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침체·관세부담·노사관계 부담 지속···철강업 경기 ‘44’로 급락
포항 지역 기업의 체감경기가 지속 악화되면서 종합적인 지원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포항상공회의소(회장 나주영)가 28일 발표한 지역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4/4분기 기업경기전망조사(BSI)’ 결과에 따르면, 포항지역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BSI(기업경기실사지수)가 51로 나타나, 전분기(56) 대비 하락하며 경기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악화’로 응답한 기업은 전체의 58.2%(53개사)에 달해, 전분기(56%)보다 증가했다. ‘비슷’하다는 응답은 33%(30개사), ‘호전’은 8.8%(8개사)에 불과했다. 내수시장 침체와 고율 관세, 법인세 등 기업비용 증가, 노사관계 부담, 제도·규제 강화 등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항목별 전망···전반적 경기·매출·영업이익 모두 ‘부진’
세부 항목별 BSI를 보면, △설비투자(71) △전반적 체감경기(51) △자금사정(49) △매출액(47) △영업이익(47) 모두 기준치(100)를 밑돌며, 전반적인 경기 부진을 예고했다. 기업들은 매출 감소와 비용 부담으로 실적 압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종별 경기 전망···철강업 ‘44’로 급락, 화학업 ‘83’으로 회복세
업종별로는 철강업(44)이 전분기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의 50% 대미 철강 관세 유지, 중국산 저가제품 유입 등으로 국내시장 잠식과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내수침체, 고율관세, 법인세 등 기업비용 증가, 중대재해처벌법·노란봉투법 등 노사관계 부담, 상법·공정거래법 규제 강화 등 복합적 요인이 경영을 압박하고 있다.
포항상의 관계자는 “정부가 K-철강 구조조정과 산업 고도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만으로는 근본적 위기 해소가 어렵다”며 “철강산업특별법(K-스틸법)에 실질적 지원이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화학업(83)은 원자재 가격 안정과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확대로 신규 수주가 늘며 상대적으로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목재·시멘트·식품·운송 등 기타 제조업(47)은 소비 위축이 지속돼 기준선을 크게 밑돌았다.
□기업 애로요인···“내수침체·인건비 상승·규제 부담이 핵심”
기업들이 꼽은 매출 증대의 가장 큰 장애 요인은 내수시장 침체(64.8%)였다. 이어 △수출시장 둔화(14.3%) △시장경쟁 심화(8.8%) △공급망 차질(4.4%) 순으로 나타났다.
수익성 악화를 초래한 비용 요인으로는 인건비 상승(46.2%)이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원자재가 상승(25.2%) △관세 증가(8.8%) △에너지비용 증가(6.6%) △금융비용 증가(5.5%) 순으로 조사됐다.
또한 생산·조직 관리 측면에서는 기업 자금 사정(35.2%*이 가장 큰 애로로 꼽혔고, 인력 수급(17.6%), 규제 대응(16.5%), 노사관계(12%)가 뒤를 이었다.
□정책과제···“법인세 완화·노동시장 유연화·지역경제 활성화” 요구
기업들은 가장 우려되는 입법 분야로 법인세 등 기업비용 증가(31.4%), 노사관계 부담 증대(27.6%), 기업제도 규제 강화(19.9%)를 꼽았다.
향후 필요한 입법과제로는 △지역경제 활성화 지원(31.8%) △고용·노동시장 유연화(26.6%) △위기산업 재편 및 지원(24.9%)을 요구했다.
포항상의 관계자는 “내수침체와 대외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지역 제조업체의 체감경기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며 “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해 세제·규제 완화, 고용 유연화 등 현실적 정책지원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