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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 긴 밤-양동마을 설천정사(雪川精舍)에서

등록일 2025-10-29 16:02 게재일 2025-10-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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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계현作 ‘연못이 있는 마을’

왜 읽는가

책이 묻는다

 

은하수는 어디로 흐르는가

밤이 묻는다

 

물살 같은 손금으로

책갈피에 남긴 침 자국

먼 바다 물결 소리 채집하여

소금꽃 피우듯

 

사람 사는 거

한 글자 한 글자 깨치며

먼 길 가듯

 

책이 묻는다

어찌 살 것인가.

 

……

양동마을은 경주에 속해 있지만 그 앞을 흐르는 형산강은 포항으로 이어진다. 또한 회재 이언적 선생의 묘소가 연일읍 달전리에 있으니 이 또한 연관성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다. 각설하고, 양동마을의 파종손인 친구의 배려로 설천정사에서 혼자 하룻밤을 지낸 적이 있다. 해가 지면서 안강평야로 저녁 이내가 퍼지면서 풍경이 서서히 지워질 때 괜히 눈물이 났다. 지독하게 외로울 때가 필요한 법이다. 그날이 가장 서러운 날이었다. 그리고 혼자라서 지독하게 행복했다. 자신을 바로 보는 일은 어려운 법이다. /이우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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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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