를 차지하는 대구와 경북의 부동산 시장이 이번 조치에 따라 경기회복의 물꼬를 찾을지 관심이 많다.정부의 이번 조치는 공급과 수요 두 측면에서 경기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완화는 주택공급을 늘리는 공급측면이다.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활성화 방안은 수요를 자극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문제는 수요보다 공급이 훨씬 많은 지역시장에 이번 조치가 약발 받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재건축 완화로 대구에서도 10여 개 아파트단지가 절차 간소화 등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나 공급물량이 넘쳐나는 지금 시점에 재건축 사업에 나서기는 부담스런 측면이 있다.서울과 달리 공급 과잉과 고금리 등이 부담인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당장 반응을 나타낼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관측이다. 그러나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을 계기로 오랜 침체에 빠졌던 지역의 부동산 시장도 새 국면을 맞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이번 대책은 수도권 중심으로 초점이 맞춰진 측면이 많다. 지방단위에 맞는 경기 부양책이 보완되면 지역경기 회복에 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방정부 차원에서라도 지역의 부동산 경기가 연착륙 할 수 있는 대안 마련에 고민해 주길 바란다.

2024-01-11

상주 곶감축제

우정구 논설위원 감나무는 한국, 중국, 일본에서 밖에 자라지 않는 동양목이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초기 진상품에 감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보아 고려시대부터 감나무 재배를 해 왔던 것으로 짐작이 된다. 예로부터 감나무에 얽힌 설화가 많으나 그 중 감나무 5덕(德)을 소개하면 이렇다.넓은 감잎을 잘 말리면 종이 대신 글을 쓸 수 있어 문(文)의 덕이라 했고, 부드럽지만 탄력있는 목재는 화살과 같은 무기를 만드는 데 사용돼 무(武)라 했다.또 달고 부드러워 이가 없는 노인들도 먹을 수 있어 효(孝)의 덕목을 가지고 있고, 겉과 속이 다르지 않고 모두 붉어 충(忠)이며 바람과 눈, 서리에도 굴하지 않고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보고 절(節)이라 했다.곶감과 쌀, 누에고치 등 삼백의 고장으로 소문난 상주는 우리나라 곶감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곳이다. 오랜 역사와 전통으로 상주곶감 농업은 2019년 국가 중요농업유산(제15호)으로 지정됐다. 곶감공원과 곶감박물관 등 곶감을 테마로 하는 볼거리가 많은 고장이다.특히 상주시 외남면 소은리 하늘 아래 첫 감나무는 우리나라 최고령 감나무로 확인돼 상주가 곶감의 본고장임을 잘 알리고 있다. 이 감나무는 2009년 국립산림과학원의 감정을 통해 530년 된 감나무로 인정을 받았다.지난해는 고욤나무 접목 등 선조들의 영농기술을 입증하는 학술적 가치가 인정돼 국가 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을 받기도 했다. 아직도 한해 3천∼5천개의 감을 생산할 정도로 생육상태가 좋다고 한다.곶감의 본고장인 상주시가 12일부터 14일까지 북천시민공원 일원에서 상주곶감축제를 연다. 상주 곶감의 진미를 느끼려면 축제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겠다./우정구(논설위원)

2024-01-11

이재명이 소환한 ‘서울 가 살자’

홍석봉 대구지사장 지역균형발전이 화두가 된 지 20년이 지나도록 제자리걸음이다. 역대 정부가 줄기차게 외치고 국정 지표로 삼아 추진한 일이다. 말만 앞섰고 행동은 따라주지 못했다. 의지도 약했다. 현 정부 들어 동서화합과 지역균형발전의 상징으로 내세우며 추진하던 ‘달빛고속철도’도 무산위기다.‘선거용 포퓰리즘’ 주장과 ‘예타제도 무력화’ 논리에 떠밀려 좌초되는 형국이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사건이 뜬금없이 지역균형발전 문제를 소환했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부산 가덕도 방문 도중 피습됐다. 이 대표는 피습 직후 입원했던 소방 헬기를 이용,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옮겨갔다. 지방의료계가 부글부글 끓었다. 의사 단체들이 속속 비판 성명을 냈다. 헬기 이송은 의료 전달 체계를 뛰어넘는 선민의식과 내로남불 행태라고 주장한다.이 대표의 서울행은 본의 아니게 국민에게 ‘지방 의사는 실력이 없다. 환자는 무조건 서울 빅5 병원에 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결과를 낳았다.거기다 “잘하는 곳에서 수술해야 한다”는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이 불나는데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한순간 부산은 ‘뒤떨어진 지역’‘이류 병원’이 됐다. 부산대병원은 최고의 응급의료 체계를 갖추고도 홀대당하고 말았다.응급 현장에서는 환자의 안전이 최우선이고 의료진의 결정 권한이 존중돼야 한다. 그런데도 응급 의료 체계의 상식과 원칙을 무너뜨리는 일이 벌어졌다. 가족의 뜻이라고 했지만, 의사 소견을 따라야 했다.이 대표는 피습 직전 가덕도 현장에서 “지방 소멸 문제는 각별하게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될 부분”이라며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하던 중이었다. 이 대표는 대선 후보 시절 “지방에도 뛰어난 진료와 연구역량을 갖춘 국립대병원이 있다”고 평가하는 등 공공의료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그랬던 이 대표가 자의든 타의든 서울로 갔다. 서울 응급이송 치료는 지방 의료계에 대한 불신이나 다름없다. 민주당의 속내가 그대로 드러났다. 우리 의식 속에 도사린 서울공화국의 표출이었다.지역균형발전은, 지역소멸을 막기 위한 지방의 몸부림이자 국정 주요 과제다. 민주당이 내세우는 핵심 가치의 하나다. 게다가 민주당은 지역 의사제와 지방 공공의대 설립 입법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그런 민주당이 이번 사태로 자가당착에 빠졌다. 민주당의 내로남불과 지방 외면에 비난이 쏟아졌다.한 트로트 가수의 ‘그 이불솜 베게 다 버리고 우리 이제 서울 가서 살자….’라는 노래처럼 우리는 은연중에 모든 것을 팽개치고라도 서울 가서 살아야 한다고 여기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다산 정약용도 자식들에게 ‘서울에서 벗어나지 마라’고 당부했다. 다산은 유배지에서 “조선은 (중국보다) 문명이 뒤떨어져서 한양에서 몇십 리만 멀어져도 원시사회”라며 “어떻게든 한양 근처에 살면서 문화의 안목을 잃지 마라”고 했다.200년 전 다산이 그랬던 것처럼 ‘인(IN) 서울’이 우리 마음속 깊이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문제는 ‘인 서울’ 때문에 지방은 다 죽어간다는 것이다.

