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클럽 이름 딴 ‘닻별 테마길’ 조성…구도심 상권과 상생 도모
문경시가 점촌 원도심 문화의 거리를 ‘닻별 테마길’로 조성하며 새로운 희망의 불빛을 밝혔다.
문경시는 별자리 카시오페아자리의 다른 이름인 ‘닻별’을 테마로 한 조형물·조명·마켓을 설치하고, OBS경인TV 특집 가을음악회를 마련해 침체됐던 점촌 구도심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특히 거리는 닻별의 상징색인 노란색으로 화사하게 꾸며, 마치 별빛이 내려앉은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 닻별의 노란빛으로 다시 태어난 문화의 거리
문경시는 점촌원도심상권 130m 구간을 정비해 ‘닻별 테마길’을 완성했다. 노란색 간판과 어닝을 새로 달고, 상징 조형물 13점, 조형벤치 20개를 설치했으며, 은하수 조명 18m와 360여 개의 파티등으로 거리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특히 거리를 수놓은 색상은 ‘닻별’의 상징인 노란색이다. 조형물은 황금빛 별 모양을 형상화했고, 벤치와 가로등에는 노란색 포인트가 더해졌다. 밤이 되면 파티등과 은하수 조명이 노란빛으로 거리를 밝히며, 시민들은 “거리 전체가 별빛 속에 잠긴 듯 황홀하다”고 감탄한다.
문경시 관계자는 “닻별의 노란색은 희망과 따뜻함을 의미한다”며 “시민과 방문객이 언제든 밝은 기운을 느낄 수 있도록 색채 계획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 팬덤문화, 원도심에 생기를 불어넣다
‘닻별 테마길’의 출발점은 트로트 스타 팬덤이다. 팬클럽 ‘닻별’은 전국적으로 결속력 있는 팬덤을 형성하고 있으며, 문경시는 이들의 에너지를 구도심 활성화와 접목시켰다.
닻별 회원 이정은 씨(42)는 “닻별 덕분에 문경까지 오게 됐다”며 “거리 이름이 팬클럽 이름과 같아 자랑스럽다. 노란 닻별 조명이 너무 예쁘고, 팬으로서 마음이 벅차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팬클럽 회원 김민서 씨(38·서울)는 “문경이 닻별의 고향처럼 느껴진다”며 “도시 전체가 팬덤의 따뜻한 정성과 열정으로 물든 것 같아 감동받았다. 앞으로도 문경을 자주 찾고 싶다”고 했다.
시민들도 이 같은 변화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점촌동 주민 박성호 씨(57)는 “예전에는 어둡고 한산하던 거리가 요즘엔 젊은 사람들로 북적인다”며 “닻별 덕분에 우리 동네가 밝아진 느낌이다. 상권도 되살아날 것 같아 기대된다”고 미소 지었다.
이처럼 트로트 팬덤의 문화적 열정이 지역 재생의 불씨로 이어지면서, ‘닻별 테마길’은 팬과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 점촌역전상점가·행복상점가·중앙시장을 잇는 점촌점빵길 상생전략
문경시는 테마길 조성과 함께 점촌역전상점가·행복상점가·문경중앙시장을 잇는 점촌점빵길을 활용하는 전략을 세웠다. 거리에서 공연과 쇼핑을 즐긴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인근 상권으로 발걸음을 옮기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문경중앙시장에서 20년째 식당을 운영 중인 김모 씨(56)는 “코로나 이후 손님이 줄어 어려웠는데, 거리가 환하게 단장되니 다시 북적일 것 같다”며 기대를 전했다. 행복상점가 상인회 관계자도 “닻별마켓을 계기로 시장 특산품과 점촌점빵길 상품까지 자연스럽게 홍보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점촌역전상점가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는 이은정 씨(45)는 “닻별 테마길이 생긴 뒤 주말마다 젊은 손님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사진 찍고 놀다 쇼핑까지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상인들도 거리 분위기에 맞춰 진열대를 새로 꾸미는 등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전했다.
□ 가을음악회와 닻별거리 첫 축제
오는 10월 19일 낮 12시 30분, 문화의 거리 공영주차장에서 OBS경인TV 특집방송 문경 문화의 거리 가을음악회가 열린다. 방송은 2주 뒤 방송 될 예정이다.
출연진은 화려하다. 문경 홍보대사 박서진, 윤윤서, 장혜진을 비롯해 김수찬, 윤수현, 지원이, 이수호, 그리고 문경 트롯가요제 대상 장현욱이 무대를 꾸민다. 이날 박서진은 마지막 엔딩 무대를 맡아, 별빛 같은 피날레를 장식한다.
□ 닻별마켓, 청년 창업과 상인들에게 활력
같은 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리는 ‘닻별마켓’은 지역 상가 10팀이 참여하는 특설 장터로, 노란 닻별 색상을 활용한 체험 부스도 준비돼 있다.
점촌 행복상점가에서는 “문화행사와 시장 소비가 연결되어 상생이 된다”며 “닻별마켓이 지역 상권에 새로운 기회를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경중앙시장에서 청년카페를 운영하는 최유진 씨(29)는 “닻별마켓을 통해 젊은 창업자들도 고객과 직접 만나 교류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며 “SNS 홍보 효과도 커서 손님이 꾸준히 늘고 있다. 앞으로는 지역 청년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장터로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점촌역전상점가에서 생활용품점을 운영하는 박진호 씨(52)는 “마켓이 열릴 때마다 거리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며 “외지 손님들이 많아지고, 상인들끼리 협력하는 분위기도 좋아졌다. 닻별마켓이 문경 상권의 새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 “보여주기식이 아닌 지속 가능한 거리”
문경시는 닻별 테마길과 가을음악회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정기공연·콘텐츠 프로그램 개발, 체험행사 등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신현국 문경시장은 “닻별 테마길은 보여주기 식이 아닌, 장기적으로 시민·상인·관광객이 함께 살아가는 거리로 운영할 것”이라며 “점촌 원도심 전체가 활력을 되찾는 모델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박모 씨(67·점촌동)는 “예전엔 거리가 늘 썰렁했는데 요즘은 다시 활기가 도는 것 같다. 노란 닻별 조명이 켜진 밤거리를 걸으면 젊은 시절 생각이 난다.”
청년 상인 이모 씨(33)는 “닻별마켓을 통해 제 상품을 알릴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 문화와 경제가 함께 어울리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노란 별빛이 수놓은 ‘닻별 테마길’. 시민과 상인의 땀방울이 모여 문경 원도심이 새롭게 숨 쉬고 있다. 점촌의 밤하늘에는 닻별이 빛나고, 그 길을 걷는 발걸음마다 지역 상생과 부활의 희망이 반짝이고 있다.
□ 닻별
‘닻별’은 ‘카시오페이아자리’를 말한다. 가을철에 북극성을 중심으로 북두칠성의 맞은편에서 볼 수 있는 ‘W’ 모양의 별자리다. 우리나라에서 북두칠성과 함께 비교적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별자리인데, 그 별자리의 생김새가 닻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닻별’이라 불렀다. 북두칠성의 국자 바가지 끝을 이어가다 보면 붙박이별인 북극성이 나오고, 다시 비슷한 거리만큼 떨어진 곳에 닻별이 있다.
글·사진/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