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2.2%↑ 속 생활고 깊어져도 지역 겨울축제에 시민 발길 이어져
고금리에 더해 고환율과 고물가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우리 경제에 ‘3고(高)’의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특히 대구는 물가 상승률이 지속적으로 2%대를 유지하다 보니 시민들 처지에서는 생활비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또 난방비 등도 지출이 커지는 상황이 다가왔기에, 이른바 ‘지갑 가벼워지는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2일 국가데이터처 동북지방통계청이 발표한 ‘11월 대구·경북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120.4로, 전년 동월 대비 2.5% 올랐다.
특히, 장보기, 외식, 생필품 구입 등 일상 소비 비용이 전년 대비 전반적으로 오른 만큼 체감 물가 상승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과일·채소·축산물 등 식품 가격의 큰 폭 상승은 가계의 식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유가 및 연료비가 오른 덕분에 교통비 및 난방비 부담도 역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시민들은 출퇴근, 차량 유지, 겨울 난방 등을 민감하게 느끼고 있다.
현재 경기 상황은 대구 지역 지자체에서도 큰 고민 요소다. 시민들의 고충은 물론 소상공인 등 지역 경기와도 직결되고 있어서다.
결국 지자체가 선택한 경기타파는 지역의 특색을 담은 행사 마련이다. 시민에게 여가와 볼거리를 제공하고, 상생 경제를 이끌기 위한 자구책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마음이 전해진 듯 12월 첫날인 1일 대구 남구에서 마련된 행사에는 시민들이 가득 찬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날 대구 남구 앞산빨래터공원이 ‘앞산겨울정원’.
정원 곳곳에는 크고 작은 빛 조형물이 자리해 걷는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대형 트리는 연말 분위기를 한층 북돋웠고, 조명 터널은 자연스레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이끌었다.
무엇보다도 평일임에도 가족 단위 방문객들로 공원은 북적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포토존 앞에서는 사진을 찍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다. 힘든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 시민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가족과 함께 공원을 찾은 박영빈 씨(38·달서구)는 “월급만 빼고 다 오르는 요즘, 외식이나 나들이만 나가도 10만 원이 훌쩍 넘어 부담된다”며 “SNS에서 소식을 듣고 산책 삼아 왔는데, 화려한 불빛과 공연 등 즐길 거리가 많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최성미 씨(57·여·대명동)도 “최근 치솟는 물가 때문에 지갑을 쉽게 열기 어려운데 이렇게 지자체에서 무료로 다양한 행사를 열어줘 마음이 놓인다”라며 “밤거리를 수놓은 불빛을 따라 걷다 보면 한 해 쌓였던 우울함이 모두 사라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런 분위기가 단순히 보는 즐거움에 그치지 않고 지역 상권에도 따뜻한 온기를 전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남구 관계자는 “겨울 정원에서 오는 20일, 21일 양일간 앞산 크리스마스 축제를 열고 지역 소상공인과 연계한 플리마켓을 비롯한 크리스마스 테마 체험존 등 부대 행사를 운영한다”면서 “작년 축제에 54만 명이 찾을 만큼 인기를 끌어 지역 상권 활성화를 견인했다. 조금이나마 시민들이 행사에 참여해 힘든 겨울을 따뜻하게 보냈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12월 대구에서는 ‘2025 대구크리스마스페어’, ‘2025 대구 아트웨이 윈터 아트 축제’, ‘수성빛예술제’ 등 행사가 이어진다.
글·사진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