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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공석인데 연봉 7000만 원씩 편성”⋯동구문화재단 ‘유령 인건비’ 논란

장은희 기자
등록일 2026-05-06 16:05 게재일 2026-05-0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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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동구문화재단 로고. /대구동구문화재단 제공

대구 동구청 산하 동구문화재단이 최근 3년간 2급 간부 자리를 공석으로 유지하면서도 해당 인건비 예산을 매년 편성·집행해 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실재하지 않는 직위에 대한 예산을 확보한 뒤, 이를 내부 직원 인건비로 전용한 정황까지 제기되면서 이른바 ‘유령 인건비’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6일 경북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재단은 경영사업부장(2급) 직위를 3년째 채용하지 않고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해 왔다. 그러나 매년 구청과 의회에는 해당 직위 충원을 전제로 약 7000만 원 수준의 연봉 예산을 반영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예산 집행 방식이다. 재단은 해당 직위를 실제로 채우지 않아 발생한 인건비를 구청에 반납하지 않고, 내부 직원들의 승진에 따른 인건비로 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액 인건비 범위 내 집행이라는 점에서 형식적인 회계 위반은 아닐 수 있지만, 당초 의회에 보고된 인력 운영 계획과 다른 방식으로 예산이 사용됐다는 점에서 비판이 제기된다. 사실상 특정 용도로 승인받은 예산을 조직 내부 인건비 재원처럼 활용한 셈이다.

지역 정계에서는 이를 두고 “의회에 제출한 인력 수급 계획과 다르게 예산을 집행하는 것은 대의기관의 심의권을 무력화하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동구의 재정 자립도가 10%대 초반에 머무는 상황에서, 단일 보직에 책정된 수천만 원 규모 예산이 불투명하게 운용된 것은 관리·감독 부실로 볼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다.

인력 운영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사서 자격증이 없는 일반직 직원을 도서관 디지털자료실에 배치한 데 대해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의혹과 함께, 해당 직원의 근무 태도와 과도한 시간외수당 수령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동구의회 한 의원은 “직무와 맞지 않는 인력 배치로 민원 대응과 업무 수행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현장을 직접 확인한 결과 근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정황이 있었고, 초과근무 수당은 최대치로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단 측은 “도서관에는 일반 행정직도 근무할 수 있다”며 문제 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지역 정계 관계자는 “핵심 보직을 3년이나 비워둔 채 예산만 유지하는 것은 특정 인물을 염두에 둔 ‘맞춤형 인사’ 의혹을 낳을 수밖에 없다”며 “재정 여건이 열악한 지자체 출연기관이 인건비 예산을 사실상 쌈짓돈처럼 운용하는 관행에 대해 상급 기관의 철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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