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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이슈 = 행정통합 특별법, 정부 가이드라인 필요하다

피현진 기자
등록일 2026-02-03 18:12 게재일 2026-02-0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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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제출된 대구·경북, 전남·광주,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의 특례와 지원 요건 등이 지역별로 큰 차이가 나 공통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도별로 특별법 내용들이 천차만별이고 일관성과 기준이 없어 국회 입법과정에서 중앙정부가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5개 지역(경북 부산 경남 대전 충남)의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들도 지난 2일 서울에서 연석회의를 열고 행정통합 특별법과 관련해 정부가 공통된 통합 기준과 원칙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 시도별 특별법을 분석해 보면, 대구·경북은  ‘대구경북특별시 설치 및 한반도 신경제 중심축 조성 특별법’을 통해 335조에 달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이 법안은 첨단산업 육성과 교육자치 확대, 수도권 일극체제 극복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으며, 약 192개의 신규 특례를 포함하고 있다. 

전남·광주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을 통해 387조, 375개의 특례를 담았다. 특례조항이 대구·경북보다 183개나 많다. 특히 매년 3조 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명문화한 점은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부분이다.

대전·충남은 ‘충남대전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국방중심도시 특별법’을 준비 중이다. 314조, 288개의 특례를 담아 경제과학수도 조성과 국방·과학 집적화를 목표로 한다. 국세·지방세 조정과 공공기관 이전 문제를 포함하면서도, 재정 지원 규모나 권한 이양 범위에서 다른 지역과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이들 특별법의 조항 수와 특례 범위가 크게 달라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남·광주는 재정 지원을 구체적으로 명문화했지만, 대전·충남은 조세권 이양을 둘러싼 논란에 휘말려 있다. 대구·경북은 권한·재정 이양을 강조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결국 각 지역이 최대한 많은 특례와 지원을 확보하려는 과정에서 법안 간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런 불균형이 지역 간 갈등을 넘어 행정통합의 신뢰를 흔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별법의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행정통합은 출범 전부터 좌초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특례의 양과 질’이 곧 지역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보고, 법안 조율 과정에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조정이 필수적이다. 행정안전부와 국회가 ‘통합 특별법 표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조항·특례의 기본 틀을 맞추고, 지역별 특수성만 추가 반영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대구·경북, 전남·광주, 대전·충남이 공동 협의체를 구성해 법안 조율 및 국회 설득을 함께 추진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전국적 공론화 과정을 통해 ‘특례의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행정통합 특별법의 형평성 논란은 그 출발선에서부터 지역간 갈등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된다. 행정통합은 ‘누가 더 많은 특례를 가져가느냐’의 경쟁이 아니라, ‘어떻게 함께 성장할 수 있느냐’로 출발해야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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