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경주 하방 압력, 김천만 선방
경북의 주택시장이 최근 1년간 뚜렷한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통계를 분석해본 결과 2020년 8월부터 2025년 8월까지 5년간 경북 주택종합매매가격지수는 4.0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은 3.55%, 수도권은 6.26%, 지방권은 1.06%였다. 경북은 지방 평균을 크게 웃도는 상승세를 기록하며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1년(2024.8~2025.8) 사이에는 –1.02%로 하락 전환했다. 전국 평균이 0.31% 상승, 수도권이 1.84%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지방권 전체가 –1.10% 하락했으나, 경북 역시 그 흐름에 편승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역별 세부 흐름: 포항·경주 약세, 김천은 예외
경북 내 도시별 흐름을 보면 차이가 분명하다. 포항시는 5년간 2.41% 상승했으나 최근 1년간 –2.40% 하락했다. 남구는 3.92% 올랐다가 –1.86% 하락했고, 북구는 1.31% 상승 후 –2.82% 하락했다. 철강 경기 부진과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주택 수요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경주시도 5년간 5.07% 상승으로 양호했지만, 최근 1년간 –1.32% 하락세로 돌아섰다. 관광객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교통·교육 인프라 한계와 분양가 부담이 수요 위축으로 이어진 결과다.
반면 김천시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5년간 무려 10.28% 상승했고, 최근 1년도 0.16%의 소폭이지만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다. 이는 혁신도시 조성과 교통망 확충 효과 덕분이다. 특히 김천~구미·김천~대구 구간 교통 개선, 혁신도시 공공기관 입주 등이 지역 주택시장의 안정 요인으로 작용했다.
△구조적 하락 요인: 인구·경기
경북 주택시장의 약세는 구조적 요인과 맞물려 있다. 첫째, 인구 감소와 청년층 유출이다. 경북은 고령화율이 전국 평균을 웃돌며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중장기 수요 기반을 약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다. 둘째, 경기 둔화다. 철강·전자부품 등 주력 산업이 침체에 빠지면서 근로자의 소득과 고용 불안이 주택 수요 위축으로 이어졌다.
△전망과 과제
향후 경북의 주택시장은 정책 지원 여부와 산업 성장동력 확보에 달려 있다. 정부가 금리 인하 또는 금융 규제를 완화할 경우, 실수요가 회복되면서 일부 지역의 반등은 가능하다. 그러나 인구 감소와 산업 경기 침체가 계속된다면 중장기 조정 국면은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포항의 이차전지 밸리, 구미의 반도체·ICT 클러스터, 경주의 원전해체산업 같은 신성장동력이 지역 주택 수요를 떠받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청년층 유입을 위한 주거지원 정책과 교통망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