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희
망설임이 걸려 온다
끊지 못한 마음을
붙였다 떼고 다시 붙여 확인하는 포스트잇처럼 실수로 걸려 온 전화라면
실수에 감사하며
여보세요
혹시가 깃든 숨소리
중요한 순간에 딴 데 보는 이 버릇을 나는 여태 고치지 못하고
푸른곰팡이가 인류를 구원했듯 시도는 거듭되니까
내 역사 속으로 들어와 준다면
그 또한 감사하며
만날래?
…..
그리움을 품고 있지만 막상 연락하지 못하는 이가 있다. 옛 애인? 꼭 애인이 아니더라도, 오래 연락하지 않아 왔던 친구 역시 연락하기가 미안해진다. 아마 시인에게 전화를 건 이도 그랬을 터, 시인도 그러한 마음을 잘 알고 있어서 전화를 건 이가 연락하기 망설여왔다는 것을 직감하는 것이다. 혹여 실수로 건 전화라고 해도, 시인은 이에 감사한다. 시인 역시 만나고 싶었으나 정작 연락하지 못해왔던 터이니까.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