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개발 추진에 상인 반발 우려 2017년 주상복합 무산된 부지 이번엔 호텔 건립 추진에 의문 “주차난 심각한데 주차장 없애” 선정 과정 비공개,투명성 논란
포항시가 영일대해수욕장 공영주차장 부지 6869㎡를 활용한 도시개발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포항오션포스트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특급호텔 건립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이 프로젝트에 인근 상권과 상인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다.
포항시는 프랑스 아코르(Accor) 그룹의 ‘노보텔(Novotel)’ 브랜드가 26층 규모의 특급호텔을 건립키로 했다면서 221개 객실, 연회장·회의실·인피니티 풀·스카이라운지 등 고급 편의시설을 갖추게 될 공사는 2027년 착공 예정이라고 지난 22일 발표했다.
일단 포항에 호텔이 절대 부족하다는 점에서 세계적 호텔 체인을 가진 기업의 영일대 진입을 일부 시민들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관건은 인근 상인들이다.
멀쩡하던 주차장을 헐고 특정기업에 호텔을 짓도록 한 포항시의 결정을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심사이다. 상인들은 이미 2017년 가칭 A사 컨소시엄이 해당부지에 주상복합아파트를 건립키로 하자 이에 반대해 사업을 무산시킨 바 있다. 당시 이 부지는 경북개발공사 소유였다.
A사는 2017년 3월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항구동 17-11번지 외 4필지(7076㎡)를 낙찰받아 48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 을 신축할 계획이었다. 이후 지역주민의 민원과 반대 여론이 커졌고, A사는 2018년 3월 잔금 납부기한을 두 차례 연장받았음에도 67억 원의 잔금을 장기 연체했다. 결국 같은 해 10월 30일 계약이 해지됐다.
당시 상인들은 “영일대에는 주차난이 심각한 만큼 도유지에 아파트를 짓기보다는 공영 주차장을 조성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반발했다. 경북개발공사는 A사와의 계약 해지 후 미수금 정리를 마친 뒤 부지를 포항시에 매각했고, 포항시는 이를 공영주차장으로 조성해 현재까지 운영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포항시가 다시 민간사업자에게 개발권을 주며 호텔 유치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한때 무산된 주상복합 부지의 부활’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이 부지를 사들이기로 했던 A사 컴소시엄측은 할말이 많지만 당분간 지켜볼 보고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했다. 한 관계자는 “당시 사업 무산으로 계약금 23억원과 일부 사유지 매입 계약금, 설계비 등 50여억 원을 날렸다”면서 사업에 참여한 일부 인사는 그 여파로 지금까지 신용불량자로 전락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포항시의 호텔 건축 발표를 보고 밤새 눈물을 흘렸다”면서 “그때 주상복합을 60층 규모로 설계했다. 그게 완성됐더라면 지금 포항의 랜드마크가 됐을 것"이라며 못내 아쉬워했다. 이어 “당시 주상복합 안에는 호텔도 들어가는 것으로 돼 있었다”면서 앞으로 포항시의 호텔 건립 추진에 상인들의 보일 반응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영일대 상인들도 호텔건립에 관한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일각에서는 “환호해맞이공원에 포항시 소유 호텔 부지가 있는데 왜 굳이 주차장 부지에 짓도록 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사업 추진 과정의 투명성, 공공성 확보 여부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포항시는 올해초 공개경쟁입찰 형식을 통해 개발업체를 모집했다고 밝혔으나, 참여한 업체는 소수에 그쳤고 최종 선정과정 역시 비공개로 진행돼 형평성 논란을 불렀다. 일부 시의원들은 “공모지침이 특정업체에 유리하도록 설계됐다는 제보가 있다”며 자료제출을 요구하고 있기도 한다.
시민 여론은 갈리고 있다.
포항은 대형 체인호텔이 부족해 국제행사나 외국 기업 방문 시 숙박 수요를 소화하지 못하는 한계가 꾸준히 제기돼온 만큼 관광도시 이미지를 높이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호텔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는 긍정적 목소리와, 주차공간 소멸에 따른 교통 혼잡·여름철 민원 폭증 등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호텔을 지어야 하느냐는 의견도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유지 활용은 반드시 사전 공청회, 이해관계자 협의, 장기적 도시계획과의 연계 속에서 결정돼야 하는데 이번 영일대 주차장 부지 전환은 절차적 정당성에서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