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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포 응암산 박바위

등록일 2026-01-14 16:17 게재일 2026-01-1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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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계현作 ‘내연산 계곡’

구룡포 바다를 장악하려면

구룡포에서 멀어져야 한다

박바위가 제격이다

거기는 공허의 공간이나

단단하게 마음을 다지는 힘줄이 있다

전각 하나 없어도

마음에 그것을 세울 평평함을 제공한다

그렇게 세상을 지배하는 기운이 있다

바위 끝에 서서 구룡포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차가움이 인간의 체질임을

박바위는 지적한다

그것은 냉혈(冷血)이 아니라 침착과 질서이다

따스해지려면 더욱 차가워야 한다

우리는 언제든 꽁초처럼 버려질 수도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한때의 뜨거움으로 영원을 추구할 수는 없다

박바위는 걸어온 먼 길을 스스로 지우며

안으로 다른 길을 만들고 있다.

 

……..

박바위로 가는 길은 참 아늑하다. 반드시 걸어서 도착해야 한다. 수신(修身)에서 멈추어야 한다. 제가(齊家)와 치국(治國)과 평천하(平天下)는 나중의 일이다. 그러한 책무를 감당하고자 하는 잡놈들을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치세에 지치면 박바위에 가서 자신을 뒤집어놓고 잘 관찰하면 길이 보인다. 그러나 살아가는 것은 늘 첩첩산중이라, 그곳에서 바라보는 겹겹의 수묵화와 같은 산들이 상징적이다. 박바위에서 생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잠시의 위안으로, 돌아봄으로, 진통제와 같지만, 혹은 박하사탕 같지만, 하나의 길이 된다. /이우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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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근 시인, 박계현 화백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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