2024-01-11

모바일 인터넷 시대의 언론

김병래 수필가·시조시인 현대 사회를 이끌어가는 가장 큰 힘이 언론(言論)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정치는 물론 경제와 문화도 언론에 의해 향방이 좌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언론이란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하여 어떤 사실을 밝혀 알리거나 어떤 문제에 대하여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법에는 ‘방송, 신문, 잡지 등 정기간행물, 뉴스통신 및 인터넷신문’을 언론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거기에다 유튜브 같은 개인 언론 매체를 더하는 것이 현실에 맞을 것이다.언론은 고대 로마에서 시작되었다. 원로원의 각종 의사록을 원로위원들과 시민들을 위해 매일 취합해서 발표하던 일간 관보(官報)가 효시였다. 처음에는 원로원과 민회의 의사록을 공개토록 했고, 후에는 황제의 칙령, 정치토론, 재판 결과, 주요 인사의 부고, 명절과 축일 등을 수록하는 등 현대의 신문과 유사한 형태를 보였다. 사회가 거대하고 복잡해지면서 직접적인 경험만으로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두루 알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각종 대중매체를 통하여 세상과 소통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을 선동하고 움직이는 가장 손쉬운 수단으로 언론을 장악하기도 한다.모바일 인터넷의 상용화는 언론에 일대 변혁을 일으켰다. 우후죽순처럼 난립한 유튜브(YouTube) 개인 방송은 언론의 판도를 바꾸어 놓았다. 수많은 개인매체가 쏟아내는 온갖 정보들에 누구나 실시간으로 접속할 수 있고, 댓글을 달거나 ‘좋아요’를 눌러 언론의 확산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은 정보의 일방적 전달을 주로 했던 과거의 언론과는 전혀 다른 양상인 것이다.갑작스런 변화에는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모바일 인터넷은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속도 경쟁을 하다보면 사실 확인 등의 검증에 소홀해서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고, 조회 수를 늘이기 위해 거짓이나 선정적인 썸네일(thumbnail) 등으로 시청자를 교란하기도 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정치적이거나 경제적인 의도로 편파적이거나 왜곡·조작된 정보를 남발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서 민심을 교란하여 사회의 혼란을 야기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대중매체를 접할 때에는 반드시 비판적인 시각을 가져야 할 이유다.국민 각자의 참여와 노력이 여론을 형성하고 그것이 정치, 문화, 경제 등 각 분야에 반영되어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는 시대가 되었다. 국민의 권리와 의무가 그만큼 더 커졌다는 얘기다. 바람직하지 못한 정책이나 사회현상에 대해서는 방관하거나 불평만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각종 언론에 적극 참여하여 올바른 여론형성에 일조하는 것이 모바일 인터넷 시대 시민의 새로운 책임이자 의무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보의 옥석을 구별할 줄 아는 안목을 길러야 할 터인데, 그것 역시 유튜브 같은 매체를 통해서 얼마든지 공부할 수가 있다. 국민들 스스로 의식수준을 높여 올바른 여론을 형성하고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을 시대적 과제로 삼을 일이다.

2024-01-11

세계적 슈퍼 선거의 해

윤영대 전 포항대 교수 소한(小寒) 무렵의 추워지는 날씨에 시골집에는 납매(臘梅)가 소복이 피었다. 음력 섣달 납월(臘月)에 피는 노란 꽃을 보니 이른 봄이 온 듯하다. 연말 모임에 나가보니 벌써 국회의원 예비 후보자들의 얼굴도 보인다.4월 10일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100여 일 남아있는데 너무 이른 움직임은 아닌지….SNS에는 올해를 ‘슈퍼 선거의 해’라는 제목이 떠돌고 영국 가디언 지는 ‘2024년은 민주주의 슈퍼볼의 해, 전례 없는 투표 축제’라며 지구가 선거의 열풍으로 휩싸일 것이라고 하고 있다. 세계 70여 국가가 각종 크고 작은 선거를 치를 예정이며 전 세계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40억 명의 유권자가 자기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정치인 선발에 참여하는 것이다. 세계는 바야흐로 정치권 지형이 바뀌고 정책과 경제의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우리나라와 직·간접적으로 영향이 있을 나라의 경우, 1월 13일 대만 총통 선거와 9월의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가 있고, 11월에는 ‘세계 대통령’을 뽑는다는 미국 대통령 선거와 상·하원 선거가 있다. 그리고 3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선, 5월 영국 총리 선거, 6월 유럽의회 대표 선거도 예정되어 있다.곧 있을 대만의 선거는 ‘중화민국은 멸망하지 않았다’며 독립과 정통성을 주장하는 민주진보당과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며 ‘하나의 중국’을 표방하는 국민당과의 싸움으로, 선거 결과에 따라 미국과 중국의 해양 패권과 이념전쟁이 더 심각해지고 아시아의 정치·경제적 큰 변화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 관심이 큰 미국 대선은 전·현직 대통령이 맞붙을 가능성이 크고, 그 결과 또한 세계 정치의 불확실성과 함께 미래가 염려되기도 한다. 세계 정치의 흐름을 보면 우로 정렬하는 세계 즉, 우파의 강세와 자국 우선주의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우리나라는 수출의존도가 높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큰 곳이니만큼 민주주의 의식을 갖고 주권과 안보, 경제와 무역 정책을 지키는데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선거철이 되면 포퓰리즘과 좌우의 정치편향이 드러나는데 선심성 공약의 남발로 돈을 풀고 경제 부양, 복지 확대 및 사회 인프라 확충 등을 내걸고 있지만 자칫 헛발을 디디면 인플레이션과 국가 부채가 증가하는 부작용을 낳게 되니 경계해야 한다. 경제는 유권자들에게는 후보자를 선택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우리의 현실을 보면 정치적 경제적으로 안정한 사회, 여유로운 환경에서 자라온 젊은 세대들은 인권과 환경 등 인류 보편의 문제에 관심이 높아 보이니 후보자들도 폭넓은 의견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선거철이 되면 금품수수와 허위사실 유포 등 선거범죄가 급증하는 경향이 있어 경찰도 예의 주시하고 있겠지만 유권자들도 네거티브 공약에 휘둘리지 말고 참되고 능력 있는 후보자를 택하여 이 나라가 세계의 정치 경제 파도 속에서도 굳건할 수 있는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사상 최대 선거의 해, 2024년은 또 여름 파리 올림픽이 열리는 해이기도 하고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라는 예고도 있다. 올바른 선거를 통해 모든 나라가 안정된 정치를 이루며 평화로운 국가가 되었으면 한다.

