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침마다 확인하는 기상 예보에는 ‘전국 한파 특보’, ‘체감온도 영하 20도’와 같은 살벌한 단어들이 단골손님처럼 등장한다. 실제로 최근 북극 온난화로 인해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가둬져 있어야 할 북극의 찬 공기가 우리 머리 위로 쏟아지는 ‘기후의 역설’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저체온증 사망 사고나 심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급격히 커졌으며, 특히 우리 지역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고령층과 만성 질환자의 건강에 비상벨이 켜졌다. 이제 한파는 잠시 참고 견디면 지나가는 계절 현상이 아니다. 기후 변화가 심화함에 따라 매년 더 극심하고 예측 불가능한 추위가 닥칠 것이기에, 우리는 사회 전체의 ‘한파 적응 능력’을 근본적으로 높여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렇다면 ‘한파 적응 능력’이란 무엇일까? 이는 단순히 내복을 입거나 보일러를 세게 트는 개인 차원을 넘어, 기후 재난으로부터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사회 시스템을 유지하는 ‘기후 탄력성’을 의미한다. 이에 맞춰 정부는 이미 제3차 및 제4차 국가 기후 위기 적응 대책을 통해 과거의 수동적 방어에서 벗어나, 과학적 예측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능동적 적응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하고 있다.
해외의 다음 사례들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미국 뉴욕의 ‘코드 블루’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노숙인 보호소 문턱을 없애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며, 캐나다 토론토의 ‘워밍 센터’는 반려동물까지 동반할 수 있는 포용적 쉼터를 제공한다. 일본은 지붕 적설량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알려주는 ‘유키오로시 시그널’로 고령층의 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이처럼 기후 위기 적응 대책을 주류화하여 정부, 지자체, 그리고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통합적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이다.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야 한다. 이미 대구는 버스정류장 온열 의자 설치를 통해 시민들로부터 90% 이상의 높은 만족도를 얻으며 ‘교통 복지’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앞으로는 여기서 더 나아가 AI 기반의 ‘폭염·한파 위험지도’를 고도화하고, 노후 주택의 단열을 개선하는 ‘에너지 효율화’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경북은 ICT 기술을 활용한 마을 단위의 정밀한 한파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고, 주민이 서로의 안부를 챙기는 ‘마을 제설 봉사단’과 같은 공동체 거버넌스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한파 적응 능력’은 대구·경북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핵심 열쇠이다. 우리는 단순히 추위를 막는 것을 넘어, 사회 시스템을 더 안전하고 포용적으로 재설계하는 ‘창조적 혁신’의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 우선, 취약계층을 위한 에너지 바우처 지원 범위를 현실화하고, AI와 IoT를 활용한 비대면 건강 관리 시스템을 상시화해야 한다. 또한, 신축 건축물이나 도시 재개발 시 북유럽 수준의 고단열 기준과 효율적인 지역 난방 시스템을 의무화하는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 한파 대응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대구·경북이 기후 위기 속에서도 시민의 생명과 존엄을 지켜내는 글로벌 기후 탄력성 리더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남광현 대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