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안동시 300억 투입해 거래 효율성·산지형 유통 구조 강화
안동 농산물도매시장이 대대적인 시설현대화 사업을 통해 거래 효율성과 유통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과 전문 도매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북도와 안동시는 지난 2018년 농림축산식품부의 공영도매시장 시설현대화 공모사업에 선정된 이후, 총 30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기존 경매시설을 리모델링하고 5683㎡ 규모의 신규 경매장을 추가 건립했다. 이로써 기존 1만5232㎡ 대비 약 37%의 시설 확충을 이뤄냈다.
인프라가 개선되면서 거래 실적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전 9월 둘째 주 거래량은 5700t이었으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7000t으로 22% 증가했다. 특히 추석 성수기 물량 적체 현상 해소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예년에는 추석 6~7주 전부터 출하자 순번표를 배부했지만, 3주 만에 마감돼 일부 농가가 순번표를 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하지만 올해는 일평균 거래량이 전년 대비 12% 증가한 871t을 기록하며, 출하 안정성과 거래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안동도매시장은 1997년 개장 이후 28년간 꾸준한 성장을 이어오며, 지역을 넘어 전국적인 유통 거점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기준, 안동도매시장에서 거래된 사과 물량은 15만8000t으로 전국 거래량 27만8000t의 57%를 차지했다. 거래금액은 7200억 원으로 서울가락, 서울강서, 대구, 구리에 이어 전국 5위 규모를 기록했다.
이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안동도매시장만의 독특한 운영 시스템이 있다. 일반적으로 출하자가 선별·포장한 상품을 도매시장에 출하하는 방식과 달리, 안동도매시장에서는 출하자가 수확한 사과를 그대로 가져오면 시장 내에서 선별부터 경매까지 일괄 처리한다. 이는 출하자의 노동력을 절감하고, 매수인에게는 품질이 검증된 상품을 제공함으로써 거래의 신뢰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구조다.
김주령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은 “산지형 도매시장은 소비지 중심 대형 도매시장의 독과점적 유통 구조를 완화할 수 있는 대안”이라며 “농산물 유통 경로를 다변화하고 산지의 교섭력을 강화하기 위해 안동도매시장과 같은 산지형 도매시장의 성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도는 안동도매시장 시설 개선의 성공을 기반으로 향후 농산물 유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