2024-01-11

스마트 세상, 함께 만드는 미래의 시작

스마트시티란 인공지능을 비롯한 스마트 기술을 활용하여 우리 삶을 더 안전하고 편리하며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제조사가 알아서 잘 만들어 둔 상품을 사서 이용하는 다른 스마트 제품들과는 달리, 스마트시티는 이용자인 시민들의 이해와 주도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다면 시민들의 행복과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스마트시티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스마트 세상을 꿈꾸는 공학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편집자 주몇 해 전만 하더라도 사람들에게 인공지능에 관해 물으면 알파고를 먼저 떠올렸는데, 이제 그 ‘인공지능의 대명사’ 자리를 Chat-GPT가 대신하게 된 듯하다. 알파고가 바둑을 잘 두는 ‘I’자형의 인재였다면, Chat-GPT는 더 넓은 영역의 지식을 다루고 말도 제법 잘하는 ‘T’자형의 인재라고 하면 비유가 적절할까?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스마트 기술이 보여주는 파괴적 변화의 위력은 실로 엄청나다. 첨단의 상징인 스마트폰과 각종 스마트 가전은 물론, 지능적인 첨단 보조 기능으로 운전자와 탑승자를 보호하며 조만간 자율주행까지 바라보고 있는 자동차와 대중교통,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생태계를 이뤄가는 집과 공공 시설물 등등. 스마트화의 물결은 우리 생활환경 전체를 더 똑똑하게 바꾸며 점점 더 넓은 범위로 확대되고 있다. 궁극적으로 스마트화가 도시 전반에 걸쳐 폭넓게 구현되는 경우를 우리는 스마트시티(Smart City)라고 부른다.스마트시티는 다양한 기술과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수집한 데이터로 도시 운영과 시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지능화된 도시로 정의된다. 전문가들은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을 통해 도시 운영이 개선되는 스마트시티가 미래도시의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스마트시티를 실현하는 것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와 같은 정보통신기술들이지만, 스마트시티의 진정한 의미는 사용자 입장에서의 가치와 편리함에서 찾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과거 한때 유행했던 U(유비쿼터스)-시티와 스마트시티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스마트시티에서는 기술이나 기능 그 자체보다는 시민들의 수요에 맞춘 서비스와 편리한 생활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이 강조된다. 예를 들어, 교통 혼잡과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실시간 교통 정보를 제공하거나, 버스 노선과 배차 시스템을 최적화하고, 대중교통이 미치지 않는 틈새에 수요응답형 교통이나 자동차 공유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환경 오염을 줄이고 자원고갈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 효율적인 건물과 가로등을 설치하고,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하거나 쓰레기를 잘 관리하여 에너지로 변환해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 외에도, 보안, 의료, 교육,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민들의 요구와 흥미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된다. 곽지영 태재대학교 데이터과학과 인공지능학부장 그래서 이제 스마트시티는 기술이라기보다는 도시의 혁신적 변화와 미래 전망을 제시하는 일종의 ‘비전’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초기에는 마치 공상 과학 미래 영화를 방불케 한, 다소 억지스러웠던 스마트시티 비전은, 세계 곳곳에서 시민들의 참여와 활약을 통해 해당 도시 특성에 맞게 하나둘 현실화되었고 성공적인 사례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덴마크의 코펜하겐은 스마트시티 구축의 선두 주자로서, 센서와 앱을 통해 자전거 이용률을 높이고, 공공 자전거 대여 시스템을 운영하거나 자전거 전용 도로를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교통 문제와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시민들의 건강과 행복도를 높였다. 싱가포르 역시 스마트시티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도시로, 스마트 네이션 프로젝트를 통해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첨단 기술을 도시 전반에 적용하고 있다. 스마트 주차, 스마트 홈, 스마트 미디어, 스마트 건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민들에게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기술을 활용해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며, 경제 발전과 지속 가능성을 도모하겠다는 혁신적 도시 모델로 스마트시티에 거는 기대가 크다. 나아가 기후변화, 지속가능성 등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각종 도전 과제들에 대한 해결책으로서도 스마트시티가 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이번 연재를 준비하는 며칠간, 앞으로 어떤 내용을 써나가면 좋을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래서 Chat-GPT에게 ‘스마트시티에 대한 신문사 칼럼을 연재하려고 하는데, 독자들은 어떤 내용을 기대할지’에 관해 한 번 물어보았다. 그 결과, ‘공감될 만한 스마트시티의 의미와 가치를 설명하고, 스마트시티의 역사와 유래(과거), 현황(현재), 향후의 발전 과제와 전망(미래)을 제시하고, 스마트시티의 특징을 공간, 문화, 환경, 거버넌스, 경제, 사회, 윤리 등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되 알기 쉽게 이야기로 설명하는 것이 좋겠다’는, 불과 몇 초 안에 내놓은 통찰치고는 제법 그럴듯한 답이 나왔다. 예전이라면 여러 동료 연구자께 차라도 대접하며 조언을 구하거나, 혼자서 몇 날 며칠 자료를 뒤적거리며 고민했을 터인데 말이다. 아무래도 Chat-GPT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될 것 같다.

2024-01-10

장밋빛 인생

정미영 수필가 장미 문양 찻잔에 돋을볕이 잠겼는가. 갑진년 새해를 맞아 태양의 기운을 느끼기 위해 홍차를 우려내는 중이다. 찻물을 한 모금 머금고 있으니, 인생의 행복이 별건가? 마음이 따뜻해진다.라비앙로즈 커피잔세트를 생일선물로 받았다. 트위그 뉴욕 디자이너 몰리 해치와 테라로사의 콜라보레이션 작품으로 한국도자기에서 만들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유명한 도예가의 고풍스러운 작품을 집에서 혼자 보는 멋이란, 나만 감상하기 위해 아무도 없는 시간에 도자기 전시관을 방문한 듯 설레는 맛이 있었다.라비앙로즈는 장밋빛인생을 뜻하는 프랑스어다. 요즘은 가수 아이즈원의 노래로 유명하지만, 에디트 피아프가 1947년에 부른 샹송 제목으로 먼저 알려져 있다. 2007년에는 올리비에 다한 감독이 그녀의 일생을 담아 영화 ‘라비앙로즈’로 제작했다. 유년시절 거리에서 곡예를 하다가 아름다운 목소리로 나중에는 스타가 되어 부와 명성을 얻었지만, 계속 비극적인 삶을 살다간 그녀였다. 영화에서는 그녀의 성공보다 어두운 아픔이 더 시각적으로 다가와 보는 나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나는 순간 깨달았다. 장밋빛 인생에는 양면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사람들은 대부분 장밋빛인생의 아름다운 면만을 꿈꾼다. 화려한 꽃과 향기를 품고 꽃길만 걷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 그러나 향기와 가시를 동시에 지닌 장미의 속성처럼 우리네 삶에는 야속하게도, 최승자 시인의 ‘나날’에 나오는 애매와 모호가 일란성 쌍둥이처럼 싸우며 죽어 갔다는 시구처럼 행복과 불행 또한 일란성 쌍둥이처럼 엎치락뒤치락하는 것 같다.나 또한 행복과 불행을 동시에 겪은 적이 있다. 상견례를 하면서 기분 좋으셨던 양가 부모님들께서 곧바로 마주 앉은자리에서 결혼 날짜를 잡을 때까지는 앞으로 장밋빛 인생 중 행복만이 보장된 것 같았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친정아버지께서 공무수행 중 돌아가셨다. 호사다마! 그렇다고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인생의 부정적인 면을 두려워해 집안에만 갇혀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소소한 즐거움을 찾아 나만의 긍정적인 면을 가득 채울 수 있도록 힘차게 길을 나서야 옳은 일임에랴.그런 이유로 나는 어쩌다 한 번씩 카페에서 콜라보레이션 작품을 살 때가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의 작품을 보기 위해 비싼 항공권을 구매해 전시회를 찾아가지 않아도, 동네 카페에서 외국으로 여행나간 사람처럼 기분 전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다 몇 년 전에는 서울에서 제임스 진을 만났다. 지금은 사라진 포항시청 옆 엔제리너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다 제임스 진의 대표작인 ‘아우렐리안즈(Aurelians)’를 보았다. 반가운 마음에 머그컵과 물병을 구입했다. 그는 세계적인 그래픽노블(만화와 소설의 중간형식을 취하는 작품) 회사인 미국의 DC코믹스 출신으로 상업미술과 순수미술을 오가며 만화와 회화가 결합된 독특한 작품을 선보여 주목받고 있었다.며칠 뒤, 롯데뮤지엄에서 ‘제임스 진, 끝없는 여정’ 전시회가 열린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제임스 진과 엔제리너스 아트 콜라보레이션 기념이었다. 주말에 가족들과 도슨트 설명을 들으며 전시회를 둘러보다가 잠시 후에 제임스 진의 사인회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우리에게 진짜 행운을 잡았다면서, 전시회 기간 중 딱 한 번 있는 사인회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했다.제임스 진의 실물을 영접하다니! 당신의 작품을 보기 위해 서울에서 먼 거리인 포항에서 왔다고 말했더니, 환하게 웃으며 우리 가족의 손에 들려 있던 협업 작품에 개별로 사인을 해주었다. 행복과 불행 사이에 행운이 숨어 있기에 우리네 삶은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홍차가 차갑게 식어 다시 찻물을 끓인다. 문득 에디트 피아프가 영화 마지막에 불렀던 ‘아니요, 나는 후회하지 않아요(Non, Je ne regrette rien)’가 떠오른다. 내 인생의 매 순간마다 그녀처럼 기쁨과 슬픔까지도 포용하여, 후회하지 않는 장밋빛 인생을 살았다고 말해야지.

