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고 나발이고, 지랄발광을 떨어도
그것들은 꽃과 나무를 기르지 못한다
천천히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면
미지(未知)와의 살가운 통성명(通姓名)으로
조금 사람이 되는 느낌
깨방정 알뜰살뜰 미세한 느낌 담은
우리말, 나 이리 몰랐을까 몰라
거들먹거리며 살았음을 반성하며
밥 한 끼보다 나은 생활적 산책
인문학적 문해력의 표준전과라
할 만하다
우리가 반강제로 약속해 버린 규범의 법보다
오래 길을 걸어 무질서의 반듯함으로
정착한 나무와 풀이,
필생으로 이룬 정답에 가깝다
풀잎에 몸을 주었다
나무와 희롱을 나누었다
이만한 방탕은 아내도 이해하리라
타박타박 걸어 청하중학교 교정,
소나무 아래에
젠장,
넋을 두고 왔다.
………
마음을 다하여 가꾼 도심공원이 있는 곳에서는 범죄율이 현저하게 낮다고 한다. 버릇없고 무례한 부모와 그 아이들은 식물원으로 유배를 보내야 한다. 침묵의 언어를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나무와 풀은 많은 말을 한다. 우리가 못 들을 뿐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그런 것들을 외면한다. 경청은 삶의 태도이다. 막스 베버는 삶에 대한 자세로 열정, 책임, 균형을 말했다. 식물은 그대로 실천한다. 부도덕한 열정, 선택적 책임, 평균이 없는 균형이 난무한다. 영혼이 없는 좀비와 같은 식물인간(植物人間), 나아가 식식식(食飾式) 인간의 세상에서 살고 있지는 않은지 나에게 묻는다. 지식의 비관으로 방탕한 낙관을 씹는 맛도 있어야 살아갈 힘을 얻는다.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