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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일하고 싶어요”… 구직 향한 간절한 발길들

이시라 기자
등록일 2025-10-29 17:36 게재일 2025-10-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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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포항일자리박람회’ 행사 현장 찾아가 보니…
제조업·서비스업 분야 52개 기업이 차린 구인 부스마다 
“뽑아만 준다면…” 취준생부터 중·장년까지 수 백명 몰려
AI 모의면접 체험·이력서 첨삭 코칭 등 부대행사 큰 호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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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포항시 남구 만인당에서 열린 ‘2025 포항일자리박람회‘  현장이 다양한 연령층의 구직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29일 포항시 남구 만인당에서 열린 ‘2025 포항일자리박람회' 현장은 수백 명의 구직자로 북적였다. 연령대와 사연은 구직자들 마다 달랐지만 취업에 대한 갈망은 뜨거웠다. 저마다 이력서를 손 꼭 쥔 구직자들은 이번 면접이 마지막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표정이었다. 

포항시와 대구고용노동청 포항지청이 마련한 일자리박람회에는 포스코RP테크, 지멘스 헬시니어스 등 제조업·서비스업 분야 52개 기업이 281명을 선발하기 위해 참여했다. 이 자리에는 재취업을 원하는 중장년층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구직자들은 행사장 한쪽에 마련된 구인 정보 게시대를 긴장된 표정으로 오가며 채용정보를 확인했다.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지원자들은 연신 한숨을 내쉬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증명사진 촬영 부스에서 이력서에 넣을 사진을 찍은 김태구씨(63)는 3년 전 퇴직 전까지 30여 년간 포항에서 기계정비업에 종사했고, 최근까지는 당진제철소 등 타지로 일을 하러 다녔다고 했다. 그는 “정비사 모집 공고는 많지만 이제는 몸이 힘들어 편한 일을 하고 싶다”면서 “1종 대형운전면허증 외에 별도의 자격증이 부족한 탓에 그토록 원하는 운전직 면접에서 떨어졌다”며 고개를 떨궜다. 

환경미화원 채용공고에 관심을 보인 대학생 이희정씨(26·포항시 남구 연일읍)는 ”어린 시절부터 깨끗한 도시를 만드는 보람 있는 일을 하는 게 꿈이었다“면서 “젊다고 힘든 일을 못 하는 건 아닌데 불합격 통보를 받으니 가슴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산업안전관리를 전공한 대학 졸업예정자 김대현씨(24·포항시 북구 두호동)는 포항의 한 폐수업체 면접에서 성실함과 열정을 어필했다. 그는 “기회만 주어진다면 몸이 부서져라 열심히 일할 자신이 있다”고 호소했다. 

행사에 참여한 전자산업 관련 기업의 인사담당자는 “행사장에 사람은 많지만, 우리가 찾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귀뜸했다. 일반 신입이 회사에 적응하기는 어렵고, 최소 3년 이상 경력 있거나 관련 자격을 필수로 갖춰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한 인사담당자는 “오늘 1명이 지원했지만,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면서 “포항은 철강산업 중심지라서 전자산업 인력이 거의 없어서 헤드헌터를 통해 적임자를 찾아야 하는 실정”이라며 했다. 

포스코 노무협력실 문형석 과장이 ‘나의 길을 설계하다’라는 제목으로 청년을 위한 진로 내비게이션 특강을 통해 “자기 이해에서부터 취업이 시작되고, 개인의 적성과 성향, 직업 가치관, 핵심역량 등에 대한 체계적인 진단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부합하는 분야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20~30대 청년층에게는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날 일자리박람회에서는 실제 면접 환경에서 즉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의면접 체험과 게임형 강점 진단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얻었다. 퍼스널컬러 진단, 이력서 첨삭 코칭 등의 부대행사에도 구직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포항시 일자리청년과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구직자가 늘었다”면서 "청년, 중장년, 여성 등 수요 맞춤형 프로그램은 호응도가 높았다”고 평가했다. 

글·사진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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