2024-01-10

이기고 돌아오라

장규열 전 한동대 교수 아시안컵 축구대회의 막이 오른다. 카타르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한 대한민국 대표단은 역대 최강의 전력이다. 토트넘홋스퍼의 손흥민을 주장으로 파리생제르맹의 이강인,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황희찬, 바이에른뮌헨의 김민재, 츠르베나즈베즈다의 황인범 등이 함께 뛴다. 실력으로만 보면 흠잡을 데 없이 강한 팀이다. 선수들이 모든 경기를 다치지 않고 거뜬히 치러주길 기대한다. 바라기는 물론 우승컵을 들어올렸으면 한다. 아시안컵대회에서 우리는 겨우 두 번 우승했었으며 그것도 64년 전이라 한다. 오랜 숙원을 시원하게 풀어내는 우리 대표팀이 되었으면 한다. 거의 전 국민의 기대가 아닌가 싶다.놀랍게도, ‘대한민국 대표팀이 우승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사람이 둘 있다. 손흥민의 소속 팀 토트넘 홋스퍼의 포스테코글루 감독, 그리고 손흥민의 부친 손흥정 감독. 우선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까닭은 익살스럽다. 호주 출신인 그는 ‘호주가 우승했으면 좋겠다’면서 대한민국이 준우승하라고 했다는 게 아닌가. 호주의 국가대표 감독도 역임했던 그로서는 거의 당연한 주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손흥정 감독의 까닭에는 의미가 있다. 아들이 뛰는 경기에서 우승하지 말라는 그의 속셈은 무엇일까. 우선 객관적인 전력에서 일본에 뒤진다고 했다. 선수 개개인의 축구실력을 모두 모으면 한국이 일본에게 절대적으로 밀린다는 것이다. 이번에 우승하면 한국이 자만하게 되어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가 어두워진다고 했다. 실력뿐 아니라 경기력 향상을 위한 투자에도 한국은 중국이나 일본에 턱없이 못 미친다고 한다. 우승이 선수들의 자만뿐 아니라 축구계의 타성과 게으름을 초래할 것을 경고한 표현으로 보인다.손 감독의 지적은 옳다. 실력보다 나은 성과를 거두면 사람은 게을러진다. 그의 아들이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고 수준의 선수로 평가받고 있는데도 그는 ‘손흥민은 월드클래스가 아니다’라고 선언하였다. 잘 달리는 말에 채찍을 더하듯, 그는 아들이 더 나은 경지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대한민국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이전 어느 때보다 가장 든든한 실력을 갖추었다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여 우승에 가까이 가 주길 기대한다. 마지막 한 경기까지 승리하여 우승컵을 거머쥐길 바란다. 손흥정 감독의 걱정어린 한 마디처럼 ‘이후에도 자만하지 않으며 조련의 고삐를 느슨하게 하지 않는 대한민국 축구’가 되어주길 소망한다.쓴소리는 약이다. 경기에 임하여 어느 순간에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습으로 보여주길 바란다. 국내 상황이 여러모로 어지럽고 복잡하지만, 시원한 경기력으로 사이다처럼 이기는 축구를 해주길 바란다. 이번에는 부친의 소망을 어기는 아들이 되어주길 바란다. 60년도 넘게 못 들어본 아시안컵을 들어올리는 건각들을 기대한다. 우승하였지만 자만하지 않는 축구계의 모습을 보여주어 대한민국 축구의 앞날도 환하게 해 밝혀주길 바란다. 오랜만에 축구로 하나가 되는 몇 날이 되었으면 한다. 대한민국 축구, 파이팅!

2024-01-10

IB교육의 성과

홍석봉 대구지사장 대구 공교육에 IB(국제바칼로레아) 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2018년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당선된 후 취임 첫해부터 학생들의 사고력 증진 및 공교육 혁신을 위해 IB교육을 추진해왔다. 대구교육청을 중심으로 전국에 확산되고 있다. 현재 교육부와 경기, 제주 등 전국 교육청에서 IB교육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2023년 3월 기준, 세계 160개국 5천600여 개교에서 운영 중이다. 현재 국내 IB 월드스쿨(IB 본부로부터 인증 받은 학교)은 대구에만 21개교가 있다. 대구가 명실공히 국내 IB교육의 중심이다.IB 프로그램은 기존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와 문제해결력을 키우는 ‘질문하는 힘’을 기르는 교육이다.IB 학교에서 시작된 교실수업 혁신 모델은 우리나라 공교육의 개혁을 주도하고 있다. 2021년 경북대사대부고가 한국어와 영어로 진행되는 IB 월드스쿨 닻을 올렸다. 일반계 국·공립 학교에서는 첫 시도였다. 대학입시와도 직결돼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최근 발표된 대입 수시전형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수도권 주요 대학에 다수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 지원생까지 나왔다. 자기주도학습의 성과다.IB 교육은 1986년 스위스에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외교관이나 해외 주재관의 자녀를 교육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직업의 특성상 여러 나라를 이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전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교육과정을 만든 것이다. 이것이 점차 확대돼 많은 나라에서 도입, 전 세계 주요 대학에서 교육과정으로 인정해 주게 됐다. IB교육이 대구는 물론 전국으로 확산돼 학교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길 바란다./홍석봉(대구지사장)

