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쌈하다는 경상도 촌말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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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이 울릉도 갈 때, 천 명이 넘는 손님들이 타는 크루즈,
객실의 바닥과 소금기 가득한 계단,
당신들이 싸지르는 화장실 청소를 이 사람이 합니다
어찌 보면 너무 일에 집착해 답답해 보이기도 합니다
소주도 꼭 한 잔만 해요
술자리 끝나면 후배들 선배들 다 챙겨 보내요
그야말로 인생의 바닥을 싹쓸이하는 사람이에요
해충박멸, 방역과 청결, 하는 일 모두가 얼굴만큼 깔삼해요
기부도 잘 해요, 왼손은 몰라요, 부자도 아니에요
알릴 일도 아니고 그러지도 않아요, 그냥 해요
시니컬한 허세, 그러나 진정성 가득한 포스
덜떨어진 애교가 볼 만해요
그리고 맨발 달리기의 전도사예요.
비오는 날엔 시내를 맨발로도 달려요
영일대 바닷가를 죽자고 달리는 미친 사람이 이 사람입니다
거기에 더한 일도 합니다
시 한 편 제대로 못 외우는 이 삭막한 시대에
그는 삼 백 편의 시를 외우고 있고
필요로 하는 곳마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낭송을 합니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정말 열심입니다
정말이지 읽고 외워 인문을 함양하고
달리고 달려 신체를 구축하고
쓸고 닦아 생활을 바로 세우는 실존적인 삼종(三種) 세트 인간,
말릴 재간이 없습니다, 지켜보며 응원합니다
후배지만 선배 같아요, 그렇습니다
일부에 충실하여 전부를 말하는 사람이 이 사람입니다.
…..
순수하다고 해서 맹탕일 필요는 없다. 생업은 치열할 뿐만 아니라 더러는 더럽고 저급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그것을 고요히 받아들이고 사랑하고 순화시키면 주위가 고요해진다. 그렇다고 고요가 적막은 아니다. 시장의 소음 속에서도 적막의 흐름을 아는 사람이 있고, 또 그것이 적막임을 모르면서도 그 적막을 지배하는 능력자들이 도처에 있음을, 본인은 몰라도 나는 안다. 그런 사람이 정말로 영적으로 뛰어난 인물이다. 가장 잡놈이라 불릴 사람에게서 경지를 이룬 사람의 불가해한 능력을 보는 것은 대낮에 등불을 보는 것과 같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너무 멀리 와버렸거나 도태되었다. 그들의 마을에 가고 싶다.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