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민들은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6.7년을 모아야 내집을 마련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토교통부가 16일 발표한 ‘2024년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대구 지역 자가 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는 6.7배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시·도 중 서울(13.9배), 세종(8.2배)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PIR은 가구가 소득을 전액 저축한다고 가정했을 때 주택 구입에 소요되는 기간을 뜻한다. 이는 대구 시민은 평균적으로 소득을 약 6.7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주택 가격 부담은 높지만, 임차 가구의 월 임대료 부담은 소폭 낮아졌다. 임차 가구의 월 소득 대비 월 임대료 비중(RIR)은 광역시 지역 중간값이 전년 15.3%에서 15.2%로 소폭 하락했다. 이는 월 소득의 약 15% 내외를 주거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음을 뜻한다.
전국적으로 자가 보유율은 61.4%로 전년 대비 0.7%p상승한 가운데, ‘집을 보유해야 한다’는 응답은 86.8%로 전년 대비 소폭(0.5%p) 낮아진 것은 주택 가격 상승에 따른 피로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주거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가구(38.2%) 중 가장 원하는 지원 형태는 ‘주택구입자금 대출’ (32.0%)이었다. 이는 지역 가구들이 높은 주택 가격에도 불구하고 ‘내 집 마련’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정부의 금융 지원이 절실함을 보여준다.
지역 내 주요 가구 유형별 주거 특성도 눈에 띄었다. 대구·경북 지역에 비중이 높은 고령 가구의 경우, 75.9%가 자가에서 거주하고 있었으며, 주거 형태는 단독주택 비율이 39.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청년 가구의 82.6%는 임차로 살고 있어 세대 간 주거 안정 격차를 보였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구지역은 수도권이나 세종과 달리 대규모 인구 유입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주택 가격 부담이 전국 상위권에 속해, 지역민들의 주거 안정성 확보를 위한 정책적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