2024-01-10

지방대 88% 정시미달…대학 혁신만이 살길

종로학원이 전국 188개 대학의 정시원서 접수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4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경쟁률이 3대 1에 미치지 못해 사실상 미달로 분류되는 대학의 88%가 지방소재 대학으로 밝혀졌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방대학에서는 연이어 무더기 모집미달 사태가 발생한다는 것인데 우려되는 바가 크다. 대구와 경북서도 14개 대학 중 6곳이 경쟁률 3대 1 이하 대학으로 나타났다.입시업계는 대입 정시모집에서 수험생 1명이 최대 3개 대학에 원서를 낼 수 있어 경쟁률 3대 1 이하이면 사실상 미달로 본다. 특히 올해 비수도권 대학들은 정원을 2천여 명 가량 줄여 학생모집에 나섰지만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경쟁률을 보여 대학 존폐를 걱정하는 분위기가 더 짙어지고 있다.정시모집에서 미달이 발생하면 추가모집에 나서야 하나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학이 학생을 다 채울 수 있을지 미지수다. 작년의 경우 한 명의 지원자도 없는 학과가 26개에 달했고 모두 지방에서 나온 바 있다. 지방소재 대학의 대규모 미달사태는 학령인구 감소가 직접적 이유다. 그러나 학생들의 수도권 대학 쏠림 현상도 무시못할 만큼 큰 몫을 한다. 올해 수도권 대학들은 1천311명의 정원을 늘렸음에도 평균경쟁률이 5대 1을 넘었다. 정원을 줄인 지방대학은 평균경쟁률이 겨우 3.57대 1이었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지방대학은 망한다”는 말은 옛말이다. 멀지 않아 수도권대학의 정원만으로 전국 학생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시기가 오기 때문이다. 지방대학들은 과감한 구조조정이 없으면 살아남기 어렵다.정부도 이런 점을 예상하고 지방대학을 대상으로 글로컬 대학 육성사업에 나서고 있다. 지방대학을 세계적 대학으로 육성해 지역과 동반성장을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선정된 대학에는 5년간 1천억원 예산도 지원한다.이제 지방대학은 각자도생의 길로 가야 한다. 대학 스스로 담대한 혁신을 하지 않고는 존립 자체가 힘들다. 가파른 학령인구 감소로 갈수록 학생모집이 더 어려워지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24-01-10

영일만대교 스타트, 사업속도가 중요하다

영일만횡단구간 고속도로(영일만 대교) 건설사업이 새해에 드디어 시작된다. 올해 1천35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사업 첫 단계인 실시설계를 시작하게 됐다. 영일만대교 건설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사업이며, 지난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에 포함됐다. 윤 대통령은 당선 직후 포항 영일만을 찾아 공약이행 의지를 표명했었다. 지난 2008년 9월 이명박 정부 시절 ‘광역경제권 발전 30대 프로젝트’에 포함된 지 16년 만에 사업이 성사됐다. 그동안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사업이 보류됐다. 영일만대교는 포항 북구 흥해읍과 남구 동해면 일대 바다를 가로지르는 동해안 고속도로 연결 구간으로 전체 길이가 18km다.영일만대교 건설에 들어가는 총 사업비는 3조2천억원으로 추산되며, 예상 사업 기간은 14년이다. 설계와 해저 지반조사에 4년, 공사에 10년 정도 소요된다. 부산과 경남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해상교량+해저터널)와 유사한 형태로 건설될 가능성이 크다.경북도는 새해에 포항~영덕 고속도로 공사 계속사업비(2천907억원)도 확보했다. 동해안고속도로 주요 구간인 이 고속도로(포항 북구 흥해읍~영덕 강구면, 30.92㎞) 건설 역시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장기사업이다. 그동안 영덕에서 유적지가 발견되면서 공사가 지연됐다. 현재 공정률은 70% 정도다.영일만대교 건설과 함께 완성될 동해안 고속도로는 이미 개통된 울산~포항고속도로와 연결돼 우리나라 산업용 물류이동의 핵심축 역할을 하게 된다. 지역균형발전과 동해안지역 경제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회간접자본이다. 포항시로서는 남부의 포항제철소·철강산업단지·블루밸리국가산단과 북부의 영일만항·배터리 규제자유특구가 바로 연결돼 경제시너지 효과가 대단하다. 영일만대교 건설사업은 앞으로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 정부와의 총사업비 협의 등 넘어야 할 관문이 많다.영일만대교를 포함한 동해안 고속도로가 향후 우리나라 북방 교역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추진되길 기대한다.

2024-01-10

내일배움카드

이정옥위덕대 명예교수 은퇴 후 버킷리스트는 여전히 유효하다. 은퇴 전에 작성된 목록엔 단연 여행 계획이 많았다. 퇴직 후 바로 감행할 것을 코로나19 때문에 기회를 놓쳤다. 손주들의 유치원 등하원 봉사에 묶여 또 미룰 수밖에 없었다. 작년 말 베트남여행으로 워밍업했으니 올해는 유럽 여행을 바로 감행할 참이다. 마음 바뀌지 않으려 얼리버드로 비행기를 예매했고, 계획도 꼼꼼히 짜 두었다. 수영, 요가, 자전거 타기, 하루 5천보 걷기 등의 체력 단련 리스트도 꽉 차게 버티고 있다. 그 중 몇 가지는 실천했고, 게으르고 끈기없는 탓에 접었다. 실패했을 땐 재도전이 필요하니 새해 새 다짐으로 다시 시작할 것. 손녀의 유치원 봉사가 끝나면 바로 차를 팔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걷기를 생활화할 거다. 틈나면 자전거의 타이어도 점검해 둬야겠다. 이보다 더 많은 것은 학습목록이었다. 한국사능력시험이나 일본어 회화공부는 잠시 제쳐둔다. 대신 새해 새 계획으로 새로운 접근을 하자. 한글서예 공부는 계속할 것이고, 최근 한자공부에 눈떠 재미있어하는 손녀와 한자검정시험에 도전해 볼 요량으로 급수시험 대비용 한자책을 사 두었다.나의 버킷리스트는 유기체처럼 살아있어 새롭게 생성추가된 것도 있다. 자격증 도전하기. 격조했던 후배가 전화를 했다. 퇴직 후의 근황을 물었다. 나의 버킷리스트를 소개하면서 실패담을 얘기했다. 나보다 퇴직이 몇 년 더 남은 영문학 전공 후배의 계획은 나와는 달랐다. 평생 인문학을 했으니 퇴직 후엔 전혀 다른 계열의 공부를 해 보고 싶단다. 어떤 공부에 관심 있냐고 물으니 그녀의 답은 구체적이되 도전적이었다. 30년 넘어 영문학을 공부했다. 인문학은 인간 정신에 관한 학문이다. 퇴직 후엔 인간의 몸에 관한 공부를 하고 싶다. 간호학 같은 걸 공부해볼 생각이다. 인생의 절반은 또 다른 공부를 하고 싶다는 그녀의 계획은 참신했다. 동행이 있어야 실천하기 수월할 거라며 동참을 제안했고 난 흔쾌히 맞장구를 쳤다. 후배도 스승이요, 이 또한 후생가외였다. 집 가까이 간호학원을 검색하여 전화했다. 친절하게 상담을 해주던 학원에서는 혹시 내일배움카드를 갖고 있냐고 물었다.그래서 알게 되었다. 내일배움카드는 취업준비생, 이직을 준비하거나 업무역량을 키우고 싶은 재직자, 나 같은 은퇴자,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경력단절여성의 역량개발에 필요한 훈련비를 국비로 지원하는 제도다. 생애에 걸쳐 직무능력습득과 향상을 위해 국민 스스로 직업능력개발을 할 수 있도록 1인당 500만원 한도 내에서 훈련비를 지원한다. 내친 김에 바로 카드 발급을 위한 서류를 준비, 대구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갔다. 인터넷으로도 된다지만 그 자리에서 신청했고, 은행에 가서 카드 발급을 받았다. 틈나는 대로 국비 지원 프로그램을 탐색하고 있다. 간호조무사자격증을 위해 간호학원을, 최신 매체를 공부하고 싶어 유튜브아카데미를 점찍어두었다. 나도 유튜버가 될 수 있을지 모를 일 아닌가. 오늘 길에서 지게차, 굴착기 국비무료교육 현수막을 보았다. 몸 쓰는 일이니 이것도 좋네. 당장 전화 걸어 자격증 취득을 알아봐야겠다.

