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전통문화 시민 참여 축제로 되살아나
문경시는 지난 3일 오후 3시 문경시청과 시가지 일원에서 ‘2025년 경상감사 교인식 및 도임행차’ 재현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경북도와 문경시가 공동 주최하고 비빌언덕(경상감사교인식운영위원회)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조선시대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되살리고, 시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참여형 축제로 마련돼 큰 호응을 얻었다.
□ 270년 전통, ‘영영일기’에 기록된 교인식 재현
경상감사 교인식은 조선시대 경상도의 도계(道界) 지역인 문경새재 교귀정에서 새로 부임하는 관찰사와 떠나는 관찰사가 관인(官印)과 병부(兵符)를 인계·인수하던 중요한 통치 의례다. 1751년(영조 27년) 작성된 ‘영영일기(嶺營日記)’ 기록을 근거로, 문경시는 1999년부터 이 의식을 꾸준히 재현해 왔다.
올해 행사에서는 당시 의복과 의장물을 세밀히 복원한 전통 의례 행렬이 시청 앞마당에 등장해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 2.2km 도심 행차, 웅장한 퍼레이드 펼쳐져
교인식 후에는 신현국 문경시장과 이정걸 문경시의회 의장을 필두로 문경시청에서 문경문화원까지 2.2km 구간에서 도임행차 시민 퍼레이드가 이어졌다.
취타대와 의장대, 대고(大鼓), 가마와 수행 인원 등 전통 행렬은 물론, 읍면동 풍물단과 학생, 일반 시민 등 대규모 인원이 행렬에 참여해 도시 전체가 하나의 무대로 변했다. 전통 가락과 북소리가 도심을 울리고, 행렬을 지켜보는 시민들은 곳곳에서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점촌동 상권 인근에서는 상인들이 가게 앞에 나와 행렬을 맞이하며 “문경의 도심이 이렇게 활기찬 모습은 오랜만이다. 지역에 좋은 에너지를 불어넣는 행사”라고 반겼다.
□ 2031 세계군인체육대회 유치 기원 한마당
퍼레이드의 종착지인 문경문화원 앞마당에서는 ‘2031 세계군인체육대회 문경 유치 기원 한마당’ 행사가 열렸다. 농악대의 대동 한마당과 구호 제창을 통해 시민들은 하나된 마음으로 국제대회 유치를 염원했다.
이날 행사에는 학생과 주민, 동호인, 전통예술단체 등 세대를 아우르는 1000여 명 이상이 참여해 지역의 문화적 자산을 공유하고 미래를 함께 그리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신현국 문경시장은 “경상감사 교인식과 도임행차를 통해 우리의 전통문화를 되살리고, 시민과 함께하는 축제로 승화시킬 수 있어 뜻깊다”며 “문경의 역사와 문화가 지역경제 활성화와도 연결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전통축제를 지속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진남진 경상감사교인식 운영위원장은 “주민단체와 청소년 등 시민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꾸준히 준비해왔다”며 “앞으로도 전 세대가 함께 어울리는 문화축제로 발전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행사에 참여한 한 학생은 “학교에서 배웠던 조선시대 역사를 실제로 눈앞에서 보니 색다른 느낌이었다”며 “친구들과 퍼레이드에 참여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