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사진가 강병두가 들려주는 ‘활 이야기’

등록일 2025-09-30 17:41 게재일 2025-10-01 12면
스크랩버튼
Second alt text
‘사진가 강병두의 활 이야기’를 펴낸 강병두 작가.

‘활쏘기’는 우리나라 국가무형문화재이다. 씨름, 택견도 이에 해당한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활쏘기’에 대한 기록은 삼국시대부터 있었고 조선시대 선비들의 문집, 당대 풍속화에서도 다양하게 찾아볼 수 있으며, 특히 무예사를 연구하는 데 있어 학술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활쏘기’는 ‘국궁’으로도 불리는데 말 그대로 ‘우리나라의 활’ 또는 ‘그 활을 쏘는 기술’을 일컫는다. 바른 자세로 정신을 집중해 과녁에 활을 쏘는 이 고요하고도 비범한 스포츠는, 전국 약 400개의 활터에서 오늘도 습사(활쏘기 연습)에 열중하고 있는 이들에 의해 그 명맥이 유지되고 있다. 

 

안동시 상아동에 자리한 안동시 궁도장 ‘영락정’에 아침 안개를 뚫고 가 ‘자만이 없기를 바라며 남의 허물을 보지 않기를 기원’하며 하루를 여는 사람이 있다. 그리그 그 경험을 담아 에세이집 ‘사진가 강병두의 활 이야기’를 펴낸 이가 있으니, 바로 사진가 강병두 씨다.

 

대구 출신 강병두 씨는 오래전 안동에 정착해 안동의 문화를 사진으로 담아내는 작품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그런 그가 국궁을 시작했을 때 그저 잠깐의 취미생활이겠거니 여긴 사람도 더러 있었다. 그러나 어느덧 명궁의 칭호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되는 5단의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이제 강병두는 사진가이자 영락정 접장으로 불린다. 접장이란 다섯 개의 화살을 과녁에 명중시키는 ‘몰기’ 과정을 통과한 사수를 일컫는다. 

 

입문 전에 그는, 국궁은 한량이나 어르신들 혹은 돈 많은 사람들의 유흥거리겠거니 생각한 적도 있다. 마음속으론 한번 도전해 보고 싶었으나 그런 편견이 있던 차에 친구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다. 의외로 젊은 사람도 많고 심신이 건강해지는 운동에는 국궁만 한 게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2018년 입문해 코로나 시기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경험을 틈틈이 기록한 것을 책으로 내놨다. 

 

“무형의 자아를 찾아가는 분야라 사실 늘 재미있지는 않아요. 하지만 모든 운동이 그러하듯 고통이 따르고 고비를 넘어 새로운 방법을 찾다 보면 어느덧 변화된 자신을 만나게 되잖아요. 그걸 인지할 때 기쁨과 즐거움, 책임감을 동시에 느끼게 되더라구요.”

 

1부 ‘화살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2부 ‘활을 배운다, 인생을 배운다’, 3부 ‘과녘은 항상 그 자리에 있다’로 구성해 활쏘기에 임하는 자세와 철학 등을 담아냈다. 평소 그의 모습처럼 솔직하고 직관적으로 구성한 활쏘기 입문서, 활쏘기 에세이집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중 요즘 가장 화제인 드라마 ‘은중과 상연’에는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시간을 채집하는 것’이라는 대사가 나온다. 그는 시간을 채집하고 찰나를 채집해 사진과 활쏘기라는 결과물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활도 사진도 실은 목표를 향해 집요하게 응시하는 일이다. 그 응시를 멈추지 않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만의 행보가 기대된다.


/백소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