2024-01-10

육식식단과 채식식단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최근 유행하는 식단 중 카니보어 식단이라고 있다. 카니보어는 육식동물이란 뜻이며 이 식단은 말 그대로 육식만 하는 식단이다. 특히 그 중에서 완전 카니보어 식단은 풀을 먹은 소고기와 동물성 지방 그리고 버터 등으로만 식단을 꾸리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일체의 곡류와 당류 탄수화물을 배제하고 식물도 먹지 않는 것이다. 한때 이건희 회장이 해서 건강해졌다는 식이요법으로 황제다이어트라고도 불렸다. 한국 사회는 전통적으로 고기를 먹으면 살이 찌고 콜레스테롤이 높아져 혈관에 때가 낀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얘기가 정설로 굳어져 있다. 그러나 실제는 고기 위주의 식단으로 식사를 했을 때 콜레스테롤이 높아진다는 소리는 근거가 없는 소리이고 오히려 단백질과 좋은 지방이 골고루 섭취되어 힘도 나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요즘은 콜레스테롤을 올리는 주범을 육류 쪽이 아닌 탄수화물 즉 밥과 빵으로 보는 추세이며 실제로 밥과 국만 먹는 식단, 빵과 음료수를 먹는 식단은 영양의 균형이 깨진 최악의 식단으로 본다. 일을 하지 않는 사람 몸에 탄수화물이 과잉으로 들어오면 중성지방으로 전환되고 살이 찐다. 왜 나는 고기도 안먹는데 살이 찌나 하는 사람들은 다 탄수화물 위주로 먹는 사람들이다.카니보어 식단처럼 완벽한 육식은 아니더라도 육식의 비중을 높이고 탄수화물의 비중을 지금보다 3분의 1 이상으로 줄인 다음 액상과당이 들어있는 음료수와 과일을 줄여보면 몸에 힘이 나고 서서히 살이 빠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그렇다고 육식이 좋고 채식이 나쁘냐면 그렇지도 않다. 생쌀을 불려서 종이컵 반컵 정도에 방울 토마토 당근 오이 브로콜리 셀러리 등 자신이 좋아하는 다양한 채소들로 식단을 구성해서 먹어도 몸이 괜찮아지는 것이 느껴진다. 평소 식사를 하면 점심시간 혹은 저녁식사 시간쯤 당이 떨어져 손이 떨리고 어지러운 사람도 이렇게 간단한 식사를 해보면 오히려 그런 증상이 말끔히 사라지는 것을 경험 할 수 있다. 너무 채소와 생쌀만을 먹어 칼로리와 영양이 부족한게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경험을 해보면 그동안 나를 괴롭혔던 피곤함과 두통, 머리의 묵직함, 식곤증 등이 싹 사라지고 대변도 아주 건강한 황금색 변을 보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 단점은 이렇게 식단을 짜서 매번 먹는게 너무 힘들어서 오래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이는 육식식단도 마찬가지로 탄수화물이 너무 적게 들어오거나 너무 채소만 먹게 되면 뇌에서 맛있는 것을 먹으라고 유혹한다. 이 시기를 어느 정도 넘기면 스스로가 육식과 채식 혹은 둘을 혼합한 식단을 짜서 관리를 할 수 있게 된다.평생 살 인생 한번쯤은 한 달 아니 일주일 정도만이라도 극단적인 식이 요법을 선택해 이 악물고 한번 해보면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 나는 육식이 좀 더 맞구나, 나는 채식 위주의 식단이 맞구나 알 수 있다. 아니면 육식과 채식을 적절히 조절하면서 밥과 빵 등의 탄수화물을 제한하는 자신만의 식단을 구성할 수도 있다. 유튜브나 인터넷 검색으로 육식식단 채식식단을 검색한 다음 한번은 해보고 내 몸 상태를 스스로 파악해보는 것은 어떨까.

2024-01-10

국회의원 선택은 유권자들의 몫

정안진 경북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90여 일 앞두고 안동·예천선거구 관내 출마 예정자들이 의정보고회와 출판기념회, 기자간담회를 잇따라 갖는 등 선거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5일 김의승 전 서울시 행정부시장이 안동에서 출판기념회로 테이프를 끊었다. 6일 안동과 예천에서 김형동 현 국회의원의 의정보고회가 열렸다.여기에 일찌감치 후보 등록을 마친 김명호 전 도의원이 연일 예천지역 유권자들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권용수 건국대학교 교수도 조심스럽게 지인들을 만나고 있어 안동·예천은 그야말로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감돈다.안동·예천선거구 출마 하마평에 오른 국민의힘 공천 희망 후보만 현재 7명에 이른다. 민주당에서도 4명의 쟁쟁한 후보들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 선거구의 출마 후보자는 무려 11명에 이른다.출마 예비후보자간 치열한 경쟁만큼 지역의 현안 이슈도 유권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경북도청 신도시 주소가 안동·예천으로 갈라져 있어 누가 국회의원이 되느냐에 따라 신도시 발전에 탄력이 붙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문제가 걸려 있다.지역 선거구 획정이 아직 끝나지 않은 점도 유권자와 후보자들의 관심거리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지난해 12월 5일 선거구 수를 현행 253개로 하는 내용의 획정 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민주당은 여당 편향적이라며 재획정을 요구하고 있다.현재 군위군이 대구시로 편입되면서 선거구 변경이 불가피하지만 획정안에는 울진군을 군위군 자리로 옮기는 안이 제출되어 있다.하지만, 울진군 출신의 박형수 국회의원과 울진군민들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1월 말쯤 최종 선거구획정이 결정될 때까지 유동적이다. 안동·예천선거구가 그대로 존속한다는 보장도 없다.국민의힘 공천룰도 변수다. 국민의힘은 정당지지도와 후보자의 지지도를 비교해 20% 이상 차이가 날 경우 공천을 배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안동에 비해 인구 등 모든 것이 세가 약한 예천 출신 후보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예천유권자들은 예천이 의성·청송·영덕 선거구로 통합해야만 한가닥 예천출신 국회의원 탄생을 바랄 수 있다며 여지를 남기고 있다./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2024-01-10

