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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장보기 행사’ 일회성에서 탈피하려면…

심충택 기자
등록일 2025-09-25 17:47 게재일 2025-09-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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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을 앞두고도 어김없이 정치권과 전국 각 관공서, 기업체들이 장보기 행사를 열거나 계획하고 있다.

대구시와 구·군, 각 공공기관들도 지난 22일부터 10월 2일까지 추석 대목 활성화 차원에서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행사 방식은 여느 때처럼 각 기관별로 단체장과 간부들이 시장 곳곳을 돌며 제수용품을 구매하고 기념촬영을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기관단체 입장에서는 전통시장 소비촉진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명분으로 시행되는 이 행사로 상인들에게 생색을 낼 수 있고, 민심을 얻는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어 다양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본지기자가 전통시장 상인들을 취재한 결과 행사에 대한 반응이 찬반양론으로 갈렸다.

“경기 불황으로 속이 타들어 가는데 장보기 행사로 인해 매출에 도움이 된다”며 반기는 상인이 있는가 하면, “한 날 한 시에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잠시 장사가 잘되는 것 같아도 매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나왔다. 일부 상인은 “시장 입구 상가에 보여주기 식으로 행사가 집중되다 보니 나머지 상가들은 오히려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올해는 부동산을 비롯해 경기 침체가 이어진 데다 물가도 고공행진 해 민간 소비가 꽁꽁 얼어붙었다. 민간 소비 위축은 곧바로 상인들의 생계가 달린 골목상권 붕괴로 귀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역대 최악의 추석 대목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최근 들어서는 명절 차례를 지내지 않는 가정도 증가하면서, 전통시장 상인들이 대목 분위기를 느끼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각 지자체와 공공기관, 기업체들이 앞장서서 전통시장 이용 캠페인을 벌이는 것은 지역사회 전체에 따뜻한 온기를 줄 수 있다. 다만,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가 실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려면, 반드시 일상적인 ‘범시민 행사’로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 그러려면 시장 상인들의 변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특히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카드사용을 확대해 전통시장이 청년들도 즐겁게 찾는 ‘핫한 장소’가 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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