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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매달 막걸리 한 상자”···포항 동해면이 막걸리 축제를 여는 까닭은?

김보규 기자
등록일 2025-08-28 11:06 게재일 2025-08-2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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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남구 동해면 소속 공무원과 포항시 대변인실 공무원 등 6명이 30일 처음으로 여는 ‘동해면 막걸리 축제’를 알리기 위해 동영상 제작에 출연해 열연을 펴고 있다. /포항시 공식 유튜브 채널 캡쳐   

해수욕장 백사장에 한 남자가 쓰러져 있다. 사이렌 소리가 울리는 와중에 이 남자를 둘러싼 시민들은 두 손 모아 간절하게 기도했고, 한 남성이 막걸리 병을 양손에 쥐고 3차례에 걸쳐 심장 충격기처럼 가슴을 누른 뒤 막걸리를 입에 들이부었다. 쓰러진 남성이 벌떡 일어났고, 기도하던 시민들은 환호했다. ‘제1회 동해면 막걸리 축제’를 알리는 홍보 포스터로 마무리하는 17초 분량의 영상이다. 

‘멈춰 있던 당신의 심장을 깨우는 포항 막걸리’를 주제로 만든 이 동영상에는 동해면 공무원 5명이 직접 출연했다. 포항시 대변인실 소속 공무원도 환자역할로 힘을 보탰고, 미디어팀은 동영상 제작도 도왔다. 

정영석(7급) 동해면 주무관은 “35도의 폭염 속 촬영 당일 포항시 대변인실 직원이 뜨거운 모래 위에서 고생을 많이 해 안타깝기도 했지만,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흥미롭게 지켜봐줬던 기억이 난다”라면서 “주민들이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행정이 꼭 필요하다는 걸 이번 작업을 통해 깨달았다”고 말했다. 

포항시 남구 동해면이 올해 처음으로 막걸리 축제를 열기로 해 관심을 끈다. 이유를 들여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동해면 도구리에는 유명한 양조장이 있다. 1955년 문을 연 이후 3대째 가업을 잇는 이 양조장은 지금까지 약 600t의 포항 쌀로 막걸리를 빚어왔다. 바다와 가까운 입지 덕분에 발효에 좋은 조건을 갖추면서 맛을 지켜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역 쌀과 전통을 고수한 덕분에 이번 축제 무대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동해면은 ‘막걸리 축제’를 통해 다른 해수욕장보다 덜 알려진 도구해수욕장을 널리 알려 관광객을 모을 심산이다. 동해면에 있는 음식점과 전통주 제조 업체가 직접 참여해 지역 상권 살리기와 전통 막걸리 홍보에도 나선다. 

무엇보다 지난해 포항시가 공모한 추모 공원 유치 경쟁 당시 불거진 갈등으로 주민들 사이에 남은 불편함을 막걸리로 화합하면서 풀자는 뜻도 담았다. 막걸릿잔이 화합의 매개체가 되길 바라는 것이다. 

이벤트도 흥미롭다. 양조장 대표가 황동 주전자에 막걸리를 따라주는 옛 방식을 재현한다. 특히, 추첨을 통해 선정한 2명에게는 1년간 매달 막걸리 한 상자를 보내준다. 
 

축제는 30일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포항 남구 동해면 도구해수욕장 주차장에서 열린다. 7080 무대 공연을 비롯해 꽁치숯불구이와 부침개, 회무침 등을 막걸리와 먹을 수 있는 부스 10개를 준비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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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동해면 막걸리 축제 포스터. /동해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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