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염분 등 환경 스트레스에 강한 벼 개발 길이 열렸다. 농촌진흥청이 세포 내 산화 반응을 조절해 작물 저항성을 높이는 핵심 유전자를 찾아 기능을 입증했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항산화 기능을 지닌 벼 유전자 ‘OsDjC51’을 발견해 가뭄 등 비생물학적(abiotic) 스트레스에 강한 작물 육종에 활용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비생물학적 스트레스는 기후나 토양 조건으로 식물 성장에 악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수분 과잉·부족, 염분, 독성 이온, 고온·저온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식물에 산화 스트레스를 일으켜 활성산소종(ROS)이 과도하게 생성되고, 세포 손상이나 수확량 감소로 이어진다.
연구진은 벼 오믹스(omics)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환경 스트레스 관련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세포 내 산화 반응을 제어해 스트레스 저항성을 높이는 ‘OsDjC51’을 찾아냈다. 해당 유전자가 과발현된 벼는 고농도의 과산화수소(H₂O₂)나 염분 처리 조건에서도 잎이 탈색되지 않고 선명한 녹색을 유지해, 생리적 스트레스 내성이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농진청은 이번 연구를 통해 OsDjC51 유전자가 활성산소 제거를 촉진하고 항산화 능력을 강화함으로써 작물의 생산성과 생존율을 높일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관련 내용을 ‘항산화능이 증진된 벼 유래 OsDjC51 유전자 및 이의 용도’(10-2024-0190816)라는 명칭으로 특허출원을 완료했다.
이태호 농촌진흥청 슈퍼컴퓨팅센터장은 “이상기후가 잦아지는 만큼 안정적인 식량 생산을 위해 환경 스트레스에 강한 작물 개발이 필수”라며 “슈퍼컴퓨터 기반의 유전자 탐색과 기능 검증을 가속화해 농생명 연구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성과는 벼의 산화 스트레스 저항성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기후변화 대응형 작물 개발과 생산성 향상 연구에 폭넓게 쓰일 전망이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