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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방재*

등록일 2025-12-17 16:52 게재일 2025-12-1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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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계현作 ‘소나무와 부엉이 가족’

꼭두방재*

 

미물(微物)로 살다가

사람으로 살자 다짐한다

꼭두방재에 오르면

언덕에 올랐다가

산에서 내려온다**

포항에서 안동을 거쳐

서울로 가거나 개의치 않는다

다만 밥 먹고 똥 누며

어울려 사람으로 살고 싶을 뿐,

오직 도달하지 못할

중도(中道)의 고갱이는 무엇일까,

의지와 신념과 기회와 능력을

몇 조각 구름으로 엿 바꿔 먹을

교조주의를 까부수는

낮달, 이마에 선연한

낮지도 않은 혹은 높지도 않은

꼭두방재에서,

 

비우고 내려감이 심히 어려움,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언젠가 국토의 가랑잎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경상북도 청송군과 포항시 죽장면을 연결하는 고개.

**영화 ‘잉글리쉬 맨’의 원래 제목에서 빌림.

 

그냥 거기에 갔다. 직선이나 혹은 효율적으로 길을 잘 만들어 버렸으니 찾아올 손님이 없다. 당연히 휴게소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가끔은 외진 곳에서 마음을 돌아보고 가다듬어야 한다. 사람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언젠가 세상에서 외면당할 일만 남아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이우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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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근 시인, 박계현 화백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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