출산율 골든타임 놓칠라

우정구 논설위원 합계출산율 0.6명대를 유지하는 나라는 한세대를 200명(100쌍)으로 가정했을 때 다음세대 인구는 60명으로 줄어든다는 뜻이다.연평균 출생아수가 85만명대인 1970년대 태어난 사람들이 성장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을 때 기록한 출산율은 1.15명(2000년대)이었다. 같은 계산법으로 연평균 출생아수가 70만명이던 1990년대 태어난 사람들이 성장해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지금은 출생율이 0.8명이다. 불과 20년 사이지만 출생아 감소가 빠른 속도로 낮아짐을 볼 수 있는 통계다.“출산율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말은 가임인구가 절대적으로 줄어 결국은 아무리 출산율이 높아진다 해도 인구회복이 어렵다는 뜻이다.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작년 기준 0.7명대. 올해는 0.6명대까지 전망한다. 작년 1년동안 태어난 출생아수는 23만5천명. 1970년대 85만명대와 비교하면 30여 년 만에 27% 수준까지 추락했다.전문가들은 우리의 인구위기를 극복할 골든타임을 길어야 앞으로 10년 정도라 한다. 10년 이내 획기적 인구 정책이 나오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인구회복이 불가능한 나라로 전락하게 된다. 지구상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라는 예측이 맞아 떨어질지 모른다.충북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작년 유일하게 출생아가 증가한 곳으로 밝혀져 주목을 받았다. 작년부터 충북에서 출생한 아이에게는 5년에 걸쳐 현금 1천만원을 출산수당으로 주고, 전월세 이자 지원 등 각종 결혼장려 정책이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이제는 결혼해 아이를 키우면 육아부터 학교를 마치는 데까지 거의 무상이라는 파격적 인식을 주지 않으면 출산율을 높이기 어렵게 됐다. 그야말로 특단 대책이 필요한 때다. /우정구(논설위원)

2024-01-09

한동훈 정치력, 공천과정에서 드러난다

심충택 논설위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정치데뷔는 일단 합격점이다. 지난 연말 비대위원장에 취임한 후 당을 빠르게 장악했고, 여론의 주목도를 높이는데도 성공했다. 특히 비정치인·전문직 위주의 인재영입과 혁신적인 당직인사로 당의 ‘꼰대 이미지’를 상당부분 없앤 것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돌발현안(민경우 전 비대위원의 노인 비하논란)에 대한 대응능력과 당직 인선 작업의 신속·보안성도 돋보였다.외연확장 과정에서 의외의 성과도 냈다. 민주당 출신 5선중진인 이상민 의원 영입은 앞으로 많은 순기능을 가져 올 것이다. 이 의원의 지역구는 국민의힘 불모지인 대전이다. 여당은 그의 입당으로 7개 의석을 가진 대전은 물론, 충청권과 세종시까지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이 의원은 민주당의 ‘개딸 전체주의’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온 정치인 중의 하나다.인재영입위원장을 겸직한 이후 첫 실시한 인사에서 정성국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과 박상수 변호사를 영입한 것도 성공적이다. 정 전 회장은 교총 역사상 첫 초등교사 출신 회장이며, 박 변호사는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법률 자문으로 학교 폭력 피해자들을 대변해 왔다.한 위원장은 이번 주에도 전국을 돌며 외연확장에 나선다. 지난주에는 민주당 텃밭인 광주를 찾아 5·18 정신의 헌법전문 수록에 적극 찬성 의사를 밝히며, 호남 민심에 손을 내밀었다. 10일부터는 1박 2일 일정으로 경남 창원과 부산을 찾는다. 부산에서는 비대위 첫 현지 회의도 개최한다. 심상찮은 부산 민심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한 위원장에 대한 지금까지의 평가는 그야말로 초반 성적표다. 앞으로 그의 정치력은 공천관리위원회 구성과 함께 총선 체제로 전환하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한 위원장 스타일로는 여권 세대교체를 위해 대폭의 현역 물갈이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한 위원장이 공천 실무를 책임질 사무총장 자리에 계파색이 옅은 초선의 장동혁 의원을 선임한 것도 이에 대한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정치문화를 새롭게 바꿔야 하는 여당의 공천심사 과정이 순탄할 리 없다. 예를들어 비교적 젊은 세대인 대통령실 참모나 법조계 출신 후보를 ‘혁신’이라는 명분으로 공천할 경우 세찬 후폭풍이 몰아치게 돼 있다. ‘개혁신당’의 천하람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영남권 현역 중 합류할 분이 있다”고 한 말은, 국민의힘 공천탈락을 염두에 두고 벌써 개혁신당에 합류할 생각을 굳힌 현역이 있다는 얘기다.첨예한 공천갈등에 대한 처리해법은 한 위원장의 정치력을 키울 기회가 될 수 있다. 명심해야 할 부분은 공천관리위원회가 독립적으로 투명하게 업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 ‘용산입김’이 작용한다는 말이 나오면, 공천의 공정성은 물건너간다. 공천관리위원회로 일원화된 공천 기능 중 ‘후보자의 부적격 심사’ 권한을 분산해 그 기능을 윤리위원회에 넘기는 것도 리스크 분산의 한 방법이다. 여당이 이번 총선에서 국민에 깜짝 놀랄만한 혁신적인 공천을 해서 낡은 정치권에 새바람을 일으켜야 민심을 얻을 수 있다.

2024-01-09

“외국인 근로자 고용 확대 더 필요하다”

올해 고용허가제로 국내에 들어올 외국인근로자가 역대 최대인 16만5천명에 이르나 중소업계는 여전히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1천200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2023년 외국인력 고용관련 종합애로 실태조사’에 의하면 외국인노동자가 더 필요하다는 사업주가 전체의 29.7%에 달했다. 추가로 필요한 외국인근로자를 업체별로 나눴을 때 평균 4.9명의 수요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역대 가장 많은 16만5천명의 외국인근로자 도입에도 3만5천명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산업체 현장에서 일하는 불법체류자 등을 감안하면 실제 외국인근로자 고용인원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짐작되나 외국인근로자 인력난은 좀처럼 풀리지 않는 게 현실이다.이번 조사에서 내국인근로자를 고용하지 못하는 이유로 응답자의 89.8%가 내국인의 취업 기피를 꼽았는데 외국인근로자 수요에 대응할 일자리 미스매치에 대한 특단조치도 별도 마련돼야 한다. 대구와 경북에서도 내국인이 기피해 생긴 일자리가 무려 1만8천여 개나 된다. 산업현장의 근로환경개선 등 정밀한 연구가 필요하다. 또 이번 조사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기업들은 외국인 근로자의 언어소통 능력 부족과 잦은 사업장 변경, 불성실 근로자에 대한 제재 방안, 성실한 근로자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등이 가장 큰 애로라 말했다. 현장 소리를 담은 맞춤형 대책도 검토돼야 한다.특히 언어소통 능력은 공동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말을 익히도록 해 빠르게 기업현장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외국인근로자를 숙련공으로 양성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도 검토해 볼만하다.외국인근로자 고용의 문제는 지금과 같은 우리의 노동고용 구조라면 앞으로도 우리가 지속적으로 풀어갈 숙제다. 고용의 양적 문제뿐 아니라 고용의 질적 문제까지 폭넓게 연구 검토해 중소기업에 맞는 정책들을 만들어 내야 한다. 필요하다면 외국인근로자 고용허용 한도를 획기적으로 조정하는 등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책도 검토돼야 중기의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다.

