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은 유별난 더위와 폭우가 오래 지속되고 있다. 여행을 떠나고 싶어도 폭염으로 주춤거렸던 여름이 마침내 가고 있다.
만약 가을 여행을 계획했다면 선비들의 풍류 문화를 엿보고 체험하면서 가족과 연인, 벗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봉화 정자문화생활관으로 길을 나서 보시길 권한다. 일상생활에 갇혀 그저 그렇게 세월을 보내는 많은 사람에게 이곳은 힐링의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옛 선비들이 책을 읽고 풍류를 즐겼던 정자에 누워도 보고, 정다운 이야기도 나누며 산책하기 좋은 이곳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진정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장소다. 또한, 현대식 숙박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고, 차 한 잔과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정원 속에 카페가 있어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봉화 정자문화생활관은 소나무가 둘러싼 수려한 자연 7만 여 평에 조성되었으며 누정전시관, 숲속에 묻힌 숙박시설 솔향촌과 나무와 잔디, 연못으로 조성된 야외정원, 그리고 아름답고 특징 있는 누각과 정자 다섯 채가 조성돼 있다.
누각과 정자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누정전시관’ 제1전시실 누정세계는 누정 건축의 구조와 특징을 설명하고, 제2전시실 음풍농월은 누정에서 바라본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을 한 폭의 동양화처럼 연출했다. 제3전시실은 봉화 유람은 봉화의 10대 누정인 경체정, 청암정, 석천정사 등을 모형으로 만들어 전시하고 있다.
충북 제천에 있는 한벽루는 조선시대 선비들 사이에 관동팔경 유랑길의 마지막 행선지 중 한 곳이었다고 전해진다. 완도 보길도에 있는 세연정은 고산 윤선도가 병자호란으로 울분을 참지 못해 제주도로 향하다 보길도의 자연경관에 감동해 지은 곳이다. 창덕궁에 있는 부용정은 부용지 연못에 기둥 두 개가 연꽃처럼 서 있다. 부용은 연꽃을 의미한다. 함양 거연정은 자연 바위를 그대로 이용하고 물과 소나무를 조화시킨 건축기법이라고 한다. 담양 소쇄원의 광풍각은 손님을 맞이하는 사랑채로 쓰였고, 비가 갠 뒤 해가 뜨며 부는 바람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 유명 정자까지 원형 복원해 놓은 정자문화생활관은 전국 정자를 한곳에서 볼 수 있고 봉화의 10대 누정인 경체정, 청암정, 석천정사 등을 모형으로 만들어 전시하고 있다.
2020년 7월에 개장한 정자문화생활관에는 솔향 가득한 숲에 11동의 숙박시설, 80명을 수용 할 수 있는 솔향촌이 있어 1박 2일의 여유 있는 쉼의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이밖에도 사계절 다양한 종류의 화초류를 감상할 수 있는 야생화정원과 그네, 널뛰기 등 옛 선조들의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전통놀이마당, 측백나무로 미로를 만들어 놓은 도깨비정원 등 가족들과 함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시원한 바람이 지나는 누각과 정자에서 가족들과 앉아 옛날 선비들의 풍류문화와 함께 번잡했던 일상을 내려놓고 살가운 정을 쌓으면서 풍요로운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자연 그대로의 정원에서 즐겼던 선조들의 그윽한 풍취도 느껴보고, 누정전시관의 다양한 볼거리, 솔향 가득한 솔향촌에서의 하룻밤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류중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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