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GTV 협업 등 ‘K-지자체’ 홍보 새 지평···구독자 1년 새 2배 성장, 의회도 “예산 증액 필요” 찬사
인구 3만 명 남짓한 경북 영덕군이 행정 홍보의 문법을 새로 쓰고 있다. 공무원들이 직접 기획하고 출연하는 ‘진정성’ 있는 콘텐츠로 유튜브 구독자 1만 명 시대를 열었다.
30일 영덕군에 따르면 공식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는 2025년 초 5021명에서 현재 1만 29명으로 급증했다. 불과 1년 만에 구독자가 100% 성장한 것이다. 이는 2015년 7월 채널 개설 이후 10년 만에 기록한 가장 가파른 성장세이다.
흥행의 비결은 ‘사람’에 있었다. 하인규 팀장을 비롯한 SNS 담당 팀원들은 대행사에 의존하는 대신 직접 카메라 앞에 섰다. 지역 현안과 먹거리를 시청자의 눈높이에서 쉽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다. 특히 스포츠 스타와의 협업 등 트렌디한 감각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공직자 특유의 진심을 담아낸 영상들이 온라인상에서 입소문을 탔다.
영덕 SNS의 영향력은 이제 국경을 넘보고 있다. 최근 영덕군은 대만 3대 방송사 중 하나인 GTV와 협업해 현지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대만의 인기 여행 유튜버 ‘벤’과 ‘미래’가 동행한 이 여정에서 하인규 팀장은 직접 가이드를 자처하며 영덕대게를 해외에 각인시켰다.
이례적인 성과는 보수적인 의회의 시선 마저 돌려놓았다. 지난 11월 열린 영덕군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김은희 의원은 “유튜브와 SNS는 단순 홍보를 넘어 재난·재해 발생 시 가장 신속하고 효과적인 소통 수단”이라며 담당 부서에 찬사를 보냈다. 이어 “예산을 증액해서라도 전문성을 강화하고 주민 참여형 콘텐츠를 더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기존의 통상적인 예산 삭감 기조와는 상반되는 것이다.
영덕군 관계자는 “유튜브는 단기간에 가장 큰 홍보 효과를 낼 수 있는 핵심 창구”라면서 “이번 성과를 계기로 관광·먹거리 뿐만 아니라 군정 주요 정책을 주민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양방향 소통 채널’의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