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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 ‘은둔청년’ 54만명, 정상사회 아니다

등록일 2026-02-10 16:55 게재일 2026-02-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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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충택 정치에디터 겸 논설위원

청년 취업난 문제가 해당가족 뿐 아니라 사회전체를 짓누르고 있다. 정부 자료를 보면, 2024년말 기준 6개월이상 밖에 나오지 않고 집안에서만 생활하는 ‘은둔 청년’이 53만7863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전체 청년(19∼34세)의 5.2%에 해당한다.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이들에겐 이번 주 시작되는 설연휴가 스트레스일 수밖에 없어 마음이 무겁다. 대기업 직원들이 억대의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동안 취업을 못한 청년들이 집안에서 은둔의 시간을 보내며 심각한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 게 우리사회의 현실이다. 지난주에는 ‘은둔 청년’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연간 5조 원을 넘는다는 분석(한국경제인협회)도 나왔다.

주목할 점은 ‘쉬었음’ 상태의 청년이 은둔으로 이행될 위험성이 크다는 점이다. 쉬었음 청년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 사람 중 지난주 활동상태를 묻는 말에 ‘쉬었음’이라고 답한 청년을 가리킨다. 이들을 만나보면, 쉬는 이유가 ‘배부른 투정’이 아니라 취직할 곳을 찾지 못해 우울한 삶을 사는 청년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쉬었음’ 청년은 71만7000명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이중 대졸 이상 고학력자 비중이 48%로 급증하는 추세다. 이로인해 청년들 사이에서는 ‘장백청’(장기 백수 청년), ‘전업 자녀’(취업하지 않고 부모와 동거하는 자녀)라는 말이 유행하는 모양이다. 70만명이 넘는 청년들이 취업을 못하고 집에서 쉬고 있는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급여 양극화가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기업이나 금융기관의 억대연봉이나 성과급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것을 보면서, 청년들이 놀면 놀았지 최저임금 수준의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꺼리고 있는 것이다. 요즘은 대기업들이 공채보다 수시·경력직 채용을 선호하면서 청년들의 구직 문은 더 좁아지는 추세다.

지금은 더 큰 격차가 나겠지만, 2023년 기준 대기업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593만원으로 중소기업(298만원)의 2배 정도에 달했다. 식대·교통비·자녀 학자금 등 복리후생 부분까지 고려하면 실질 소득 격차는 통계 조사보다 훨씬 클 것이다. 한국경영자 총협회가 지난 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기업 대졸 초임이 일본과 대만보다도 약 40%가량 높다고 한다. 대기업의 고임금은 근속 연수에 따라 임금이 자동 인상되는 데다 강성 노조의 과격한 임금 투쟁으로 생산성을 초과한 임금 인상이 매년 지속돼 온 결과다. 

이재명 정부도 최근 강조하고 있지만, 최고의 청년 대책은 역시 일자리다.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은 지역균형발전이나 사회 역동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현안이다. 정부는 어떤 수단을 쓰든 대기업과 중소기업(또는 하청기업)으로 양분되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지금처럼 강성노조가 무서워 임금체계 부조리에 입 다물고 있다가는 급여 양극화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유럽의 경우에는 중소기업 임금이 대기업보다 오히려 높은 나라도 있다. 정부가 사회통합 차원에서 임금체계에 적극 개입하기 때문이다. 

/심충택 정치에디터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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