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주제 전선노래 연주로 깊은 울림
전쟁의 기억은 때로 노래로 되살아난다. 한국전선문화관이 주관·기획한 ‘2025 전선에서Ⅱ’ 첫 무대인 전선의 노래가 지난 24일 오후 3시 대구시 향촌동 한국전선문화관 2층에서 열렸다. 방종현 달구벌 하모니아 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공연은 하모니카 선율과 노래가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달구벌 하모니아는 ‘전선의 노래’를 주제로 합주와 독주를 선보였고, 한대곤·김임백씨의 노래가 더해져 공연의 무게감을 높였다. 여기에 김윤숙·김명자·최윤화씨의 하모니카 연주가 흐르며 무대는 전쟁이라는 비극 속에서도 꺼지지 않았던 예술혼을 되새기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관람객들은 “전쟁 시절의 노래가 그 시대의 기억을 소환했다”, “자유를 지켜낸 선열들의 희생에 다시금 감사함을 느낀다”는 소감을 전했다.
공연장에는 하청호 대구문학관장, 허화열 서라벌정가단 단장, 권정태 전 한국사진가협회장, 신재천 영화감독, 문성희 죽순문학회 회장, 신승원 방언연구소장, 시인 손수여·고영애·전영귀, 수필가 김황태·정영태·유무근 등 지역 문화예술계 인사와 문인, 시민 40여 명이 함께했다.
전선문화(戰線文化)란 한국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피란 예술인들이 붓과 악기를 놓지 않고 이어온 문화예술 활동을 뜻한다. 삶의 터전을 잃고 피란길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노래하고 글을 쓰며 그림을 그렸다. 예술은 전쟁보다 강했고, 그것은 대구라는 공간 안에서 활짝 꽃피었다.
이러한 유산을 기리고자 한국전선문화관은 2024년 3월, 대구 중구 북성로 옛 ‘대지바’ 건물을 리모델링해 개관했다. 전쟁기 피란 예술인들의 기록과 작품을 수집·보존하며, 국내 유일의 전선문화 전문 문화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5 전선에서Ⅱ’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연속 프로그램이다. 전선문화를 단순히 기록에 두지 않고 오늘의 무대로 다시 불러내는 시도다. 이번 시리즈는 달구벌 하모니아의 하모니카 공연을 시작으로, 10월 22일 어쿠스틱 듀오 ‘오늘 하루’의 포크 공연 Antiwar, 11월 26일 (사)영남문학예술인협회의 시극·악극·시낭송 무대 구상과 이중섭으로 이어진다.
한국전선문화관 관계자는 “전선문화는 대구만의 독특한 문화자산이자 한국전쟁이 남긴 또 하나의 유산”이라며 “그 기억을 오늘의 예술로 재해석해 지역 문화의 현재와 미래를 밝히는 일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윤숙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