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CNN 방송과 인터뷰 “한미 관세 협상 의견 차이 인정 결국 합리적인 결과에 이를 것” ‘경주 담판’ 가능성에 무게 실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미·북 대화’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EP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북 정상의 만남이 성사될 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다만 북한이 지난 22일 미사일 도발을 감행해 남·북·미 간 깜짝 회동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혹여라도 북미가 전격적으로 만날 수 있다면 전적으로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평화를 이루길 원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스메이커’ 역할을 맡아달라고 청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의 지도자가 갑자기 만난다면 좋은 일”이라면서도 “(회담 성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김 위원장과의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당시 ‘판문점 남·북·미 회동’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만남을 제안한 지 32시간 만에 성사됐다. 통일부 정동영 장관도 최근 미·북 정상회담 실현에 무게를 두는 등 미·북 대화 가능성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이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 통상협력을 타결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조정·교정하는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면서도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결국은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협상에서 한미 간 의견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미국은 민주주의의 가치와 자유시장경제 시스템을 선도하는 나라인 만큼 결국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여러 차례 언급해 온 ‘상업적 합리성’을 갖춘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CNN 기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선불 투자’ 요구 등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갈취’라는 비판이 나온다며 이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 대통령은 한 차례 웃음을 터뜨린 뒤 “우리는 결국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우리는 동맹이고 우리 모두 상식과 합리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현재 한·미 양국이 진행한 22일(현지시간) 마지막 고위급 대면 회동에서 무역 협상의 결론은 내지 못했다. 대통령실 김용범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논의를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APEC전에 추가 장관급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면서 결국 ‘경주 담판’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경주 APEC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사실상 ‘정치적 결단’을 내리는 방식으로 협상이 끝날 수 있다는 얘기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