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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잣대’에 갇힌 울릉도... 지방선거 앞두고 ‘대표성 상실’ 위기

황진영 기자
등록일 2026-03-31 10:59 게재일 2026-04-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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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의 등가성’에 밀린 ‘영토 주권’... 울릉도·독도 목소리 실종 우려
지방선거 두 달 앞두고도 ‘깜깜이’ 획정... 지자체·예비후보 혼란 극도
민족의 섬 독도를 관할하는 영토 수호의 최전방 울릉도 전경. /울릉군 제공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릉군의 ‘광역의원 선거구 유지’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인구 편차 기준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면 울릉군이 단독 선거구 지위를 잃게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도서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한 ‘정치적 대표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1일 정치권과 지자체 등에 따르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광역의원 선거구 획정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울릉군 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울릉군 인구는 약 9000명 수준으로 광역의원 선거구 평균 인구(약 4만 6000명)의 하한선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정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헌재의 결정이다. 헌재는 앞서 표의 등가성을 이유로 광역의원 선거구 간 인구 편차를 상하 50%(인구비례 3대 1) 이내로 맞추라고 판결했다. 이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면 울릉군은 인근 육지 시·군과 통합 선거구로 묶일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유권자가 적은 울릉군 출신 광역의원 배출은 사실상 불가능해져, 지역 주민의 목소리가 도정에 반영될 통로가 차단될 우려가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울릉 지역 사회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단순한 인구 비례 원칙이 지리적으로 고립된 섬 지역의 특수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특히 울릉군은 독도를 관할하는 영토 수호의 최전방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어, 정치적 대표성 약화가 자칫 국익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실제로 울릉군은 최근 국회에 단독 선거구 유지를 요구하는 건의문과 주민 서명부를 전달했다. “섬의 현안은 섬을 가장 잘 아는 대표자가 대변해야 한다”라는 취지에서다. 지역 관계자는 “선거구가 통합되면 울릉도와 독도의 현안은 대륙 중심의 논리에 밀려 소외될 수밖에 없다”라며 “영토 주권 수호라는 국가적 가치를 고려한 예외적 조치가 꼭 필요하다”라고 호소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인구 기준만이 아닌 지리적 여건과 행정 구역의 특수성을 병행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자치의 본질이 지역 간 균형 발전과 주민 의사 반영에 있는 만큼, 도서 지역의 고립성을 외면한 기계적 선거구 획정은 오히려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단순한 효율성이나 수치상의 형평성에만 매몰되면 소외 지역의 정치적 공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울릉도와 독도가 지닌 전략적 가치를 정책적·제도적으로 뒷받침할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한편, 6·3 지방선거를 불과 두 달여 앞두고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선거구 획정이 법정 시한을 넘겨 표류하면서 현장의 혼란은 극도로 치닫고 있다. 울릉군을 비롯해 인구 하한선 미달로 도의원 정수 축소 위기에 놓인 전국 농어촌·도서 지역의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국회가 ‘농산어촌의 지역 대표성’을 보장하기 위한 특례 조항 신설 등 막판 정치적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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