2024-01-09

ESG경영과 지구촌 미래

정상철 미래혁신경영연구소 대표·경영학 박사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촌은 100년 후 어떤 모습으로 변화되어 있을까. 산업혁명이 시작되며 공장이 우후죽순으로 세워지면서 경제적으로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으나 이산화탄소 다량 배출에 의한 오존층 파괴로 유럽은 40도 넘는 폭염과 지구 곳곳에 홍수로 물난리를 겪는 등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UN 기후변화 협약기구에서는 지구 환경을 살리기 위해 탄소세를 부과하고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이 기준이 되고 있다.ESG경영은 무엇인가. 주로 기업에서 하고 있는 ESG경영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거버넌스(Governance)의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나타낸다. 환경은 탄소배출을 줄이고 친환경적인 경영을 채택하는 것이다. 또한 에너지 사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신재생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사회적 책임은 근로자에게 안전한 작업환경을 제공하고 조직 내에서 다양성을 인증하고 공정한 기회를 제공한다. 지역사회와 상호작용을 강화하고 사회적인 문제에 기여하는 일을 해야한다. 거버넌스는 이사회의 투명성과 윤리적 경영, 주주 권리 보장 등이다. 일반인의 생활 속의 지구환경살리기 활동은 플라스틱, 종이, 의류 등 재활용과 음식폐기물처리가 있다. 특히, 플라스틱은 버리면 썩는 데 100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음식폐기물은 거름을 만들거나 생물가스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일반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가정에서 쓰레기 분리 수거하는 것 등이 지구환경 살리기의 작은 시작인 것이다.P사의 본사에서 전략컨설턴트로 일할 때 ‘현장 개선활동은 안전과 환경중심으로 실시하라’는 CEO의 지시에 기업의 통합환경관리법을 학습하며 제철소에서 법적 환경기준과 Auditing 결과 및 조치방안을 살펴본 적이 있다. 기업에서 통합환경관리법에 적용되는 것은 대기·수질·유해물질·폐기물처리 등 4가지 영역에서 법적 기준보다 강화된 제철소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통합환경관리법은 매년 더 강화될 예정이고 지속적 개선으로 쾌적한 작업환경을 만들어 가야 한다. 지구환경 개선을 위해 기업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2024년 기업 신년사를 살펴보면, 미래 경쟁력을 위해 친환경 생산체제 구축을 위한 다양한 기술을 적용, 계획하고 있다. 탄소중립은 미래세대를 위한 시대적 소명이며 제철소는 탄소중립 생산체제를 빠르게 안정화 시켜가야 하고 친환경 생산체제를 구축하지 못하면 미래시대에서는 생존 할 수 없다. 전기, 수소 등의 청정 에너지를 사용하는 연료 효율성이 뛰어난 전기차, 수소차로 자동차 문화의 큰 변화를 가져 오고 있다. 생활문화에서도 선진국에서는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을 활용하거나 자전거나 도보 등으로 바뀌어 환경 오염 방지와 탄소 배출량을 줄여가고 있다. 기업의 ESG경영과 지구환경살리기 운동, 그린 수소, AI 등 과학기술 적용으로 지속가능 경영과 미래의 지구환경을 만들어 간다. 결국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 사회적 행정제도, 실행의 산물이 지구촌의 미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2024-01-09

마음먹기와 마음챙김

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새해가 되면 으레 목표나 계획을 세우고 새로운 다짐이나 각오를 하게 된다.아직 오지 않은 미래는 선물 같은 나날이니, 새로운 날들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신년설계와 희망을 꿈꾸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지 싶다. 이러한 새해 소망과 목표는 자신이 처한 환경이나 기준, 관점에 따라 제각기 다르게 나타난다. 건강과 행복, 합격이나 취업, 안전과 무사고, 장사나 사업, 복권이나 재물 등에 대한 행운이나 대박, 이득이나 성취를 간절히 바라며 기원하고 염원하기도 한다.이렇게 새해를 맞아 새롭게 마음먹으며 목표를 정하는 것은, 대부분 자신의 삶이 좀더 나아지고 좋아지려는 방향으로의 진전이나 성취, 달성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지만, 마음먹은대로 잘 되지 않은 것이 세상사이다. 누구나 마음먹기는 쉬워도 마음먹 은대로 이룩하고 얻어내기가 결코 만만찮은 것은 현실적인 여건이 녹록찮기 때문이다.그럼에도 사람들은 해마다 아니, 날마다 새로운 마음을 먹으며 도전하고 추구하는 것은 새로운 날들에 대한 희망과 기대, 믿음을 저버리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그렇게 숱하게 마음을 먹고 다지며 노력하고 인내하며 나아가도 목표가 요원하고 실패와 좌절을 거듭하게 된다면, 어느 순간 실의와 허망감이 들어 급기야 어떤 일을 마음먹기조차 힘들어질 때가 있기도 할 것이다. 그로 인해 과도하고 복잡한 생각에 빠져 스트레스를 받거나 정서적 불안감으로 일에 대한 의욕상실과 포기로 이어져 허탈감에서 오는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되는 경우라면 어떻게 될까? 마음이 지치고 허약해져 매사가 귀찮아지고 마음먹기가 잘 안돼 괴리감에 빠진다면 ‘마음챙김’을 권하고 싶다.마음의 근력을 키우는데 도움을 주는 ‘마음챙김’이란 생각과 욕구를 멈추고 철저하게 ‘나’를 내려놓는 훈련이다. 예컨대 나의 감정, 생각 그리고 몸의 감각에 집중하는 동안 의도적으로 현재 이 순간을 인식하게 되는 일종의 자기명상 수련법이라 할 수 있다. 즉, 마음챙김은 아무것도 개입시키지 않고 오로지 순수하게 깨어서 경험되는 의식경험을 바라보는 것으로 내 마음과 오롯이 만나는 시간이다. 이러한 마음챙김의 순수관찰을 통해 자기와 세계에 대한 통찰로 현재 순간을 있는 그대로 수용적인 태도로 자각할 수가 있으며, 어느 것에도 집착함 없이 조용하고 유연할 때 일어나는 심리적 자유의 상태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마음먹은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고 어려워질수록 내 마음을 잘 챙겨야 한다고 본다. 세상을 살다 보면 힘들 때도 있고 고난도 있기 마련이다. 마음이 힘들면 몸은 가눌 수조차 없게 되니 너무 현실에 급급하고 연연해하지 말고 성찰과 긍정의 자기암시를 통해 자신을 또렷하게 알아차리며 내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 나가는 마음챙김을 꾸준히 해나가면 어떨까? 평온한 마음을 온전히 잘 챙기고 지켜야 모든 일의 마음먹기가 쉽고 원활해질 것이다.

2024-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