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법 개편안 저지를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한 국민의힘이 오는 28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장외 집회를 연다. 원내와 원외 투쟁을 동시에 가동해 여권을 압박한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은 오는 28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사법파괴 입법독재 국민 규탄대회’를 개최한다. 서울 도심 집회는 자유한국당 시절인 2020년 1월 광화문 집회 이후 5년 8개월 만이다. 당은 이번 집회에 약 10만명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지난 21일 대구 동대구역 앞 집회에는 약 7만명(당 추산)이 모였다.
당은 서울 집회를 통해 정부·여당의 일방적 국정 운영과 ‘사법부 흔들기’에 대한 여론을 결집하고 헌정 위기론을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필리버스터를 이어가며 양동 작전을 펼친다. 국민의힘은 25일 시작된 필리버스터를 29일까지 4박 5일간 이어가면서 필요할 경우 비쟁점 법안 69건까지 포함해 전면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26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법안 한두 개를 필리버스터 하느니 마느니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얼마나 잘못된 일을 하고 있는지 국민에게 어떤 방식으로라도 알려야 한다는 절박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필리버스터에 모든 의원이 상주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필요한 인원은 국회에 남아 토론을 이어가고 나머지는 대한문 집회에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쟁점 법안에 대해서도 전체적으로 필리버스터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데 의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원내대표가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무제한 필리버스터가 현실화하면 국정감사 일정 차질, 합의 처리한 민생 법안에 대한 반대 토론 등 부작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장외 투쟁 역시 10월 국정감사와 11월 예산 국회 등 원내 일정과 충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화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권영진(대구 달서병) 의원은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야당 입장에서는 장외로 나갈 수밖에 없지만 장외 투쟁을 무한정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추석 연휴와 그리고 국정감사로 이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장외 집회는 일요일까지 어느 정도 일단락되고, 이후는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내다봤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