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러닝은 가장 손쉽고 접근성 높은 운동으로 자리매김했다. 도심 러닝 코스와 마라톤 대회에는 주말마다 수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다. 그러나 준비운동 부족, 무리한 주행 습관은 무릎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러닝 후 무릎 바깥쪽이나 안쪽에 반복적으로 통증이 나타난다면 단순 근육통이 아닌 장경인대증후군이나 거위발건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장경인대증후군, 러너에게 흔한 ‘외측 무릎 통증’
장경인대증후군은 골반에서 시작해 허벅지 바깥을 타고 무릎 외측까지 이어지는 두꺼운 섬유띠, 장경인대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무릎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구조물이지만, 러닝·사이클링처럼 무릎 굴곡과 신전이 반복되는 운동에서는 대퇴골과의 마찰이 심해지면서 손상이 발생한다. 특히 내리막길 주행, 갑작스러운 운동량 증가, 체중 증가 등이 발병 위험을 높인다. 초기에 달릴 때만 나타나는 불편감은 점차 악화돼 일상적인 걷기나 계단 오르내리기에서도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거위발건염, 무릎 안쪽 통증의 원인
반대로 무릎 안쪽이 붓고 열감이 느껴진다면 거위발건염을 의심해야 한다. 허벅지 안쪽의 세 개 힘줄이 정강이뼈 안쪽에 부착되는 지점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방향 전환이 많은 구기 종목이나 장시간 무릎을 구부린 자세가 원인이다. 러닝 중 불균형한 착지, 비만, 퇴행성 관절염, 당뇨 등 기저질환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체외충격파, 수술 대신 선택할 수 있는 치료
다행히 두 질환 모두 조기 진단 시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된다. 최근에는 ‘체외충격파 치료(ESWT)’가 효과적인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강도 음파를 병변 부위에 전달해 혈류를 개선하고 염증을 줄이며, 손상된 조직 재생을 촉진한다. 시술 시간은 10~20분 내외로 짧고, 절개나 마취가 필요 없어 환자의 부담이 적다. 기존 약물·물리치료에 반응이 없던 환자에게 특히 유용하다.
△예방이 최선⋯근력 강화·스트레칭 필수
무릎 질환 예방의 핵심은 준비운동과 근력 강화다. 러닝 전후 대퇴사두근, 햄스트링, 둔근 스트레칭으로 관절 안정성을 높이고, 주 1~2회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러닝화 선택 역시 중요하다. 충격 흡수력이 좋은 러닝화를 신는 것이 바람직하며, 아스팔트보다는 흙길·탄력 트랙이 무릎 부담을 줄여준다.
전문가들은 “러닝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장경인대증후군과 거위발건염을 겪을 수 있지만, 조기 대응만으로 충분히 예방·치료가 가능하다”며 “작은 통증이라도 무시하지 말고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